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의 심리학 - 무력감을 털어내고 나답게 사는 심리 처방전
브릿 프랭크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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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누군가는 그 고민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고 할텐데요. 그 고민 가운데 묶여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리고 어쩌면 어느 쪽으로든 결정을 내리고 움직이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 될거라는 걸 알면서도 꼼짝하기 싫은 나에게 대부분 "역시, 넌"이라고들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나를 포함한 그런 이들에게 저자 브릿 프랭크는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라는 말을 건넵니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요? 자신이 남들이 생각하는 그 모든 중독의 구렁텅이를 건너온 사람이기때문이고 자신이 그렇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괴로워하고 있을 때 상담사가 건넨 그 말 한마디 덕에 사람의 행동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알기위한 이 모든 일들이 시작됐다는 겁니다.


1부 무기력을 떠나보내는 법에서는 불안감이 문제라는 우리의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알려줍니다. 불안감이 올라오면 나약하기에 그런 감정이 생기는 거 아닐까 했는데 그녀의 말처럼 그 불안감, 깜깜한 길을 걸어가는 동안 뒤를 돌아보고 앞을 다시 쳐다보게 하는 본능적 불안감이 있었기에 그 수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피할 수도 있었구나 싶어지기도 하고, 그래서 나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기는 했겠구나 싶어집니다, 가파른 계단을 보면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조심을 했을거고, 지나가는 덩치 큰 개는 무서우니 멀리 떨어져가는 게 낫겠다는 현명한 판단을 하게도 했을거구요. 이렇게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뇌를 이해하면 내일을 바꿀 수 있다는겁니다.


그리고 트라우마 역시도 극복해야한다는 겁니다. 트라우마란 끔찍한 사건 후의 현상인 줄 알았는데 그녀의 설명을 보면 그 누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우유부단하다, 사과를 과하게 한다, 아니라고 말하기 어려워한다 .. 등등 우리가 보일 수 있는 많은 행동등이 트라우마에 기인한 것이라는 건데요. 내 안에서 느끼는 위축된다거나 잠을 잘 못자거나 압박감을 느낀 적이 있다면 그것들도 다 트라우마에 들어간다는 겁니다.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관계들에서 어떤 해결책이 있는지도 알려주고 있는데요. "고통은 피할 수 없고, 괴로움은 선택할 수 있다."는 갈등은 피할 수 없지만 싸움은 선택할 수 있다는 부처의 말씀이 와닿게 됩니다. 싸우게 됐을 때 우리는 늘 제대로 된 사과를 하라고 하는데요. 그 사과에 미안하다는 말만 있다면 그건 제대로가 아니였다는 겁니다. "개선(책)"이 들어가야 한다는 건데요. 어쩌면 그런 대화법을 몰랐기에 싸운 후 아직 뭔가 털어내지 못한 감정들이 남아있었던 건 아닐까 하게도 됩니다. 내 안의 나에게 말을 제대로 못 걸어 트라우마를 나도 모르게 안고 살았듯이 말이죠.


"삶이 얼마나 성공적이고 흥미로운지에 상관없이, 그 삶이 진짜 자신의 삶이 아니라면 우리를 절대 행복하게 만들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 삶이 진짜 자신의 삶이라면, 우리를 절대 비참하게 만들지 못할 것이다." -259

결국 무기력이란 내가 나 혼자, 스스로일 수 있을 때 극복할 수 있다는 게 맞다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고, 미루고 싶고, 원인을 밖에서 찾으려 한다면 그 감정은 결국 반복해서 다시 나를 찾아오겠다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그녀 말처럼 무기력도 나를 보호하려는 자구책이라는 걸 알았으니 다음에 그런 감정이 온다면 조금은 쉽게 털어나지 않을까 하는데요.


