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앉아 책을 읽다 보면 두세 시간쯤 되어 눈이 피로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러면 눈 건강을 위해 책을 덮고 일어난다. 이때 여간 속상한 게 아니다. 눈이 피로하지 않다면 얼마든지 독서를 할 수 있을 텐데 싶어 손해 보는 인생을 사는 듯해서다. 

 


  그 손해란 두 가지다. 첫째, 워낙 독서를 좋아하는데 눈 피로로 중단해야 하니 억울하기 때문이다. 둘째, 책을 읽어 아는 만큼만 글을 쓰는 거라고 믿는 내게 독서를 중단해야 하는 건 글을 잘 쓸 수 없는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눈이 피로하지 않다면, 난 읽고 싶은 책을 실컷 읽을 수 있으니 즐거울 뿐만 아니라 독서량이 많아 글을 잘 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하루에 몇 시간밖에 독서를 할 수 없다는 게 불행한 운명처럼 느껴졌다. 

 


  그러다가 좋은 점을 찾아냈다. 긴 시간 동안 책상에 같은 자세로 앉아 독서를 하다 보면 어깨에 통증이 생길 수 있는데 눈 피로로 독서를 중단함으로써 어깨뿐만 아니라 몸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이다. 장시간 고정된 자세를 유지하는 게 건강에 나쁘다는 건 상식이다. 그러므로 눈 피로는 건강을 해치지 않게 몸이 보내는 신호인 셈이다. 

 


  체호프의 작품 중 ‘로실드의 바이올린’이란 단편 소설이 있다. 주인공 야코프는 아내와 둘이 가난하게 사는 노인이다. 관 짜는 일로 돈을 벌고 일거리가 들어오면 바이올린 연주로도 돈을 번다. 야코프는 항상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 이유는 쉬는 날에 돈을 벌지 못함을 손해로 여겨서다. 계산해 보니 1년 중 돈을 벌지 못하는 날이 200일이나 되는 게 그는 불만스러운 것이다. 

 


  내가 야코프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어차피 인생을 바꾸기는 어려우니 1년 365일 중 165일이나 돈을 벌 수 있고 200일을 쉴 수 있으니 참 좋다고 여기라고. 바이올린 연주로 부수입이 생기는 날도 있으니 운이 좋은 거라고. 그리고 바이올린 연주 솜씨를 가져서 취미 생활을 할 수 있으니 위안거리인 거라고. 

 


  인간은 두뇌가 우수하여 좋은 일이 생겨도 불만거리를 찾아내듯이 노력하기로 작정한다면 나쁜 일이 생겨도 위안거리를 찾을 줄 안다. 앞으로 나에게 나쁜 일이 생길지라도 그것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고자 한다. 생각이 삶을 이끈다고 믿으므로.(5.8매)

 

 

 

 

 

 

 

 

 

 

* 이 글과 관련된 책 *

 

 

 

 

 

 

 

 

 

 

 

 

 

 

 

 

 

『야코프는 항상 기분이 좋지 않았다. 왜냐하면 항상 끔찍한 손해를 봐야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일이나 축일에 일하는 것은 죄가 되니 일을 할 수 없고, 월요일은 힘든 날이니 일할 수 없다. 결국 이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팔짱을 낀 채 쉬어야 하는 날이 200일이나 되는 것이다. 얼마나 큰 손해인가! 또 만일 누군가 도시에서 악단 없이 결혼식을 올리거나, 샤흐케스가 불러 주지 않으면 이 역시 손해였다.

(중략)
특히 밤이 되면 야코프는 손해에 대한 생각에 시달렸다. 온갖 잡생각이 머릿속으로 기어들 때면 침대 곁에 놓아둔 바이올린 줄을 퉁기곤 했다. 어둠 속에서 바이올린이 소리를 내면,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131쪽, 로실드의 바이올린)
- 안톤 체호프, <사랑에 관하여>에서.

 

 

 

 


오늘 뽑은 글입니다.
찌는 더위 속에서 빗줄기를 기다리며 2020년 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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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6-23 2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늘 있어서 아쉬운 것 같아요.
어떤 좋은 것은 또 다른 아쉬운 것이 되고, 아쉬운 것은 또다른 좋은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페크님의 글을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오늘도 날씨가 많이 더웠어요.
페크님,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6-24 00:00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는 나이가 들수록 더 알차게 살고 싶은 욕심이 듭니다. 젊은 날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게 좋아서 그런 생각을 못했어요. 아마 그땐 늘 젊을 것 같아 시간의 소중함을 몰랐던 것 같아요.
서니데이 님은 젊으신 데도 참 열심히 산다는 생각이 들어 좋습니다.
오늘 저는 저녁 때 나가서 친정어머니가 하시는 걷기 운동에 동참해 걸었어요.
당뇨병이 있으셔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걷기를 한답니다. 저보다 더 열심히 하세요. 그래서 병이 있는 사람들이 장수하나 봅니다.

내일은 비가 온다니 기대하며 잠을 청하겠습니다. 서니데이 님도 그러시길...ㅋ

테레사 2020-06-24 1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기 산책로인가? 어딘지 따라 걷고 싶어지네요. 지금은 비가 와요,비가..이렇게 계속 순하게 와주면 좋겠지만......순한 것들이 너무 소중하고 좋아지는 나이인지라....ㅎㅎ

페크pek0501 2020-06-24 15:05   좋아요 0 | URL
테레사 님, 오랜만의 방문이십니다. ㅋ
저 사진은 서울 현충원 안이랍니다. 좋은 풍경이 많아요.
아직도 비가 오네요. 오랜만에 비 오는 게 반가운데 장마로 수재민이 발생해선 안되겠지요. 그러고 보니 순한 것들이 소중하네요.
반가웠습니당~~~

테레사 2020-06-24 15: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집에는 자주 들락거립니다.ㅎㅎ 맘도 몸도 여유가 없는 생활이지만...서재친구분들 집에는 들르고 있지요. 페크님은 늘 제게 좋은 이웃입니다.ㅎㅎ

페크pek0501 2020-06-25 14:35   좋아요 0 | URL
그러시군요. 몰랐어요. 한동안 보이시지 않길래 근황이 궁금했어요.
그러다가 북플에서 테레사 님의 글을 보게 되어 반가웠어요. 제가 워낙 로그인을 하지 않는 날이 많은지라...ㅋ

누군가가 제 글을 잊지 않고 봐 준다는 건 응원과 같은 것이지요. 감사드립니다.

희선 2020-06-25 0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 때문에 괜찮은 게 있다는 걸 찾는다면 좋을 텐데 쉽지 않은 일이에요 좋은 일이 일어나도 바로 그것 때문에 언제 안 좋은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하는군요 좋은 일이 일어나면 좋구나 하는 게 가장 좋겠지요

날마다 일하기보다 쉬는 날이 있는 게 더 좋을 텐데, 야코프는 그건 생각하지 못했네요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것도 참 좋은 건데, 그걸로 돈까지 번다니... 바이올린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도 하는군요 마음속으로는 아는 듯하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6-25 14:39   좋아요 0 | URL
불만을 말하면 주위에서 그러죠. 복에 겨워 그런 거라고. 인간은 만족을 모르는 존재 같아요. 지나고 나면, 아 그때가 좋았구나, 할 때가 있어요.

야코프가 나오는 그 소설은 주제는 다른 데에 있어요. 그냥 제가 주목한 것에 대해 써 봤답니다. 쉬는 날이 적으면 인간은 또 쉬는 날이 적다고 투덜대겠죠. 체호프의 작품을 읽으면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존경스러워요. 시대를 초월합니다.

오늘도 희선 님에게 좋은 하루를 선사합니당~~~
 

 

 

 

 

 

 

1. 그런 게 행복이었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올봄에는 꽃놀이를 갈 수가 없었다. 게다가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해서 답답하여 내가 좋아하는 걷기도 즐겁지만은 않았다. 한마디로 올해엔 봄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 채 여름이 와 버렸다.

