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1984.2.3. 12면. 작년 공연윤리위 심의 영화, 가요 등 5만 여건. 

지난해 공연윤리위원회심의를 거쳐 처리된 영화 가요 등 각 부문 총 심의 물량은 5만 75건으로 81년 3만 1천여건, 82년의 4만 1천여건에 비해 월등히 늘어났음이 밝혀졌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불투명하고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매년 물량증가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특기할만한 사항. 부문별로 보면 영화 연극 등 공연물 분야는 감소됐으며 가요 비디오 분야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비디오분야에서 외국저작물의 증가가 19건에서 4백27건으로 대폭 늘어 비디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동아.1984.7.24.7면. 무엇이든지 빌려줍니다. 대여업 신바람. 

비디오기구는 많지만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틈을 타 비디오테이프 임대업소도 늘고 있다. 주로 회원제도 운영하고 있는 테이프대여업은 입회비3만원 월회비 2만원을 낸 회원에게는 한 달 또는 1주일 단위로 테이프를 무료로 제공하며 비회원에게는 테이프값을 보증금으로 맡아놓고 개당 2천원씩에 빌려준다. 최근 발족한 '렌트의 집'에서는 비디오테이프 외에 비디오촬영기자재(1일 5만원) VTR(2만원)TV수상기(1만원)까지도 빌려주고 있다.  

동아. 1984.9.20. 7면. 어린이의 눈에 비친 '세상'. 

"엄마, 여관이 뭐예요?"하기에 "응, 여행을 갔을 때 또 아빠들이 출장을 가셨을 때 주무시는 곳이지"하고 내딴에 제법 정확하게 설명해 주었다. 아이는 대뜸 "엄마, 그게 아니에요. 여관은 나쁜 비디오 보는 곳이래요. 우리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보는 비디오는 좋은 비디오지만 여관에서 보는 비디오는 나쁜 비디오라던데요." 할말을 잃은 나에게 아이는 "엄마, 이제 알겠지요?"하며 아주 정확하다는 듯 자신있게 말한다. 아이의 순진한 눈망울을 보며 차마 뭐가 나쁜 비디오냐고 묻지 못했다. (중략) 요즘TV에서도 신문에서도 '향락산업'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나는 강건나 불구경하듯 일부 돈 많고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들의 작태라고 여기며 가볼 필요도 없고 구경한 적도 없는 사우나탕이며 음란비디오등이 거론될 때마다 무심코 들어 넘겼었다.(중략) 외채가 세계에서 몇번째라는 우리나라가 왜 놀고 즐기자는 향락 풍조가 만연해야 하는가. 국민학교 어린이조차도 외국 빚을 갚기 위해 저금을 늘려야 된다고 부르짖는 이때, 향락산업이란 무슨 낯 뜨거운 소리인지. 

동아.1984.10.5. 3면. 과열소비와 선진조국. 

국민교 1,2년생인 두 아들녀석들이 "아빠, 우리는 왜 차가 없어"하고 가끔 졸라댔지만 어려서 그러려니하고 건성으로 흘려버리곤 했던 K씨였다. 그러나 녀석들이 아파트주차장에 세워둔 남의 차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자기차'를 하나씩 맡아놓고 아침저녁으로 "내차 나갔다""네차는 어디갔니"하면서 들고 나는 것을 체크한다는 말을 아내로부터 전해 듣고는 깜짝 놀랐다. 아이들의 성화가 대수로운 것은 아니었으나 "이러다가 어린 것들 가슴에 못을 박지 않을까"싶어 무리를 해가면서 월부로 새차를 구입했다. 막내녀석이 비디오 만화영화에 미쳐 때를 가리지 않고 이웃 친구집에 드나들어 말리다 못해 "이웃이 부끄러워" 비디오도 월부로 들여놨다.  

동아.1985.1.16. 9면. 비디오 서비스 극성. 

차안에 비디오를 설치하려는 의도는 지리한 승객을 위한 서비스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버스 안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했다. 승객들은 졸지 않으면 창밖을 보고 있었고 화면을 보고 있는 사람도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더우기 기사나 안내양에게는  고역이 아닐 수 없을 것 같았다. 가뜩이나 긴장해 있는 사람들의 머리위에서 같은 내용의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것은 그들도 인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왕 비디오로 승객들에게 서비스를 해주려면 풍부한 내용들과 좌석에 리시버 장치쯤 해놓고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그런 서비스는 지연되어도 무방했을 것이다. 그러쟎아도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여행길에서조차 원치도 않는 내용물을 틀어 놓고 괴롭힌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월권행위같다. 모처렴 여행길에서나마 개인을 개인으로 놔둬 줬으면 한다.  

