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쇼(1990.12). VIDEO LAND. 

277쪽 

아마도 걸작을 '갈구'하는 비디오매니아라면 극장에서 만나지 못했던 이 작품을 비디오 브라운관으로 꼭 관람해야 할 것이다.  

 - 이상 <1900> 

이 영화 <필사의 도전>은 내용뿐 아니라 스케일, 감동에 있어서도 대작으로 일본비디오판이 2시간 40분인 것에 반해 우리나라에선 원래의 상영시간 3시간 12분이 1,2부로 나뉘어 그대로 출시될 예정이다. 

288쪽 

홍콩영화는 비디오시장에서 '대박'으로 통한다. 이중 <흑전사>는 극장에서 그다지 큰인기를 끌지 못한 작품이지만 작품성이 높아 <영웅본색>이 그랬던 것처럼, 비디오 팬들에게 뒤늦게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  

(중략) 우리영화는 전혀 그림자도 볼 수 없다. 홍콩영화가 9편, 미국영화가 5편, 그리고 대만영화 1편만이 차트를 메우고 있다. 결코 우리영화가 출시되고 있지 않아서는 아니다. 매달 5~10편은 꼭 출시되고 있음에도 비디오팬들에게 외면을 당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영화가 미국영화,홍콩영화만 못해서 인가,아니면 비디오팬들의 이해부족에서인가. 어떠한 이유에서건 비디오 문화마저 외국에게 빼앗기고 있다는 사실은 심히 염려가 된다. 

스크린(1989.12). VIDEO TOTAL. 

230쪽 

벤을 중심으로 마을의 현지주 일가의 애증이 일시에 폭발하는 파란만장한 드라마의 전개는 비디오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길고 뜨거운 여름> 영화 소개 중. 

231쪽 

국내 굴지의 비디오 프로덕션인 대우와 SKC가 만화영화비디오에 뛰어들었다. 그들은 몇몇 군소 프로덕션에서 시도를 해오고, 이른바 '비짜'로 통하는 비디오가 유통되어 왔으나 본격적으로 대메이저가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일부 유흥업소와 호텔 디스코 텍에서 틀어주던 <톰과 제리>가 인기를 얻고 비디오 선택권이 아동들에게 크게 좌우되는 현실에 비추어 그 예상은 오래된 일이다. 

스크린(1989.9). 스크린 9월 취재기자 방담. 

<첩혈쌍웅> 비디오만 세 가지 

참, 주윤발의 <첩혈쌍웅>의 인기가 대단하죠? 극장에 동원되는 관객수도 관객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극장 영화가 많이 잘렸다는 소문이 돌아 비디오를 더 많이 본다는군요. 그런데 아뭏든 어떤 학생들은 완전히 '뿅'갔어요.  

비디오의 자막 번역에 문제가 커요. 보통 존칭과 비칭이 엇갈려 형인지 동생인지 모르고, 홍콩영화의 경우엔 특히 음과 훈히 바뀌고 족보와 이름이 제멋대로죠.<첩혈쌍웅>의 경우에도 비품으로 세 가지가 돌고 있는데, 그 세 가지가 각각 다른 데서 나온 것이라서 이름과 대사가 모두 달라요. 

그런 것은 보통 영화가 나오기 3,4개월 전에 대충 번역을 하는 데서 나온 결과죠. 교회나 절,경찰조직 등 어떤 전문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이 주관적으로 번역하다보면 결과적으로 말도 안되고 웃기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죠.  

로드쇼(1990.6). VIDEO LAND. 

286쪽 

렌탈마켓이 주를 이루었던 우리 비디오 시장이 점차 세일마켓을 개발하여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비디오 샵에서의 대여만을 위주로 제작, 판매되었던 비디오 프로그램을 점차 판매가를 낮추고 '하우트 프로(hOW TO PROGRAM)'을 출시하면서 비디오 샵이 아닌 일반 소비자를 최종 소비자로 겨냥하고 있는 것. 

로드쇼(1991.12). VIDEO LAND.  

282쪽 

1991년 한 해 동안 자그마치 600여편의 정품 비디오프로그램이 비디오샵에 쏟아져 들어왔다. 그중에는 물론 극장 개봉작들이 대다수일뿐만 아니라 개봉을 놓치고만, 혹은 도저히 개봉할 수 없었던 컬트, 졸작들까지 몽땅 몰려들었던 것이다. 우리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영화들을 비디오를 통해서 접할 수 있었을까? 

(중략) 특이할 점은 풍요로운 비디오 소프트웨어로 인해 이전처럼 비품을 선호하는 경향들이 사그라지고 바른 비디오문화의 정착을 엿볼수 있다는 것. 각 비디오샵에서 대여 순위의 특징으로 꼽는 것은 역시 개봉된 작품들이 불티나게 팔리는 비디오로 랭크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략) 극장가에서의 홍콩영화퇴조 현상이 비디오 렌탈 박스에서도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음이 독특하다. 