 

 

계절을 만끽하는 것. 그런 게 행복이었네. 

 

 

 

 

 

 

2. 날씨
6월인데 벌써 덥다. 일기 예보에 따르면 이번 주에 비가 온다고 한다. 산불 조심을 해야 할 정도로 너무 건조했는데 비 소식을 접하니 반갑다. 꽃들과 나무들이 목마를 것 같았는데 비가 내려 물을 실컷 먹을 수 있기를, 그리고 비가 세상의 먼지를 깨끗이 씻어 내기를 바라게 되네.

 

 

날씨가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가 된 지 오래다. 미세먼지가 없던 시절엔 날씨가 중요한지 몰랐더랬다.

 

 

 

 

 

 

3. 글에 관하여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자신에 관하여 글을 쓰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따지고 보면 무엇에 대해 쓰든 자기와 관련 없는 글이 있던가. 어떤 문화에 대해 칼럼을 썼다면 그것은 그 문화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썼을 테니 결국 자신과 관련한 글을 쓴 것이다. 어떤 주제로 소설을 썼다면 본인이 강조하고 싶은 주제로 썼을 것이니 역시 자신과 관련한 글을 쓴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 하나. 자기 경험을 글로 쓰더라도 글과 필자와의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

 

 

 

 

 

 

4. 오디오북
한때 팟캐스트를 즐겨 들었다. 무료로 들을 수 있어 좋았다.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이동진의 빨간책방‘, ’EBS 오디오북‘, ’EBS 낭독 a’, ‘고막친구 팟빵’ 등을 들었다.

 

 

그러다가 더 이상 새로운 게 없어 오디오북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안톤 체호프의 <사랑에 관하여>는 7시간 16분 동안 듣는 것으로 6,300원,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은 3시간 36분 동안 듣는 것으로 7,020원, 니콜라이 고골의 <광인일기>는 단편 소설이라 1시간 9분으로 900원에 구매했다. 

 

 

오디오북 중 어떤 것은 책 전체를, 어떤 것은 요약본을, 어떤 것은 단편소설 하나를 낭독하는 걸로 구매할 수 있다. 나는 요약본 낭독보다 전체 낭독을 선호하는 편인데 특히 소설은 무조건 전체 낭독을 하는 걸로 구매한다. 에세이는 요약본도 괜찮은데 그 이유는 만약 50편의 에세이가 실린 책이라면 그중 좋은 걸 골라 20편쯤을 낭독해 주어서다.

 

 

오디오북으로 듣고 종이책을 사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오래전 종이책으로 읽은 책을 오디오북으로 구입해 듣기도 하는데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이 그런 예다. 탤런트 조여정이 차분한 목소리로 읽어 줘서 귀에 쏙쏙 들어온다.

 

 

 

 

 

 

 

 

 

 

 

 

 

 

 

 

 

 

 

 

 

 

 

 

 

 

 

 

 

 

 

 

 

5. 독서의 가치
독서를 하면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는다. 실생활에 도움을 주지 못하더라도 그 정보와 지식은 값지다. 그것들이 인식의 지평을 넓혀 주고 균형 잡힌 사고력을 키워 주기 때문이다. 또 독서는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어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든다.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은 타인을 배려하기가 어렵다. 남을 위해서도 상상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6. 글쓰기와 독서는 49 대 51
작가들은 대체로 독서보다 글쓰기를 조금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둘 다 좋지만 굳이 구분한다면 전체를 100으로 잡았을 때 독서를 51프로, 글쓰기를 49프로 좋아한다. 독서를 조금 더 좋아하는 것이다. 왜 그런가 따져 보니 글쓰기는 글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고심하게 되는 반면, 독서는 그런 게 없기 때문인 듯싶다. 여러 책을 병행해서 읽고 있어서 그날그날 마음이 가는 대로 책을 골라 읽는 즐거움을 누린다. 

 

 

 

 

 

  

7. 필사의 이점
필사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

 

 

필사를 하면 이로운 점이 무엇인지를 잘 정리한 글로 다음의 글을 뽑겠다.

 

 

「  마음에 드는 문장을 옮겨 쓰는 일은 곧 문장을 갈고닦는 수련으로 이어집니다. 옮겨 쓰기의 이점을 정리하겠습니다.
  하나. 옮겨 쓰면서 글쓴이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둘. 내 문장에서 부족한 점(예 : 진부한 표현 사용 등)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셋. 자신이 어떤 문장을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하는지 분석할 수 있고 나중에 내 마음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습니다.」
- 다쓰노 가즈오, <어느 노老 언론인의 작문노트>에서.

 

 

 

 

 

 

 

 

 

 

 

 

 

 

 

 

 

 

 

 

 

 

 

8. 중복 없애기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를 보며 공부하고 있다. 특히 중복되는 단어를 없애는 방법을 눈여겨 봤다. 

 

 

다음의 글은 ‘있다’라는 낱말이 많이 중복되어 있음을 지적하기 위한 예문이다.

 

 

「  청년은 벽에 붙은 지명 수배자 포스터를 들여다보고 있는 참이다. 포스터엔 스무 명 남짓, 지극히 평범하게 생긴 한국 사람들의 얼굴이 적혀 있고 그 밑에 성명, 나이, 범행 내용, 인상 착의 따위가 기록되어 있다. 그중 몇은 '검거'라고 쓰인 붉은 도장이 쿵쿵 박혀져 있다. 수배자들의 사진 가운데엔 대학생인 아는 얼굴도 하나 끼여 있다. 그는 청년의 선배이다. 시위를 주동한 혐의로 선배는 몇 달 전부터 수배되어 있는 중이다. 청년은 지금 그 선배의 사진과 무슨 얘기라도 나누는 양 골똘히 마주 대하고 있다. 바로 그때 역장이 청년을 불렀으므로 청년은 적이 놀란 모양이다.」
- 안정효,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27~28쪽.

 

 

한 문단에 ‘있다’라는 낱말을 일곱 번 사용했다. 몇 개는 없애야 좋은 글이 될 듯하다. 


 

 

 

 

 

 

 

 

 

 

 

 

 

 

 

 

 


「  글쓰기에서는 모든 중복이 낭비다. 단어와 말을 낭비하면 작품 전체가 해퍼지고, 늘어지고, 탄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낱낱이 단어를 하나씩 짚어가며 때빼기를 해주면 누더기 문장이 생기를 되찾는다. 」
- 안정효,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362쪽.

 

 

글을 쓰고 나서 나도 중복된 것을 빼내는 작업을 꼭 한다. 내가 잘 쓰는 것은 ‘생각’, ‘자신’, ‘때문’, ‘것이다’, ‘경우’, ‘의’, ‘적’ 등등 이다.

 

 

‘적’을 빼내는 작업은 이렇게 한다. ‘결론적으로 말해’는 ‘결론을 말해’로, ‘인상적이었다’는 ‘인상 깊었다’로 고친다.

 

 

 

 

 

 

 

9. 촉촉함이 느껴지는 글
서평도 아니고 독후감도 아니고 그저 소설을 소개하는 글인 것 같은데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나의 소설을 소개하면서 어떤 내용인지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내며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곁들이는 저자의 솜씨에 감탄하며 읽게 된다. 흡인력 있는 문체는 저자의 강점이라 할 만하다.

 

 

 

 

 

 

 

 

 

 

 

 

 

 

 

 

 

예를 들면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을 소개하면서 쓴 다음과 같은 글.

 

 

「  세상에는 슬픔이 한가득입니다. 그 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누가 더 슬픈지 경쟁이라도 하듯 슬픔의 절정을 향해 내달립니다. 상대도 슬프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합니다. 내 슬픔의 레인에서 달리기에만 골몰합니다. 그러나 문득 옆을 돌아보고서 또 다른 슬픔의 주자를 발견할 때, 비로소 슬픔의 달리기는 끝이 납니다. “당신도 그랬구나!” 하는 진한 파동이 느껴질 때 슬픔의 세상에는 빛이 비칩니다. 희미한 불빛이 비치는 빵집처럼 말이지요.」
- 이미령, <타인의 슬픔을 마주할 때 내 슬픔도 끝난다>, 41쪽.

