1.

부서가 다를 뿐 같은 회사에 다니는 A와 B는 집도 같은 동네이다. 그러다 보니 둘은 우연히 출근길에 만나기도 하고 퇴근길에 만나기도 한다. 그래서 A가 B를 차에 태워 주게 되는 일이 자연스레 생겼다. 날이 갈수록 차를 태워 주는 횟수가 늘어 갔다. A의 차를 많이 얻어 탔던 B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B는 A와 점심을 같이 먹게 될 경우엔 자기가 A의 음식값을 내어 줄 때가 많았다. 그뿐만 아니라 사무실 복도에서 무거운 짐을 나르고 있는 A를 만나면 B는 무거운 짐을 덜어 함께 날라 주었다. 어떤 날은 A가 B에게 돈을 꿔 달라고 했다. B는 거절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마땅히 도와 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A에게 돈을 꿔 주었다. 그런데 며칠 뒤에 주겠다던 돈을 한 달이 지나도 주지 않았다. B가 보기에 A는 그 돈을 갚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졌다. 잊은 척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B는 A에게 돈을 갚아 달라고 말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생각했다. A만 나타나면 어떤 센 기에 눌린 것처럼 쩔쩔매며 대하는 자신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가 부탁하는 거라면 뭐든지 들어 줘야 하는 의무감이라도 갖고 있는 듯한 자신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 앞에서 당당하지 못하고 비굴해지는 자신에 대해서 생각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퇴근길에 만난 그에게 저녁을 사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B : 앞으로 차를 얻어 타지 않으려고 해요.

A : 왜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시죠?

B : 차가 밀릴 때가 많기도 하고 또 신세를 많이 지는 것 같기도 해서요.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해도 불편하지 않거든요. 그동안 매우 고마웠어요.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게요. 

 

 

A에게 이렇게 말한 B는 이날부터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왔다. 앞으로 차를 얻어 타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할 것이다. ‘마음이 이렇게 편해지다니, 진작 그럴 걸.’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냈다.

 

 

‘호의는 권력이었구나.’

 

 

 

 

 

2.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다음의 문장 한 줄을 읽었기 때문이다.

 

 

“호의는 강요적인 것이 되기 쉽다.”

 

 

이 문장이 들어 있는 문단을 소개한다.

 

 

 

 

 

지만 닥터 사우스는 지금 그에게 엄청난 호의를 베풀고 있다. 애매한 이유를 대고 제의를 거절하면 호의도 모르는 불손한 사람으로 보일 것임에 틀림없다. 필립은 되도록 사무적으로 보이려고 애쓰면서, 수줍은 태도로, 자기가 그 동안 절실하게 열망해 왔던 그 계획을 실천하는 일이 자기에게 왜 그처럼 중요한 일인가를 설명하려고 했다.

 

닥터 사우스는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영악한 노인의 눈에 부드러운 빛이 떠올랐다. 그가 굳이 자신의 제의를 강요하지 않은 점이 필립에게는 더 더욱 고맙게 여겨졌다. 호의는 강요적인 것이 되기 쉽다.

 

-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2>, 461쪽.

 

 

 

 

호의가 권력이 되느냐 마느냐는 호의를 베푸는 자와 호의를 받는 자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겠다.

 

 

 

 

 

............................................

우리가 놓치기 쉬운 진실에 대하여 생각해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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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4-05-06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이것도 정말 멋진 말이네요.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교훈을 어디서 얻을까요...그 생각을 하니 갑자기 안타까워지네요.

페크pek0501 2014-05-07 13:05   좋아요 0 | URL
글쎄말입니다. 책에는 정말 굉장한 것들이 들어 있다고 감탄합니다.
고로 책의 가치를 진정으로 아는 자는 축복 받은 자, 입니다.
 

 

 

1.

A 자네 오늘 기분이 좋은 것 같네. 무슨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B 글쎄 저보고 삼십 대로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 뭡니까. 오십이 다 돼 가는데 말이죠.

A 자네 기분을 상하게 할 생각은 없지만...

B 무슨 말씀이십니까? 맘 놓고 말씀하셔도 됩니다.

A 그런 말 들었다고 다 믿지는 말라고 말하고 싶네. 진실을 놓치지 말라는 말일세.

B 무슨 말씀입니까?

A 자네가 알고 싶다면 내 생각을 말해 줄 수 있네.

B 말씀해 주세요.

A 사람이란 상대가 들어서 기분 나쁜 말보다 기분 좋은 말을 더 많이 한다네.

