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쉬움 : 떠나고 나면 아쉬워져서 이런 말이 생겨났지. 그러니까 있을 때 잘해야 되는 거야, 라는 말.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었어.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가을이 되고 나니 알겠더라고. 여름이 가고 나니 아쉽다는 것을. 특히 올해 여름은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써야 해서 더 덥고 더 힘들었기에 여름을 좋아할 수 없었네. 여행지에서도 즐기지 못한 여름이었네. 코로나19로 여행을 갈 수도 없었으니. 우리가 힘들어하는 사이에 여름은 자취를 감춰 버렸네. 가을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서. 퇴장은 아쉬움을 남기는 법.

 

 

 

 

 

2. 인생 : “인생은 자신을 발견하는 작업이 아니라, 자신을 창조하는 작업이다.”라고 말한 사람은 ‘버나드 쇼’였어. 그런데 자신이 무엇을 잘 창조할 수 있는지 모를 땐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조금밖에 발휘하지 못하고 죽는다는군. 자기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연마하기 위해 노력할 수가 있는 건데 도통 알 수가 없으니. 그래서 그런 일도 있었네. 우연히 친구 따라 도자기를 만드는 걸 배우는 수업을 수강하게 된 사람이 자기가 그 일에 취미도 있고 소질도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야. 진작 알았다면 ‘도자기 공예가’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이미 그때 그의 나이가 육십 대 중반이었던 거야. 안타까운 일이지.

 

 

 

 

 

3. 상황 :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이 소설이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되고 나면 그를 이해하기가 쉬워지지. 그의 상황을 잘 알게 되기 때문이야.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악을 행하게 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었다는 걸 이해하는 순간 주인공에 대한 연민이 생길 수도 있어. 악의 뿌리는 인간에게 있기보다 상황에 있다는 것을 어느 경우에나 적용할 순 없지만 오십 프로 이상은 그렇다고 봐. 다시 말해 열 명의 범죄가가 있다면 그중 오 명 이상은 그가 처한 상황이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만들었다고 봐. 슬픈 얘기지.

 

 

 

 

 

4. 나쁜 일 : 나쁜 일이 끝나면 하나 끝냈다고 느껴지더군. 인생이란 건 나쁜 일과 좋은 일이 적당히 섞여 있다고 믿기 때문이네. 좋은 일만 있는 사람이 없고, 나쁜 일만 있는 사람이 없단 뜻이야. 나쁜 일이 있으면 언젠가는 그것을 상쇄해 줄 만한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으면 나쁜 일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5. 지혜 : 무엇이 정의로운 건지, 무엇이 최선인 건지 헷갈릴 때가 있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것 같기 때문이야. 현명한 판단이란 건 아예 없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 시간의 흐름이 다른 정답을 내놓게 만들기도 하지. 잘 모르겠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오히려 지혜라고 여겨져.

 

 

 

 

 

6. 행복 : 현재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우리는 모두 행복해질까? 난 아닐 거라고 봐. 인간이란 늘 걱정을 달고 사는 존재라서 말이야. 코로나19가 없었어도 우리는 뭔가 고민하고 걱정하며 살고 있을 거란 말이지. 아이 성적 때문에, 만나 주지 않는 이성 때문에, 결혼하지 못한 과년한 자식 때문에,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못한 자식 때문에, 부족한 생활비 때문에, 승진에 실패한 남편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부모 때문에 등등... 각자 걱정 한 보따리씩 짊어지고 살고 있을 거야.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코로나19만큼 심각한 걱정은 없는 것 같아. 그런 걱정들이 코로나19에 비하면 아주 작아 보여서. 

 

 

 

 

 

7. 자랑 : 자신만 잘 살면 되는 게 아니고, 다 같이 잘 살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라고 생각해. 맘놓고 자랑을 할 수 있는 현실이 자신에게도 좋기 때문인 것. 남의 불행 앞에서 내 자랑을 할 순 없잖아. 

 

 

 


 
8. 날씨 : 오늘 날씨가 참 좋은 것 같아. 코로나19를 모르고 태평하게 잠든 아이 같은 날씨야. 날씨만이 우리를 돕고 있는 것 같네.

 

 

 

 

 

9. 감염증 사태 : 여기까지 독백을 하고 나니 코로나19, 라는 말을 무려 일곱 번이나 썼다는 걸 발견했네. 이는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살 수 없는 시대를 내가 살고 있음을 의미해.

 

 

 

 

.......................아홉 개의 독백을 마치고

 

 

 

 

이번엔 책 얘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에 살게 되면서 그나마 내게 위로가 되는 책들이 있다는 게 다행이라 여긴다. 책을 주문할 때마다 기쁘고, 책이 든 상자가 배달될 때마다 기쁘고, 책 속에서 밑줄을 긋고 싶은 글을 만날 때마다 기쁘다. 책마저 없었다면 지금의 세상을 사는 게 더 힘들었으리라.  