 

 

이렇게 부드럽고 매끈한 글을 쓸 수 있는 기술을 배우고 싶어 열독하려 한다. 이 글에서 촉촉함이 느껴진다면, 내 글에선 건조함이 느껴진다. 문장을 쓸 때마다 물을 뿌려야 되려나. 

 

 

 

 

 

 

10. 훈련할 무엇이 있음에 관하여
요즘 친정어머니가 좋아하여 친정에 가면 함께 시청하는 게 있다. ‘미스터 트롯’의 출신 가수들이 출연하는 티브이 프로그램들이다. 이들이 나오면 어느 프로그램이든 시청률이 높아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스터 트롯’의 인기가 대단하다.

 

 

탁월한 노래 실력을 보여 주는 그들에게서 가수로서의 프로 정신이 느껴진다. 무대에 서기 위해 노래 한 곡을 부르고 또 부르고 또 불렀을 그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오는 듯하다.

 

 

그 가수들이 부러운 건 실력 향상을 위해 스스로 훈련하며 성장할 수 있는 ‘노래’가 있다는 점이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도 스스로 훈련하며 성장할 수 있는 게 있네. 바로 ‘글쓰기’다. 재작년보다 작년이 낫고, 작년보다 올해가 나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산다. 또는 착각을 하며 산다. 

 

 

아무려면 어떤가. 훈련할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게 중요한 거지, 라고 생각한다.

 

 

‘미스터 트롯’의 가수들이 노래와 더불어 인생을 살며 즐거워하듯이, 나는 글쓰기와 더불어 인생을 살며 즐거워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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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0-06-09 1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올해엔 코로나 덕분에(?) 미세먼지 피해가 예년보다 적었던 것 같아요. 페크님 무더운 날 건강하게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6-09 18:13   좋아요 1 | URL
맞아요. 공장 가동을 하지 않는 곳이 많아서일까요? 미세먼지는 나아졌어요.
겨울호랑이 님도 여름철 건강하게 보내세요. 지금 생각난 건데 삼계탕을 해 먹어야 되겠군요. 이게 여름엔 보약이죠. 건강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stella.K 2020-06-09 16: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 글은 파면 팔수록 어려운 것 같습니다.ㅠ
그러고 보니 저의 댓글에 것이 들어가는데
이걸 안 쓰려면 어렵네요. 이렇게 해야하는 거죠?ㅋㅠㅠ

페크pek0501 2020-06-09 18:11   좋아요 2 | URL
팔수록 어려워서 우리가 꾸준히 글을 쓴다고 생각합니다. 마스터했다면 글쓰기가 시시해졌을 듯해요.
저도 이 글을 읽어 보니 ~하는 것 같다, 가 많아서 두 개는 다른 걸로 대체했답니다.
만약 어려운 것 같다, 에서 ‘것‘을 빼고 싶다면 ~ 어려운 듯하다, ~ 어려운 듯싶다, 어렵게 느껴진다, 어려워진다 등등 여러 형태로 바꿉니다. 낱말 가지고 노는 거죠. ㅋ
오늘 날씨가 덥네요. 해 질 무렵이 다가오니 다행스럽습니다. 저녁이 되면 낫겠죠.
좋은 저녁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20-06-09 2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근 몇 년은 일년중 공기가 좋은 날이 많지 않았는데, 올해는 그래도 미세먼지 나쁨인 날이 적었어요. 날씨가 더워지면서 창문 열고 지낼 날이 많은데, 앞으로도 공기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폭염주의보였다고 해요.
페크님, 더운 하루 잘 보내셨나요. 시원하고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0-06-10 13:26   좋아요 2 | URL
저도 그래요. 공기라도 좋아야 창문을 열고 살지요. 앞으로 꽤 더워질 텐데 말이죠.
폭염주의보가 앞으로 많이 있을 것 같아요.
더워서 집콕, 이에요. 마트에 가는 걸 5시로 미뤘어요. 해가 덜 뜨거울 때 가려고요.
간 김에 왕창 사서 배달시키고 오려고요. ㅋ

서니데이 님도 영양가 많은 음식 드시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

희선 2020-06-10 0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봄에는 걸어다니기 괜찮았는데, 지금은 조금만 걸어도 땀이 많이 나요 유월이 되고 얼마 안 됐는데 그렇다니, 장마도 일찍 시작한다더군요 제주도에는 벌써 장마전선이 가까이 왔답니다 지난해에는 꽤 늦게 시작했는데, 올해는 빨리 시작하고 빨리 끝나고 무더워지겠습니다 여름 잘 나야 할 텐데요

저도 생각이라는 말 많이 써요 여러 가지로 쓰면 더 좋을 텐데, 쓰는 말만 씁니다 얼마 안 되는 말로도 잘 쓰는 사람 있겠지요 그렇게 쓴다면 좋을 텐데, 그게 쉬운 게 아니겠습니다

페크 님 더위 조심하시고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6-10 13:29   좋아요 1 | URL
마스크 때문에 더 덥죠. 장마 끝나면 무척 긴 여름이 되겠어요. 어디 자유롭게 여행을 갈 상황도 아니고 큰일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장마가 시작되면 좀 시원하려나요? 폭우가 와서 비 피해 입는 사람들이 생길까 봐 그것도 걱정이네요.

문장 공부는 끝이 없는 것 같아요. 다 했다 싶으면 또 새로운 걸 배우게 된답니다.
아직 멀었다는 생각입니다.

희선 님도 더위에 조심하시고 마음만이라도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1. 뭘 알아서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뭘 알게 된다
요즘 글이 안 써지네 하고 생각했다. 내가 써야 할 글은 그동안 다 쓴 것 같았다. 이제 쓸 글이 없는 건가, 더 이상 새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것인가 하고 따져 보니 내가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글을 써야 글과 관련한 것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글감이 떠오르기도 한다는 걸 잊고 있었다. 하나의 생각이 다른 생각을 부르고, 하나의 글이 다른 글을 부른다는 걸 잊고 있었다. <글쓰기가 뭐라고>라는 책에도 다음과 같이 언급되어 있지 않은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경험했겠지만, 어떤 생각을 갖고 글을 쓰더라도 글을 쓰면서 생각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글쓰기를 함으로써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뭘 알아서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뭘 알게 된다. 이건 내가 매일 겪는 경험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 강준만, <글쓰기가 뭐라고>, 37쪽.

 

 

글을 쓰지 않아도 시간은 잘 갔다. 하루하루가 바쁘게 지나갔다. 친정에 가야지, 친정어머니 모시고 병원에 가서 약을 타 와야지, 발레와 현대 무용을 하러 가야지, 걷기 운동을 해야지, 장을 봐야지, 반찬을 만들어야지, 청소해야지, 빨래해야지 등등 할 일이 많았다. 글쓰기를 하지 않아도 심심해 할 틈이 없었다.

 

 

아! 그렇다. 내가 한가할 때가 아니라 바쁜 와중에 글을 썼었다. 오히려 바빴기에 혼자서만 몰래 먹는 꿀처럼 달콤하고 짜릿하게 글을 썼던 것이다.

 

 

글을 써야겠다. 글을 쓰면서 알게 되는 것들을 얻기 위해서라도.

 

 

글을 써야겠다. 내가 방황하지 않게 글쓰기가 나를 붙들어 줄 것이므로. 

 

 

 

 

 

 

2. 왜 마약이나 도박에 빠지는 걸까
재벌 2세들이 마약에 중독되었거나 도박에 빠졌다는 뉴스를 종종 접한다. 물질적으로 문화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니 보통 사람들보다 행복의 조건이 유리할 터인데, 그들은 왜 그랬을까?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로 자신이 매료될 만한 어떤 세계를 가지지 못함을 꼽을 수 있겠다. 좋은 취미만 있어도 그렇게 되지 않았을 거라고 본다. 등산이나 테니스 또는 글쓰기로 즐거움을 얻는 자라면 마약이나 도박에 관심을 가질 리 없다. 즐거움을 얻는 걸 가지고 있다면 굳이 위험한 영역에 기웃거리지 않았을 거라는 얘기다.

