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줄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 나를 싫어하면 싫어하든 말든
그냥 내버려두고 사십시오.
싫어하는 것은 엄격히 말하면 그 사람 문제지 내 문제는 아닙니다.
- 혜민,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130쪽.

 

 

 

 

 

 

 

 

 

 

 


 

 

 

 

 

 

 

 

 

 

이유 없이 상대가 함부로 대하더라도 속상해하지 마세요. 그 대신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나한테 잘못이 없으면 그 사람 문제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수신하지 않은 편지는 발신자에게 돌아간다 하잖아요.
- 이성복, <무한화서>, 163쪽.

 

 

 

 

 

 

 

 

 


 

 

 

 

 

 

 

 

 

 

 

 

얼마 전 나는 수영장에 갔다가 한 여자가 다른 여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 수영장에 입장권을 사지 않고 뒷문으로 몰래 들어온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고는 곁눈으로 힐끗 나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그녀가 나를 지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마음이 상한 나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따질지, 아니면 수영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갈지 고민했다. 그러나 거기에서 멈췄다. 나는 더 이상 아무 생각도 이어가지 않았고 화를 내지도 않았다. 나는 풀 안으로 들어가서 수영을 했고 건너편에서 그 여자가 헤엄을 치며 내 쪽으로 다가오자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다. 우리는 결코 친구가 될 수는 없었지만, 서로를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나는 마음이 상한 원인을 그녀의 잘못으로 돌려주었다. 근거도 없이 함부로 남을 의심하는 것은 그녀의 잘못이지 내 탓이 아니기 때문이다.
- 배르벨 바르데츠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230쪽.

 

 

 

 

 

 

 

 

 

.....................................................
책을 읽다 보면 뜻은 같으나 표현이 다른 글을 발견하게 된다.
누가, 누구의 글을 커닝한 것일까? 모방한 것일까?

 

 

내 생각엔, 깊은 사고력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만이 공통으로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는
어느 높은 지점에 이르게 되는 것 같다.

 


그 깨달음을 글로 쓸 때 위의 글처럼 각자 다르게 표현하게 되리라.

 

 

세 분의 저자가 이 페이퍼를 봤다면 재미있어 할 것 같다.

 

 

 

 

 

 

 

.....................................................댓글을 보고 덧붙여 넣음.

 

 

A 님 : 혜민 스님의 생각은 법륜 스님의 생각과 차이가 있군요. 법륜 스님은 불만스러운 상황이 생기면, 문제 원인을 남이 아닌 나를 보라고 하더군요. <법륜 스님의 행복>에서 본 겁니다.(어느 님의 댓글.)
 


B 님 : 같은 경우라면, 혜민 스님도 법륜 스님과 같은 말씀을 하셨을 거예요. 아마 어느 지면에선 그런 말씀을 하셨을 것 같아요.
다만 위의 글은 괜히 남 때문에 괴로워하지 말고 자기 마음을 편안하게 하라는 메시지일 듯해요.
위의 글 모두, `자기 마음을 잘 다스리기`라는 뜻으로 읽었습니다.
그래야 원망이 없고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걸리는 일이 없을 테니까요.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주부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다, 와 마찬가지로요...

 

 

 

C 님 : 그렇죠. 인간이란 불완전한 존재니까, 오해할 수도 있고 죄 없는 사람을 죄인으로 몰 수도 있죠. 그럴 때마다 불쾌감을 갖기보다 ‘원래 인간이란 불완전한 존재니까 그런 거야.’ 하고 털어 버리는 자세가 좋은 것 같습니다. 일일이 불쾌감을 느끼게 되면 삶이 고단해지죠.
‘네가 나를 괴롭게 만들다니...’라고 원망하기보다 털어 버리는 자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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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4-0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민 스님의 생각은 법륜 스님의 생각과 차이가 있군요. 법륜 스님은 불만스러운 상황이 생기면, 문제 원인을 남이 아닌 나를 보라고 하더군요. <법륜 스님의 행복>에서 본 겁니다.