 로드쇼(1992.8). VIDEO LAND.   

281쪽 

로드쇼는 싸움을 걸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것은 혈흔이 낭자한 격투가 아니라, 네모진 비디오 갑속에 숨어있는 뻔뻔스런 상혼과 걸작모독에 대한 전면적 항의인 것입니다. 구석에서 찾아낸 공포소설의 귀재 스티븐 킹의 호러 무비 올 리스트와 함께, '복원'을 위한 비망록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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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전스의 현실화   
   정준희(June Hee Jung) , 김예란(Yeran Kim)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언론정보연구, 제47권 제1호 2010.2, pp. 5~42(39pages)
   

22쪽 

다중 미디어 조건이 확대된 디지털 컨버전스 상황에서는 개인이 접하고 소비하는 경험의 양과 채널이 엄청나게 증대하기 때문에, 이것을 이야기의 형태로 선별하여 조직할 필요 역시 더욱 커진다. 따라서 인간 개개인은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새로운 미디어 양식에 맞춰 매개하여 다양한 이야기 형태로 재구성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표현하게 된다. 

32쪽 

인터넷의 정서구조에서 행복이란 (선물경제,폐인, 집합지능과 같은 단어들이 내포하듯이)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 항상 관심을 쏟고 그것과 정성스럽게 소통하는 것에 있다. 

33쪽 

네트워크 사회에서 호출은 감시와 통제의 억압적인 권력으로서가 아니라 관심과 에정의 기호로 환영받는다. (중략) 드러내는 즐거움을 엿볼 수 있다. 가령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자발적으로 '보고'하는 행위는, 예컨대 종교적인 '고백'의례와는 분명 차이가 있다. 종교적 고백은 내면을 드러내어 신에게 복속되기를 바라는 진정성을 추구한다면, 트위터의 단문 메시지는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을 향한 자기홍보와 자기전시의 의도를 강하게 품고 있다. 또한 일반적인 대화는 청자가 그 내용을 경청해주고 그로써 발생되는 공유감이 중요한 반면, 트위터에서는 발화하는 자아의 퍼포먼스에 일차적인 중요성이 부여된다. 

34쪽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연결된 다중 미디어를 통해 호출과 홍보 행위가 일상적인 의례로 자리 잡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열정의 대중 정서가 표출된다. 대화 대신 일방적 발언, 진실한 관심 대신 피상적인 호출과 전시, 유일성의 가치 댓신 대량산포와 정규화의 메커니즘, 인간관계의 고유성 대신 익명적 집단화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참여하고 그것을 향유하기 위해 요구되는 원리이다.  

34쪽 

팔로우잉에서는 대중들이 유명인사를 향해 던지는 찬미와 숭배, 그리고 유명인사가 대중들에게 제공하는 보살핌과 관심(의 제스처)을 통해 특정한 형태의 정서적 관계가 성립된다. 존경,애정,야망,순응,구속과 같이 때로 상충되는 도덕적,윤리적 가치들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문화산업적 구조 안에서 생성된다. 소통의 기술적 관계망은 진지함과 평등성을 허용하지만, 그것에서 형성되는 정서적 관계는 가볍고 위계적인 성격을 지닌다. 

   

 

제3의 구술성  
  이동후(Dong-Hoo Lee)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언론정보연구, 제47권 제1호 2010.2, pp. 43~76(35pages)
  
 

44쪽 

싸이월드,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과 같은 사회적 네트워킹 사이트, 개인의 블로그,유튜브와 같은 비디오 공유 사이트,위키 백과와 같은 집단적 정보 제작 사이트, 맞춤형 오디오 파일을 올리거나 다운로드 받아 이용하는 팟캐스팅, 트위터나 미투데이와 같은 마이크로 블로그 등이 활성화되고, 일반 이용자가 단순한 정보 소비자가 아닌 정보 생산 및 공유에 참여하게 된다. 폴 레빈슨(Paul Levinson,2009)은 이와 같은 웹 2.0 시대의 각종 미디어 형태를 "뉴 뉴 미디어(New New Media)"라고 부르며 단순히 정보를 검색하거나 이메일을 주고 받던 기존의 인터넷 커뮤니케이션과 구분을 한다.  

60쪽 

뉴 뉴미디어의 '말'은 기존 미디어의 언어적 표현을 가지고 와서 재매개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말'의 기술로서 뉴 뉴미디어가 기존 미디어와 차이를 갖는 지점은 콘텐츠의 언어 표현 양식 자체보다는, 네트워크로 상호 연결되어 개인적으로 혹은 집단적으로 언어 표현이 만들어지고 전달되고 공유된다는 점일 것이다. 이로 인해 뉴 뉴미디어의 언어적 표현은 구술 담화의 역동성과 개방성, 인쇄된 글의 검색가능성과 영속성, 그리고 제2의 구술성의 동시적이고 광범위한 전파성을 갖게 된다. 