 

 

버트런드 러셀도 다음과 같이 말하지 않았던가.

 

 

「어떤 한 가지에 철저하게 만족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대개 다른 것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 버트런드 러셀, <런던통신 1931-1935>, 146쪽.

 

 

그래서 글쓰기에 취미가 있다면 그가 재능이 있든 없든 글쓰기를 그만두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좋아하는 일이 있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이미 행복한 사람이므로. 설령 이름난 작가가 되지 못하더라도. 
  

 

 

 

 
3. 화가 난다는 것은
유튜브로 법륜 스님의 강의를 듣고 팬이 되었다. 심오한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데다 웃게 만드는 재미도 있어 좋다. 법륜 스님을 책으로도 만날 수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화가 나는 이유를 잘 살펴보면
‘내가 옳다’는 생각이 마음 깊게 있기 때문입니다.」

 

「잘난 내가 보기에 다른 사람이
마음에 안 들어서 화가 나는 것이지요.
이런 감정은 내면에 깊이 깔려 있어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에서는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다가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옵니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화를 낼만한 상황이라는 기준 자체가
지극히 자기중심적입니다.
각자 살아온 환경과 그 안에서 축적된 경험,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형성된 가치관에 따른 것이니까요.
말로는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내 생각이고, 내 취향이고,
내 기준에 불과합니다.」

 

「화가 난다는 건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는 내 분별심 때문입니다.
사사건건 옳고 그름을 가르려는 습관이
내 안의 도화선에 자꾸만 불을 댕기는 겁니다.」
- 법륜, <지금 이대로 좋다>에서.

 

 

화를 낼 때 자기 안을 잘 들여다보면 화가 난 일 거기다가 상대편에 대해 그동안 쌓여 있던 못마땅함이 더해 불만이 폭발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자기한테 별일도 아닌 것에 화를 내는 이가 있다면, 그동안 그에게 기분 상하게 한 건 없는지 자기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4. 장수가 축복인가
부모가 돌아가시고 나면 누구나 슬픔과 아쉬움이 오래 남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내가 백 살이 넘게 산다고 가정하면 끔찍하다. 백발에, 주름이 가득한 얼굴이고, 틀니로 음식을 먹으며, 잘 걷지 못해 눕거나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노인. 게다가 자신이 오래 살아서 자식을 힘들게 한다는 생각을 그림자처럼 달고 사는 노인. 이런 노인의 삶에도 어떤 즐거움이 있을지 의문이다.

 

 

장수 시대가 되고 보니 과학과 의학의 발전은 이제 그만, 하고 외치고 싶다가도 망설여지는 건 그 혜택이 내게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가령 안구 건조증을 완전히 낫게 해 주는 안약을 만들어 낸다면 나로선 대환영이니까. 현재 안구 건조증에 사용하는 일회용 인공 눈물이 있으나 이것은 증상을 완화시킬 뿐 치료제는 아니다. 안구 건조증이 있어서 난 노트북 사용을 하루에 서너 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할 일이 남았는데도 눈 건강을 위해 노트북을 닫아야 할 때 안타깝다.

 

 

 

 

 

 

5. 행운에는 불행의 함정이 있다

한때 행운을 바랐지만 이젠 바라지 않는다. 거기엔 불행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깨달아서다. 이를테면 어느 분야에서 손꼽힐 정도로 명성을 날리면 이를 시기하는 무리들이 생겨 괴롭힘을 당하게 쉽다. 복권 당첨으로 거금이 생기면 주위에서 돈을 꿔 달라는 이들이 많아지고 그걸 거절할 경우 등돌리는 자가 있기 마련이다. 통계에 따르면 복권이 당첨된 뒤에 폐인이 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럴 때 복권 당첨은 행운이 아니라 불운이겠다.

 

 

몸과 정신이 건강하고 돈 걱정을 비롯해 큰 걱정이 없고 게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면, 이런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한데 이걸 다 갖추는 게 그리 쉽지 않다.

 

 

어느새 내가 큰 행복을 바라기보다 큰 걱정이 없기를 바라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그런데 평범하게 살기도 얼마나 어려운지.

 

 

 

 

 

 

6. 신간 예고편

마다 신간이 출간된다는 것은 독서에 싫증이 나지 않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언제나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간은 있기 마련이다. 이번에 내가 관심을 가진 신간 두 권이 있다.

 

 

사비 아옌, <노벨문학작가와의 대화> – 노벨문학상 작가 23인과의 인터뷰

 

 

데이비드 롭슨, <지능의 함정> – 똑똑한 당신이 어리석은 실수를 하는 이유와 지혜의 기술  

 

 

 

 

 

 

 

 

 

 

 

 

 

 

 

 

영화 예고편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 그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든다. 책도 마찬가지다. 신간을 살펴보면 흥미를 끌어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탁월한 작가들은 어떤 이들일지가 궁금하리라. 가령 오르한 파무크, 오에 겐자부로, 귄터 그라스 등은 어떻게 글을 쓰며 어떤 삶을 사는지 알고 싶으리라. 그렇다면 <노벨문학작가와의 대화>를 읽어 볼 만하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세계 거장 23명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거장들에겐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권력, 명예, 돈보다도 자신의 일을 우선시했다는 것. 아마도 이것은 어느 분야에서든 성공한 자들의 공통점일 듯싶다. 

 

 

똑똑한 사람들은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왜 그럴까? 똑똑할수록 자신의 생각을 과신해서 오류에 빠져들기 때문이란다.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는 타고난 직관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데 성공했지만 자신의 병에 대해서는 엉터리 치유법을 맹신해 완쾌될 수 없었다. <지능의 함정>이라는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다.  

 

 

사고 싶은 책이 많으나 그것들을 다 살 수는 없다. 책을 사들이는 속도에 비해 책 읽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서다. 만약 한 달에 열 권을 샀다면 그달에 열 권을 다 읽을 수 없다는 걸 말함이다. 그래서 사고 싶은 책들을 골라 놓고 그중에서 3분의 1만 사자고 마음먹었다. 책 아홉 권이 사고 싶다면 그중 세 권을 골라 사기로 한 것이다. 이때 세 권을 선택한다는 것은 나머지 여섯 권을 포기한다는 걸 뜻한다. 뭐든 선택할 땐 버리는 것들이 있게 된다. 그러므로 선택이란 무엇을 버릴지 고민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토록 책을 살 때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책값이 많이 드는 것도 이유지만, 사고 싶은 책을 다 사게 되면 우리 집의 빈 공간이 없게 될 것 같은 게 더 큰 이유다.

 

 

 

 

 

 

7. 글을 감상하는 재미
책을 읽다 보면 눈길을 끌 만한 글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다.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글을 잘 써서 좋고 내가 신뢰할 수 있어서 좋다. 이런 문장은 한 편의 시 같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술에 취하면 어김없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그러나 그 누군가를 정말 만나고 싶은 것이 아닐 것이다. 만날 수 없음을 새삼 재연하고 있는 것이고 그 달콤한 고통을 음미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만날 수 없는 이들에게만 전화를 건다. 자기 자신에게 걸고 있는 것이겠지. 걸어라. 시는 뒤늦게 조등 아래에서 마시는 술이고 받을 수 없는 사람에게 거는 전화다. 시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그리워도 만나지 말아야 한다.」
- 신형철, <느낌의 공통체>, 394~395쪽.

 

 

 

 

 

 

 

 

 

 

 

 

 

 

 

 

 

 

 

8. 조언하지 않기로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때 상대를 위해서라고 여기지만 이건 착각일 수 있다. 유익한 조언이라고 판단할 사람은 조언하는 이가 아니라 조언을 듣는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상대에게서 답답함을 느끼고 내 속을 시원하게 풀기 위해 조언을 하는 건 아닐지 따져 봐야 한다.