페크pek0501 2016-04-03 14:11   좋아요 1 | URL
좋은 댓글 쓰셨습니다. 설명이 필요할 것 같군요.

혜민 스님도 같은 경우라면 법륜 스님과 같은 말씀을 하셨을 거예요.
어느 지면에선 그런 말씀을 하셨을 거란 뜻이에요.

다만 위의 글은 괜히 남 때문에 괴로워하지 말고 자기 마음을 편안하게 하라는
메시지일 듯해요.
위의 글 모두, `자기 마음을 잘 다스리기`라는 메시지, 로 읽었습니다.
그래야 불평이 없고 원망이 없고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걸리는 일이 없을 테니까요... ㅋ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주부가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다, 와 마찬가지로요...

봄날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6-04-03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4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4-04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페크pek0501 2016-04-06 13:13   좋아요 0 | URL
즐거운 봄날입니다. 만끽하세요...

고맙습니다.

yamoo 2016-04-05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보니, 뭐라 댓글을 쓸 건던지가 제게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서니데이님 버전이나 읊어볼까 합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페크pek0501 2016-04-06 13:16   좋아요 1 | URL
스스로 마음 편안하게 하기, 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 거예요.

저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그런 책을 선호합니다. 독서 치료의 효과를 볼 때도 있어요.

좋은 봄날 되세요. 요즘 산책하기에 참 좋은 날씨입니다. 고맙습니다.
 

 

 


..........
당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집과 돈과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리고 당신이 이미 행복하다면
그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벵갈의 성자 라마크리슈나

 

- 달라이 라마 | 하워드 커틀러,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에서. 
..........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높은 정신 세계를 헤아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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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6-03-28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주 가끔이 문제지만요^^
편안한 한주 되세요. 꽃구경 가고 싶은 날씨입니다~~~

페크pek0501 2016-03-30 17:50   좋아요 0 | URL
세실 님, 잘 지내시죠?
잊지 않고 방문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반가워요...

저도 좋은 글을 읽을 적마다 좋은 생각을 많이 합니다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게 문제지요.
그래도 이런 글을 읽는 게 읽지 않는 것보단 좋겠죠?

미세먼지가 없는 날이면 봄 산책만으로도 좋더라고요.

stella.K 2016-03-28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행복하라는 말인가요?
전 참 그렇게 하질 못하고 살아 온 것 같더라구요.
지금도 행복한데 꼭 지나놓고 후회하는 모르겠습니다.ㅠ

페크pek0501 2016-03-30 17:52   좋아요 0 | URL
지금 행복하라는 뜻도 되고
지금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뜻도 되고
행복과 돈은 별개다, 그러니 돈 돈 하지 마라, 이런 뜻도 될 것 같아요.
행복하다면 돈은 그리 필요치 않다는...

그래도 돈이 주는 행복을 우린 포기할 수 없음이에요. 흐흐~~
 


 


1.

 

 

 

 

 

어젯밤 방 안에 들어온 벌레를 살려주려고, 쓰레받기에 쓸어 담고 창을 열어 던져주었어요. 그 틈에 나방 한 마리가 들어와 휘젓고 다니기에, 빗자루로 때려잡아 바깥에 내버렸어요. 지금까지 제가 한 좋은 일은 늘 그런 식이었어요.
- 이성복, <무한화서>에서. 
   

 

 

 

 

 

 

 

 

 

 


            

2.

 

 

 

 

자동차나 기차로 이동 중에 통화를 하다가 중간에 끊기기라도 하면 사람들은 전화가 잘 안 된다며 마구 짜증을 낸다. 왜 그런 일로 그렇게 짜증을 낼까? 어찌 보면 휴대폰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내 휴대폰이 작동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경이로울 수 있는 것 아닐까?
- 러셀 로버츠,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에서.

 

 

 

 

 

 

 

 

 

 

 

3.