68쪽 

뉴 뉴미디어는 네트워크 연결성과 손쉬운 저작 도구를 통해 이용자가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에 참여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추었고, 따라서 이용자들은 손쉽게 자신의 생각이나 표현을 담은 작은 콘텐츠 조각들을(micro cotents) 을 만들고 유포하며 이를 통해 사회적 교류를 해 나갈 수 있다.  

69쪽  

마이크로블로그의 대화가 동시적 커뮤니케이션의 맥락이나 내 주변의 상황에 보다 의존적인데 반해, 블로그의 게시물은 닫힌 텍스트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독립적이고 자기 의식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70쪽 

마이크로 블로거가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올라오는 수많은 타인의 이야기에 별다른 의식 없이 노출되어 있다가 자신의 주의를 끄는 특정 메시지에 반응한다는 점에서 라디오의 청취양식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듣기 행위가 단순한 청취에서 머물지 않고 대화의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듣기의 대상이나 사회적 교류 과정이 텍스트의 형태로 가시화되어 나를 전시한다는 점에서 마이크로 블로그의 듣기는 보다 혼성적인 성격을 띤다.  

 

소셜 미디어의 확산과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수용자 인식연구  
  최민재
한국언론정보학회, 2009년 한국언론정보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특별세션 Social Communication Media의 의미와 영향 2009.12, pp. 5~31(27pages)
 
  

12쪽 소셜미디어 유형 표 인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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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환(2010.5.24). 한국인이 생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의미와 활용, 그리고 트위터의 미래. 이슈 앤 트렌드. 케이티경제경연구소. 

5쪽 

온라인 -오프라인 연계 설명 관련 그래프 인용하기 출처 : 트렌드모니터   

오프라인경험 강조하기

2010년 2월~4월까지 한국,중국,일본,대만의 4개국 네티즌 3,83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 

8쪽 -9쪽 중요 인용 

8쪽 

2010년 3월에 트렌드모니터가 발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관련 조사를 보면, '관계의 친밀함 '또는 '관계의 강도'에 따라서,주로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었다.  

9쪽 

요약하면, 보다 '가까운 관계'에서는 에스엠에스나 메신저, 미니홈피 등과 같은 좀더 '개인화'되고, 상호 식별이 가능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었고, '관심사'로 맺어진 관계에서는 '카페'와 '블로그' 그리고, 아직은 그 빈도가 미약하지만,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는 유명인과의 소통'은 트위터나 미투데이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0쪽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하는 이유 그래프 인용 

한국에서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피시이외의 디바이스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디바이스에 대한 제약이 심했다.하지만 트렌드모니터의 소셜네트워크사이트 관련 조사 결과를 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별로 최적의 디바이스를 좀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특징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즉, 트위터와 미투데이의 경우, 스마트폰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서비스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었는데 이것은 향후 스마트폰의 성장세와 트위터의 점유율 확대를 직접적으로 연결해서 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독특한 포지셔닝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11쪽 그래프 인용   

 

 

이종근(2010.5.10). 티비와 모바일 기기간 스마트 대결. 이슈앤 트렌드.케이티경제경영연구소. 

3쪽 

티비 및 모바일 기기의 콘텐츠 중복도 그래프 인용하기 

최근 구글의 조사 자료를 참고해보면, 티비 시청 시간은 감소하고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시간은 오히려 늘고 있다. 즉, 영상물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들은 굳이 거치형 티비를 통해서만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피시, 스마트폰 등 인터넷이 가능한 다양한 기기를 이용하고 있으며, 그 비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는 사용자들의 유비쿼터스 기기에 대한 잠재니즈와도 관련성이 높다.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전, 사용자들은 이메일 확인 및 인터넷 서핑을 위해서 노트북 컴퓨터가 놓여진 책상앞으로 가서 수십 초가 걸리는 부팅 시간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러나,스마트폰을 보유한 사용자라면 원하는 바로 그 시점에 침대에 편안하게 누워서도 인터넷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4쪽 

과거 영상물을 티비로만 볼 수 있었던 시절에는 반드시 티비가 놓여진 지점에 가야 했지만, 지금은 노트북,휴대폰, 피엠피 등을 통해서 오히려 더 많은 영상물(예 : 유튜브)을 접할 수 있게 되다 보니 티비 시청시간은 줄어들지만, 타 기기를 통한 영상물 시청 시간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콘텐츠 플랫폼이 티비에까지 본격적으로 적용이 된다면 모바일 기기를 통해 티비 콘텐츠를 이용하는 비율은 향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김중태(2010.3.25). 소셜미디어의 새로운 흐름. 이슈앤 트렌드.케이티경제경영연구소. 