 

 

나도 계획대로 살지 않는 주제에 누군가에게 조언을 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래서 조언하기를 그만두기로 했다. 내가 나에게 말했다. ‘남 걱정하지 말고 너나 잘 살아.’라고.

 

 

 

 

 

 

9. 생각을 전환하기
여름엔 덥다고 불평하지 말고 춥지 않다고 생각하자. 겨울엔 춥다고 불평하지 말고 덥지 않다고 생각하자.

 

 

미세 먼지가 있는 날은 그 핑계로 청소를 다음날로 미루고 편히 지내는 맛으로 하루를 보내자. 미세먼지가 없는 날은 맑은 공기를 느끼며 산책하는 맛으로 하루를 보내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그것에 대한 해석이다. 이렇게 여긴다면 세상살이가 덜 고달플 것 같다.

 


   

 

 

하늘 아래에 있는 것이 파도가 아니라 구름입니다.
제주도 한라산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
곧 설날 연휴가 시작됩니다.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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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2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22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01-23 0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장의 사진 모두 겨울 느낌이 들어요. 예쁘기도 하고요.
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즐거운 설 연휴 보내세요.
새해복많이받으세요.

페크pek0501 2020-01-23 10:33   좋아요 1 | URL
사진은 올해 찍은 사진은 아니랍니다.
2년 전인가 제주도에 가족 여행을 갔을 때 찍은 거예요. 겨울이었어요.

서니데이 님도 설 연휴를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카스피 2020-01-23 18: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벌자제들의 경우 일반일보다 쉽게 해와 유학을 가고 또 그들끼리만의 리그다보니 쉽사리 마약에 접근하는것 같아요.게다가 마약을 중독성이 강해 한번 발을 디뎌노으면 헤어날 길이 전혀 없는것 같아요.하페크님 설 명절 잘 보내셔요^^

페크pek0501 2020-01-27 16:07   좋아요 0 | URL
고견이십니다. 그것도 중요한 요인이 되겠네요. 유류상종 문화라는 게 있을 테니.
돈 많으니 할 것 다 해 봐서 마약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고도 볼 수 있죠.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야 해 보지 못한 게 많으니 굳이 금기의 땅에 발을 들여 놓을 필요를 못 느끼죠.

카스피 님도 좋은 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희선 2020-01-26 0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소설속에 나오는 사람이 무언가 안 좋은 것에 빠져들면, 왜 저럴까 해요 책을 읽으면 좀 나을 텐데 생각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게 하나라도 있다면 안 좋은 것에 빠지지 않겠지요 좋아하는 게 안 좋은 거면... 그런 일은 없겠지요 그래야 할 텐데...

정말 글을 쓰다보면 뭔가 알게 되기도 해요 아쉬운 건 그걸 시간이 가면 잊어버린다는 거예요 어떤 건 되풀이해서 쓰기도 하지만... 그래도 안 쓰는 것보다 쓰는 게 좀 나을 듯합니다 책 안 읽고 글 안 써도 살겠지만... 이게 재미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그만두지 못하겠지요

페크 님 다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남은 설연휴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1-27 16:10   좋아요 0 | URL
책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많으니까요. ㅋ
시간이 가면 잊어버리는 일이 저도 있답니다. 그래서 메모하길 좋아합니다. 책상에는 노트, 메모지, 볼펜, 연필, 지우개. 이런 것들이 잔뜩 있어요.
글쓰기도 일종의 중독이라고 봅니다. 재미를 아는 자는 그만두지 못한다는 점에서요.

2박3일로 지방에 다녀오느라 답글이 늦었습니다.
좋은 겨울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 소설보다 칼럼 :
페크는 소설을 쓰고 싶었는데 못 쓰니까 칼럼을 쓰는 거야, 라고 누군가가 말했을 때 움찔했다. 정곡을 찌르다니, 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소설에 없는 칼럼의 장점 때문에 칼럼을 쓴다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다. 왜 못했을까.

 

 

소설은 문학이고 문학은 예술이니 주제를 명확하게 밝혀 놓는 것보다 숨겨 놓아서 ‘독자들이 알아서 주제를 찾으시오.’ 하는 게 더 좋다. 이게 난 싫다. 우선 소설에 주제를 숨겨 놓을 줄 아는 기술이 내게 없어서 싫고 숨겨 놓은 주제를 독자들이 잘 찾지 못할까 봐 싫다. 이것에 비해 칼럼은 주제를 명확하게 밝혀 놓는 장르여서 좋다. 나의 주장을, 나의 생각을 마음껏 전달해도 되는 게 난 좋다. 칼럼을 쓰고 나면 속시원해지는 이유다.

 

 

그러나 여전히 소설을 쓰는 사람이 부럽다.

 

 

 

 

 

 

2. 독서광인 남편의 지혜 :
청소는 힘들어서 남편이 할 때가 많다. 내가 좋아하는 건 설거지다. 만약 내가 훗날 파트타임으로 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나는 음식점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싶다.

 

 

내가 저녁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남편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고급 인력이 설거지나 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이런 유머는 나를 기분 좋게 웃게 만든다. 내가 고급 인력이라니. 내가 설거지를 하고 있는 걸 보고 미안한 마음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남편이 영리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건 분명히 독서의 효과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독서를 많이 하며 사는 자다운 지혜를 느낀다.

 

 

그런데 독서를 많이 하는 나는 푼수짓을 할 때가 있어 돌겠다.

 

 

 

 

 

 

3. 재밌다는 줌마 댄스 :
문학상 공모에서 여러 번 수상한 경력이 있는, 시를 잘 쓰는 문우가 있는데 요즘 시를 쓰지 않고 줌마 댄스에 빠져 산다. 발레를 배우고 있는 나처럼 운동 삼아 춤을 배우라고 권한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월화수목금 매일 춤추러 다닐 줄은 몰랐다. 줌마 댄스가 얼마나 재밌어서 그런 건지 알고 싶어 나도 다닐까 잠깐 고민했다.

 

 

그 친구의 재능이 아까워서 “친구야 시를 좀 써라.” 하고 말하려다가 말았다. 줌마 댄스로 마음이 즐겁고 몸이 건강해지니 좋은 일이 아닌가 싶어서다.

 

 

 

 

 

 

4. 나의 발레 :
발레를 더 잘하고 싶어서 4월에 개인 지도 수업 3회를 신청해 놓았다. 발레를 개인 지도 받으면 좋은 점은 발레 선생이 나의 몸동작에만 집중해서 가르치기 때문에 자세가 교정된다는 점이다. 다만 수업료가 비싸서 개인 지도 수업을 자주 받을 수는 없다.

 

 

“목을 쭉 위로 뽑으세요, 키 커지게. 허리를 더 쭉 펴세요, 더 더. 다리를 구부리면 안 되죠.” 라고 내게 계속 말하는 발레 선생 때문에 스트레칭은 제대로 되는데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고 땀이 쫙 흐른다. 


 
무엇을 취미로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 발레도 마찬가지다. 실력이 나아질수록 재밌어진다. 그래서 발레 단체 수업은 꾸준히 받을 생각이다.

 

 

 

 

 

 

5. 큰 결심을 할 뻔했다 :
글 쓴 지 꽤 오래됐는데 아직까지 겨우 고거 쓰고 있는 거야, 라고 말할 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말했다는 게 아니라 이런 뉘앙스가 풍기는 말을 했다고 내가 느꼈다는 얘기다.


 
나를 무시했던, 그리고 나를 무시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어제 ‘내일부터 치열하게 오로지 글만 써야지.’ 하는 큰 결심을 했다. 그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소설이 되었든 칼럼이 되었든 서평이 되었든 어떤 장르든지 나는 목적지를 향해 갈 것이다. 어느 날 당신들이 유력 일간지를 보려고 펼쳤을 때 나의 이름이 거기에 있을 것이다. 내가 신문에 연재를 하고 있을 테니. 여기가 나의 목적지렷다.