 

어느 날 소냐는 자신에게 천성적으로 없는 파토스를 가볍게 실어서 꿈꾸듯 말했다.
“우리가 이기고 전쟁이 끝나면 즐거운 삶이 시작되겠지?”
그러면 남편은 건조하고 따끔하게 말했다.
“그런 꿈을 왜 꿔? 우리는 이미 행복하게 살고 있잖아. 그리고 이기든 지든 문젠 말이지...... 사람 잡아먹는 놈들이 누굴 이기든 말든 그냥 우리는 항상 지기로 하자.” 그는 이상한 표현으로 어둡게 말을 끝냈다. “내가 우리 선생한테서 배운 건 말이야. 녹색이건 파란색이건, 파르물라리우스이건 스쿠타리우스이건 그 어느 편도 들지 말라는 거야.”
-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소네치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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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2-14 1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인간이 하는 좋은 일이란 그런 것 같아요.ㅋㅋ

페크pek0501 2016-02-14 20:59   좋아요 1 | URL
첫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제가 한 일에 대해서 그렇게 느낄 때가 많았기에 공감이 갔답니다.

서니데이 2016-02-14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금 전에 밖에 나갔다왔는데, 바람이 차갑게 부는 날이예요.
pek0501님, 따뜻하고 좋은 주말 되세요.^^

페크pek0501 2016-02-14 21:00   좋아요 2 | URL
어젠 어찌나 덥던지 겉옷을 벗고 싶었는데
내일은 오늘보다 더 춥다고 하니 단단히 껴입고 나가야겠어요.

고맙습니다.

hnine 2016-02-14 2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하는 좋은 일이라는게 늘 그런 식이라는 걸 최소한 깨달았다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요. 보통은 그것도 모른 채 살아가는걸요. 저도 눈이 번쩍 뜨이는 글귀이네요.
저에게도 모두 좋은 글을 읽고 갑니다 덕분에요.

페크pek0501 2016-02-14 21:01   좋아요 1 | URL
반갑습니다.

저도 눈이 번쩍 뜨이는 글귀였어요.
밑줄을 긋는 것만으로 부족해 이렇게 글을 올렸답니다. 확실하게 기억하게 될 듯해요.

고맙습니다.

[그장소] 2016-02-14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 님 좋은 밤 되세요 ㅡ (서니데이님 버전!^^)

페크pek0501 2016-02-14 21:01   좋아요 1 | URL
님도 굿 밤 되세요.

고맙습니다. 꾸우벅^^

아무개 2016-02-15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인간이 하는 일이라는게....

페크pek0501 2016-02-17 12:0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오랜만이군요. 반갑습니다.

예. 인간이 하는 일이 그런 식이라고 봐요. 현명하다고 생각하고 한 일이 시간이 지나고 보면 어리석은 일일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 인간은 똑똑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요즘 그런 생각을 했어요. 같은 일도 시간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고 말이지요. 그러니 확신은 금물인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cyrus 2016-02-15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벌레를 발견하면, 가만히 놔둘겁니다. 그런데 요즘에 나오는 책에 책벌레를 만나는 것이 힘들어요. 인간 책벌레는 엄청 많기만 하고요. ㅎㅎㅎ

페크pek0501 2016-02-17 12:04   좋아요 0 | URL
예전엔 말이에요. 제가 친정에 있는 오래된 전집(세로줄로 읽는) 중 하나를 빼와서
읽노라면 간혹 책벌레가 기어다니는 걸 발견할 수 있었죠. 벌레는 일단 오래된 책에
있을 것 같아요.

인간 책벌레는 으음... 행복한 존재죠.

반가웠어요. 또 봐요.

2016-02-16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7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yamoo 2016-02-18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 님 좋은 꿈 꾸세요~ - (서니데이 님 버전 2)

페크pek0501 2016-02-19 11:33   좋아요 0 | URL
ㅋㅋ
이 시간은 밤이 아니니 좋은 꿈 꾸시라고 할 수 없고
좋은 하루 보내시라고 말씀드려요...

야무 님, 따뜻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서니데이 님 버전 3)

고맙습니다. ^^
 

 

 


경향신문에 칼럼을 연재한 것을 묶어 책으로 낸 것이 손홍규 저, <다정한 편견>이란 책이다. 이 책에서 하나 뽑아 글을 옮긴다.