 


 
10. <프레임>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른 경우가 있다. 질문하는 방식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걸 다음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세실이 랍비에게 가서 물었다.
“선생님,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정색을 하며 대답하기를) 형제여, 그건 절대 안 되네. 기도는 신과 나누는 엄숙한 대화인데 그럴 순 없지.”
세실로부터 랍비의 답을 들은 모리스가 말했다.
“그건 자네가 질문을 잘못했기 때문이야. 내가 가서 다시 여쭤보겠네.”
이번에는 모리스가 랍비에게 물었다.
“선생님,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형제여, 기도에는 때와 장소가 필요없다네. 담배를 피는 중에도 기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
미국에서 널리 회자되는 유머 중 하나다. 위의 경우처럼 동일한 행동도 어떻게 프레임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삶에서 얻어내는 결과물이 결정적으로 달라진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프레임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최인철, <프레임>, 69~70쪽. 

 

 

 

 

 

11.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하루키의 책을 그만 사려고 신간이 나와도 구매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 책만은 구매의 유혹을 물리칠 수 없었다. 하루키는 매일 정해진 새벽 시간에 정해진 시간만큼 꾸준히 글을 쓰는 작가라고 알고 있다. 또한 그의 문체가 매력적이어서 좋아하는 독자가 많다고 알고 있다.


 
나카무라 구니오가 쓴 이 책은 다음 두 가지로 나눠져 있다.


 
제1장 33가지 작법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읽기
제2장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의 힘

 

 

 

 

 

 

 

 

 

 

 

 

 

 

 

 

 


『첫 문장에는 역시 벼락을 맞은 것 같이 임팩트가 강한 말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때는 다음과 같은 작전이 효과적이다.

 

➀ 자극적이고 강한 단어를 배치한다.
➁ 독자에게 갑자기 수수께끼를 낸다.
➂ 짧지만 임팩트가 있는 철학적인 말로 혼란스럽게 만든다.』
- 나카무라 구니오,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107쪽.

 

 

하루키는 첫 문장을 꽤 에둘러서 표현하여 독특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완벽한 문장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아.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것은 아주 유명한 ‘첫 문장’이다. 《1973년의 핀볼》 역시 “알지 못하는 땅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을 병적으로 좋아했다.”라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처럼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 철학적인 문장은 첫 문장 이외에도 등장한다. 하루키는 이야기에서 ‘중요한 말’을 철학이나 문학에서 인용해서 자연스럽게 등장인물의 대화나 말에 녹여낸다.』
- 나카무라 구니오,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108쪽.

 

 

배울 게 많아 만족스러운 책이다.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12. <사람, 장소, 환대>

 

독자에게 충격을 주는 책은 좋은 책 중 하나다. <사람, 장소, 환대>를 읽다 보면 읽기를 멈추고 생각에 빠지게 하는 충격적인 내용을 여러 번 만나게 된다. 이 책에 따르면 학교 내 괴롭힘은 갈등의 문제가 아니라 경멸의 문제라고 한다. 그러니 애초에 풀어야 할 갈등 따위는 있지도 않다는 것.

 

 

 

 

 

 

 

 

 

 

 

 

 

 

 

 

 


『교실 내의 위계는 사회의 위계를 닮았다. 가진 게 많은 아이들, 지배 문화의 요구에 가장 잘 부응하는 아이들이 꼭대기에 있고, ‘자본’이 가장 부족한 아이들이 밑바닥에 있다. 위에 있는 아이들은 아래 있는 아이들을 괴롭힌다. 별다른 이유 없이, ‘장난삼아’ 그래도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관계를 지배하는 감정은 경멸이다. 학교는 겉으로는 존중을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경멸을 가르친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모욕하고, 가난한 아이들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힘센 어른은 힘없는 아이들을 막 대해도 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면서 말이다. 그래서 겉치레로 하는 말과 진짜 메시지를 구별할 만큼 영리해진 아이들은 자기보다 못한 아이를 경멸함으로써 학교의 가르침을 실천한다. 마치 어른들이 입 밖에 내고 싶어 하지 않는 사회의 진실을 아이들이 연극의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166~167쪽.

 

 

신분과 학교 폭력의 연관성에 대한 저자의 고찰은 우리가 놓치기 쉬운 것을 짚어줌으로써 우리 사회가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하는지를 환기하도록 만든다. 

 

 

 

 

   

13. <코로나 이후의 세계>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자세 못지않게 중요한 게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어떻게 될지 아는 일일 것이다. 갑자기 출현한 코로나19는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갖게 했다.

 

 

코로나와 관련한 여러 책들이 있는데 내가 관심을 갖고 구매한 책은 제이슨 솅커의 <코로나 이후의 세계>다. 이 책은 지난 5월 말에 출간되었는데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이 책의 내용은 아직도 유효하다.

