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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소녀를 위한 동화는 없다 - 이야기를 통해 보는 장애에 대한 편견들
어맨다 레덕 지음, 김소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2월
평점 :
「휠체어 탄 소녀를 위한 동화는 없다」
어맨다 레덕, 김소정 / 을유문화사
#도서협찬 #신간도서
‘#장애학 ?’
교육학과 친구들 덕에 특수교육과는 알았어도 장애학은 처음 들어봤다. 「선량한 차별주의자」와 같은 책을 읽었을 때도 장애 보다는 차별에 초점을 두었지, 장애 자체에 초점을 두진 않았었다.
같은 장애를 가졌으나 ‘사회적으로 인정받는’사람들의 이야기는 ‘극복할 수 있다’혹은‘극복해야지’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 같다.
‘#극복 ’한 것에 위대함을 느끼긴 했어도 장애 본질에 관한 고민은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본 책 #휠체어탄소녀를위한동화는없다 는 #동화 , #이야기를 통해 장애를 대면한다.
p.13 도대체 왜 누군가가 다른 무언가로 혹은 다른 누군가로 변하기를 소망하는 그 모든 이야기에서 변해야 하는 건 세상이 아니라 늘 한 개인인 걸까?
저자는 그럼에도 이 책이 학문적인 글은 아니라고 소개한다.
p.15 이 책은 또한 장애를 다루는 학문적인 글도 아니다… p.16 이 세상 모든 장애인은 저마다 다른 경험을 하며…다채롭고 복잡하다.
웬만하면 서문을 다량으로 인용하지는 않는데, 미리 고백하자면 의욕을 앞세운다고 해서 비장애인인 내가 적확한 표현으로 이 책을 소개하는 게 힘들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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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동화’를 빗대어 많은 것을 이야기하지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표지 사진 뒤에 함께 올려놓은 p.193-195(사진 참조)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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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지만 떠오르는 대로 이야기해보자면, 내가 초등학교 때 한 친구가 생각난다. 어릴 적 교통사고로 손등에 피부 이식 흉터가 있었는데 성인이 된 후 뒤틀리고 부푼 피부를 복원하기 위한 수술을 한다고 했었다(18년 전의 기억이 왜곡되지 않았다면). 별거 아니었다. 나도 아토피로 손등이 코끼리 피부처럼 거뭇했고, 딱딱했고, 군데군데 피딱지가 있거나 갈라진 틈새로 피가 흘렀다. 너무 가려울 때면 울면서 긁거나 때렸으므로, 정작 나에게는 그 친구의 손등이 나의 손등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별것’이란 걸 그때 깨달았다. 그 친구는 그 손등 때문에 우리 학교에 오기 전 2년마다 전학을 해야 했으며, 여기서도 전교 왕따, 일명 전따를 당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 사실을 알았던 건 아니었으니, 나는 그 친구와 함께 자주 놀았다. 그리고 한 학기 동안 같은 반 친구들이 그 친구를 구타했을 때, 어쩌다 한 번 함께 맞았다.
지금 생각하면 발길질을 하던 그 아이의 키가 나보다 작았는데, (남자아이였다)한 주먹 거리도 되지 않았을 텐데, 집단의 힘은 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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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 이야기를 꺼낸 것도 ‘동화’는 어릴 때 아주 열심히 읽었던 장르이기 때문이다. 익히 아는 동화의 제목이 증후군의 이름으로 사용되는 현실에서(p.255-256 참조, 사진), 어떻게 ‘똑바로’ 읽어야 할지 적어도 한 번은 고민해봐야 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