 


....................
명예로운 치욕

 


엘리엇의 ‘황무지’에서 유래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시구가 절로 떠오르는 시절이 아닐까 싶다. 이 관용구는 원래 시의 맥락과는 무관하게 다양한 의미로 쓰이는데 어쨌거나 수상한 시절임에는 틀림없고 그런 시절을 견디는 일이 잔인하다는 공통된 정서가 투영되는 듯하다.

 

나 역시 그렇다. 해마다 4월이면 이 시구를 떠올리기는 했지만 올해는 예전처럼 반어적이거나 다의적인 용법으로는 아니다. 그러나 또한 새삼 이 시와 얽힌 일화가 떠오른다. 문학사의 유명한 일화다. 엘리엇의 스승인 에즈라 파운드도 훌륭한 시인이지만 제자만큼은 아니었다. 스승은 제자를 알아보았고 제자 또한 스승의 비판과 충고를 겸허히 수용할 줄 알았다. ‘황무지’라는 문학사에 획을 그은 대작품은 그렇게 탄생했다. 시의 초고를 스승에게 보여준 엘리엇도 원고의 반을 뭉텅 잘라낼 만큼 무지막지하게 손을 댈 거라고는 미처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스승에게 건네받은 자신의 시를 보면서 엘리엇은 얼마나 처참한 심정이었을까. 그러나 엘리엇은 스승의 견해를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엘리엇과 같은 시인이 자기검열에 불철저했으리라 믿을 수는 없다. 또한 그만큼 자기 견해가 확고하지 않은 시인이라고 믿을 이유도 없다. 엘리엇이 시인으로 보여준 확고함은 그의 단호한 자기주장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그의 겸허함과 진실을 알아보고 인정하는 용기에 있다. 만약 엘리엇이 초고를 고집했더라면 우리가 아는 ‘황무지’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시인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흔한 시인이 아니라 참된 용기를 지닌 시인이었기에 더욱 가능한 일이었다. 한 편의 위대한 시를 출산하기 위해 시인이 겪어야 했던 명예로운 치욕이 우리가 앞으로 감당해야 할 치욕이다.

 

- 손홍규, <다정한 편견>, 168~169쪽.
....................

 

 

 

글쓰기 방식 : 엘리엇이 쓴 시의 한 구절을 가지고 와서 글을 풀어냈다. 책에서 인상적으로 읽은 산문 한 구절을 가지고 와서 글을 풀어내도 좋겠다.

 

 

이 글을 읽고 나서, 치욕을 피하려고만 할 게 아니라 감당해야 될 때도 있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봤다.

 

 

독자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의미 있는 글이라서 좋았다. 원고지 4매 내외 정도 되는 짧은 글이다. 짧지만 필자가 전하고 싶은 말을 잘 정리하여 완결된 글 한 편이 되었다. 나도 완결된 글을 쓰기 위해 연구 중이라서 이 글에 마음이 끌렸다. 


 
2016년이 되었다. 새해에도 여전히 할 일이 많겠지만 나도 이런 글을 써 봐야겠다고 계획 하나 세워 봤다. 새해가 되었으니 그냥 근사한 계획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에서 세워 본 계획이다. 신문에서든 책에서든 4매 내외 정도로 잘 쓴 글을 찾아서 우선 필사해 보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그러다가 잘 쓴 글을 매주 한 편씩 필사하고 매달 한 편씩 습작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그 자체로 성공적인 삶이 될 것 같다.

 

 

원래 실천할 때보다 뭔가 계획을 세울 때가 더 즐거운 법이다. 지금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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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13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오늘은 눈도 내리고 참 추운 날이었어요.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6-01-14 00:06   좋아요 1 | URL
오늘 눈이 올 때 처음엔 먼지가 날리는 건 줄 알았어요. ㅋ
이제 잠 자려고요. 님도, 저도 달콤한 숙면이 되길 바랍니다.
잘 자는 것도 행복 중 하나입니다. 고맙습니다. ^^

서니데이 2016-01-17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좋은밤되세요.
주말 즐겁게 보내시면 좋겠어요.^^

페크pek0501 2016-01-17 13:56   좋아요 1 | URL
일요일입니다. 즐거운 휴일 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한국일보에 연재한 것을 묶어 책으로 낸 것이 김도언 저, <소설가의 변명>이란 책이다. 이 책에서 하나 뽑아 글을 옮긴다. (한국일보에 연재할 때는 제목이 ‘어떤 배우의 인터뷰’였는데 책에는 ‘성공의 척도’라고 되어 있다.)

