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훼밀리렌탈 1989.9.20.매일경제 7면. 

장난감, 카메라, 밥상,vtr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대여해주는 이색업종이 새로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여업붐에 힘입어 한국훼밀리렌탈(대표 이수은)은 당장 필요하지만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물건을 대여료만 내고 쉽게 빌려쓰도록 하는 생필품대여업을 시작했다. 한국훼밀리렌탈이 대여해 주는 물건을 교육용컴퓨터 주변기기, 비디오카메라,vtr,카메라, 전자오락기,장난감, 등산용품,여행용가방, 전자타자기,밥상,전기해머드릴,야구게임장비,휠체어까지 망라하고 있다. 대부분 생활에 긴요한 품목이지만 고가이거나 자주 사용치않는 품목들이다. 대여료는 종류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코펠이 하루 1천5백원에 1일 추가될 때마다 5백원이 가산된다. 밥상,배낭은 2천5백원,vtr,카메라는 4천원, 전자오락기 2천원, 공구 3천원, 휠체어는 6천원이면 빌려 쓸 수 있다. 가장 대여료가 비싼 것은 비디오카메라로 2만 4천원, 어린이장난감은 월 9천원의 회비만 내면 무한정 사용이 가능하다. 대여료는 10일까지는 일정금액이 가산되지만 10일을 초과해 빌릴 때는 대여료가 크게 낮아진다. 대여 기간이 10일때는 30%할인을 받고 한 달이면 45~50%까지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국훼밀리렌탈측은 대여품목 가운데 비디오카메라, 삼손요행용가방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대여를 받는 절차는 비교적 간단하다. 주민등록증과 대여에 필요한 비용만 준비하면 된다. 또 전화로 주문, 배달이 가능해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대여가 가능하다. 그러나 파손되거나 분실될 경우에는 신품가격으로 전액 보상해야 하기 때문에 대여기간 중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 소비자 사용 편의를 돕기 위해 24시간 연중무휴로 영업을 한다.  

비디오기자재 대여점.1984.7.3.경향신문.6면. 

비디오가 오락,교육용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단지에 비디오기자재와 테이프를 전문으로 빌려주는 곳이 생겼다. 지난 4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앞에 문을 연 '렌트의 집'이 바로 그것. 국내외 영화 등 오락용에서부터 CCC기독교문화사업단프로그램 등 교육용까지 700여 종의 각종 비디오테이프 5,000여권을 마련,대여하고 있다. 또 테이프 외에 비디오에 관한 모든 기자재도 빌려 주는데 비디오가 13세트, 비디오카메라가 7대 준비돼 있다. 

비디오 한달 평균 4편 본다.1990.11.26.경향신문.19면. 

직장인들은 한달 평균 3.8편의 비디오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서울ymca 건전비디오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 지난 8월 25일부터 9월25일까지 한 달동안 서울 시내의 남녀사무직직장인 1천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비디오 시청실태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비디오를 전혀 안본다고 응답한 직장인은 10%에 불과했으며 한 달에 6편이상이 19.8%, 11편 이상은 9.9%였다. 성별로는 여자가 1.4편인데 비해 남자가 4.3편으로 나타나 여자보다 3배 이상 많이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략) 선호하는 프로그램도 액션 45.4% 애정 13.2, 권격무술 10.9, 코미디 5.8, 공포괴기 4.9, 성인에로물 4.6,교육용비디오 3.3순으로 나타났다.  

 vtr 보유가정 1주 2,3편 감상. 1991.12.7 경향신문.22면. 

vtr를 소유하고 있는 서울 일반가정은 1주일에 3편 가까운 비디오를 보며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극장에서 놓친 영화를 보기 위해 비디오를 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비디오전문지 비디오플라자가 서울에 사는 중학생 이상 학생 2백14명과 40세 이하의 직장인 3백2명 등 총 5백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앙케이트 조사에서 밝혀졌다. 응답자 중 85.4%가 평균 2.8편 이상의 비디오를 보았으며 자주 본다고 대답한 사람 가운데 39.9%가 여가를 즐길 거리가 없어서, 또 20.6%는 습관적으로 비디오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장에서 놓친 영화를 주로 본다고 응답한 사람이 54.8%나 됐으나 마땅한 좋은 프로가 없어 폭력적이고 음란,퇴폐적인 비디오를 주로 선택한다고 28.2%나 됐다.  