 

 

이런 생각으로 이를 갈며 글을 쓰려고 했다. 그러나 잠깐 스톱! 잠깐 스톱! 그러다가 내 생활이 엉망이 되고 내 건강을 해치게 되면 누구 손해인가, 하는 생각에 이르러서 큰 결심을 그만두었다.

 

 

이번 인생은 이미 늦었으니 여기까지야. 그냥 글쓰기와 발레를 취미로 하며 살아야 돼. 다음 세상을 살게 되면 그땐 20대부터 치열하게 오로지 한 가지 일에만 열중하며 살겠어. 다른 것에 기웃거리지 않겠어. 그래서 한 분야에서 뛰어난 프로가 되겠어. 이번 인생은 여기까지야.

 

 

이런 생각으로 느긋하게 글을 쓰기로 했다. 큰 결심을 할 뻔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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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3-22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나무 사진이 예쁜데요. 아파트 단지 안의 정원 같은데, 여름에 보면 시원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오늘은 차가운 날씨지만, 어쩐지 대나무는 여름을 생각나게 합니다.

5번을 읽다가, 열심히 보다 대충대충 하는 것을 잘 하고 싶은 요즘 저를 생각했어요.
매일 그럴 수는 없지만, 마음이 느긋한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9-03-23 12:53   좋아요 0 | URL
비처럼 가늘게 눈이 오더니 그다음엔 비가 오더니 지금은 비가 그치고 햇빛이 나네요.
미세먼지가 없는 게 좋아서 창문을 열고 집을 환기시켰네요.

대나무 사진은 친정어머니 사시는 아파트의 단지에서 찍은 거예요. 며칠 전에요. 쭉쭉 뻗은 게 좋아 보여서 찍었어요.

어제 외출해서 세 탕을 뛰었더니 몸이 고단합니다. 오늘 이를 갈며 글을 열심히 써서 나를 무시했던 사람들을 놀라게 해 주고 싶은데 역시~~ 쉬고 싶네요.ㅋㅋ

저는 요즘 대충대충 살자, 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아요. 어제 막내가 부엌 싱크대 서랍을 정리하자고 하기에 제가 대충대충 살자, 그랬네요.ㅋ

서니데이 님도 즐거운 주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오늘 새 글이 없는데 왜 방문자가 166명이 되는 건가요? 궁금...)

프레이야 2019-03-24 0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머가 흐르는 글 잘 읽었어요 ㅎㅎ 저는 항상 큰결심 안 하고 그냥 살아요. 다음생에도 아마 그럴걸요. 제 친구 하나도 줌마댄스에 열광해서 매일 추어요. 무대에서도 하고 아주 재미나대요. 몸을 움직여야 되는데 점점 굳어가는 것 같아요. 스트레칭이라도 !!

페크pek0501 2019-03-25 11:23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 유머가 흘렀나요? 제가 너무 솔직히 쓴 것 같네요.
원래 유능한 분들은 큰 결심 같은 것 안 하고 그냥 습관적으로 성실히 살면서 목표 달성을 하는 것 같아요. ㅋ

줌마 댄스에 열광할 수 있는 것도 행복이라고 봅니다. 제가 발레 배우는 곳도 잘하는 사람들은 무대 공연에 나가 상을 받아 오고 그러더라고요. 저는 아직 멀었고요.

맞아요.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게 건강의 비결입니다. 지하철을 기다릴 때도 저도 모르게 다리 스트레칭을 하고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이것도 좋다고 합니다. 님도 틈틈이 하세요. 하다 보면 습관적으로 하게 될지도...

반가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1. 만족도 :
대작가라면 자기가 쓴 글에 대해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왜냐하면 그는 대작가답게 높은 이상을 가졌을 것이고 자기가 쓴 작품이 그 높은 이상에 미치지 못함을 잘 알 만큼 명석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옛 시대의 훌륭한 저작과 자신의 작품을 비교하며 절망에 빠질 수도 있으리라.

 

 

 

 

 

 

2. 운발 :
흔히 사람들이 ‘운빨’로 발음하는데 정확한 표기는 ‘운발’이다. 부자들을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부자가 되는 건 능력도 중요한 변수이지만 더 중요한 건 ‘운’이라고 한다. 똑같이 똑똑하고 똑같이 노력해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왜 누구는 흥하고 누구는 망하는가. ‘운’의 차이라고 한다. 또한 똑같이 노력해서 글을 썼는데 왜 누구는 세상에 알려지고 누구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는가. 이것 역시 ‘운’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어디에 글을 투고했을 때 글 심사위원이나 편집자가 자신의 문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게 운발이 아니겠는가.

 

 

누구나 학창 시절에 운이 좋았거나 나빴던 경험이 있지 않나. 난 공부 요령을 잘 몰랐던 중학교 시절에 경험했다. 한 주 동안 중간고사를 치르는 때였을 것이다. 과학 시험을 치는데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면 노트에서 시험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반대로 노트 위주로 공부하면 교과서에서 시험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 이게 운이 나빠서인 것이다. 시험 범위 중 앞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는데 그 앞부분에서 시험 문제가 많이 출제되면 운이 좋아서인 것이다. 그런 내게 어머니가 어느 날 말했다. 전부 공부하면 되지 않으냐고. 물론 나도 교과서와 노트를 전부 공부하고 시험 범위 앞부분과 뒷부분을 전부 공부하면 운을 탓할 일이 없다는 것을 안다. 문제는 시간이 없어서였다. 하루에 세 과목씩 시험을 치는데 두 과목을 공부하고 나면 잠잘 시간쯤에 과학 과목이 남아서였다. 잠을 잘 시간에 과학 과목을 공부할 게 남았으니 두세 시간밖에 공부할 수 없다. 잠은 자야 하니까. 그럴 땐 노트 위주와 교과서 위주 중 하나를 선택해 공부해야 하고, 시험 범위의 앞부분과 뒷부분 중 하나를 선택해 공부할 수밖에 없으니 ‘운’이 중요해진다는 얘기다.

 

 

 

 

 

 

3. 품격 있는 글 :  
내가 쓴 서평이나 칼럼은 깊이 있고 품격 있는 글이 되지 못한다. 노력 부족을 탓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나, 라는 사람 자체가 깊음이 없는데 어떻게 깊이 있는 글을 쓸 수 있겠는가. 나, 라는 사람 자체가 품격이 없는데 어떻게 글에 품격을 담을 수 있겠는가.

 

 

그냥 생긴 대로 살고 생긴 대로 글을 쓰겠노라.

 

 

내가 문학적 향기를 풍기는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은 수필에서 칼럼으로 방향을 틀면서 해결되었다. 수필과 달라서 칼럼은 굳이 문학적 향기를 풍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문학적인 문장을 쓰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물론 쓸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4. 요즘 사람들이 식당에서 화를 내지 않는 이유 :
요즘 사람들이 참을성이 많아졌다고 한다. 진짜인 줄 알았다가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예전에는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한 뒤 음식이 빨리 나오지 않으면 화를 내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음식이 늦게 나와도 화를 내지 않는다. 화를 내지 않는 이유를 알고 나서 참을성이 많아진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동안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 그 스마트폰 때문에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아서 화를 내지 않았던 것. 

 

 

친구를 만나도, 연인을 만나도 상대에게 집중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자주 들여다보는 사람들. 좋은 현상일까? 스마트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가 멀어져 가고 있는 게 좋은 건 아닐 터.