 

 

 

 

 

 

 

 

 

 

 

 

 

 

 

 

 

 

『여행에 코로나19가 미치는 또 한 가지 커다란 영향이 있다. 코로나19의 경험으로 일부 사람들은 비즈니스 출장 자체를 피하고자 직업을 완전히 바꾸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여행이 강제적으로 축소되면서 비즈니스 여행객들은 앞으로 여행하지 않아도 되는 커리어, 직업, 삶으로 조정해 갈 수 있는 것이다.』
- 제이슨 솅커, <코로나 이후의 세계>, 163쪽.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재택근무와 원격 근무가 늘어날 것이고 이전처럼 면대면의 회의 대신 원격 콘퍼런스와 원격 회의가 증가할 것이다.』
- 제이슨 솅커, <코로나 이후의 세계>, 163쪽.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금융 예측가이자 미래학자다. 같은 저자의 책 <코로나 이후 불황을 이기는 커리어 전략>이란 책도 나와 있는데 ‘세계 1위 미래학자의 코로나 위기 대응책’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두 권 다 일독하면 유익할 것 같다.

 

 

 

 

 

14. <완벽에 대한 반론>

 

이 책은 저자가 하버드대학교에서 ‘윤리학과 생명공학, 그리고 인간 본성의 미래’라는 강의를 개설하여 강의했던 내용을 정리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생명 공학과 유전자 조작에 대해 비판하는 저자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쟁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우리 자신과 자녀를 유전적으로 설계하는 것은 자유를 행사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의 본성에 맞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신 세상에 맞추기 위해 우리의 본성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사실 우리의 힘과 자율권을 잃어버리는 행동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세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숙고하기 힘들어지며, 정치적 · 사회적 개선을 향한 충동도 무뎌진다.』
- 마이클 샌델, <완벽에 대한 반론>123~124쪽.

 

 

 

 

 

15. <피은경의 톡톡 칼럼>

 

소수의 사람들만이 성공할 수 있는 현실에서 사회적 성공에만 최고의 가치를 두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각자 행복을 찾으며 살고 그것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인간의 우열을 가리는 데 초점을 둔 세상이 아니라 다양성이 인정되는 세상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성공’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내놓은 다음 글을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 난 성공에 대하여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았다. 성공은 다른 실패를 낳을 수 있다고 말이다. 성공을 위해 무언가에 몰두함으로써 놓치는 게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기혼자인 한 여성이나 남성이 어느 분야에서 명성을 얻을 정도로 자기 꿈을 이루었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다른 문제가 최소한 하나쯤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가령 배우자와 함께할 시간도, 자녀와 함께할 시간도 모두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에 바쳤을 테니. 즉 목표를 달성하려고 혼자서 애써 노력하는 시간들 속에는 가족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본인은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었을지 몰라도 본인이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동안 배우자와 자녀는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과장해서 말하면 그의 가정은 실패한 가정이다.』
- 피은경, <피은경의 톡톡 칼럼>, 149~150쪽.

 

 

성공과 행복은 동의어가 아니다. 성공과 행복 중에 무엇이 중요한가? 난 성공보다 행복이 중요하다.

 

 

『짐작하건대 세상 이치를 꿰뚫을 만큼 높은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성공과 실패가 헷갈리고 행복과 불행이 헷갈릴 듯싶다. 왜냐하면 커 보였던 성공과 실패의 격차가, 커 보였던 행복과 불행의 격차가 좁혀져서 나중엔 성공과 실패의 경계선이, 행복과 불행의 경계선이 희미해져 보이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
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이 있다. 성공한 삶과 행복한 삶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성공과 행복은 동의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성공할수록 다른 실패가 생기고, 성공할수록 외로워져서 행복과 멀어질지 모른다.』
- 피은경, <피은경의 톡톡 칼럼>, 150쪽.

 

 

성공만이 행복의 열쇠를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 이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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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10-08 2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성공과 행복은 동의어가 아니고, 성공하고 행복한 상태 지속이란 더 난이도가 있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둘 중 하나만 고르고 싶지는 않아요. 둘 다 사람 사는데는 필요하거든요.
성취감도 안정감도, 소소한 것도, 커다란 것도 다양하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확행보다는 확행이 더 좋지만, 매일 매일 소확행 잘 찾고 싶어요.
페크님, 즐거운 한글날 공휴일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0-09 14:09   좋아요 2 | URL
성공과 행복을 둘 다 가지면 가장 좋겠지요. 그런데 제 생각엔 어려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사회적으로 성공한 정치인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잖아요. 국민들에게 욕이나 먹고 있어요. ㅋ 저 같으면 스트레스 만당으로 잠을 못 잘 것 같네요. 자기 이름이 매일 뉴스에서 불명예스럽게 나온다고 생각해 보면...