5쪽 

소셜게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이용한 게임 또는 소셜네트워크 특성을 도입한 게임을 말한다. 과거의 온라인게임은 사용자가 편한 시간에 혼자 즐기면 되지만 소셜게임은 인간 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선택해 즐길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중략) 이처럼 소셜 게임은 사회적 관계를 이용하기 때문에 몰입도가 높다. 일주일에 한 번 방문하던 사람들을 매일 방문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모바게타운처럼 불과 두달 만에 페이지뷰 두 배 증가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소셜게임은 단순한 게임으로 끝나지 않는다. 게임형식을 취했을 뿐 본질은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관계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셜게임을 차용한 교육이나 쇼핑몰 방식 등으로 소셜 게임의 장점을 확대한다면 새로운 형식의 인터넷 서비스로 발전 가능성이 많다. 

 14쪽 

싸이월드와 같은 미니홈피가 온라인 상을 통한 새로운 관계맺기 문화를 만들었다면, 포스퀘어나 옐프와 같은 최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오프라인과 결합된 온라인 정보 공유가 특징이다. 또한 현재 위치와 같은 현재의 경험만 공유하는 것에서 벗어나 개인의 과거까지 공유하고 검색이 가능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위치정보에 시간정보까지 공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케이티경제경영연구소(2010.5.18) 페이스북의 오픈 그래프 전략을 통해 살펴본 웹의 진화 방향. 케이티경제경영연구소. 

7쪽 

결국 페이스북이 추구하는 것은 유저가 어느 사이트를 방문하든지, 그 유저의 소셜 그래프를 즉시 꺼내어 유저의 웹 경험을 커스토마이즈하는 것이다. 

10쪽 

페이스북이 추구하는 웹의 개인화는 유저와 관계없는 정보에 접근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유저의 웹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페이지들이 붙어있기만 한 랜덤 링크로 이루어진 현재의 웹에 싫증난 유저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케이티경제경영연구소(2010.5.6).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기상승에 따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특화폰 부각. 최근 동향과 시사점. 케이티경제경영연구소.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는 5월 출시하는 신규 단말 '킨'은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이트의 업데이트 상황을 확인하는 기능과 사진을 스크린의 특정부분으로 드래그하면 소셜네트워크사이트에 바로 업로드해 주는 기능을 제공함. 

한편 모토로라는 유저의 주소록을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트위터 등과 통합하고, 문자메시지, 이메일,소셜네트워크서비스 메시지 등을 단일메뉴에서 보여주는 기능을 탑재한 네 종류의 단말을 판매하고 있음. 

웹 상에서 지인들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길 원하는 유저들이 급증함에 따라 휴대폰 메이커와 유통업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특화된 '소셜폰'이 차세대 베스트셀러로 입지를 굳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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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봉(1993). 하재봉의 비디오천국. 우리문학사.   

10쪽 

아직도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나는 진정으로 권하고 싶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캄캄하게 불을 켜놓고, 차가운 얼음 주스나 혹은 진한 커피 한 잔을 타 들고, 천천히 <파리,텍사스>속으로 걸어들어가보라고. 일단 한 번 그 속으로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면, 그리하여 두 시간이 흐른 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 스태프와 캐스트의 명단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할 때면, 당신은 이제 다시는 방안의 불을 켤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은 이미 삶의 온갖 비밀과 그 치유할 수 없는 쓸쓸함을 알아채버렸기 때문이다.

71쪽 ~72쪽

(전략) 지금은 영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한 친구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원래 6시간 필름인데, 일본/미국용으로 4시간으로 재편집을 해서 시장에 내놓았으며,국내에서 상영된 것은 흥행을 위해 그것을 다시 자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또 충격을 받았다. 나는 그 친구에게서 4시간용으로 만들어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비디오 테이프를 한 벌 복사해서 보았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이번에는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극장에서 내가 본 영화는 전혀 다른 영화였다. 분명히 같은 영화였는데, 전혀 다른 영화였던 것이다. 아무리 영화를 수입해서 들여올 때 국내 관객들의 수준을 생각한다고 해도 이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 <사막의 라이온> 같은 대작 영화도 하루 5회 상영하기 위해 2시간 남짓으로 여지없이 칼질당한 전례가 있었지만, 이처럼 앞뒤가 제 마음대로 편집되어서 상영되지는 않았다. 이것은 상업적인 목적 이전에 영화라는 예술 장르에 대한 분명한 도전이고 중대한 침해라고 생각한다.  

극장 상영용 영화는, 본래의 필름을 2시간 40분 정도의 시간에 맞게 원본의 회상 장면 같은 것을 없애고 순서대로 배열한 것이었으며, 중요한 대목을 가위질한 것이었다. 내가 극장에서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몇가지 의문들이 비디오 테이프를 보면서 비로소 풀렸다. 줄거리가 이어지지 않았고, 꼭 나와야 될 인물들의 행적이 후반부에 묘연해지는 것(예를 들어 로버트 드니로의 애인이었다가 나중에 제임스 우즈의 정부가)(71) 되는 데보라의 행적)도 실마리가 풀렸다.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것은 다행히 240분으로 된, 원본 영화이다. 그런 점에서 비디오는 극장 상영 시간으로 생각하고 흥행을 걱정해야 되는 영화적 특성에서 얼마만큼 자유로울 수가 있으며, 그것 또한 비디오 테이프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78쪽, 80쪽 