비디오로 영화감상 확산.1992.9.7.매일경제.12면. 

대기업 및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는 도심의 비디오 가게에 최근 들어 퇴근길 직장인들의 발길이 크게 늘고 있다. 세종로 명동 종로,을지로 여의도 등에 자리잡은 대부분의 건물들의 지하 및 주변에 복합상가가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이들 상가 내에 위치한 비디오가게에는 금요일 퇴근 때면 주말에 볼 비디오물을 빌려가는 20~30대 직장인들로 붐비고 있다. (중략) 극장 개봉영화가 프로테이프로 제작돼 비디오가게에 등장할 때까지의 기간인 소위 홀드백 기간이 그동안의 6개월에서 최근 3개월 이내로 단축된데다 개봉관을 찾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직장인들이 보고 싶은 영화를 안방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도심의 비디오기게들이 대우(우일영상),skc,스타맥스,드림박스,미디아트,cic등 대규모 판매회사와 주거래를 하면서 내용이 건전하고도 작품성이 뛰어난 비디오물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데다 컴퓨터를 통한 철저한 회원관리 및 예약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는 점도 비디오가게의 성업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들 비디오가게가 실시중인 회원제는 1만원 또는 2만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대여료인 2천~2천5백원보다 저렴한 1천5백원에 프로테이프를 빌려주고 있다. 또한 평균 2박3일인 대여기간보다 빨리 돌려주면 편당 5백원씩을 회비에 가산해 주는데다 다음달 출시되는 프로테이프의 안내책자를 배포해주고 보고싶은 비디오를 미리 전화로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비디오대여점 서비스경쟁 뜨겁다.1992.12.26.매일경제.10면. 

예약 및 배달제는 신프로의 캐털로그를 dm(direct mail)으로 받아본 고객이 원하는 테이프를 전화로 예약하면 컴퓨터를 이용해 배달순서를 매겨 대여 가능한 날짜에 고객의 집을 직접 방문해 대여해주고 정해진 날짜(3일 대여기준)에 이를 직접 회수해가는 방식. 대여료 환불제는 이제까지 3일을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대여해오던 테이프를 대여기간에 따라 대여료의 일부를 환불해주는 제도. 마포지역의 대여점의 경우 3일 기준으로 책정된 2천원의 대여료를 당일 회수시는 1천원. 다음날에는 5백원을 환불해 주고 있다. 회원제는 기존의 단순한 방식에서 탈피, 컴퓨터를 이용해 한번이라도 자신의 점포를 찾은 고객에게 철저한 서비스로 보답하는 방식이다.  

방화비디오 안방극장 강타.1993.3.14.동아일보.10면. 

한국영화를 담은 비디오가 점차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흥행에 성공하는 국산영화가 잇따라 나오면서 일고 있는 이같은 현상은 이제는 외국과 마찬가지로 영화와 비디오의 연계제작시스템 도입 가능성을 크게 높여주는 것이어서 비디오업계에서나 영화업계에서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요즘 비디오대여업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방화비디오는 '장군의 아들'시리즈와 시라소니, 결혼이야기 등. (중략) 한국영화가 영화관에서 뿐만 아니라 안방비디오극장에서도 인기를 얻자 이제는 영화업계에서도 영화 기획단계에서부터 대기업 자본이 들어와 비디오시장까지 노리고 영화를 제작하는 선진국형 영화제작시스템이 가동중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상영관에서 히트했던 신씨네 기획의 결혼이야기와 미스터 맘마. 결혼이야기는 삼성그룹이 제작비를 댔고, 미스터맘마에는 대우그룹이 관여했다.  

양들의 침묵, 기억에 남는 비디오 1위.1993.1.17.동아일보.14면. 