또 제가 주부로 살다 보니 저의 성공만을 향해 달리다간 화목한 가정이 될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이에요. 성공에 대한 욕심을 내려 놓고 가족에게 할애해야 할 것들이 있더라고요.ㅋㅋ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에요. 다 잘하는 사람도 있겠죠.

서니데이 님도 휴일을 즐겁게 즐겁게~~~

라로 2020-10-09 07: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 책 전자책 알림 신청했어요. 전자책으로 나오면 사서 읽으려고요. 그러니 저자께서도 좀 힘을 실어주세요. 독자들이 전자책을 원한다고요. ^^;

페크pek0501 2020-10-09 14:11   좋아요 1 | URL
아, 라로 님. 멀리 외국에서 사시니 종이책 배달료도 비싸고 전자책이 편하겠네요.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저도 전자책으로 나온다면 좋겠어요. 홍보 효과도 있을 것 같네요. 전자책을 구매하기 위해 이 책 저 책 찾아보다가 제 책이 눈에 띄는 경우도 있을 테니까요.

제 책에 관심 가져 주셔서 진심, 진심, 감사합니다. 그리고 황송합니다. ^^

희선 2020-10-10 0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19 참 길어졌네요 한국은 확진자 늘었다 줄었다 하고... 다른 나라보다 덜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조심해야죠 빨리 사라지면 좋겠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게 아니었다 해도 여러 가지 걱정을 하고 살았겠지요 살아서 그런 건가 해야 할지도... 더 안 좋아지지 않기를 바라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그걸 해쳐나가야 하잖아요

어제도 날씨 좋았을 듯하네요 페크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0-11 11:16   좋아요 1 | URL
정말 코로나가 이렇게 길 줄 몰랐어요. 세상은 반전의 연속이에요. 예상대로 되지 않아요. 사는 동안 걱정은 끊임없이 생길 것 같아요. 언제 걱정이 끝나는가 하면 세상을 하직할 때요. 그때 걱정 없는, 영원한 잠 속으로 들어가겠지요.

요즘 걷기 좋은 날씨예요. 나가기가 싫지 막상 나가면 잘 나왔다 싶죠.
잠시라도 코로나를 잊고 좋은 가을 날씨만이라도 만끽하자고요. 날씨만 좋은 가을입니다. 오늘 휴일 잘 보내시고요... 굿 데이~~

2020-10-10 1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1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20-10-15 0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행복과 성공의 밸런스가 맞는 지점까지의 성공이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ㅎㅎㅎ 이상한 표현이지만 일만 하고 살 수는 없고, 돈이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행복을 믿는 나이는 지났거든요. 딱 감당이 되는 정도에서의 풍족함, 미래계획, 행복, 건강, 가족/가정의 평화를 지향하며 살고 있어요.ㅎ

페크pek0501 2020-10-16 00:19   좋아요 1 | URL
현명한 생각이십니다. 성공에만 치우치면 행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갖게 되었어요. 또 부와 권력이 있다고 해서 행복이 자동으로 따르지만도 않고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따른다면 좋을 것 같은데 이거 쉽지 않죠.

저는 오늘 많이 걸었어요. 어제 나가지 못한 몫까지 걷고 들어왔답니다.
운동과 일. 이 두 가지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에 마음을 쓰고 살기로 했어요.
꾸준한 운동... 뒤따라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제가 궁금한 게 있어 몇 자 적습니다.

 

새 글이 없는데 제 서재에 갑자기 방문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 서재의 ‘방문자 통계’에 따르면 어제와 그저께의 하루 방문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2020/10/04 (일) : 506명.
2020/10/03 (토) : 768명.

 

가끔 생기는 일인데 그럴 때마다 궁금합니다.

 

방문자가 갑자기 많아지는 이유를 아시는 분은 댓글로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비댓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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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5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05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0-10-05 18: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조회수 매일 한 자리입니다.
예전에 세 자리 수도 많았는데...ㅠ
대신 코로나 확진자 한 자리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ㅎㅎ

2020-10-06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0-10-05 19: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뉴스레터 같은거 메일수신 동의자들한테 보내는데 그때 페크님 포스팅이 있으면 방문자수가 많아지는것 같아요. 저도 호기심에 뉴스레터에서 보여주는 포스팅글을 클릭할때가 있거든요.

2020-10-06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10-05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도 추석연휴 잘 보내셨나요.
연휴에 페크님의 서재에 오신 분이 평소보다 많았나요.
오늘도 적은 숫자는 아닌 것 같은데요.
좋은 분들 많이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0-06 14:37   좋아요 2 | URL
예. 부침개 만들어서 맛있게 먹고 좋은 날씨를 만끽하기 위해 걷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어떤 이유가 있어서 방문자가 갑자기 몰리는 현상이 있나 본데, 그 이유가 궁금해서요.

서니데이 님도 편안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요.
빨리 단풍이 들어 거리 풍경이 더 아름다운 가을이 되면 좋겠어요. ^^
 

 

 


 


  『이 세상의 헛됨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그들 자신이 참으로 헛되다.』 이는 파스칼의 <팡세>에 있는 문구다.  