우리 시대가 보유하고 있는 가장 뛰어난 영화 작가중의 한 사람인(78)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작품이, 드디어 비디오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사건이다. (이 작품이 일반 비디오숍에 과연 몇 개나 진열될 수 있을까? 싸구려 중국 영화와 3류 에로물,폭력물 사이에서 이처럼 수준 높은 영화가 버티기란 정말 힘들다. 영세적 규모와 한정된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비디오숍에서, 다양한 특징을 지닌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비디오 체인점으로 현재의 비디오 시장은 점차 변모되어가야 한다. 그것만이 비디오를 영화의 하위 개념으로 종속시키지 않고 독자적인 비디오 문화를 싹틔울 수 있는 방법이다. 오락물 비디오에서 일반 교양, 다큐멘터리, 아트 비디오로 관심이 옮겨지기까지는 물론 지난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미리부터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의 영혼을 자극적인 쾌락과 향락에 맡겨버리는 것이 된다.) 

162쪽 ,164쪽

비디오는 나에게 무엇인가? 마그네틱 테이프로 옮겨진 영화를 시청하기 위한 단순한 매개물에 불과한 것인가? 내가 비디오와 연결된 TV 모니터를 통해 보는 거슨, TV방송국에서 제작한 드라마나 쇼 대신, 극장에서 상영되었던 잔혹한 액션물이나 예술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저급 포르노 필름이 아닌가? 나는 비디오를, 재생 영화를 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것 이외에 또 무엇이 있나? 내가, 롯셀리니 감독의 <칼리큘라>를 이야기하면서 비디오의 사용에 대한 의문을 꺼내는 이유는, 그것에 대한 나의 개인적 경험이 <칼리큘라>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품으로 비디오숍에 배급되어 있는 <칼리큘라>의 러닝 타임은 104분. 그러나 그것은 원본에서 40분 정도 잘려나간 것이다. 다행이라면 기본 줄거리는 그럭저럭 연결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작품을 소위 비품으로 보았다. 87년의 일이다. 내가 단골로 다니던 가게에서는, 비품을 별도로 라면박스 속에 숨겨놓고 빌려주고 있었는데(지금은 철저한 단속으로 비품이나 불법 복제가 거의 사라졌지만), 그 중에서도 포르노 테이프는 제목을 붉은 글씨로 써놓아 쉽게 구별이 되도록 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붉은 글씨 속에서 CALICULA라는 글자를 발견하였다. 포르노 테이프를 보지 않는 나였지만, 카뮈의 인상 깊은 동(162)희곡을 기억하고 있던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빌려와서 그것을 보았고, 곧 엄청난 충격에 사로잡혀버렸다.  

나는 지금도, 내가 지금까지 본 어떤 비디오 테이프보다, 당시 비품으로 보았던 <칼리큘라>가 내 영혼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고 확신한다. 그런 점에서 모든 검열은 사라져야 한다. 정품으로 나와 있는 테이프에는, 충격적인 그룹 섹스나 수백 명의 성기가 거리낌없이 노출되는 정사 장면, 얼굴만 남기고 땅 속에 몸을 묻어놓고 칼로 목을 베는 잔혹한 살해 장면 등 다 잘려져 있지만, 그러한 장면들은 삶의 본질적 의미를 탐구해가는 깊이 있는 주제 아래 계산된 예술적 영상들인 것이다.  

 203쪽 -204쪽

나는 비디오 중독자다. 방안에서 이것저것 장난지차 더 이상 나를 자극하는 것이 없을 때, '비디오나 빌려볼까?' 생각한다. 내가 아는 어떤 여자는 스트레스가 쌓일 때, 비디오를 빌려본다는 것이다. 하룻밤에 세 개 정도는 보통이다. 휴일에는 일곱 개까지 '때린' 적도 있다고 했다. 그래야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것이다. 신경통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란다. 그렇다면, 비디오 테이프는 현대판 만병 통치약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슬리퍼를 끌고 집 나온 개처럼 어슬렁거리며 집 앞의 비디오 가게에 나가면, 수천 개의 비디오 테이프가 화려한 사각 상자에 갇혀 빼곡히 꽂혀 있다. 어떤 녀석들은 눈을 뱀처럼 뜨고 나를 노려보기도 한다. 나는 사열대 앞을 지나가는 장군처럼 그들을 일벌하다가 하나를 뽑아든다. 집에 돌아와서 비디오테이프의 직사각형 몸체를 들고 VCR 안으로 집어넣는 순간의 쾌감은, 섹스보다 뛰어나다. 가볍게 녀석의 몸을 손끝으로 밀면, 검은 기계는 그것을 삼킨다. 내 눈앞에서 비디오 테(203) 이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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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근만(1992.10.18). 비디오테이프 대여때 종이에 담자. 조선일보. 2면. 