비디오 플라자가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한 달동안 서울 경기지역의 비디오 애호가 5백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온 것. (중략) 비디오 애호가들의 대여행태를 살펴보면 한 달에 6~8회 정도 빌려다 보는 경우가 전체의 35%를 차지해 가장 보편적인 경우였다. 최소한 이틀에 한 번, 한 달 15회 이상 비디오테이프를 대여하는 경우도 11%나 됐다. 여가시간에 스포츠를 즐기는 경우 18.55%보다 비디오를 본다는 경우 22.35%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 비디오 문화가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 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비디오 대여업소를 찾는 연령층은 20대가 절반에 가까운 45%를 차지했는데 그 중에서도 20대 후반의 직장인 29.65%가 주요고객이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연령층은 30대와 40대 주부들로 15%를 차지했다.

 세계 최다 대여 비디오.1994.3.16.경향신문.14면. 

사운드 오브 뮤직,스타워즈,이티,쥬라기 공원이 각각 60~90년대에 세계에서 가장 많이 대여된 비디오 영화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략)이 자료에 따르면 10년별로 10위안에 가장 많은 작품을 올려놓은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 70년대 조스,80년대 인디아나 존스시리즈와 90년대의 쥬라기 공원에 이르기까지 30년에 걸쳐 6작품이 각 10위권에 올라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사임을 증명했다. 이어 sf영화의 귀재 조지 루커스와 재미 위주의 연출에 능력을 인정받은 c.컬럼부스의 작품이 각각 3편씩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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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1993.10월. 독자의 광장- 첩혈쌍웅   

299쪽

오우삼 감독이 서극,정소동과 손잡고 만든 <첩혈쌍웅>은 분명 상업적인 활동사진이다.그러나,내 생각엔 한번 쯤은 진지하게 읽어봐야 할 문제작이다. 오우삼 감독의 첫번째 히트작 <영웅본색>이 장철 감독에게 바치는 현대판 무협검술영화라면,<첩혈쌍웅?은 장 피에르 멜빌 감독과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보내는 보다 세련된 갱스터 무비이다. <첩혈쌍웅>역시 다른 홍콩영화들과 자칭 영화광들에게 욕먹을 조건은 완벽히 갖추고 있다.황당할 정도로 잔인한 폭력,너무나 단순한 이야기구성, 그리고 서구영화의 모방..(웬만한 영화광이라면, 이 영화의 모태가 멜빌 감독, 알랭 들롱 주연의 <사무라이>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301쪽 

유덕화,장만옥 주연의 <열혈남아>비디오 테잎을 사고 싶습니다. 정품이면 더욱 좋겠지만 녹화테잎이라도 상관없습니다.아울러 주윤발과 종초홍 주연의 <가을날의 동화>비디오테잎을 소장하고 계신 분도 연락주셨으면 합니다. 

스크린.1993.2월. '커팅'전쟁 휘말린 <하얀 전쟁> 

266~267쪽  

skc의 자회사 동 프로덕션이 영화 <하얀 전쟁>을 무려 14군데에 걸쳐 10분 이상의 분량을 삭제,수정하는 횡포를 자행.  

267쪽 

마지막으로 대사 수정문제가 남아 있다. 세장면에서 대사가 수정되었는데, "..아 더러운 따이한들아.."를 "이놈들아"로 바꾼 것 등이다. skc 측에서는 이것이 시네마코프에서 텔레시네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문제라고 해명한다. 즉 화면이 작아지면서 오른쪽에 세로로 채워졌던 한글자막이 잘려버려서, 그 부분에 관한 한 자막담당들이 장면을 보고 유추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지영 감독은 영화 전체가 월남전에 대한 재해석,반성,비판을 의도하고 있었기 때문에,장며 하나 대사 하나가 모두 의미있는 장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삭제나 수정을 하는 경우 감독의 의도는 그냥 죽어버리고 만다는 것이다.특히나 '따이한'과 같은 대사는 그 단어 하나에 월남인들의 모든 감정과 분노가 들어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을 자르는 것이라고 했다.  