 


....................
성공의 척도

 


요즘 인기몰이 중인 '설국열차'에 출연한 영국 배우 틸다 스윈턴의 인터뷰를 며칠 전에 우연히 보게 되었다. 틸다 스윈턴에게 인터뷰어가 이렇게 물었다. "여배우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데, 성공이라는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러자 틸다 스윈턴은 매우 오랫동안 생각해온 주제인 듯, 편한 표정으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성공요? 그것은 내가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더 이상 속일 필요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해요." 그 말을 듣고 나는, '자신과 다른 사람을 속일 필요가 없는 상태를 성공이라고 말하다니 이거 좀 멋진 걸'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 말의 의미가 빛의 속도로 이해되는 것이었다. 아마도 틸다 스윈턴은 이렇게 믿고 있는 것 같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성공해야 하는 욕망 때문에 끊임없이 자기를 속이려 드는 사람들이라고. 자기가 누구인지 사람들이 모를까 봐, 혹은 자신의 능력을 의심할까 봐 자신을 연출하고 심지어는 기만하기도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틸다 스윈턴처럼 이미 성공한 사람이라면 더 이상 자신을 속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미 그는 그 자신이 원했던 그 무엇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세속적인 기준과는 무관한 것일지라도 말이다. 틸다 스윈턴의 인터뷰는 성공의 척도는 결국 자기 만족, 자기 행복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넌지시 일깨워주는 것이다.

 

- 김도언 저, <소설가의 변명>, 174쪽.
....................

 

 

 

글쓰기 방식 : 영국 여배우의 인터뷰 한 구절을 가지고 와서 글을 풀어냈다. 책에서 인상적으로 읽은 한 구절을 가지고 와서 글을 풀어내도 좋겠다. 


 
이 글을 읽고 나서, 내 삶에서 성공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독자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의미 있는 글이라서 좋았다. 원고지 4매 내외 정도 되는 짧은 글이다. 짧지만 필자가 전하고 싶은 말을 잘 정리하여 완결된 글 한 편이 되었다. 나도 완결된 글을 쓰기 위해 연구 중이라서 이 글에 마음이 끌렸다.

 

 

2016년이 되었다. 새해에도 여전히 할 일이 많겠지만 나도 이런 글을 써 봐야겠다고 계획 하나 세워 봤다. 새해가 되었으니 그냥 근사한 계획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에서 세워 본 계획이다. 신문에서든 책에서든 4매 내외 정도로 잘 쓴 글을 찾아서 우선 필사해 보는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그러다가 잘 쓴 글을 매주 한 편씩 필사하고 매달 한 편씩 습작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그 자체로 성공적인 삶이 될 것 같다.

 

 

원래 실천할 때보다 뭔가 계획을 세울 때가 더 즐거운 법이다. 지금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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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6-01-10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틸다 스윈튼의 성공의 정의가 와닿습니다. 평안한 일요일 보내시나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16-01-10 12:3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프레이야 님.

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6-01-10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의 계획을 응원합니다.
획실히 남이 생각하는 성공의 정의와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정의가 다르네요.
연기력을 인정 받았으니 성공한 인생은 아닐까 생각했는데 틸다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네요.^^

페크pek0501 2016-01-13 23:50   좋아요 0 | URL
응원, 감사합니다.
성공에 대한 해석뿐만 아니라 무엇에 대한 해석은 각자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어떤 인생이 성공한 인생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나이가 들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지는 느낌입니다.

날씨가 춥습니다. 감기 들지 않도록 하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