서울 동작구 흑석 2동 현대아파트 단지에서 비디오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후극씨(36)는 최근 들어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줄 때 담아주는 비닐봉지에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다. tv나 신문을 통해 비닐이 백년 지나도 썩지 않는 대표적 공해물질임을 새삼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하우에 나가는 비닐봉지는 대략 60~70장 정도. 이 씨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테이프상자에 넣어 비디오를 빌려주고 이를 다시 사용했던 사실을 기억했다.  

(중략) 전국의 비디오가게는 대략 4만여개. 비디오가게 한 곳이 하루 평균 50장의 비닐봉지를 나눠준다고 할 때 하루 2백만장 이상의 비닐이 소비되는 셈이다. 한달이면 6천만장, 1년이면 무려 7억 2천만장에 이르는 양이다. 비디오가게가 최근 1~2년 사이 크게 늘면서 이전에 테이프를 담아주던 종이상자나 종이봉투는 어느 틈엔가 자취를 감추고 그대신 비디오공급 도매상들이 무료로 주는 비닐이 일상화된 것이다. 비디오를 빌려가는 고객들에게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더러는 비닐봉지를 거절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테이프가 안보이게 감싸주는 비닐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씨는 "비닐대신 종이봉지를 주든가, 이전처럼 테이프상자를 사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하원(1994.8.30). 비디오 대여료. 조선일보.30면. 

2천원 안팎을 내야 하는 비디오테이프를 단돈 3백원에 빌려주는 대형 비디오점이 나란히 두개나 들어서 영화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는 동네가 있다. 보는 사람이야 싸면 쌀수록 좋지만 이들의 속사정을 그리 간단치 않다. 비디오 염가대여 전문 체인점 6개를 운영하는 (주)화랑유통이 서울 지하철 도봉역 근처에 도봉역비디오를 개설한 것은 지난 5월. 30여평 규모의 가게에 1만여편의 비디오를 비치하고 손님을 끌기 시작했다. 대여료는 5백원. 인근 영세비디오대여점 20여곳이 당연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 망한다"는 위기의식으로 뭉치기 시작. "화랑유통이 덤핑을 중지하고 정상가격을 받을 때까지 맞불작전을 쓰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1인당 1백만원씩 각축. 지난달 도봉역 비디오 바로 옆 건물 1층을 세내 도봉비디오라는 비슷한 이름으로 대여점을 차렸다. 이들이 소속된 영상음반 판매대여협회로부터 비디오를 지원받아 같은 가격으로 대여를 시작했다. 영업은 회원 20여명이 한나절씩 당번을 정해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이 간판을 내건 다음날 화랑유통은 곧바로 가격을 전격 인하했다. 1편에 3백원. 이들도 즉각 3백원으로 내렸다. (중략) 소문이 퍼지면서 의정부 등지에서까지 비디오를 빌리러 오는 손님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 고객들은 그러나 "밀려야 할지 박수를 쳐야 할지 모르겠다"며 곤혹스런 표정들이다.  

임호준(1995.3.12). 비디오점 "주민증 제시" 시비. 조선일보.21면. 

"주민등록증은 왜 내라고 합니까." "이거 사생활 침해 아닙니까." 최근 문화체육부가 미성년자의 성인비디오 관람규제를 위해 비디오테이프 대여시 고객의 주민등록번호를 기록하라는 지시에 따라 전국 비디오 대여업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승강이다. 문화체육부는 작년말 각 시-도와 한국영상음반판매대여업협회에 보낸 행정지침을 통해 미성년자에게 연소자 관람불가 테이프 대여를 방지하기 위해 이같이 지시한데 이어 지난달부터는 협회의 추천을 받아 시-도지사가 임명한 1백50여명의 지도요원들이 이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조선일보(1995.3.14). 아파트 단지내 유망사업. 조선일보.15면. 

아파트 단지내상가에서는 어떤 업종이 가장 유망할까. 단지규모나 가구 구성원 연령층에 따라 달라지지만, 5백가구 규모에 가구주 대부분이 20~30대의 젊은 중류층이라면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이 가장 수익성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중략)그러나 비디오 대어점의 사업성은 앞으로 케이블tv의 활성화 여부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큰 변수가 남아 있다. 감정원 조사결과 정육점 미용실 중국음식점 약국 등은 입지성과 수익성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으며, (중략)또 식품점과 제과점,속셈학원, 미술학원,피아노학원 등도 각각 하나씩의 우수 평가를 받아 권장할 만한 업종으로 평가됐다.  