로드쇼.1992년 8월. 저주받은 비디오 고다르 vs 파스빈더  

284쪽 

우리나라 비디오업자들의 손에는 가위손과 엿가락이 함께 들려 있는 것 같습니다. 비디오로밖에 확인할 수 없는 미개봉 명작들,기대에 차 환호했던 영화광들은 처참하게 변형된 걸작의 모습에 분노했을 것입니다. 이익을 위해 잘라내고 이익을 위해 엿가락처럼 늘여놓은 비디오 천국에서 독자를 위한 명단공개를 시작합니다.  

(중략) 흥행이 될 것 같지 않은 영화(대부분이 아트 필름이거나 개성이 강한 감독의 작품이다)혹은 90분을 넘는 영화들의 경우는 어김없이 90분짜리 테이프에 키를 맞춰야 한다. 거두절미(?)의 위력은 스크린의 배율뿐만 아니라 길이에 있어서도 여지없다.  

285쪽 

비디오악당선언. '졸작'으로 둔갑한 '걸작'  

첫째, 비디오의 거두절미. 무슨 소리인가?시네마스코프 영화 화면의 가로 세로 비율은 2.35:1이다. 텔레비전 모니터의 비율은 1.37. 즉,양사각형의 경계선 사이에 서 있는 주인공은 아무리 크게 떠들고 열연을 해도 비디오 화면에서는 쫓겨난 꼴이 된다.명감독의 뛰어난 미장센이란 비디오관객에게는 '전설'로 여겨질 뿐이고,그저 줄거리만 줏어섬기게 되는 셈이다.  

287쪽 

비디오광에게 보내는 퀴즈 : 절대 찾을 수 없는 제목 

여기 모은 리스트는 '창씨개명'당한 비디오출시작들입니다. 명감독의 걸작들을 보기 위해 비디오가게를 힘들여 뒤지고 있을 독자들을 위해서,그리고 잃어버린 이름들의 복원을 위하여 간단한 독자테스트를 마련합니다. 총문항수 62개, 55점이상이면 출시제목에 속지 않는 안목을 지녔다고 자부해도 좋습니다.앞으로는 이런 테스트가 없기를 바라면서,걸작들의 이름을 찾아줍시다. 

1993년 8월 로드쇼. 여름을 정복하는 영화광의 통과제의. 

컬트영화 베스트 10 

238쪽 

'컬트'라는 말이 이제 낯익다. 거리에는 '컬트'라는 카페까지 들어섰다. 작년에 <델리카트슨>이 컬트 딱지를 붙이고 서울에 입성했고, <블루 벨벳>,<바톤 핑크>까지 컬트 명찰을 달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컬트는 이른바 '홍콩 느와르 붐'에서 찾을 수 있다.  

1.아리조나 유괴사건 : 1) 몇몇 저널레서 이 영화를 소개하는 기사를 낸 뒤로 2)코엔 형제의 다른 영화들을 보고 구색을 맞추거나 확인을 하려고 몰려든 영화광들 때문에 3)한번 보고 두번 보고 급기야는 복사본 만들려고 또 보는 열혈 편집광들 때문에 비디오숍에서 정말 보기가 힘들어진 출시비디오.4) 또 이 영화의 정체를 단언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면서도 꾸준히 인구에 회자하는 영화.5)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컬트에 동참한다'는 생각을 이미 가지고 있는 새로운 '컬트컬트'영화. 

239쪽 

5.블루벨벳 : '불법비디오'는 컬트였으나 정작 수입/개봉은 더 이상 컬트일 수 없게 되어버린 경우. 웬만한 영화광이라면 대학의 상영회나 시네마떼끄로 몰려다니며 <블루 벨벳>불법비디오나 LD를 챙겨보는 건 필수였다. 데이비드 린치 고유의 '기이한'매력의 맥락 위에서 맹목적 통과의례처럼 지지를 받은 작품이다. 