내가 왜 이럴까, 난 또 왜, 라는 생각에 잠겨있다 싶을 때 이렇게 심리를 분석해서 순서화, 객관화를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싶은데요. 화살을 나에게 돌리지 않고 나의 불안감을 가라앉히고 움직이게 만들기위한 여러가지 방법 중 맞는 걸 찾아서 내 루틴깨기로 만들어봐야겠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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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세 기리코의 범죄일기
하라다 히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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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세와 범죄일기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제목은 우선은 미스 마플을 떠올리게 했는데요. 좋아하는 미스 마플의 등장이 아닐까 했는데 생각과 너무 다릅니다. 진짜 범죄자가 되기 위해 나쁜 길로 걸어가려고 하는 기리코씨의 이야기거든요. 부모님 간병을 하느라 직장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기리코는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언니와 싸우게 됩니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유산을 나누자는 말에 서운했던 건데요. 부모를 모셨으니 누구에게 알아달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힘든 시간을 누구든, 특히나 피를 나눈 언니나 가족이라면 당연히 고맙다는 한마디로 모든 걸 풀 수 있으려만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겁니다. 오히려 부모님 연금으로 편안하게 산거 아니냐는 말이나 듣구요. 얼마나 서운할지 짐작하게 됩니다. 그렇게 그녀는 혼자가 되어 아르바이트로만 살아가다 어느 새 늙은 자신을 보게 됩니다. 이제 진짜 혼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남편을 잃은 도모가 같이 살자는 말을 건네고 그녀들은 함께 살게 됩니다.


나이를 전혀 알 수 없게 그녀들은 자신들의 시간을 가지고 재미있게 보냅니다. 그런 시간은 하지만 왜 영원할 수가 없는건지 도모가 먼저 세상을 떠나며 다시 기리코의 인생이 외롭게 되지만요. 그런 그녀가 어느 날 뉴스를 보게 되는데요. "노인 범죄"의 증가라는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두려워하고 남에게 폐끼치는 걸 죽기보다 싫어하는 지금의 그녀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들에 대한 보도였는데, 그녀는 그 뉴스 속 노인들이 범죄를 일으키는 이유를 듣고 남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걱정없이 하루 세끼와 잠들 수 있는 곳이 있고, 아프면 의사가 재까닥 올 수 있어서라는 범죄 동기를 들으니 말이죠. 그래서 그녀는 꿈꾸게 됩니다.


아픈 현실이다 싶은데요. 범죄자가 되려는 노인의 이야기는 "처음엔 뭐야?" 할 수 있지만 점점 끌려들어가게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노인이 된다는 게 당연해서 일수도 있고, 노인이 아니라도 우리는 이미 충분히 혼자 있는 삶의 내일이 어떨지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도저도 아니면서도 나 역시 기리코의 마음이 어떤지 충분히 알겠는 걸 보면 말이죠. 평생을 법없이 살아왔던 그녀가 이제는 남에게 피해는 안 주면서 제일 오랫동안 감옥에 있을 수 있는 범죄를 꿈꾸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녀의 처지를 들은 이들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그녀를 도와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겁보이기도 한 그녀, 범죄를 저지른다는게 쉽지 않다는 걸 새삼 알게 되는 일만 자꾸 생기게 됩니다. 실패했지만 포기가 없는고로 계획하는 범죄가 커지게 되고, 우리도 그녀의 앞 날을 같이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다 진짜 잘못된 일에 엮이지 않을까 해서요.


사람은 저마다 고독을 품고 있구나 -117

그녀는 그러다 알게 됩니다. 고독이란 것이 자기처럼 혼자만 사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는 걸요. 같이 있으면서도 나몰라라 하는 가족들과 있느니 마음맞는 이들과의 시간이 더 진짜라는 걸 알게 되고 그걸 우리에게 보여주는데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인간의 죽음... 특히 노인의 죽음이란 결국 지금껏 살아온 인생에 점수를 매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기리코도 어떤 죽음을 맞을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340

사람은 결국 자신을 받아주는 쪽으로 가게 되 있나봐... 라는 자조를 하던 그녀가 만난 형님의 고백도 가슴에 남을만합니다. 죽이지도 않으면서 아내는 먼저 죽어가는 자신을 괴롭히면서 그걸 즐길거라고 두려워하거든요. 야쿠자 형님이란 이름에 안 맞는 모습은 수십년을 아무말 없이 살아가던 아내들이 한다는 한마디를 떠올리게 합니다. 한맺힌 "나이들면 보자." 요. 그렇게 나이가 들어서야 자신이 해온 행동의 결과가 느껴지는 걸까 싶은데요.