매경.1985.5.15.7면. 삼성전자 보급형 브이티알 시판.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발적으로 가격인하를 통해 물량공세를 편 데 이어 최근 29만 8천원짜리 재생전용 프론트로딩 비디오와 19만 9천8백원짜리 14인치 컬러티비를 개발, 15일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경향.1985.8.2. 12면. 공륜, 영화 / 가요 등 천여건 제재. 

올 상반기 중 공연윤리위원회에서 처리한 영화 가요 등 각 분야의 총심의건수는 2만6천6백여건으로 지난해 상반기대비 18%(4천여건)가 늘어난 것으로 2일 집계됐다. (중략) 분야별로는 영상부문의 심의물이 크게 늘어 비디오외국저작물의 경우 지난해의 3백71편보다 2배가 넘는 7백58편에 달했다. 비디오테이프는 외국저작물의 복사제작이 거의 전부를 차지, 그 규제의 범위도 넓어졌는데 건수로 보면 규제 77편, 개작 66편으로 지난해에 비해 각각 7배, 11배나 됐다.  

 

경향.1985.12.25.7면. 한미 영화 시장 개방 합의 내용중 티비물, 비디오테이프도 포함. 

그러나 비디오의 경우 아직 정착단계에 이르지 못한 초기 단계로 현재 비디오수상기(브이티알) 제조업체들이 보급을 위하여 영화를 비롯한 각종티비물을 수입하는 것이 대종. 다른업체들은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영화 및 비디오업자들이 직접 지사를 차리고 판매에 나설 경우 두 손을 들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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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1981.1.27.5면. 컬러TV 등장 이후의 충격파. 번지는 색의 혁명. 

비디오가 상륙하면서부터 영사기의 존재가 차차 희미해지고 있다. 일부 부유층 가정에서 카메라에 담았던 기념 사진 가족 사진 등을 촬영기로 찍어 영사기로 들어보던 것이 가까운 3~4년 전. 그러나 지난 78년부터 비디오가 일부 부유층 가정에 파고들자 영사기 수요는 급격히 줄어 들어 지난 79년 하반기부터는 종전 한달에 4~5대 정도 팔리던 것이 고작 1대 정도의 매매에 그쳤다는 것이 상인들의 말. 현재 우리나라에는 4~5개의 영사기 수입상이 공급과 수요를 충족시켜왔는데 올해부터는 아예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대부분 수입상들의 방침이라고 한다. 

경향.1981.1.31.5면. 비디오 상. 

80년대에 들어서면서 두드러진 특징중의 하나는 선진형 업종등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는 것. 비디오상점이 그렇고 음식연쇄점, 음식백화점이 대표적인 케이스들, 비디오상점은 서울의 경우 아파트촌 등 주택가에 한집 두집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컬러TV방영과 시판이 불을 질렀다. 서울 영동의 현대아파트와 한양아파트 주변에만도 10여개소나 영업중이며 전국적으로는 1백여군데나 된다. 최첨단업종인 비디오상점은 이미 3~4년전 충무로 일대에만 있었다. 일부 고소득층에 대한 VTR(녹화기)판매와 함께 비디오테이프를 팔거나 빌려 주는 신종업종으로 등장했던 것. 컬러TV 시대보다 VTR시대가 우리나라에 먼저 시작된 것은 일면 아이러니컬하다. 하긴 컬러시대의 개막이 우리의 경우 그만큼 늦었다고 볼수도 있지만 녹화필름의 재생기계인 VTR보급댓수는 현재 20만~30만대로 추정하고 있다.     

동아.1981.6.29.10면. 판매목적 비디오테이프 복사 내달부터 시도에 등록 의무화. 

문공부는 29일 비디오테이프와 카세트테이프 등의 불법제작 및 판매를 규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음반에 관한 법률시행지침을 발표했다. 문공부가 불법음반의 범람을 규제하기 위해 마련한 주요지침 내용을 보면 결혼식 등 자기수요의 기록유지를 위해 제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 판매 또는 배포의 목적으로 비디오를 제작하거나 복사하고자 하는 경우 시설을 갖추어 음반제작등록을 하도록 하고 비디오테이프를 판매하려는 업자는 오는 7월 1일부터 8월말까지 관할 시도에 음반판매업자로 등록을 하도록 했다.  

경향.1981.9.10. 5면. 삼성, 금성 VTR 판매전. 

삼성전자가 기계식으로 지난해 1월 이래 독점해 온 VTR(화면녹화재생기)내수 시장에 금성사가 전자식신제품으로 도전, 두 라이버 간의 전자 판매전이 재연되고 있다. VTR는 80년대의 중점전략개발제품으로 내수규모가 2천억원(80년)에 달해 전자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개발하고 있는 상품.

경향.1981.10.5. 12면. 제3의 영상문화..문 여는 비디오시대. 