[편집장이 독자에게] 비디오숍 콘테스트를 진행하며.씨네21.2000.1.11 

(전략) 좋은 비디오대여점을 가까이 두고 있는 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얼마만한 행운인지는, 이 곳에 이사온지 얼마 안돼 곧 알게됐다. 예전에 나의 비디오대여점 출입은 대체로 개봉관에서 빠뜨린 신작들을 건지자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비디오 3만편을 소장하고 있는 이 대여점을 드나들면서 목적이 다양해졌다. 개봉관에서 빠뜨린 신작영화 줍기, 내가 좋아하는 감독의 작품연보를 체크해가며 한편씩 봐치우기, 신작 위주의 개봉관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고전들 찾아보기. 영상자료원이나 사설 시네마테크를 찾아다닐 시간 여유가 없는 나는 '내 인생의 영화'들 상당수를 이 비디오숍에서 빌려보았다. 물론,70년대 이전 한국영화나 세계영호사의 고전 리스트가 몹시 빈약한 한국 비디오산업의 얄팍함을 일선의 비디오숍들이 결코 넘어설 수 없는 것이지만 말이다.  

(중략) 사실, 나는 좋은 영화는 일단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비디오란 영상매체의 입체적 효과를 반감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장이라는 유통구조 바깥에 있는 영화라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비디오 얘기가 나왔으니 평소에 비디오 관람을 방해하는, 작지만 아주 중대한 문제 하나를 짚고 넘어가려 한다. 영화의 마지막, 아마도 모든 감독이 가장 고심했을 바로 그 장면의 여운을 음미할 겨를도 없이 대문짝만하게 뜨는 '감사합니다'라는 자막이다. 이 자막은 엔딩타이틀을 내내 가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간혹 괜찮은 TV영화를 보았다 싶은데 엔딩타이틀은 물론 마지막 신 일부를 잘라먹으면서 cf가 튀어나오는 것에 견줄 만큼 김새는 일이다.  

조종국,이윤이.씨네21.2000.1.11. 2000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1].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를 계기로 살펴본 비디오대여업계의 오늘과 내일 

"비디오숍은 사양 산업이다." 비디오숍을 운영하는 많은 사람들의 푸념이다. 실제로 이번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에 참가한 대다수 비디오숍 점주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디오숍의 최고 활황기로 꼽히는 94년 즈음 우리나라의 비디오숍은 3만7천개, 행정관청에 등록하지 않은 업소까지 포함하면 줄잡아 4만5천개로 추산됐다. 하지만 비디오업계에서는 지난해 영업중인 비디오숍을 1만5천개 정도라고 추정한다. 게다가 상당수 비디오숍이 점포를 내놓았다는 소문이 파다한 것을 보면 사양산업이라는 푸념이 실감난다.  

한편 점주들의 위기의식과는 달리 비디오업계에서는 우리나라 시장 크기라면 1만개 정도가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3천개 정도로 줄여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사양산업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그간의 거품이 걷히면서 산업적인 꼴을 갖춰가고 있다는 얘기다. 꽤 오랫동안 2000원대를 유지하던 대여료가 1000원대로 떨어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상당수 숍들이 '반찬 값이나 버는' 부업 정도로 생각하고 점포를 차려 안이하게 운영하다 문을 닫거나, 이런 상황을 교묘하게 활용해 덤핑 공세를 펴는 업자들이 득세하던 때도 있었으며, 정작 대여점보다 중고 테이프 유통업자 들이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이런 분석은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중략) 첫번째 다이어트, 으뜸과 버금 그리고 영화마을. 

비디오대여업계는 근래 몇년 사이에 이미 한단계 재편 과정을 거쳤다. 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적정 규모에 소프트를 제대로 갖추고 사업적 전망을 가진 사람들이 비디오숍을 시작하면서 한차례 거품을 빼냈다. 87년 이후 대기업이 비디오 시장에 진출해 소프트 선점을 위한 경쟁을 벌이면서 생겨난 거품이 88년 올림픽을 거쳐 VTR보급률 75%를 넘어선 90년대 중반까지 부풀기를 계속하다 이 무렵 한차례 다이어트를 거칠 수밖에 없게 된 것.  

동호회 성격이 강한 으뜸과 버금과 본격적인 비디오 대여점 체인 구축에 나선 영화마을이 업계 개편을 선도했다. 이들은 점포를 깨끗하고 밝고 환하게 바꾸고, 고전,명작 등 소프트를 제대로 갖추면서 경쟁력을 급속하게 높여 나갔다. 이들에 자극받은 다른 숍들도 중대형화,전문화, 복합화하는 쪽으로 나아가면서 질적 성장을 이뤄갔다. 99년말 현재 150개 회원숍을 가진 으뜸과 버금과 643개 숍을 가맹점으로 구축한 영화마을의 경쟁력은 초보적 경영개념을 비디오숍에 접목한데서 비롯된 것이었다.히지만 최근 2~3년 사이 대여점수가 급격하게 줄어든데서 드러나듯, 전반적인 비디오업계 불황은 거품이 빠지는 과정으로만 볼 수 없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PC방과 케이블로 이탈하는 고객. 