그녀에게 찾아온 행운의 신인 구도나 유키나, 가도노등 좋은 사람들이 아직은 있다는 희망도 좋았지만 노년의 삶이란 아주 작은 바람에도 많은게 바뀐다는 걸 볼 수 있는 다카시같은 이를 보면 슬프기도, 불안하게도 되는데요.


이런게 웃픈게 인생의 진짜 고민일지도 모르겠다 하게 됩니다. 죽을 때쯤 점수를 스스로 매겨봤는데 나를 진심으로 아껴줄 이도, 그렇게 해주고 싶은 이도,그렇다고 나 혼자서라도 세상을 마주할 수단이 없다면 말입니다. 그런 수단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사람을 이렇게 위험한 순간에 찾은 기리코씨 인생의 점수는 꽤 높았던거 아닐까 싶은데요. 그녀같은 이들에게, 이제라도 부지런히 점수를 높여야겠다 싶은 나를 포함한 이들에게 응원박수를 쳐주고 싶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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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2
유지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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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쉽게 풀리는 매듭이였는데, 왜 그토록 오랫동안 지독하게 매어두고 있었는지, 왜 그토록 오랫동안 계속 같은 매듭을 묶고 또 묶고만 있었는지-179

피로 얼룩진 그늘에 묶인 시현과 희주의 과거야 말할 것도 없지만 시현의 누나 시은과 상기의 과거에 대해서도 나오는데요. 이들도 사랑이라는 말에만 너무 묶였던 이들의 비극사 아닐까 싶어집니다.  사랑하는 이가 내가 마음에 안 들어 떠날까 진짜 하고픈 말을 꽁꽁 묻어만 놨기에 서로는 서로를 알 수가 없었던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니면 상처만 주는 사랑이라면 보내야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생긴 일인거같기도 하구요.


수현과 희주의 사랑 옆 다른 인물들도 이렇게 여러가지의 각자 사랑을 찾아갑니다. 사랑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믿음의 다른 이름 아닐까 싶은데요. 2편에서는 시현과 희주를 중심으로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배신이라는 걸 알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배신하는 이도, 그게 괴로워 차라리 자신이 아픈 쪽을 선택하는 이도 있는데 이것도 내가 아니라 상대가 사랑을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하는것이냐에 따른 거 아닐까 싶구요. 생각해보니 우리는 많은 곳에서 상대의 눈길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볼 수 있는데요. 남들의 눈에는 처음부터 배신의 사랑이였는데 사실 희주 아버지는 커다란 상처에도 여전히 희주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었다던지 하는 걸 보면 한번 방향을 튼 사람의 마음은 본인도 어찌할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건 시간이 지나야 해결이 되는게 아니고 본인이 다시 마음의 방향을 바꿔야한다는 것도요. 어쨌든 지난 사랑은 늘 사람을 애틋하고 후회하게 만들기에  사랑이라 믿었을 뿐  진짜 사랑을 말할 수 있는 건 그들도 모르게 옆에서 묵묵히 기다리는 자들의 것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어느 순간에도 자신의 바닥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를 기다려준다면  그게 진짜 사랑일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우여곡절이 많은 수현과 희주는 그들이 서로 사랑이라 말 할 수 있을까를 예측할 수 없게 합니다. 시은에 대한 기억으로 괴로운 상기까지 수현을 노리고 있기도 하니까요. 희주 옆에서 자신의 매력을 다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우성과 말없이 수현을 도와준 창진등 오히려 주변 인물들의 매력이 넘치기도 하는데요.


