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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평점 :
네 구멍을 메꾸려고 남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너 자신을 소진해서도 안 돼. 내 말은, 무의미하게 소진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
간단요약: 여행의 마지막 날 제비는 해변에서 한 남자와 부딪혔다. 휴대폰을 빠뜨렸고, 도움 청할 곳을 찾다 하쿠다 사진관에 닿았다. 석영을 기다리다 유나의 백일 촬영을 도왔고, 오토바이를 탔고, 양희를 만났다. 비행기를 놓쳤다. 사진관에 취직해 석영을 변화하게 만들며 하쿠다 사진관만의 매력을 만들어간다.
추천대상: 마음 속 비어비린 한 구석을 채우고 싶은 분들
✍어렸을 때 동생을 잃은 석영, 이른 나이에 엄마가 되어 아이를 키우지 못하는 제비. 두 삶의 만남은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기 위한 첫 시작점이었다. 유명 사진대회에서 우승할 정도의 실력자이고 사진관 오픈을 위해 수많은 준비를 했지만 손님이 없는 석영, 어린이집 사진관에서 일하면서도 이루지 못한 가정에 대한 자책감과 직업과 현실의 모순성으로 괴로워하는 제비. 두 사람의 표면적인 목표는 하쿠다 사진관의 번영이었지만 두 사람이 나눈 것들은 거기에 그치지 않았다. 먼저 제주살이를 시작한 석영이 제비에게 외지인 삶에 대해 납득시켜주었고 제비는 사장에게 어떻게 손님을 모아 가는지 현실적인 대책들을 마련해주었다.
그렇게 손님이 늘기 시작한 사진관. 그 사진관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공통점은 모두 제비/석영과 닮은 구석이 있다는 점이다. 각자의 아픔을 털어놓고, 의심이 갔던 사진들을 바라봤을 때 안심하고 위안을 받는 그들은 그 따뜻한 감정을 제비, 석영에도 나눠주었다. 생판 처음 보는 사람들이지만 사진을 매개로 나누었던 것들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기에 충분했다. 사진 찍는 경험이 늘어나면서 단지 기술적인 부분의 향상이 아니라 사진관의 지향점을 발견했으리라 믿는다. 단순히 돈을 내고 사진을 찍고 마는 곳에서 확장시켜 현재의 감정, 표정 등을 공유하고 잘 간직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사진관이 잘 운영되는데에는 제비와 석영의 노력도 있었지만 물꾸럭마을의 주민들도 빼놓을 수 없다. 손님을 직, 간접적으로 소개해준 것을 시작으로 외지인인 석영과 제비가 그곳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어주었다. 처음 보는 것, 처음 듣는 것을 보고 놀라더라도 불편한 기색을 표현했을 뿐 내치지는 않았다. 제비에게 물질을 가르쳐 준 양희도 처음엔 귀찮아하고 답답해했지만 시간이 쌓일수록 애정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앞으로 제비가 계약기간을 언제까지 연장할지는 온전히 제비의 몫이겠지만 서로의 마이너스에서 0을 거쳐 왔으니 부디 오래오래 그곳에 머무르며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추억형성에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이런 사진관이 존재한다면 1년에 한 번씩 꼭 사진을 찍으러 갈 듯하다. 어딘가 존재할 하쿠다 사진관을 빠른 시일 내에 찾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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