B 그럼 제가 삼십 대로 보인다는 말이 거짓말이라는 건가요?

A 그건 모르지. 거짓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B 그런데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A 내 말은 이런 것이네. 사십 대 후반의 자네를 보고 자네 나이로 보는 사람이 다섯 명이고 삼십 대로 보는 사람이 다섯 명이 있다고 치세. 이럴 때 자네에게 나이와 관련해 말해 줄 사람은 전자가 아니라 후자의 사람들이라는 거네. 전자의 사람들은 대체로 침묵하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이런 가정을 해 보겠네. 자네를 본 열 명 중에서 자네를 나이에 비해 젊게 보는 사람이 세 명이고 자네를 나이에 비해 늙었다고 보는 사람이 일곱 명이 있네. 그럴 때 자네에게 나이와 관련한 말을 해 줄 사람은 그 세 명일세. 나머지 일곱 명은 자네가 젊어 보인다든지 늙어 보인다든지 하는 말을 일체 하지 않을 걸세.

B 그렇겠군요.

A 그렇다네. 그런데도 만약 자네가 늙어 보인다는 일곱 명의 생각을 무시하고 젊어 보인다는, 겨우 세 명의 생각을 받아들인다면 그건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그런 경우에 오히려 진실은 자네가 늙어 보인다는 쪽에 더 가까이 있는 건데 말이야. 열 명 중 일곱 명의 생각이면 칠십 프로의 사람들의 생각이니 과반수가 넘지 않나.

B 그렇게 되겠네요.

A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자네가 젊어 보인다고 말한 사람들이 진짜 느낀 대로 말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자네의 기분을 좋게 해 주기 위해 빈말로 한 것인지 모른다는 점이네.

B 그렇다면 진실은 칠십 프로에서 더 올라가겠네요.

A 그렇게 되겠지.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네. 칭찬을 다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이야.

 

 

 

 

2.

A 내 친구가 그러더군. 그 친구는 나와 동갑이어서 육십 대 중반인데 자기가 아저씨로 보이는지 할아버지로 보이는지 확실히 아는 방법이 있다는 거야.

B 그 방법이 무엇인가요?

A 지하철을 타는 거라고 하네. 그 친구가 매일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데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부르는지를 보면 안다는 거야. 빈자리가 생겨 젊은 사람들이 자기한테 자리를 양보할 때가 있대. 그럴 때 예전엔 사람들이 자기한테 “아저씨 여기 앉으세요.”라고 말했는데 요즘은 “할아버지 여기 앉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더군.

B 그분 기분이 상하셨겠네요.

A 처음엔 놀랐다고 하더군. 진실이란 그렇게 불편한 구석이 있을 때가 많지. 누구나 자기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만큼은 젊어 보일 거라는 착각을 하지. 그러나 언젠가는 나이를 속일 순 없다는 것을 깨닫는 날이 온다네.

 

 

 

 

............................................

우리가 놓치기 쉬운 진실에 대하여 생각해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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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4-04-18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은 재밌.. 으면서도 뭔가 마음이 곤두서게 만드네요. 칭찬이 유효할 만한 비중을 차지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진실한 칭찬인지. 말이란 것은 참 들을 수록 할수록 겁이 나는 거 같습니다. 겁만 내서는 진짜 칭찬도 진짜 진실도 놓치겠지만 말이에요.

페크pek0501 2014-04-18 13:5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이런 메시지엔 대화체가 효과적일 것 같아서 써 봤어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다 쓴 셈이에요.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없다고 하지만 이런 글을 쓴 사람이 저말고 또 있는 건 아니겠지요? ^^
 

 

 

며칠 전, 길을 걷다가 젊은 남자가 지나가는 걸 보고 어디서 본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그런데 어디서 봤는지는 생각나지 않고 다만 그가 친절한 미소를 띠고 내게 말하던 모습만 생각났다. 몇 분 뒤에 그를 어디서 봤는지가 기억났다. 동네 백화점의 지하에 있는 작은 여행사에서였다. 기차표를 예매하러 갔을 때 그가 나를 상담해 준 직원이었던 것.