영화,tv에 이어 '제3의 영상문화'라고 불리는 비디오테이프의 시대가 국내에서도 기업적인 본격성을 갖추기 시작했다. 컬러tv의 시판에 이어 s전자에서는 비디오테이프의 형상화 기재인 비디오 데크를 개발, 시판하고 있으며, 국산 공테이프도 생산, 시판에 니나섰다. 지난 9월 22일자로 개정음반법에 따라 국내에서는 최초로 한국비디오프러덕션(대표 김포천), 세신영상공사(박양주), 한국문화영상(윤혁민), 삼화비디오프러덕션(신현택), 한국비디오자료개발원(김병삼) 등 5개업체가 문공부에 등록했다. 이들 각 등록업체는 평균 2억5천만원 상당의 기재와 시설비를 투입하여 음반법이 요구하는 기준설비를 갖췄다. 따라서 이들 업체는 앞으로 기업체들의 주문에 의한 브리핑자료, 홍보자료, 사보 등 이른바 비지니스비디오, 그리고 교재, 외화 등 소프트웨어, 기업의 방송cm용 테이프, 더 나아가서는 각 방송국이 필요로 하는 쇼나 드라머의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디오테이프를 합법적으로 제작,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들 등록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20만대 정도의 비디오 데크가 보급돼 있으며, 데크의 소유자들은 전국 3백50여개소의 비디오숍을 통해 주로 복장 외화테이프나 심지어는 도색테이프까지 구입했었다. 지금까지는 비디오제작에 관한 법률이 갖추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 불법 복사제품을 단속할 길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5개 업체가 등록을 마친 직후인 지난 1일부터 등록업체에서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작한 합법제품이 아닌 비디오테이프의 취급을 단속하기 시작해서 현재 비디오상가는 개점휴업상태의 공백기에 직면했다. 신설 5개업체 중 어느 곳도 일반시민용의 비디오작품을 전혀 내놓지 못했기 때문.  비디오 시장을 정상화시키기 이해서는 최소 2백종의 제품이 공급돼야할 것으로 분석됐는데, 등록업체의 영세한 자본능력으로 미루어 보건데 5개월이란 짧은 기간동안에 이만한 물량의 공급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어서 당분간은 제작업체나 판매업계 모두가 새 분야의 개척자적인 어려움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1981.11.2.12면. 비디오 테이프로 나온다. 

tv프로그램이 비디오 테이프 레코더(VTR)나 비디오카세트레코더(VCR)용 테이프로 나온다. KBS는 연내에 자회사인 한국방송공사사업단(가칭)을 만들어 KBS가 벌이는 사업의 일부와 출판 및 광고CF 제작을 맡도록 하는 한편 TV를 통해 방영된 프로그램을 카세트나 테이프로 만들어 시판할 계획이다. KBS의 이같은 계획은 KBS의 수익증대라는 목적도 있지만 개정음반법 발효 이후 시중에 공백상태가 된 테이프 또는 카세트를 원활히 공급하는 방편으로 의의가 있다. (중략)불법음반과 테이프를 규제하기 위해 지난 4월 개정한 음반법에 따라 현재 등록을 마친 VTR 프로덕션은 전국에 5개업체 뿐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규모의 영세성과 시설의 빈약 등으로 자체프로그램제작이 어려운 실정. 

따라서 이들 프로덕션은 회사PR나 정당 기업의 종업원교육용 테이프제작을 용역맡아 유지하는 형편이어서 사실상 프로덕션이 제작한 테이프의 공급은 미미한 상태다. 더구나 개정음반법이 10월 1일부터 발효되면서 모든 테이프와 카세트를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해 시중 비디오가게의 주종을 이뤄온 해외제작 테이프마저 자취를 감춰 이의 공급이 공백상태를 이루고 있다.

동아.1981.12.4.12면. 비디오테이프 잘못 사면 불법.  

해적판 음악 디스크나 테이프의 단속은 올해들어서도 몇 번 있었지만 비디오테이프에 대한 단속은 처음 실시됐다.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실시한 이번 단속에서 불법 비디오테이프가 5백15개나 적발돼 압수당했다. (중략) 먼저 불법테이프란 무엇인가. 요즘 나돌고 있는 테이프는 거의 불법테이프이다. 앞으로 합법적인 테이프는 모두 우리말로 더빙이 됐거나 우리말 자막이 들어있고 컷에'심의'표시(심의는 공연윤리위원회)가 된다. 아직은 10여개의 테이프밖에 나오지 않았고 이것도 거의 회화교재용이거나 어린이 만화이고 외국의 유명영화 같은 것은 시일이 걸러야 나올 것 같다. 요정이나 일부호텔 안마시술소 등에서 틀어주는 이른바 문화영화 즉 포노그래프를 틀어주는 행위뿐만 아니라 소지 보관하거나 제작 복사하는 행위 모두가 범법행위가 된다.  

경향.1982.1.30.10면. 청계천 전제품상가 VTR 값 내리자 수요부쩍늘어. 