그 첫째 원인으로 비디오 숍 점주들은 여가문화의 다양화와 미디어 환경의 급속한 변화를 찾는다. 이를테면 비디오 이외 소일거리가 없던 서민들도 놀이동산으로 외식 점포로 나가는 횟수가 늘어나고, 케이블, tv,게임,인터넷에 매달리는 인구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으뜸과 버금 부평점을 경영하는 김인수 씨는 "대박 프로는 물론 고전과 명작을 소비해주던 젊은층이 pc방으로 이탈했다"고 말한다. 95년 케이블tv방송 시작과 97년 pc방 출현 등 비디오숍쪽에서 보면 악재가 꼬리를 물었다. 특히 짧은 기간에 급격하게 퍼진 PC방은 청소년층은 물론 적지 않은 대학생, 장년 고객 등을 빼앗아갔다. (중략) 으뜸과 버금 방배점 대표 김선영 씨는 "인근의 카페 골목에서 일하는 젊은 고객들이 심야에 단골로 찾아왔는데, PC방이 성업을 이루면서부터는 절반 가량 줄었다"며 여파를 체감한다고 했다.  

다음으로는 업계에서는 비디오 소프트의 부족을 비디오숍이 위기에 직면한 또 하나의 원인으로 꼽는다. 김인수씨는 "전에는 대박 프로가 한 달에도 너덧 편씩 나왔는데 요즘은 한두편 정도"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장사할 밑천이 없다'는 말이다. 대기업이 영상산업쪽에서 대부분 철수하면서 수입영화가 줄고 큰 영화도 덜 들여오기 때문이다. 90년대 초반부터 직배사들이 풀어놓은 상당한 소프트가 이제 거의 다 소진됐고, 신작 외에는 더이상 출시할 소프트가 없게 됐다는 주장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영화마을 종로점의 이주현 씨는 '대박'보다는 오히려 중간급 프로의 부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98년 봄, 비디오테이프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난 후 비디오숍에서 중간급프로 살 돈을 아껴서 대박을 사는 추세였다"며 이렇게 되자 A급 흥행작이 아니면 잘 안 나가는 경향까지 생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략) 비디오+만화+잡지, 플러스 인터넷 

이런 위기상황 속에서도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도 있었고 적극적인 응전을 모색한 실험도 있었다. 한때 비디오숍에 만화나 잡지 등을 비치해두고 도서대여점을 병행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또 외국의 대형 복합 매장을 들여오기도 했다. 

(중략)또 하나의 가능성 ,DVD 

전체적인 환경 변화에 따라 대안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비디오숍 불황 타계책을 새 매체로 떠오르고 있는 DVD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논리는 간단하다. 비디오에서 DVD로 소프트가 대체된다면 비디오숍도 DVD대여점으로 바꾸면 된다는 것이다. DVD는 작은 공간에 많은 양의 소프트를 비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영화마을 본사 권영호 이사는 "테이프 1개가 차지하는 공간에 DVD는 최대 7장까지 진열이 가능하며, DVD로 진열을 한다면 소형 숍에서도 2만장 정도까지 진열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옥선희.2000.1.11. 2000 우수 비디오숍 콘테스트 [2].씨네21. 

비디오를 즐겨보는 이들의 가장 큰 불만은 왜 영화 잡지에 소개된 좋은 비디오는 우리 동네 가게에서 찾아볼 수 없냐는 것과 tv방영까지 된 고전을 왜 비디오로 볼 수 없냐는 것이다.  

(중략) 초창기부터 대어업을 해온 이들은 좋은 프로를 많이 구비하고 있었지만 사업에 매력을 잃어 창고처럼 숍을 방치하고 있어 안타까웠다. 최근 개업한 점주들은 넓은 매장, 밝고 깨끗한 인테리어에 아르바이트를 고용하여 두세개 숍을 경영하는 등 편의점 체제를 택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고객 취향에 맞는 프로 안내와 같은 휴먼 터치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대여점이 하루빨리 구멍가게를 벗어나 대형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야한다고 생각하므로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우리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비디오와 책 비율이 5대 1인 20평 매장이 이상적으로 보였다.  

점주들은 한결같이, 게임방,pc방, 인터넷 등의 새로운 오락거리가 생겼는데, 비디오 소프트는  예전에 비해 양이나 질에서 떨어져 고객이 줄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좋은 영화를 찾아보는 고객이 현저하게 줄어 영화광이 과연 존재하기나 하냐는 의문을 갖기도 했다. (중략) 관람 등급별 분리 진열은 반드시 폐지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했다. <007>시리즈를 한자리에 모을 수 없다든가, <스탠 바이 미>같은 청소년 영화가 빨간 등급이라는 것은 이제 우스개로 회자된다. 속칭 16mm로 불리는 국내 창작 극 영화 등을 제외하고는, 감독,배우,장르별로 진열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 통신에다 출시 안 된 복사판 비디오 본 자랑을 늘어놓는 것은 마니아가 할 일이 아니다. 고전 비디오 봐주기 운동이나 출시 요구 서명을 하는 '행동하는 마니아'가 나올 때도 되지 않았나.세계 각국 고전이 보고 싶다면 그런 영화를 적정한 가격에 대여해 보고 구입, 소장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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