 

 

 

어째서 그를 만난 장소라든지 그의 직업은 생각나지 않고 미소 띠고 내게 말했던 그 이미지만 생각나는 것일까. 유아들은 눈으로 보는 것 모두를 카메라로 찍은 사진처럼 이미지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이처럼 인간에겐 이미지로 기억하는 능력이 있다. 어떤 사람을 어디서 본 것 같을 때 마치 카메라로 찍은 한 장의 사진처럼 떠오르며 그 이미지만 기억나는 것을 한두 번 경험한 게 아니다.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그러니 잘 삐지는 사람은 손해다. 누군가의 뇌리에 삐진 모습으로 각인될 수 있으므로. 화를 잘 내는 사람도 손해다. 누군가의 뇌리에 화가 난 모습으로 각인될 수 있으므로. 분명히 그들에겐 남들이 갖지 못한 장점이 있을 텐데 그 장점이 그 각인된 이미지에 가려 버리는 것이다. 애석한 일이다. 

 

 

 

당신은 지인들로부터 어떤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을까요? 

 

 

 

 

 

 

 

 

 

 

 

....................................

나는 어떤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을까?

떨리네.

앞으로 이미지 관리에 신경을 써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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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3-01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은? 따뜻하고 정갈한 이미지이실듯^^
느낌 아니까~~~

페크pek0501 2014-03-02 12:44   좋아요 0 | URL
어머, 그렇게 좋게 봐 주시면 어떡해요?
제가 기분이 무지 좋잖아요. ~~~

 

 

 

 

이런 표현의 글이 있고 저런 표현의 글이 있다. 하지만 모두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다음과 같이. 

 

 

 

남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은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

 

 

 

 

 

습관적으로 상처를 주는 사람들의 마음은 열등감과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 또 노골적으로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해서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인생에 대한 분노를 대신 풀기도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자신이 조직에서 혹은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열등감을 우월감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이다.

 

 

- 배르벨 바르데츠키 저,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198쪽.

 

 

 

 

행복하면 자선을 베풀 수 있다는 것.

 

 

 

 

 

가난과는 거리가 멀고 풍족하다. 세상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다. 타인을 정중하게 대하며 평판도 나쁘지 않다. 건강하고 치통도 없다. 가볍게 식사를 한 후 속이 편안하다. 이럴 때 인간은 아낌없는 자선을 베풀 수 있다.

 

 

-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은이), <초역 니체의 말 2>, 31쪽.

 

 

 

 

불행하면 앙심을 품게 된다는 것.

 

 

 

 

 

고통을 겪으면 인품이 고결해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행복이 때로 사람을 고결하게 만드는 수는 있으나 고통은 대체로 사람을 좀스럽게 만들고 앙심을 품게 만들 뿐이다.

 

 

- 서머싯 몸 저, <달과 6펜스>, 90쪽.

 

 

 

 

“난 행복에 관심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난 “우리 모두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돼요.”라고 말하겠다. 자신이 행복해야 남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가 행복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자신이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해지고 주위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세상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래서 난 결심했다. 행복해지기로.

(아무도 말리기 없기...)

 

 

 

 

 

                              

 

 

 

 

 

 

 

 

 

 

   

 

 

 

 

 

 

 

 

 

 

 

 

 

 

 

 

 

 

 

 

 

 

 

 

 

 

 

 

............................................

<방문하시는 분들께>

며칠간 서재를 비우고 지방에 갑니다. 명절을 쇠기 위해서입니다.

자신이 즐거워야 주위 사람들이 즐겁습니다.

즐거운 명절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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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4-01-28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하면 너그럽고, 가진 자가 여유롭고, 잘 쓰는 자는 쓰는 게 덜 두렵겠지요?
부러븐 페크언냐^^* 흐흣~~

페크pek0501 2014-02-02 18:04   좋아요 0 | URL
설날을 잘 보내셨습니까?
제가 부럽단 말씀입니까?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ㅋ

3박 4일 동안 시댁, 지방에 있다가 왔어요. 아직 피로가 가시지 않은 듯...
다녀가셔서 고맙습니다.
또 봅시다.