최근 들어 VTR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자 가전제품판매장에서는 현찰판매 또는 예약을 받는 등 호경기를 이뤄 대조적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79년말 삼성전자에서 첫생산, 선을 보인데 이어 금성, 대한전선이 2월중 신개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VTR의 경우 연초가격조정으로 SV7700S가 98만원에서 66만 5천원으로, 신형인 SV8000이 72만원으로 각각 인하조정되자 수요가 갑자기 일어 현금이 아니면 살 수 없고 신제품 SV8000의 경우 물건이 달리고 있다. 각 판매점마다 전화 또는 예약을 받고 있는 등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 경우 예약금은 받고 있지 않고 있지만 일부고객이 예약금을 내놓고 특별주문하는 사례도 있다.  (중략) 국산VTR의 개발과 시판가격인하조정으로 지금까지 외국산에만 의존해온 VTR의 구매성향이 크게 바뀔 전망. 이에 따라 외제VTR값이 지난해 말보다 평균 10%가량 내렸다.   

경향.1982.3.19. 12면. 공륜 비디오 심위 발족. 

경향. 1982.3.26. 5면. 숙명의 가전 3파전 시즌 오픈.   

내달부터 선보일 대한 VTR는 금성,삼성이 개발한 VHS(비디오 홈 시스팀) 방식과 다른 국내 첫 베타막스 방식으로 녹화헤드실린더와 카세트테이프 사이의 모양이 U자 형태로 되어 있다. VHS 방식은 M자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다른 점. 최근 베타막스 형 VTR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소니, 도시바, 산요 등과 끈질긴 교섭을 벌인 끝에 대당 3%의 로열티를 지급키로 하고 특허사용권을 획득했다. 대한은 소니부품을 일본에서 전량 공급받아 조립생산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소니제품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 베타로열 VTR 소비자가격은 83만원으로 내정, 상공부와 협의중, 금성전자식과 삼성반전자식은 79만7천원이다.  

경향.1982.9.2.6면. 비디오 국내 생산 이후 값 크게 내려. 

종로 세운상가 1층과 충무로 1가 일대는 외제전자제품 취급 전문상가, 외산은 물론 국산비디오 중고제품이 다양하게 나와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외산비디오의 반입이 금지된데다 국내생산도 안돼 비쌌으나 요즘은 국내메이커3개사에서도 비디오생산을 개시, 값도 많이 싸졌다. 중고 비디오는 국내에서 생산, 시판된지 얼마 안 돼 국산은 드물고 외산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현재 국산으로 나와 있는 것은 삼성의 SV7000과 7700모델로 값은 각각 60만~65만원, 64만원~70만원선. 금성 8000G모델이나 대한전선 것은 아직 중고로 나온게 없다. (중략) 소니는 구형인 SL8600,8200모델이 68만~78만원과 60만원~68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고 최신형인 SL5800은 1백4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체로 구형비디오는 조작방식이 다소 불편한 레버식이고 신형은 가볍게 터치하는 전자식이다. (중략) 중고비디오를 살때는 사전에 녹화,재생해보고 화상이 선명한 것을 골라사야한다. 화면에 선이 가거나 스노(작은점)가 끼는 것은 헤드드럼이 많아 마모된 것. 또 기계식은 버튼을 눌러보고 빽빽하지 않은 것을 사야한다. 전자식은 터치했을 때 램프의 불이 꺼지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다. 비디오는 수많은 정교한 반도체 부속품들로 구성돼 있어 기온이나 습도에 민감하다.따라서 보관할 때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너무 춥거나 너무 덥지 않은 건조한 곳에 두어야 한다. 

경향.1982.10.7.1면. 여적. 

요즘 일부 사립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내주는 가정환경 조사서를 보면 가족에 관한 사항외에 꼭 묻는 항목이 있다. "전화,세탁기,냉장고, 자가용 승용차 VTR중 소유하고 있는 것에 0표를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큰 백화점의 크레디트 카드 신청서에도 똑같은 항목이 있다. 몇 년전만 해도 이런 항목에 끼이지 않던 VTR가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부유층이라면 으례 자가용 승용차는 갖고 있을 것으로 보고 여기에 덧붙여 VTR가 있느냐 없느냐는 것이 부유층과 서민층을 구분하는 새로운 척도로 등장한 것이다.   

동아.1982.10.30.5면. VTR 녹화재생기 본격 생산 채비. 