6.열혈남아 : <영웅본새>,<천녀유혼>과는 달리 비디오출시 이후 엄청난 관객이 몰린 경우, 즉 컬트비디오라 해야 할 것이다. 왕가위의 두번째 작품 <아비정전>역시 개봉관에서는 일주일만에 내려져 그해의 최단기록을 세우더니 비디오로는 꾸준히 재평가받고 있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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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2008). 할리우드 영화에 대처하는 새로운 사유 훈련법 1탄 <미스트>.씨네21.640호. 

오늘날 영화를 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영화라는 사건을 가능한 세계의 한 가지 방식으로 보는 것이다. 영화-사건-가능,이라는 하나의 삼각형.다른 하나는 영화라는 정보를 존재하는 세계의 일부로 읽는 것이다.후자의 방법은 거의 모든 영화들이 우리 시대의 광학적 기계장치를 다루는 전략이 되어가고 있다.그로므로 영화를 볼 때 이제는 그것을 보는 직관적 감각이 얼마나 예민하고 풍요로운가라는(다소 상투적인 비유이지만) 유목민적인 산책의 구경보다 그 영화를 둘러싼 정보를 얼마나 더 많이 갖고 있느냐에 의해서 그 영화가 더 잘 보이는 네트워크로서의 집단적 전송과 리플이 이 시대의 영화감상을 특징짓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사실을 착각하면 안 된다. 오늘날 이 네트워크의 특징은 대화가 없다는 것이다. 있다면 오로지 사이버 대화가 있다.정말 있는 것은 전송뿐이다.전송하고,전송받고,베냐민적 영화보기에 대한 맥루한적 영화보기의 승리. 어쩔 수 없지만 인정해야만 하는 미국영화(의 관객교육 방법)의 승리.오늘날 젊은 시네필들이 영화 그 자체보다 영화를 둘러싼 정보에 더 열중하는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노트북 세대의 첫 번째 시네필들,게임방 시대의 첫 번째 시네필들.그들은 사실상 재빨리 새로운 영화를 보는 법을 익히는 중이다. 그들은 영화를 본 다음 견해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정보의 오류에 대해서는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한다. 정보를 경유하고,정보를 통해서,정보로 영화를 설명한다. 그러므로 영화를 더 잘 보려고 혼자서 명상에 잠겨 자기의 생각을 말하여 들 때 새로운 시네필들에게 그 노력이 일종의 영화적 문맹이거나 혹은 부질없이 관념적인 잡담처럼 보이는 것은 이유가 있다.혹은 지식이 이들을 간섭하려들 때 맹렬하게 저항하기 시작한다.(중략) 이제 검색어를 얼마나 정확하게 선택하느냐가 얼마나 적하한 미학적 용어를 알고 있느냐보다 그 영화의 핵심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 그냥 한마디로 이 새로운 영화들의 핵심은 정보를 미학적으로 만드는 데 있다.   

정지연(2009). 디지털 시대의 영화 존재론에 관한 연구 : 매체 융합환경에서 영화의 수용자 경험 변화를 중심으로.커뮤니케이션학 연구:일반, 제17권 1호. 

78쪽 

1990년대부터 편재화 되기 시작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전 사회적 확산은 미디어 컨버전스와 함께 진행되어 왔다. 극장과 TV가 융합되고,TV와 컴퓨터가 융합됐다. 공적 공간 미디어와 사적 공간 미디어가 융합되고,고정된 관람 지점의 미디어와 모바일 미디어가 융합됐다.영화는 이 모든 과정에서 모든 미디어와 결합했다. 이미 1950년대 텔레비전과 뒤섞였고,1980년대에는 vhs미디어와 결합했다.그리고 90년대에는 dvd로부터,컴퓨터,케이블,PMP미디어로 확장됐다. 특히 DVD시대가 시작되면서,DVD는 영화의 단순한 부가상품이 아니라,그 자체로 하나의 독자성을 지닌 어떤 것처럼 변모하기 시작했다. DVD에는 영화의 본편만이 아니라, 감독 코멘터리,확장판,삭제판, 다른 버전의 엔딩,메이킹 다큐 등 무수한 영상물이 추가된다.  