 

 

 

 

 

 

 

5. 부자가 되어서 근심이 많다면 :
<사랑에 관하여>라는 단편집에 ‘검은 수사’라는 소설이 있다. 큰 정원을 가꾸며 사는 (나이 든 남자인) 예고르 세묘니치는 집에 놀러온 (젊은 남자인) 코브린에게 큰 규모의 정원이 나무 하나라도 시들지 않고 항상 아름답게 유지되는 비결은 정원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죽고 나면 이 큰 정원을 위해서 누가 일을 할지 걱정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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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이렇게 묻고 싶어. 내가 죽으면 이 정원은 어떻게 될까? 지금 자네가 보고 있는 이런 모습은 나 없이는 단 한 달도 유지되지 못할 걸세. 이 정원이 성공을 거둔 까닭은 엄청나게 크고 일꾼이 많아서가 아니라네. 성공의 진짜 비밀은 내가 이 일을 사랑한다는 데 있단 말일세. 알겠나? 내가 이 일을 어쩌면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한다는 점 말일세. 날 좀 보게. 난 모든 걸 스스로 한다네.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일하지. 접붙이기도 하고, 가지치기도 하고, 묘목도 심고, 모든 걸 나 스스로 하네. (...) 그리고 어딘가를 방문해서 한 시간이라도 집을 비울 때면 혹시 정원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불안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그 마음에 있다는 거지. 내가 죽으면 누가 그걸 다 돌볼까? 누가 일을 할까? (...)“(‘검은 수사’, 91~92쪽.)

 

- 안톤 체호프, <사랑에 관하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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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편 소설의 주제는 다른 데에 있다. 하지만 난 주제와 관련없는 것에 주목하였다. 큰 정원을 갖고 있는 사람이 외출을 하면 정원에 무슨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불안해하고, 자신이 죽은 다음에는 누가 이 정원을 맡아 일을 해 줄 것인가 하는 문제로 걱정하는 것에 주목하였다. 가진 게 많은 자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것. 그렇다면 부자가 되기 위해 애쓰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하고 생각하였다. 

 

 

 

 

 

 

 

 

 

 

 

 

 

 

 

 

 

 

 

 

 

 

 

6. 인간은 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 존재다 :
<서머셋 몸 작품집>에는 총 여덟 편의 단편 소설이 담겨 있다. 그런데 하나같이 독자가 예상 못할 반전의 묘미가 있어 특별한 재미를 선사한다. 깔깔 웃게 만드는 대목도 있다. 역시 서머싯 몸은 내 취향과 꼭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다. 그러니 나는 그의 영원한 팬이 될 수밖에 없다.

 

 

의문이 하나 생긴다. 소설에 반전을 넣어 구성한 것이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함일 뿐인가 하는 것이다. 내 생각에는 아닌 듯하다. 인생 자체가 그리고 인간 자체가 놀라운 반전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본다. 즉 반전이 일어날 수 있는 게 인생이고 인간이라고 본다. 그것을 서머싯 몸은 알고 있기에 반전을 넣은 소설을 썼다고 생각한다. 인간이란 불가해한 존재라는 걸 말해 주기 위해 이런 소설을 썼다고 생각한다.

 

 

단편 소설 ‘척척박사’는 잘난 척 잘해서 밉상으로 보이는, ‘척척박사’라고 불리우는 켈라다 씨의 이야기다. 그는 백 달러를 걸고 하는 내기에서 자신이 이겨서 돈을 받을 수 있는데도 남의 부인이 곤란에 빠질까 봐 자신이 진 것으로 하고 돈을 낸다. 남의 입장을 생각해서 백 달러의 손해를 보고 자존심이 상하는 것도 감수하는 것이다. 그에게 그런 이면이 있을 줄 몰랐던 독자는 그 반전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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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라다 씨는 입을 멍하니 벌린 채 말을 꿀꺽 삼켜 버렸지만,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자기를 억제하려는 모습이 거의 눈에 보일 정도였다.(‘척척박사’, 23쪽.)
 
- <서머셋 몸 작품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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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 ‘편지’는 남편이 자기 아내가 권총으로 한 남자를 죽였지만 그건 실수라고 여기며 정숙한 아내라고 끝까지 신뢰하였다가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되는 반전이 숨어 있다. 죽은 그 남자는 자기 아내의 애인이었던 것. 자기 아내가 변심한 애인인 ‘하몬드’에 대해 분노가 치밀어 그를 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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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왈칵 분노가 치밀어 권총을 집어 들고 쏘았어요. 하몬드가 뭐라고 외쳤습니다. 그래서 저는 맞았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그인 비틀비틀 베란다로 도망했습니다만 저는 쫓아가서 또 한 방을 쏘았어요. 그가 거꾸러졌어요. 저는 그이 바로 위에서 한 발 또 한 발 연거푸 쏘아대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에 권총이 딸각딸각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제 탄환이 없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편지’, 95~96쪽.)

 

- <서머셋 몸 작품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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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정숙한 여인으로 알고 있는 한 여자가 자신이 썼던 편지가 살인의 증거물로 밝혀지자 솔직하게 고백하는 장면이다. 인간의 이중성을 작가는 꿰뚫고 있는 듯하다.

 

 

 

 

 

 

 

 

 

 

 

 

 

 

 

 

 

 

 

 

 

 

 

 

7. 미운 사람이 있다면 그가 임종할 때를 생각해 보기 :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예전에 읽었다. 사실 읽지 않은 줄 알았는데 읽은 게 확실했다. 내 ‘독서 목록 노트’에 기입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오래돼서 어떤 내용이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아 이번에 오디오북을 구매해 폰으로 들었다. 죽음에 임박한 한 남자의 독백이 처절한 절규로 들리면서 나도 언젠가는 맞게 될 그 시간이 두렵게 느껴졌다. 불치병으로 죽어 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소설이다. 갖고 있는 책을 찾아보니 내가 그은 밑줄이 많이 있었다.

 


 
이반 일리치는 왜 고통 속에서 죽어야 하는지 자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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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건 무엇을 뜻하지? 왜? 인생이 그렇게 무의미하고 끔찍한 것일 리가 없어.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끔찍하고 무의미한 것이었다면, 나는 왜 죽어야 하지? 게다가 왜 이런 고통 속에서 죽어야 하지? 뭔가가 잘못됐어!“(‘이반 일리치의 죽음’, 270쪽.)

 

-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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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에게는 육체적 고통보다 더 심한 것은 정신적 고통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기가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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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말대로, 이반 일리치의 육체적 고통이 끔찍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육체적 고통보다 더 심한 것은 정신적 고통이었다. 아니, 실제로는 이것이 그의 주된 고통이었다.(‘이반 일리치의 죽음’, 275쪽.)

 

”내 인생 전체가 정말로 잘못되었다면 어떡하지?“
전에는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되던 일, 즉 자기가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생각이 결국 옳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좋게 생각하는 것과 맞서 싸우려고 애쓴 적도 몇 번 있었지만, 그런 노력은 겨우 감지할 수 있을 만큼 미미한 것이었다. 어쩌다 한 번씩 그런 가벼운 충동을 느껴도, 당장에 억눌러버리곤 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런 미미한 노력과 가벼운 충동만이 진짜이고, 나머지는 모두 가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직무도, 생활과 가족에 대한 모든 약속도, 사교적 관계는 물론 직무상의 관계도 모두 가짜였을지 모른다.‘(이반 일리치의 죽음’, 275~276쪽.)

 

그는 속으로 말했다.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그리고 내가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잃어버렸고 또한 그걸 돌이킬 수도 없다는 자각을 가진 채 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면…… 그렇다면 어떻게 되지?“(‘이반 일리치의 죽음’, 276쪽.)

 

-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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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그는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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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습니다!“ 곁에 있던 누군가가 말했다.
그는 이 말을 들었고, 영혼 속에서 그 말을 되풀이했다.
”죽음도 끝났어.“ 그는 자신에게 말했다. ”죽음은 더 이상 없는 거야.“
그는 숨을 들이키다가, 깊은 호흡 중에 갑자기 멈추고, 몸을 쭉 뻗었다. 그리고 죽었다.(‘이반 일리치의 죽음’, 280~281쪽.)