 


  세상의 헛됨을 깨달아 봤자 결과는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사소한 일에서조차 그 일이 자기 일이 되고 보면 그 순간엔 진지해지는 법이니까. 또 삶의 덧없음을 안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훗날 죽음 앞에서 모든 게 허망함을 깨닫게 된다는 걸 지금 알고 있다고 해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사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을 뿐이다. 

 


  아쉽게도 정말 아쉽게도 이번 삶은 만족스럽지 않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무엇보다 이십 대에 치열하게 노력하지 못했다는 게 큰 잘못이다. 인생 전체의 그림을 그려 볼 줄 몰랐으므로 계획도 목표도 없이 살았다. 평범하게 대학에 다녔고 평범하게 직장에 다녔고 이뤄 놓은 것 없이 결혼을 했다. 그렇게 살면 되는 줄 알았다. 

 


  아이 둘을 낳았고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야 새벽밥을 먹이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어졌다. 드디어 육아로부터의 해방인 셈이다. 그러나 이때 이미 내 나이가 많음과 체력이 저하됨을 느꼈다. 도전하고 싶은 게 있어도 뭘 시작하기에 늦어 버렸다는 걸 잘 알게 되는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서글픈 일이다.

 

 
  새로운 도전은 접어 두고 계속해서 글쓰기를 한다면 지금부터 열심히 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나 될까? 아마 십 년 정도가 남았으리라. 그동안 십 년이 얼마나 빨리 가는지 경험했으니 앞으로 십 년도 후딱 가겠지. 특출한 재능 하나 갖고 싶었는데 재능을 키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인생이 너무 짧다. 짧아서 헛되다.(4.3매)

 

 

 

 

 

 

 

 

 

 

 

 

 

 

 

 

 

 

 

 

 

 

 

 

 

 


.................................
2020년 7월 14일 화요일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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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7-14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엔 늘 늦은 것 같아요.
몇 년 지나서 생각하면 그 떄는 늦은 것이 아닌데도요.
계속 하고 싶은 일들은 생길 것 같아요.
새로운 것들이 더 많아지니까요.
날씨가 좋은 날의 사진이네요. 하늘도 나무도 시원해보여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편안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7-14 22:10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젊은 시절엔 별로 하고 싶은 게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모양이에요. 지금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거예요. 그림도 그리고 싶고 사진도 배우고 싶고 무용은 무용대로 계속해야 되고 드럼을 배우고 싶기도 하답니다. 그런데 무엇 하나 잡고 시작하려고 해도 이젠 늦었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드럼만 해도 팔의 힘이 없어 못 배우겠어요. ㅋㅋ
십 년만 젊어도 좋겠다 싶어요. 저 웃기죠?
몸만 나이 먹고 마음은 나이를 먹지 않나 봅니다. 철없는 페크입니당~~.ㅋ

윗글은 제가 요즘 깊이 느끼는 걸 그대로 썼어요. 댓글 고맙고요, 굿밤 보내세요.^^

희선 2020-07-15 0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은 미국 사람이 좋아하는 화가 모지스는 나이 많이 먹고 그림 시작했어요 그때는 관절염 때문에 수를 놓지 못해서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 좋아했는데, 살다보니 그런 거 못하다가 나중에 했더군요 그런 분 보면 대단합니다 오늘이 가장 젊은 때다는 말도 있잖아요

성경에도 헛되도다 헛되도다 하는 말이 있다던데, 그게 어디에 있는 건지 모르겠군요 삶이 짧기는 하죠 그렇기에 그걸 잘 살아보려 하지 않나 싶어요 열심히는 아니고 즐겁게.. 이 말 빼놓지 않는군요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많이 힘내면 힘들어서... 제가 이렇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7-15 11:20   좋아요 1 | URL
맞아요. 늦게 시작해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죠. 아마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을 것 같아요. 또는 열심히 했든지.
예. 오늘이 가장 젊은 때입니다. ㅋ
성경에도 헛되도다, 라는 말이 있군요.
즐겁게 행복하게 살고자 신세 한탄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ㅋ
젊게 삽시다. 고맙습니다.

hnine 2020-07-15 0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고 싶은게 이렇게 많으시니 아직 젊으십니다 ^^
완벽한 수준까지 가야겠다는 마음만 놓는다면 시도해보실 수 있지 않을까요?
솔직하게 쓰신 글 읽으며 많이 공감했습니다.