 96쪽 

극장의 선형적 시간이란,극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는 개인 관객이 결코 영화가 상영되는 시간과 흐름에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가령 DVD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는 랜덤 액세스(RANDOM ACCESS)는 물론이고 수용자가 원하는 순간 언제든지 영화를 멈추거나 되감거나 도약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극장은 관객의 의지와 상관없이 영화의 상영시간(running time)동안 그것에 철저히 종속되어야 한다. 

98쪽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영화 경험에 부여하는 이러한 영화의 새로운 속성들에 대해서,유토피아적으로 해석하는 많은 논점들은 디지털 시네마의 새로운 미학적 성취들을 강조하고,더불어 극장의 강제적이고 통제적인 시공간성을 극복하여 관객이 영화에 더욱 참여적이고 능동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그러나 이것이 진정한 영화 경험이 미학적 성취이고,자유로운 주체성(관객)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인지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98쪽 

테렌스 라퍼티는 <누구나 컷 할 수 있다.그러나 그것이 문제이다(Everybody gets a cut:DVDs give viewers dozens of choices-and that's the problem)>라는 글에서 현대인들이 컴퓨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면서,그 컴퓨터 유저의 사용 패턴이 현대적 삶의 일상영역은 물론이고 예술 경험에까지 작용해 들어가고 있다고 비판한다.즉,현대인들이 컴퓨터를 통해 일상을 처리하(98)는 과정에서 모든 것은 '정보 양식'으로 취급되어 통제되거나 소비되는데,이러한 컴퓨터 기반의 일상생활 양식이 예술에 대한 행위와 감각에까지 영향을 미쳐,예술이나 영화 조차도 마치 컴퓨터의 '정보 패키지'를 취급하듯이 한다는 것이다. 인터액티비티에 대한 욕망,랜덤 액세스에 대한 욕망, 지루할 때 스킵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태도 등이 바로 이러한 것이다.(terrence Rafferty,2006) 

99쪽 

디지털 시대에 점점 비중을 키워나가는 다양한 영화 윈도우들의 양태는 명백히 자본주의내 상품과 소비 생산의 메커니즘이 강하다. 겉으로는 수용자의 능동성과 주체성을 이야기하지만,사실 수용자가 dvd를 볼 때 장면을 선택하는 행위 혹은 스킵하는 행위가 예술을 경험하는 주체의 능동적 사유를 유발하기보다는,오히려 매체에 대한 사유와 의식을 무감각하게 만들고, 행위 패턴의 기계화 혹은 감각의 마비를 자극하는(99)부분이 더 크다. 디지털 매체의 인터액티비티나 랜덤 액세스가 오히려 영화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고,영화감상의 적극성을 감소시키는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극장의 선형적 시간은 관객의 몰입을 강제하며,그 강제성이야말로 억압적 기제가 아니라,영화 경험의 중요한 차원이자,핫 미디어(hot media)의 특성인 것이다. 

100쪽 

특히 1980년대 이후 멀티플렉스는 대중의 영화경험을 단순히 영화라는 대상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멀티플렉스가 놓이는 소비공간으로서의 배치와 마케팅 상품의 연속들 속에서, 영화 경험을 소비과정의 한 단계로 강력하게 편입시켰다(공간의 정치학).즉 영화의 문화적 예술적 향유의 속성이 약화되고, 점점 더 영화 경험이 고도로 치밀한 상품소비와 동의어가 되어간다.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영화경험의 사회적 구조는 영화의 물질적 정체성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유선영(2009). 근대적 대중의 형성과 문화의 전환.언론과 사회.17권 1호. 