착한시경 2014-01-2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는 말... 정말 맘에 와 닿는데~ 현실적으로는 다양한 역할을 해야하니 나를 먼저생각하기 쉽지 않네요,,, 특히 가족이데올로기에 매여야 하는것도,,, 하지만 나름 행복하기 위해노력중이예요,,, 페크님도 어제보다 행복한 오늘 되세요^^

페크pek0501 2014-02-02 18:07   좋아요 0 | URL
반가운 착한 시경 님.
행복하기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하더라고요.
주부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다, 와 같이
일단 자신이 행복해야 주위 사람들도 행복할 수 있겠다 싶어요. ^^

다락방 2014-01-28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을 읽고 서로 다른 문장들을 인상깊게 볼 수 있다는 게 참 재미있고 좋아요. 잘 다녀오시고 명절 잘 쇠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14-02-02 18: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정말 그렇죠? 인용하는 부분이 사람마다 다른 점, 저도 그런 걸 관찰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너는 나에게~, 이 책은 다락방 님의 서재에서 알게 된 책 같아요.
고맙습니다. ~~

blanca 2014-01-28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14-02-02 18:10   좋아요 0 | URL
블랑카 님도 잘 지내셨겠죠?
자주 보자고요. ^^
감사...

세실 2014-01-28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볍게 식사를 한후 속이 편안하다! 기억해야겠어요^^
행복한 명절 되세요~~~~

페크pek0501 2014-02-02 18:1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세실 님.
속이 더부룩하고 불쾌하면 남에게 짜증을 낼지 몰라요.
왜 같은 말로 두 번 물어 봐?, 하면서 말이죠.
일단 자신이 기분이 좋으면 두 번, 세 번도 좋게 대답할 수 있고요.^^

2014-01-30 2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02 1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박 3일의 가족 여행을 마치고 어젯밤 늦게 집에 도착했다.

여행 중 경상남도의 보리암에서 낙조의 아름다움을 보며

2013년과의 작별을 생각했다.

 

 

 

오늘은 12월 30일.

우리는 곧 2013년과 작별을 해야 한다.

작별이라고 해서 슬퍼할 필요는 없다.

무엇과의 작별은 다른 무엇의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2013년을 보내면서 2014년이란 새해를 맞이한다.

‘보냄’에 생각을 두기보다 ‘맞이함’에 생각을 둔다면,

우리는 슬픔 대신 설렘으로 새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이 ’상황을 달리 보기’일 것이다.

 

 

 

<모든 것은 빛난다>라는 책에서 다음의 글을 읽었다.

 

 

 

 

 

저런, 내 앞 계산대에서 “덕지덕지 화장한 썩은 눈의 뚱뚱한 여자”가 자기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군. 당연히 나는 그녀에게 화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꼭 그렇게 반응할 일이 아니다. 월러스에 따르면, 지금 필요한 것은 그저 그녀에 대한 나의 생각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것은 내 안에서 지금 솟구쳐 오르는 경험에 대하여 다른 의미, 그리고 더 행복한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다. “아마 저 여자도 평상시에는 그러지 않을 거야”라고 추론해보는 것이다.

 

 

아마도 그녀는 골수까지 침투한 암으로 죽어가는 남편의 손을 잡고 사흘 밤을 지새웠을지 모릅니다. 아니면 오토바이 숍의 최저임금 직원일지도 모르죠. 어제 당신 부부를 노발대발하게 했던 빨간 테이프 문제를, 작은 사무적인 친절을 발휘해서 해결해준 그 여자 말입니다. 물론 그 여자가 아니겠지만 불가능할 것도 없습니다. 단지 우리가 생각하기에 달려 있는 거죠.

 

 

- 휴버트 드레이퍼스 ‧ 숀 켈리 저, <모든 것은 빛난다>, 78쪽.

 

 

 

 

위의 글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상황을 달리 보기’ 위해서 자신의 생각을 통제한다면,

지금의 상황을 다른 상황으로 바꾸어 버릴 수 있다.

어떤 경우엔 불행한 상황을 행복한 상황으로 바꾸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2014년에는 우리 모두,

불행해질 때 딱 하루만 불행해 하거나 며칠만 불행해 하기를.

그러고 나서 ‘상황을 달리 보기’ 위한 노력으로

불행한 시간은 줄게 하고 행복한 시간은 늘게 하기를.

 

 

 

나는 이 해 여름에 슬픈 일을 겪었다. 많이 힘들었고 많이 울었다.

 

 

 

하지만 이 말을 믿는다.

 

 

 

“단지 우리가 생각하기에 달려 있는 거죠.”

 

 

 

 

 

 

 

 

 

 

 

 

 

 

 

 

 

 

 

 

.........................................

여독을 풀지 않은 채 글을 올렸습니다.

이 해의 마지막 글이 될 것 같군요.

글을 많이 올리고 싶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제 능력의 한계겠지요.)

하지만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입니다.

 

제 서재를 방문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2014년에도 변함없이 방문해 주세요... (저, 속보이고 말았습니다.)