페크pek0501 2020-07-15 11:25   좋아요 0 | URL
제가 마음은 늙지 않았나 봐요. 꿈 많은 소녀, 아니고 꿈 많은 아줌마예요.ㅋ
취미로는 이것저것 배울 수 있겠지만 저는 한 분야의 프로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갑자기 요즘 들어요. 이상한 일이에요. 저에겐 야망이 없는 줄 알았거든요. 이제
나이 들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더 하고 싶은 건지...
예를들면 사진을 배운다면 개인 전시회까지 열고 싶은 거예요. ㅋ 그런데 알아 보니 야외에서 집합하여 사진을 찍으면서 배운다고 합니다. 멀리 가는 경우도 있는 모양인데 이젠 어디 다니는 게 힘들더군요. 걷는 것만 자신 있고 멀리 차 타고 다니는 건 젊은 때 해야 할 것 같아요.
나이 님이 공감하셨다니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가족 앨범을 보다가 아이들의 어릴 적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성인이 된 아이들이 이렇게 조그마한 때가 있었다니. 그때로 돌아가 작고 귀여운 애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육아에 전념하며 고단하게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아이들이 잠자는 밤이 되는 게 좋았었다. 내가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빨리 커서 내가 자유로울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살았다.  

 


  둘째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나이에 있었던 일이다. 밤에 잠을 안 자고 자꾸 말을 시켜서 그만 자라는 뜻으로 내가 “안녕 잘자.”라는 말로 말하기를 끝내려고 하자 아이가 화가 난 말투로 대답했다. “안녕은 개뿔.”이라고. 그 당시 ‘개뿔’이란 말이 유행이어서 아이가 티브이를 통해 들었나 보다. 그러고 나서 마음을 고쳐먹었는지 “엄마 내 꿈 꿔.” 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난 “응.”이라고 대답은 했지만 맘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었다. '하루 종일 너한테 시달리느라 피로한데 꿈속에서 또 만나자고? 싫다 싫어.'

 

 

  엄마밖에 모르던 아이였다. 나와 함께 있는 걸 가장 좋아하고 나와 떨어져 있는 걸 가장 싫어했던 그때. 지금 생각하면 그리운 시간이다. 타임머신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과거로 돌아가 그 시간 속에 있는 경험을 하고 싶다.

 


  그리운 날들을 돌아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땐 행복한 줄 몰랐다는 점이다. 지나고 나서야 그게 행복임을 알게 된다.(3.7매)

 

 

 

 

 

 

 

...................................

싱거운 글 하나 썼습니다.
속 시원히 말해 주지 않는 답답한 사람처럼 속 시원히 비가 내리지 않는 장마철 2020년 7월 7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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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7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07 2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07 1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07 2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07-07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많이 웃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어요.
페크님, 시원하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7-07 23:05   좋아요 1 | URL
저도 안녕은 개뿔, 이란 표현이 재밌어서 그 당시 친구들에게 많이 얘기해 줬어요.

서니데이 님도 시원한 밤, 잘 주무세요. 어젯밤엔 잘 때 추웠어요.
감사합니다.

잘잘라 2020-07-07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싱겁지 않습니다. 아주 상큼해서 생긋 웃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0-07-07 23:09   좋아요 0 | URL
싱겁지 않아 다행입니다. ㅋ 화요 단상을 쓰려고 계획했는데 아무래도 매주 화요일마다 글을 올릴 자신이 없어서 그냥 페크의 단상, 이라고 했죠. 화요일마다 쓴 게 3회째네요. 과연 계속 쓸 수 있을지 저도 궁금합니다. 제 능력을 실험 중입니다.ㅋ

이 글은 쓰고 보니 너무 시시해서 올리지 말까, 하다가 다른 글감은 생각나지 않고 외출은 해야 하고 화요일이라서 그냥 올렸답니다. 상큼하단 표현은 과찬~~!!
감사합니다. 응원으로 알겠습니다.


moonnight 2020-07-07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큰 조카아이가 과묵한 중학생이 되고보니, 왜? 왜 그런 거야? 고모 나 봐봐 이거 같이 하자 하며 재잘재잘 시끄럽게 굴던 때가 너무너무 그리워요ㅜㅜ 그 때 내가 더 잘 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도 크고ㅠㅠ 너무 빨리 자라지 말라고 부탁했건만-_-;;
고모도 이런데 엄마 맘은 어떠시겠어요. 토닥토닥 ㅠㅠ;

페크pek0501 2020-07-07 23:13   좋아요 0 | URL
조카는 정말 예쁘죠. 어쩌면 친자식보다 더 예쁘다고 느낄 수 있어요. 자식은 늘 옆에 끼고 있어야 해서 예쁘고 귀엽다는 생각보다 힘들다고 느끼며 키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진을 보니 정말 작고 귀엽더라고요. 그 시절로 돌아가 놀아 주고 싶은 거예요. 이젠 키가 훌쩍 커져서 저보다 더 커요.
아이는 정말 빨리 커요. 무럭무럭 자라요. 그런 거 보면 우리 어른이 늙지 않는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댓글 감사합니다.