 

-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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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아무리 신분이 높다고 해도, 아무리 오만하다고 해도 죽을 때엔 혼자만이 감당해야 하는 고독이 있다. 살고 싶은 욕망이 죽음과 투쟁을 벌이면서 누구도 자신을 도와줄 수 없다는 걸 깨닫는 절박한 순간이 있다.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으로 괴로워하다가 모든 고통이 끝나는 지점에 ‘죽음’이 있다. 누구나 한 번은 치러야 할 ‘죽음’이 우리 미래에 분명히 있다. 누구나 직면하게 될 ‘죽음’이.

 

 

그러니 인간이란 얼마나 미약하고 가엾은 존재인가.

 

 

미운 사람이 있다면 그가 임종할 때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8. 자신에 대한 평가의 시간은 죽음을 앞두고 찾아온다 :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 대해 글을 쓰고 나니 칼럼 하나가 생각난다. ‘2월의 졸업생들에게’라는 제목의 칼럼이다. 자기 삶에 대한 진정한 평가의 시간은 죽음을 앞두고서 찾아온다는 것. 그러니 앞으로 용기와 도전을 가지고 살라는 것. 그 내용을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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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영화감독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는, ”삶이 진행되는 동안은 삶의 의미를 확정할 수 없기에 죽음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즉 여러분들에게는 창창한 미래가 있고, 진정한 평가의 시간은 죽음을 앞두고서야 찾아옵니다. (...) 그때 평가 기준은, 돈을 얼마나 벌었느냐, 얼마나 사회적 명예를 누렸느냐, 누가 오래 살았느냐의 문제는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 보다 근본적인 평가 기준은, 누가 좋은 인생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 그런데 부자가 많이 등장한다고 해서 좋은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공으로만 점철된 이야기라고 꼭 좋은 이야기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패담도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 그래서 용기와 도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졸업은 끝이 아니라 앞으로 남아 있는 그 큰 도전의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이제 막 그 큰 이야기의 첫 장을 탈고한 여러분의 졸업을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2018. 2. 11)(‘2월의 졸업생들에게’, 115~116쪽)

 

- 김영민,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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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스토리텔링을 하라 :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켰는데 글이 써지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래서 글을 쓰긴 틀렸군, 하고 생각하며 이메일을 보기 위해 내 이메일함에 들어갔다. 마침 친구가 보낸 이메일이 있었다. 그것을 반갑게 읽고 답장을 썼다. 나의 근황을 전하고 요즘 생각한 것들에 대해 썼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답장을 쓰고 나니 글이 꽤 길었다. 쓰려고 해도 써지지 않던 글이 친구에게 말하듯 쓰는 이메일은 길게 써지는 게 아닌가. 그때 깨달았다.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글을 쓰면 된다는 것을.

 

 

뒤로 글감이 없다고 느껴질 때면 이메일함에 들어가서 내가 누군가에게 보낸 이메일을 살펴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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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무심코 읽던 신문 칼럼을 스토리텔링의 관점에서 다시 읽어보시라. 의외로 많은 필자가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이라거나 남에게서 들은 에피소드를 많이 활용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글의 생생한 실감을 살리는 건 물론 재미있게 만드는 데엔 그런 이야기만큼 좋은 게 없다.(125쪽)

 

- 강준만, <글쓰기가 뭐라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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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칼럼을 쓸 때 내가 겪은 일을 넣어 쓸 때가 많다. 그러면 글이 술술 풀린다. 내 경험을 쓰는 거니까. 내가 간접 경험을 통해 얻은 것, 즉 책에서 읽은 이야기를 넣는 경우도 많다. 재밌는 이야기이면서 그 속에 교훈이 담겨 있다면 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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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의 힘을 말해주는 최고의 증거는 여러 심리학자가 이른바 ‘스토리 편향story bias’의 위험을 경고하는 데에서 잘 나타난다. 스토리 편향은 이야기가 진실보다 큰 힘을 발휘하는 현상을 말한다. 심리학자들의 다양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복잡한 설명과 단순한 설명 중에서 단순한 설명이 더 참일 것 같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125쪽)

 

- 강준만, <글쓰기가 뭐라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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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따르면 미국의 24시간 케이블 뉴스 채널 ‘폭스뉴스’의 성공 비결 중 하나가 ‘스토리 만들기’였다고 한다. 글쓰기를 너무 근엄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글을 쓰는 게 좋다고 이 책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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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당장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글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글을 쓰겠다는 자세를 가져보라.(124~125쪽)

 

- 강준만, <글쓰기가 뭐라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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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특수성과 보편성을 갖는 글 :
대식가는 음식의 ‘질’보다 ‘양’에 더 관심이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난 음식의 질보다 양이 중요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많이 먹을 수 있는 똑같은 조건이라면 누구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좋다고 생각하리라. 대식가라고 할지라도 음식의 양도 중요하지만 음식의 질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맛있음’이 곧 음식의 ‘질’을 의미하겠다.

 

 

그렇다면 글에 있어서 ‘질’이란 무엇일까? 쉽게 말하면, 질 높은 글이 좋은 글이고 질 낮은 글이 좋지 않은 글이다. 내가 칼럼을 쓸 때 새로운 관점으로 쓸 것을 지향하는데, 이것은 당연한 걸 쓰지 않기를 지향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관점으로 써서 특수성을 가진 글이 될 때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특수성만을 가지면 안 된다. 글에는 보편성도 있어야 한다. 남들이 공감할 만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수성과 보편성, 이 두 가지를 담은 글이라면 빼어난 글이라고 본다. 그런데 그 두 가지를 담은 글을 쓰는 게 쉽지 않다. 이것이 글을 쓸 때 나의 고민거리다.

 

 

새로운 관점으로 쓴 글을 보고 독자의 입장에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걸 당신이 글로 썼네.“라고 하면 그 글은 특수성(개성)을 가진 글이 된다. ”그런데 읽고 보니 당신의 글에 공감이 가네.“라고 하면 보편성을 가진 글이 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질 높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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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눈이 왔다.


지금은 대부분 눈이 녹았지만 아직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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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02-17 23: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매일 잡담인 페이퍼라서 그런지, 친구에게 편지쓰는 느낌이나 일기 쓰는 느낌으로 쓸 때도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잘 써야한다는 생각이 조금 덜 들어서 조금은 편안한 느낌이 되는 것 같아요.
페크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잘읽었습니다.^^

페크pek0501 2019-02-18 10:54   좋아요 2 | URL
반가운 서니데이 님!
친구에게 쓰는 편지 같은 글이 좋은 것 같아요. 어디서 읽은 것 같은데 수필이 그렇다는군요. 친구에게서 온 편지 같은 글처럼 친근감 있게 쓰는 글이 수필이라는 거죠.
아마 님의 글도 그래서 친근하게 느껴졌던 모양이에요.
간이역 같은 2월이 벌써 반 이상 지났네요. 좋은 시간 많이 가지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cyrus 2019-02-18 16: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몇 년 전부터 느꼈던 건데, 저는 글을 잘 쓰든 못 쓰든 신경 쓰지 않고, 제가 쓰고 싶은 대로 쓰려고 해요. ^^

페크pek0501 2019-02-18 22:17   좋아요 0 | URL
아, 좋은 생각입니다.
발전을 지향하기보다 즐거움을 지향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만든 폴더 하나가 맘대로글, 입니다. 그야말로 맘대로 써 보자, 는 뜻에서요.
항상 제가 저에게 하는 주문이 있죠. 어깨에 힘을 좀 빼. ㅋㅋㅋ
굿밤 되세요.



stella.K 2019-02-18 16: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글을 잘 쓰면 소원이 없겠어요.
글 잘 써서 까까 사 먹어야 하는데...ㅠ

페크pek0501 2019-02-18 22:20   좋아요 2 | URL
스텔라 님이 까까 사 먹을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하긴 저도 아직까지 떡볶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서 딸과 함께 분식점을 다닐 때도 있어요. ㅋ

그런데 책까지 내신 분이 책도 안 내 본 저에게 하실 말씀은 아닌 걸로 아옵니다.
굿밤 되시길... 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