 

2013년 12월 30일, 페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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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4-01-0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부럽습니다.
저는 여행이란 걸 언제 해 봤는지 모르겠습니다.ㅠㅠ
몸은 피곤해도 마음은 상쾌하고, 즐거우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올해는 언니가 계셔서 또 한 해 잘 지내온 것 같습니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슬픔을 겪고 함께 잘 이기며 지내온 것 같습니다.
이제 슬픔일랑 다 잊어버리고 또 힘차게 새해를 맞이해야겠죠.
이제까지는 한해가 가는 것에 아쉬움 같은 게 있었지만 이제는 안 그럴려구요.
그냥 나이보다 젊다에 위로받고 살려구요. 그게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으나.ㅋ

올해 저에게 용기주시고, 저의 썰렁한 서재에 댓글달아 주셔서 감사했어요.
새해에도 변함없이 좋은 글 남겨주세요.
더욱 건강하시고, 가정에도 변함없는 평안과 행복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4-01-01 13:22   좋아요 0 | URL
애티커스 님, 저도 님을 의지해서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았답니다.
님의 글을 읽고 건강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었고요.

님은 아직 젊으세요. 왜냐하면 님보다 몇 살 많은 저도 아직 젊기 때문에... ㅋ
님이 다시 돌아와서 무척 반갑고 기뻤습니다.
새해에는 더욱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세요. 님의 서재 활동을 지켜 보겠습니다.

프레이야 2013-12-30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보인 페크님, 귀여우세요. 남쪽으로 여행 다녀가셨군요. 올해 제 서재에 댓글 주신 탑 다섯분 안에 드십니다. 고마워요. 새해에도 좋은글 좋은생각 나누자구요^^

페크pek0501 2014-01-01 13:23   좋아요 0 | URL
귀여웠나요? 프레이야 님이 언제나 저를 좋게 봐 주시기 때문입니다.
예, 남쪽으로 갔어요. 남편이 스케줄 잡은 대로 따라다녔죠.
제가 댓글 5위 안에 든다니... 님과 제가 친해진 증거라고 생각해도 되겠지요?
흐뭇합니다.

새해에도 우리 좋은 생각 많이 나눠요.

(비밀 댓글 : 님은 제 서재에서 댓글 3위이십니다.)

hnine 2013-12-30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리암 다녀오셨군요.
저 '보리'란 이름을 좋아해요.
2014년 전 변함없이 이곳을 드나들 것 같은데 pek님도 그러실거죠?
올해 힘들고 슬프셨던 일, 더 많이 위로해드리지 못해 미안하네요.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꾸벅~

페크pek0501 2014-01-01 13:25   좋아요 0 | URL
저도 보리라는 이름이 좋아요.
당연히 2014년에도 드나드는 우리가 되어야 하죠.
님과 알게 되어 좋습니다.
hnine 님의 댓글이 많이 위로가 되었답니다. 감사드려요. 꾸벅~


잘잘라 2013-12-30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14-01-01 13:25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그리고 즐겁고 유쾌한 글, 새해에도 많이 올려 주셔요. ^^ 기대하겠습니다.

마녀고양이 2013-12-30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여행 사진! 여행 사진!

저 책을 저도 구매했건만, 언니가 먼저 읽으시는군요. ㅠㅠ
이별은 또다른 만남이라니까, 저는 그렇게 믿겠습니다.

새해에 즐겁고 평온하고 건강하셔요. 쪼옥~

페크pek0501 2014-01-01 13:28   좋아요 0 | URL
아, 마고 님. 저는 글로만 승부를 보겠어요. ㅋㅋ 아. 이건 핑계...
저는 사진도 올릴 정도로 유능하지 못하답니다.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언젠간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는 날, 진화하는 날도 오리라 생각해 주셔요.
(컴퓨터 배울 때 방문하는 선생님한테 다 배웠는데 잊어 먹었어요. 사진을 올리려면 필기해 놓은 노트를 봐야 해요...ㅋ)

아, 그리고 저, 이제 사진 안 찍을 거예요. 나이가 드니 제 모습, 후져요. 못 봐주겠어요. 흐흐~~

마립간 2013-12-31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pek0501 님이 계셔 제 서재가 외롭지 않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14-01-01 13:31   좋아요 0 | URL
마립간 님. 외롭지 않았다는 말씀이 참 좋네요.
새해에도 님의 외로움을 덜어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새해엔 제가 더 부지런해야 되겠어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꾸벅 꾸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