희선 2020-07-07 2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일은 그때 잘 모르고 시간이 흐르고 그때가 좋았다 하기도 하죠 아니 사람은 다 아주 안 좋은 일 빼고 지난 일은 다 좋게 느끼는 듯도 합니다 그걸 생각하고 지금 좋은 걸 느끼자고 하기도 하지만, 그게 마음먹은대로 안 되기도 합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할 일이 있는 것도 좋은 거죠


희선

페크pek0501 2020-07-08 21:25   좋아요 1 | URL
그래서 시간이 마술을 부린다고 하지요. 시간이 지나고 나면 과거의 일이 다 좋게 여겨지고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서요.

요즘 책에 많이 등장하는 문구 중 하나가 ‘지금, 여기에 충실해라‘ 인 것 같아요. 현재가 가장 중요하고 자신이 있는 여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거죠. 나중에 그때가 좋았는데 하지 말자는 뜻도 될 듯하네요.

밤 공기는 시원해서 아직 견딜 만한 여름입니다. 좋은 여름날이 되시길 빌어요.
고맙고요...

서니데이 2020-07-11 1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는 오지 않는데 흐리고 눅눅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토요일 저녁시간이 되었어요.
더운 저녁 시원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저녁 맛있게 드시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7-13 13:47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 님, 오늘은 비가 온답니다. 지금도...
어젠 비가 조금씩 내려 우산을 쓰고 두 시간 가량 걸었어요.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듣기 좋았어요. 걷다 보니 한강이 나오더라고요. 한강을 눈에 실컷 담고 다시 걸어 돌아왔어요. 덥지 않아 비 오는 날 걷는 게 더 낫더라고요. 폭우라면 곤란하겠지만...

뜨거운 커피가 당기는 날이에요. 커피 한 잔 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대구에 사는 친구 둘이 케이티엑스를 타고 서울에 오는 날이 있다. 나처럼 서울에 사는 친구가 있어 우리 둘은 마중을 나가기로 해서 그날 넷이 함께 오전 11시에 서울역에서 만난다. 6개월에 한 번쯤 만나기에 반갑기 그지없어 서로들 얼굴을 보자마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우선 음식점으로 이동하여 점심을 먹고 나서 서울 구경을 하는 게 이날 스케줄이다. 저녁 때 친구 둘이 대구에 돌아가야 해서 마음이 바쁘다. 

 


  어느 봄날 넷이서 남산 케이블카를 타 보았다. 너무 오랜만에 타는 거라서 그런지 처음 타는 것처럼 발아래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꽃들과 나무들을 내려다보며 나는 감탄하였다. 한편으론 케이블카가 공중에서 고장이라도 나서 멈춰 버릴까 봐 무섭기도 했다.

 

 

  어느 가을날 한강 유람선을 타 보기도 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며 보기만 했던 유람선을 실제로 타 보니, 마치 소풍을 온 학생처럼 마음이 들떠 배가 출발하자 나도 모르게 "어머 어머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하고 호들갑을 떨었다. 내가 왜 그동안 이런 걸 타 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이 났다. 

 


  또 과천 대공원에 가서 동물원 구경을 했고, 큰 호수 위 높은 곳에서 리프트를 탈 때는 넷 다 고소 공포증이라도 생겼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몸자세를 고치면 호수에 빠질 것만 같아 얼마나 긴장한 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던지 리프트에서 내릴 땐 안도의 한숨이 다 나왔다. 모두들 입을 모아 리프트를 타고 있는 동안 밑으로 추락해 물속에 빠지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다는 솔직한 고백에 우린 웃음보가 터져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여기저기 다니면서 내가 대구에 사는 친구들에게 서울 구경을 시켜 준다고만 여겼다. 서울에 사는 친구와 내가 대구 친구들이 고마워할 일을 해 주었다고만 여겼다. 최근에야 깨달았다. 그 친구들 덕분에 내가 서울 구경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음을.  

 


  서울에 살다 보면 서울을 구경하러 다니게 되지 않는다. 애들이 어릴 땐 애들을 데리고 다니는 재미로 남편과 여기저기 다니기도 했지만 애들이 크고 나니 그런 외출을 하게 되지 않았다. 또 서울 친구들끼리만 만나면 한곳에서 만나 점심을 사 먹고 차를 마시고 헤어질 뿐이어서 어디 구경을 다니지 않는다. 

 


  “대구 친구들아, 너희들이 서울에 오지 않았으면 내가 서울 구경을 다닐 기회가 없단다. 내가 20여 년 만에 케이블카도 타고 20여 년 만에 유람선도 타고 즐거웠던 것은 다 너희들 덕분이야. 그러니 내가 너희들에게 베푼 게 아니라 너희가 나에게 베푼 거야. 먼 서울까지 와 줘서 정말 고마워.”

 


  깨달음은 늦을 때가 많다. 그래도 늦게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다. 나만 상대에게 베풀었다는 생각은 인간관계에서 심각한 해가 될 수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7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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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0-06-30 2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로가 서로에게 고마운 관계네요. 부럽습니다. 6개월에 한번씩 먼 곳에 있던 친구를 만나는 페크님.