82쪽 

지식인의 개입은 식민지 대중에게 근대화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었고, 이 과정에서 영화가 근대적 여가와 오락의 중심으로,즉 문명화의 한 표상으로 정립된 것이다. 영화는 과학주의,지성주의,모더이즘,문명의 이미지로 덧씌워졌고 영화관객은 지식,매너,스타일,유행,쾌락,소비와 같은 근대 대중의 소양과 자질,태도와 연관되었다. 영화관객은 근대적 대중의 이미지를 재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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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Betamax to Blockbuster 

: Video Stores and the Invention of Movies on Video 

/ Joshua M. Greenberg (2008) 

82쪽 

영화관 분위기를 내기 위해 사용한 전략. 팝콘 

"많은 소매상들이 팝콘을 그들 가게의 디자인 부품으로 썼다." "어떤 소매상은 구식 팝콘 기계를 가지고, 고객들이 비디오테잎을 대여해갈때마다 무료로 팝콘을 줬다.  

84쪽 

rental VS sellthrough 

Owning them is only for snob appeal .... 

92쪽 

the theater and the home 

"안방 극장"이란 수사는 계속되었다.그러나 이 수사는 극장 경험의 사회성보다는 기술 구성 상, 상대적 크기와 충실도에 더 치중되어 있다.   

96쪽 

비디오 대여점의 spatial layout 측면. 비디오 대여점이 아이용 비디오와 성인용 비디오의 정체성을 강화한다. (as distinct and seperate from the more theatrical genres)  

 

5 Retailers,Employees,and Consumers  

97쪽 

"더 넓은 사회적 관계 형성"을 위한 용도, 비디오 대여점. 

third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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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2010.6.22~6.29.  

정성일,허문영,박찬욱. 영화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66쪽  ~67쪽

정성일 : 이 얘기를 꺼내는 가장 큰 이유는 이를테면 가끔 이해하기 힘든 사람을 만나기 때문입니다.누군가 '펠리니의 모든 영화가 다 좋다'고 하면,만일 그 말을 영화학자가 했을 때는 그에게서 관심이 없어지고,시네필이 그런 말을 했을 때는 그 말이 의심스러워집니다.시네필이란 결국 취향의 문화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데 나에게 시네필은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합니다.하나는 (66) 우정의 문제, 나는 저 사람과 같은 영화를 보러 와서 친구가 될 수 있을까,하는 것이고 나와 취향이 전혀 다른 저 사람의 견해가 궁금하고 그 견해를 존중하고,그 차이를 존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입니다.그렇게 시네필을 생각할 때 우정과 이웃의 정치학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보게 됩니다.  

68쪽 

정성일 : 박찬욱 감독을 만나면 꼭 질문하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감독의 명단은 시네필들이 우정을 교환하는 방식 중 하나이죠. 말하자면 명단의 교환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박찬욱 감독이 위대한 감독의 자리에 로버트 알드리치를 이야기할 때 갑자기 당신의 견해가 궁금해졌습니다.(중략) 앤드루 새리스는 아마도 명단의 작가주의를 시작한 시네필 영화비평가일 텐데 그는 모든 감독을 11개의 분류로 나눈 다음 가장 최상의 자리에 '만신전'(Pantheon)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73쪽 

정성일 : 이 얘기를 계속해서 던지는 까닭은 시네마틱하고 말하는 빛의 순간, 바람의 순간이라는 것이 영화에서 굉장히 놀랍고도 미묘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오로지 영화에서 미묘한 것만이 우리에게 영화적인 감흥을 던집니다. 물론 인공조명으로 만들어낸 빛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거리에 나가 담은 빛일 수도 있고, 영화학자들이나 비평가들이 그런 순간에 대해 의미가 무엇인지 찾는 반면 시네필들은 오로지 그 순간에 대한 감흥만을 느낍니다.  