컬러TV에 이어 VTR(비디오테이프레코더.녹화재생기)의 국내생산판매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첨단기술을 요하는 VTR 국내생산은 세계적인 기술 및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이 이의 사용을 허용치 않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최근 일본업체들이 태도를 바꿔 기술 및 상표 특허를 제공키로 함에 따라 국내 전자업계가 본격적인 생산 판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중략) 상공부집계에 의하면 국내 전자업계의 VTR생산은 지난 79년 10월 자체 개발로 첫 생산에 나선 삼성전자가 지난 8월말까지 1만8천여대, 올해 3월 생산개시한 금성이 6천5백여대, 대한전선이 3천5백여대를 만들어 전체 실적이 2만8천여대에 불과하다. (중략) 정부는 VTR의 국내보급을 확대,본격 생산체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금년부터 오는 85년까지 4년간 VTR의 기본특소세율 40%를 4%로 크게 인하,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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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1976.1.13.5면. 보고 싶은 프로를 원하는 시간에.. 

76년에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는' 텔레비전 혁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TV혁명이 이루어지면 시청자들은 TV방송국의 프로변화에 더이상 구애되지 않게 될 것이며 어린이 쇼우프로를 보려는 아들과 축구경기를 보려는 아지간의 다툼이 사라지게 될 것이며 시청자들은 오늘날 녹음기나 전축으로 하는 것처럼 좋아하는 쇼우를 쉽게 녹화할 수 있고 좋아하는 영화나 연주회 강연등을 쉽게 볼 수 있게 된다. 이같은 TV혁명의 기수는 아직 시판단계에 있는 비디오 녹화장치를 갖춘 새로운 TV수상기인데 이것이 금년에는 미국전역에 보급되어 그같은 TV혁명을 대중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TV수상기는 한편으로는 TV영상이 브라운관에 나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브라운관에 나타난 것은 물론 나타나지 않은 다른 방송국의 프로를 동시에 녹화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같은 시간에 방영되는 다른 방송국의 2개 프로 중 하나는 그 시간에 보고 다른 하나는 녹화해두었다가 편리한 시간에 볼 수 있으며 꼭 보아야 할 프로가 방영되는 시간에 외출을 하게 되는 경우 그 시간에 보고자 하는 프로가 녹화되도록 해놓았다가 귀가해서 볼 수 있으며 인간의 달착륙과 같은 역사적인 장면을 녹화하여 영원히 보관해 둘 수 있게 되었다. 이같은 TV수상기 중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것은 일본의 소니 전자회사 제품인 베타막스 수상기인데 19인치 TV수상기의 약 2배 크기인 이 수상기는 2천9백9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동아.1978.2.2.4면. 작년이후 수요 30만대로 급증. 일본 가정에 VTR 부움.  

일본전자공업협회 발표에 의하면 VTR의 가정용 수요는 1975년에 불과 6만대였던 것이 77년초부터는 수요가 급증, 불과 10개월 사이에 30만대로 늘어나 5배의 매상증가를 나타냈으며 78년도에는 약 90만대의 가정용VTR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협회대변인은 가격이 8백40달러로부터 1천3백달러까지 되는 각종 가정용 VTR 판매량이 내년에는 약 40% 증가될 것이며 앞으로는 TV의 80%가 VTR장치를 부설하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간편한 VTR의 응용분야 또한 다양하다. 스포오츠 팬은 미리 장치해두었다가 가정에 늦게 돌아와서 녹하된 스포오츠 경기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영화팬은 추억의 명화가 방영될 때 이를 수록해서 그 VTR 카세트를 소중히 간직할 수 있으며 어떤 경마팬은 말들이 뛰는 장면을 수록했다가 마권을 사기 전에 분석해 볼수도 있다. 또 VTR은 자녀를 위한 학습목적에도 이용되며 가정주부들의 요리강좌 및 농부들의 농사지도 프로보관용으로 활용된다.  

동아.1979.5.25.6면 컬러TV,비디오제품 금수 발표로 김포공항에 반입 격증. 

최근 들어 김포세관에는 여행자들의 컬러TV와 비디오 휴대반입량이 눈에 띄게 급증. 이는 내달 1일부터 컬러TV와 비디오의 휴대 반입을 일체 금지시킨다는 정부방침이 알려지자 금수조치 이전에 이들 물품을 재빨리 들여오겠다는 해외여행자들의 약삭 빠른 생각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현상.

경향. 1979.6.1.2면. 컬러tv값 30% 껑충.  

컬러TV와 비디오 박스의 국내반입금지조치가 발표된지 1주일 만에 이들 제품값이 약 30% 올랐다. 1일 세운상가와 충무로 전자제품상가에 따르면 인기제품인 일제 소니(1542R) 컬러TV는 87만원, 미 RCA 제품은 75만원, 일제 내셔널은 70만원을 부르고 있으며 비디오 박스의 경우 일제 소니가 1백20만원에서 1백60만원으로 오른값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중고 TV값도 크게 올라 소니60만원, RCA 50만원, 내셔널은 45만원선에서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경향.1979.9.22.2면. 한국 전자전람회 개최.   

한국종합전시장에서는 오는 25일부터 10일간 전자공업진흥회 주최로 제10회 한국전자전람회가 열릴 예정.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 등 11개국 2백 57업체가 비디오 카세트 오디오 컴퓨터 등 각종전자제품 5만6천7백30점을 출품,전시한다. 