그러고보니 서울에 산지 거의 20년인데, 남산 케이블카도, 한강 유람선도, 과천 대공원도 한번도 안 가봤네요. 저는 고향 부산에서 놀러올 친구조차 없어서 그렇게 놀러다닐 일이 없을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0-07-01 14:03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도 그러셨군요. 저도 그 친구들 아니었다면 서울에서 놀러 다닐 생각을 못했을 거예요. 애들이 크고 나니 멀리 강원도나 제주도 같은 곳으로 놀러 가게 되고 아니면 외국 여행 가자고 조르니, 뭐 케이블카 타러 가자고 할 수도 없고... ㅋ

그런데 저처럼 먼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당일 단거리로 놀러 가는 게 좋더라고요.
케이블카와 유람선을 추천합니다. 동심의 세계로 가 보는 경험, 괜찮습니다.



파이버 2020-06-30 2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른이 되고나서 직장때문에 낯선 곳에 자리 잡았는데, 정말 친구 아니면 관광할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휴일이면 침대에 번데기처럼 붙어만 있었죠... 친구들이 놀러오든, 제가 놀러가든 지역관광 시켜주는 것을 한번도 반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페크님의 글을 읽고 머리가 띵 했습니다... 언젠가 친구들이 또 놀러오면 꼭 좋은 한끼 대접해야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0-07-01 14:06   좋아요 1 | URL
머리가 띵 하셨다니 파이버 님의 댓글에 힘이 나는군요. 으싸으싸...ㅋ
인간은 언제나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데 익숙해서 저 역시 제가 베풀었다는 생각만 했답니다. 차비 들여서 멀리서 와 주는 것도 상당히 베품인데 말이죠.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서니데이 2020-06-30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까운 곳에 있으면 가깝다는 이유로 잘 가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언제나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거나 아니면 특별한 느낌이 들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친구분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는 것 그리고 깨달음에 대한 내용도 읽으면서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페크님 편안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0-07-01 14:08   좋아요 1 | URL
맞아요. 가까워서 언제나 갈 수 있단 생각에 소홀하게 되지요.
따뜻한 느낌이 드셨다니 좋네요. 다행스럽고요. ㅋ
서니데이 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저는 곧 친정에 놀러갑니다. 걸어서 가야죠.
오늘은 걸어도 많이 덥지 않을 날씨네요. 이럴 때 왕창 걸어야겠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테레사 2020-07-01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훈훈...따뜻...같이 생을 살아내는 동시대의 동료....뭐 그런...분이 있는 페크님은 복을 많이 지으신 분 같아요.

페크pek0501 2020-07-01 14:10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복을 이제부터 지으려는 사람입니다.
사실 함께 똑같이 늙어간다는 것만으로도 친구들의 존재가 참 고마운 존재인데
표현을 많이 못하고 사는 것 같아요.
새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테레사 님, 댓글 고맙습니다.

cyrus 2020-07-01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군요. 대학생 때 서울에 당일로 놀러간 적이 많았어요. 그래서 서울행 기차 첫 차를 타고, 대구행 기차 막차를 타고 돌아왔어요.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서울 전체를 혼자서 돌아다니고 싶어요. ^^

페크pek0501 2020-07-01 14:13   좋아요 0 | URL
오랜만의 출현이십니다. 알라딘에 한 달만인가요? 새 글이 없길래 열독하시나 보다 했습니다.
딸애 친구들 중에 서울에 와서 하루종일 혼자 놀다가 잠만 우리집에서 자고 갔던 친구가 있었어요. 혼자 놀러 다니기도 재밌다고 합니다.
즐거운 여름을 보내기 위해 무얼 해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을 못 갈 것이고 아무래도 책에 빠져 지내야 하겠지요. 걷기나 하면서.
댓글, 감사합니다. 반가웠어요...


cyrus 2020-07-01 17:27   좋아요 1 | URL
요즘 북 카페에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일에 재미 들려서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어요. ^^

페크pek0501 2020-07-02 13:17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저도 카페에 책과 노트를 들고 가 본 적이 있어요.
새로운 기분이 들죠. ㅋ

희선 2020-07-02 0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방에 사는 사람은 서울이 별나고 볼 것이 많다고 느껴도 서울에 사는 사람은 다르겠습니다 이건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습니다 자신이 사는 곳을 잘 다니는 사람 많지 않을 거예요 거의 다른 데서 오고 좋아하지 않을지... 페크 님은 대구에 사는 친구분이 오셔서 케이블카나 유람선을 타셨군요 친구와 함께여서 더 즐거웠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07-02 13:18   좋아요 0 | URL
나이가 들수록 친구가 좋아지더군요. 여럿이 어울려 얘기를 나누다 보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죠. ㅋ

희선 님도 저의 좋은 이웃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