정성일 : 사실상 영화에서 바람을 보고 감동받는 까닭은, 그 영화가 바람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서라기보다는,바꿔 말해 박찬욱 감독이 빛에 감동을 받는다면 그것은 영화가 시간을 찍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에 대한 가막, 그것은 3D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겁니다. 그러면서 시네필의 영화 체험을 보는 쪽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우리 시대가 포스트 시네필의 시대에 접어든 게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래서 포스트 시네필에 대한 가장 결정적인 차이점은 영화의 여행이 자유로워졌다는 겁니다. dvd를 통해 자유롭게,과거의 시네필들은 거의 상상할 수 없는,그러니까 지금의 시네필들은 한손에 DVD를 쥐고 또 다른 한손으로는 인터넷을 통해서 그리고 영화관이 아닌 자신의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바닥에 누워 영화를 봅니다. 사실 극장에 오지 않는 관객을 적대적으로 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포스트 시네필에게는 이전의 시네필과 달리, 영화가 이제는 필름이 아니라 파일의 형태로 접근 가능해졌다는 겁니다. 제작자의 입장, 자본가의 입장, 자본의 입장, 창작의 입장에서는 파일의 형태로 영화가 바뀌었다는 것은 자유롭게 영화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사실 카피라이트의 문제로 생각해본다면 서양세계 중심이었던 정보의 독점으로부터 벗어나, 아프리카 오지의 시네필도 컴퓨터만 있다면 파리의 시네마테크와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집 안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문제는 한국에서는 고전적 시네필과 포스트 시네필이 동시에 발생하고 그들이 공존하는 독특한 형태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볼 때 가장 좋았던 건 '어쩌면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었습니다. 영화를 오로지 머릿속에만 저장할 수 밖에 없을 때 말입니다. 그때는 영화를 보는 태도가 필사적이 됩니다.  

74쪽 

정성일 : 그걸 우리 토픽으로 연결시키자면 시네필과 영화학자의 방법론 두 가지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시네필의 방법론은 영화를 영화로 설명하고 싶어 합니다. 이게 둘의 중요한 결별 지점인데,시네필들에게는 각자의 이상적인 영화가 있고 영화 보는 내내 자기가 감독인 것처럼 조립하기 시작하고 친족관계를 찾고 계보나 지도를 짜고 그것을 확장시켜 자기 나름의 필름 히스토리를 만듭니다. 그러면서 교과서의 영화사에 대한 수정을 요구합니다.  

76~77쪽 

정성일 : 마무리 얘기를 하자면 시네필이 영화에서 중요한 가장 큰 이유는, 오로지 시네필의 존재만이 영화적 체험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성립 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그들만이 영화에서 매혹이란 게 뭔지 설명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영화적 순간이란 시네필의 순간의 동의어입니다. 그리고 시네필의 위대한 능력은 영화가 보여주는 것 이상을 보여준다는 겁니다.말하자면 오로지 시네필들만이 지금 그 영화에서 무엇이 자신을 매혹시켰는지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정성일 : 오로지 시네필의 존재만이 영화학의 무능력을 증명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영화학이 감히 그 매혹을 설명하려고 달려드는 순간 유명한 수술대의 교훈이 성립합니다. 수술은 성공했는데 환자 죽었어,라고 그렇게 시네필들이야말로 미라가 될 뻔한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게 아닌가 합니다.  

정성일 : 시네필의 경험 핵심은 마법적 황홀함이라(76)고 생각합니다. 그 정체를 알고 싶어서 20대 때 기호학,구조주의,마르크시즘,정신분석학 책들을 열심히 봤습니다. 얻은 교훈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아무리 열심히 봐도 거기에 답이 없다는 것, 두 번째가 사실 중요한 데 이 연구들의 공통된 목표는 이 마법적 황홀함을 부정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겁니다. 결국 이 공부를 덮으면서 하게 된 결심은 이 마법적 황홀함을 방어해야 한다는 태도입니다. 사실 그런 점에서 영화학에 대한 시네필들의 저항, 앞서 얘기한 '시네마틱'한 것에 대한 방어가 있어야 하나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게 공부하지 말라는 말로 들려서는 안될 것입니다.거기에는 각자의 이데가를 갖고 있을 겁니다. 우리는 시네마틱이라는 단어로 방어하고 공격에 저항하는 심정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7쪽 

허문영 : 그 긴장이라는 게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시네필이라는 집단은 오히려 똑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을 때 공동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왜 같은지가 아니라,우리는 왜 다른가라고 질문할 때 시네필의 우정은 성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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