동아.1979.9.26.2면. 선진기술 얻기 어려워 수출 난관. 

컬러TV의 다음단계라는 VTR(비디오 테이프 레코더)는 일본이 미국 기술의 일본화에 성공했으나 일본은 마치 자기기술인양 한국에의 기술 전수를 꺼리고 있고 최근 시판 단계에 들어섰다는 국산VTR는 품질 보증이 안돼 수출은 못하고 돌파구를 내수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  

경향. 1980.8.4.2면. 외제 컬러 TV 등 반입을 계속 금지. 

정부는 외제 컬러TV 및 비디오의 수입이나 여행자의 휴대반입을 계속 금지시키기로 했다. 4일 관계당국은 컬러TV의 시판과 함께 외제컬러TV의 수입허용문제를 검토한 결과 국산 컬러TV가 시판되더라도 연말까지 판매량이 30만대 수준에 머물러 전자업계의 가동율제고를 크게 기대할 수 없어 국내업계의 경쟁력이 강해지고 가동율이 일정수준에 달할때까지 컬러TV 및 비디오등의 수입을 계속 불허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여행자 반입이 금지된 이후 세관창고에 유치중인 외제컬러TV의 통관도 어렵게 됐다.  

경향.1980.2.23.7면. 음반법 개정안 마련. 제작 업자에 체형도. 

정부는 시중에 범람하고 있는 비디오테이프에 대한 법적규제를 신설하고 불법, 불량음반제작자에게 체형을 가할 수 있도록 단속벌칙규정을 강화한 음반법개정안을 마련했다.22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오는 임시국회에 상정될 음반법개정안은 음반에 영상과 음이 함께 녹화된 비디오테이프를 포함시키고 음반제작업체의 등록 취소요건을 강화, 등록을 취소당한자는 1년 이내에 재등록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또한 단속공무원에게 불법불량음반을 적발,수거할 수 있도록 새로 규정, 단속공무원의 권한을 법적으로 뒷받침했고 벌금형으로 그치던 벌칙도 강화, 2년 이내의 체형을 부과하거나 벌금을 현행 1백만원 이하에서 3백만원 이하로 대폭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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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1996.2). 영화에서의 세 개의 삼각형, 사랑과 작가주의의 시장 속의 근심. 키노. 

영화에 관한 '팝콘'지식이 온 세상을 설치고 다니며, 꼼꼼한 성찰과 그로부터 지혜를 나눠주는 철학은 능멸당하고,장사꾼들과 싸구려 매스컴이 결탁하여 거짓된 흥분을 일거에 창조(!)해내고, 온갖 기업들이 영화에 뛰어들었다는데도 한국영화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들다는 비명이 터져나오고, 영화 전도사들은 신앙처럼 영화를 내세워 혹세무민하지만 거기 영화를 위해 순교하려는 믿음은 없으며, 영화가 아니라 영화에 관한 담론만이 우리 곁을 유령같은 속도로 스쳐 지나가고 있습니다. (중략) 마지막으로 영화라는 구경거리에 대한 우리의 지나친 근심에 대한 공격에 남아 있습니다. 아닙니다. 지나친 것은 우리가 아니라 공격하는 방관자들입니다. 영화는 이미 우리 사회의 중심에서, 뉴 미디어의 시장 속으로 뻗어 나아가, 일상생활 속으로 스며들어, 사회 전체가 영화라는 구경꺼리와 서로 겹쳐고 옮겨져 더 이상 경계를 나눌 수 없을 만큼 하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영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산업의 중심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며, 또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벗어나려는 것입니다.  

정성일(1995.8). 살아난 영화시체의 여름 밤, 또는 이레이저 시네마.키노. 

영화가 종합예술이었던 적은 없으나 언제나 종합적인 노동이었던 것은 영화의 시간과 관계한 것입니다. 치밀하게 나뉘어진 배급 구조의 순환체계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시장의 분할은 영화(들) 사이의 영화관을 내세운 싸움입니다. 여름은 여기서 특별한 시간입니다. 영화에서 여름은 계절이 아니라 시간으로서의 시장입니다.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사회에서 '일시적'으로 여러가지 형태의 휴식(방학에서 휴가까지)이 주어지고,집단적인 휴식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영화관을 확장된 시장을 형성하고, 영화는 휴가를 소비하는 상품으로 우리 앞에 치욕스럽게 열거됩니다.  

정성일(1996.8). 행복의 원리로서의 영화,영화에의 위협으로서의 불행.키노. 

무엇보다도 우리들의 영화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 비디오라는 물적 형태 속에서 아주 끔찍할 정도로 훼손당해 있었습니다.우리는 매일 불량품에 지나지 않는 비디오를 보며 발견과 감동이라는 자기최면에 빠져 있었으며, 그나마 발견된 비디오들은 매우 불합리한 유통구조 속에서 빠른 속도로 멸종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럼으로써 영화는 비디오를 통해 자기증식을 하고 대중 속으로 뻗어나아가는 대지 속의 줄기이며 영화광들의 기억 속에서 부활하는 영원불멸의 행복이 아니라, 그 반대로 영화를 배신하고 원본의 감동을 증발시키고 그래서 감동의 순간을 회의하고 의심하며 기억 자체를 망가뜨리는 기계장치로 유포되고 있음을 지켜보는 정말 참기 힘든 '비디오 감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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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KINO.1995.5.영화의 지나간 100년, 키노의 새로운 101년.  

우리에게 1995년이 중요한 것은 세 가지 이유입니다. 그 하나는 영화의 한 세기를 맞이하는 축제의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두 개의 전쟁과 두 개의 혁명 그리고 수많은 우리 세기의 기록 속에서 영화는 그 영홈을 담고 살아남아 우리 앞에 선 것입니다. 그건 정말 기쁜 마음으로 안고 함께 건배해야 할 일입니다. 또 하나는 누구나 근심하는 것처럼 영화의 죽음을 맞이하는 뉴 미디어의 묵시록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인공위성과, 디지틀과 비디오와, 케이블과, 게임과 인터랙티브와, hdtv  앞에서 산산히 사지절단 당하고 찢겨나가고 있습니다. 영화는 이제 더 이상 그 경계를 알 수 없는 모호한 자기 해체의 과정을 밟아가고 있고, 그것을 움직이는 논리는 전지구적 규모의 자본과 정치의 이윤추구라는 용서없는 법칙입니다. 

정성일.KINO.1995.7. 전략으로서의 영화의 개입 그리거 이데올로기로서의 영화. 

이제 영화는 자아가 없는 자본의 법칙에 따라 미디어의 속도 속에서 중심을 끊임없이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해관계는 친구와 적을 상대적인 것으로 만들고, 생산해낸 질문은 소비되는 이해관계의 즉자적 반영에 지나지 않는 것이 됩니다. 이제 질문은 이해관계의 반영으로서의 영화가 아니라 영화-진실과 영화-시스템 사이의 긴장관계를 어떻게 위치할 것인가라는 입장에 관한 것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중략) 그 다음 영화에 맞서는 진영. 이들은 영화의 바깥에서 거꾸로 영화의 경계를 세우려고 끊임없이, 여러가지 방법으로, 사방에서 시도합니다. 이해관계를 내세우지 않기 때문에 매우 비판적이고 때로는 세계관에 관한 논쟁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영화를 경멸하고, 기이한 대중주의를 끌고 들어와서 영화에서 반 엘리트주의를 선언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중략) 더 나아가 영화가 지식과 결탁을 맺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무언가 수상쩍기 짝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문화적 허무주의의 유행에 따라 반 엄숙주의를 내세워서 영화가 만들어내는 이미지의 성찰과 진실까지도 한낱 허깨비와 같은 것으로 죽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질문은 종종 정치적이거나 아니면 권력에 관한 시도가 됩니다.  

정성일.KINO.1998.2. 희망은 유령이 아니다. 영화를 떠나가는 사람들 뒤에 남아서 누가 진정 영화를 위해 남을까. 

우리는 영화가 죽어가고 있는 시대에 (영화의 죽음을 선언한 것은 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불현듯 영화가 모든 유행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매우 신기하게 보였습니다. 갑자기 직업을 바꾸는 사람들도 생겨났고, 날조된 전문가들이 사방에서 유령처럼 출몰하고, 그들이 영화에 대해서 강의하고 별점을 주고, 심지어 이리저리 참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놀랍지 않습니까? 문학이나 연극, 또는 미술에서 우리는 그런 기이한 현상을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영화와 록 음악 만이 90년대에 전문가를 과잉생산하는 현상을 가져왔습니다) 그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합니다. 그들이 영화를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정말로 그러하다면 우리는 그들을 기꺼이 응원할 용의가 있습니다) 영화에 관한 담론을 만들어내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자본에는 노동을 끌어들이는 원심력이 존재한다는 베른슈타인의 지적은 더 없이 적절한 것입니다. 영화산업은 더 빨리 영화를 소비하기 위하여 더 많은 영화담론들을 만들어내야만 했습니다. 기꺼이 언제나 동조하는 노동력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건 생산과 소비의 이안삼가경주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전략은 언제나 느리게, 더 느리게였습니다. 그것만이 소비의 경주로 말려든 그 가속도의 생산으로부터 벗어나 우리 자신에로 돌아와 돌아보고 성찰하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중략) 그런데 갑자기 외부적인 이유로 영화의 소비의 속도가 방향을 뒤틀고, 그 토대의 변화에 의해 감속현상을 일으키는 산업 속에서 영화담론들의 생산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말하자면 영화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더 이상의 이윤을 창출하지 않을 때 여기에 남는 것은 정말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래서 지식이 더 이상 자본으로 전화되지 않고, 더 나아가 권력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할 때 죽어가는 영화를 위해서 그 누가 남을 것인가라고 다시 질문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중략) 정말로 어떤 형식으로건 영화가 산업과 서로 함께 기생하고 동거하는 것은 우리들로 하여금 더 이상 영화에서의 순수주의란 이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입니다. 영화는 그 스스로 어떤 방식으로건 소비되기 위하여 우리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영화에 관해서 더 많이 알고 그것을 통해서 퍼즐을 풀고 남들에게 이야기하기 위해서 서로 만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들이 영화의 소비주의에 말려드는 것입니다. 

정성일.KINO.1998.4. 가난한 영화보기를 위하여 세가지 희망, 그 희망의 원리에 관하여. 

우리는 영화관 앞에서 망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문화이지만, 영화관은 산업입니다. 당신이 영화관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지불해야만 합니다. 그 입장료는 분명히 당신이나 당신의 가족, 아니면 그 누군가가 낮에 흘린 소금의 댓가를 치루고 이루어지는 행위입니다. 영화를 보러 들어가기 전에 그 영화에 대해서 거리를 갖고 비판과 반성의 사유로 다시 물어보고 그럼으로써 자신의 영화관람에 대해 작은 성찰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는 것은 선택입니다. 자신의 선택의 행위에 대해서 스스로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거기서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으로부터 비로소 영화를 보러가는 행위는 의식주를 해결하는 문제와는 다른 차원으로 올라서는 것입니다. (중략) 두번째는 영화를 보는 기회의 상대적 박탈입니다. 정말로 영화를 많이 보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많은 영화를 모두 볼 수 있을만큼 여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며, 그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영화를 볼만한 좋은 영화가 많은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많이 보는 것은 정말로 소비의 속도에 휘말려든 나머지 영화를 본다는 것이 새로운 경험의 차원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리며 더 나아가 현실로부터의 상대적인 박탈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영화의 속도는 좀 더 늦춰져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본 영화를 충분히 다시 생각하고, 그 속에서 자기의 삶 속에 그 영화의 경험이 새로운 정서를지닌 자세로 창조되어지도록 이끄는 의지를 가져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중략) 매우 역설적이긴 하지만 우리는 영화로부터 이제 다소 멀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가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영화가 일상생활이 된다는 것은 전적으로 자본의 소비의 속도를 뒤따라 가는 것입니다. 영화관 앞에서 망설이고, 더 나아가 자신이 본 영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그 속도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자기의 좌표를 설정하고 그 위치로부터 영화를 다시 물어보는 것입니다. 영화는 언제나 현실로부터 일정정도 멀리 떨어져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본다는행위가 현실로부터의 꿈이면서 동시에 각성이 되기 위해서 그것은 언제나 으미있는 체험이며 더 나아가 현실로부터의 거리 지우기를 통해 얻어지는 세계에 대한 또 다른 구성이며, 현실 곁에서 얻어지는 세상의 미적인 형상들에 대한 발견의 순간이어야 합니다. 

정성일. 로드쇼.1991.3. 거짓말장이들에 관한 두세가지 경향. 

우리는 영화를 사랑하며, 그래서 영화에 편들기로 결심한 이들의 진영에 서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러나 영화의 주변에 끊임없이 출몰하는 잡귀들은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영화를 여전히 구경거리 잡동사니 정도로 생각하고 있거나 심지어 잡담에나 써먹는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첫번째, 여기에 해당하는 잡귀들은 이런 식으로 유혹을 시작합니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비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그럴 때면 영화등은 사운드 트랙을 틀어놓고 험프리 보가트나 잉그리드 버그만(아마도 <카사블랑카>를  이야기하는 모양인데, 이런 넋두리를 앵무새처럼 늘어놓아도 질리지 않는 것은 참으로 별일이다)을 떠올려보자. 미안하지만 떠올릴 것이라곤 별로 없는 사깃꾼들의 거짓말이 시작됩니다. 영화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며, 생각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비오는 날에도 카메라를 들고 흙탕물 속에서 도대체 나는 왜 영화를 하고 있는가라고 진지하게 고통받는 영화현장의 시네아스트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중략) 두번째, 영화에 관한 인명사전을 열심히 외우고는 마치 영화를 모두 알아버린 것처럼 수다를 떠는 잡귀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이들은 자신들이 심각한 영화광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것입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자본은 지독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을 뿐 아니라, 매스컴의 허수아비가 되어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불행한 영화광이라고 부르는 편이 옳을 것입니다. 영화는 지식이 아니며, 더구나 인명사전 따위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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