조폭과 사랑, 그리고 살수라는 얽히고설킨 사건에서도 우리는 모든 이유 위에 사랑과 용서를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어느 순간에든 사랑은 꽃처럼 피어나는 것이구요. 그럴 수 있을까란 의문도 남지만 머리로 똑부러지게 말할수 없게 하는 게 사랑이기도 하니까 말이죠. 풀려고 들면 못 풀게 없는 게 인간사일지, 사랑일지 그들을 보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르네 미그리트가 "우주에는 달이 한 개뿐이지만,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달을 본다."고 했다는데 사랑이 우리에게 그런 것이 아닐까, 그의 그림만큼이나 글도 오늘은 더 마음에 콕 박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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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1
유지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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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그런 순간들이 있지 않습니까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 제게는 그때의 모든 순간이 그런 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자세히 기억해 둘 걸 그랬습니다."-176

이렇게 과거에 묶여 사는 남자와 역시 과거에 묶여 사는 여자가 만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우리에게 그런 수현과 희주가 만나게 됩니다. 어렸을 적의 사건으로 남의 목숨을 빼앗고 사는 남자가 된 수현은 그런 자신을 끔찍이도 싫어합니다. 어렸을 적의 사건으로 지금 자신을 조금씩 갉아먹으며 사는 여자가 된 희수도 복수를 꿈꾸며 살기에 자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거 같아 보이구요. 그리고 그들은 다른 이들을 신경 쓰지 않으며 지금을 살아간다는 공통점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희수가 누군지도 모르는 그런 수현을 찾으며 그들이 만나게 됩니다.


하나의 사건으로 그들이 얽혀있음을 아는 우리는 그들이 느끼는 감정이 결국 다시 상처가 될 거라는 걸 알기에 말리고 싶지만 이미 너무도 외로웠던 서로를 알아봤던 건 아닐까, 누구라도 만나면 안될거라 여기는 그들이 끌리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수현은 이미 위험을 안고 사는지라 그 위험이 희수에게도 넘어오게 되는데요. 자신도 모르게 위험 앞으로 한발 자욱 씩 걸어오는 희수를 과연 수현이 잡아줄 수 있을지, 자신을 이렇게 위험하고 불안정하게 만든 게 수현이라는 걸 알게된 후에도 희주는 그의 손을 꽉 잡을 수 있을지 불안한 그들의 사랑을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됩니다.


미술과 심리치료.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그들의 모습이 어떨지 그릴 수 있을 만큼 떨림과 흔들림을 보여줍니다. 사랑을 한다면 이들 같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러면서도 비극적 사랑에 끌리는 게 또 사람 마음이니 그들이 함께 보게 될 세상이 어떨지 궁금하지 않을 수도 없게 됩니다. 자신들의 세상을 선택할 수 없던 어린 시절부터 정해진 길이 아니였을까, 사랑을 하면 할수록 알게 될 과거의 비극은 더 크게만 그들에게 다가올텐데요. 이제는 자신들의 세상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만 과연 사랑만으로 그럴 수 있게 될지 2편을 따라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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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게
산다 치에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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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면 할수록 소중한 것이 늘어난다.

그 하나하나가 살아가는 힘이 된다-261

오랫동안 잊었던 사랑이란 감정을 떠올려보게 됩니다. 사랑이 얼마나 가슴아픈지, 그리고 나를 얼마나 웃게하는지도요. 물론 지금도 사랑을 하기는 합니다만 그런 소중함에 대한 생각을 잊은 채로 습관으로, 일상으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싶은데요. "보석병"이란 희귀병으로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할 것을 알게 된 리나와 전학와서 만나게 된 친절한 아이 미사토의 이야기가 그 기억을 다시 만들어내게 하는데 색깔은 초록과 하늘빛이 섞였다고 할까요, 소중했던 학창시절의 그 시간과 첫 사랑, 우정이 나에게 주었던 추억들이 생각나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가진 이 사랑도 리나처럼 말하고 표현하지 않아서 그 빛을 잃어가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누군가의 인생을 어느 한 부분만 보게 되면 보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보일텐데요. 리나의 이야기도 병과 연애, 인생관, 어느 부분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읽히지 않을까 싶네요. "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게"라는 제목처럼 로맨스가 들어간다면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꼭 배드엔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가 있어 행복했던 기억이 더 크니 말이죠. 그리고 살다보면 모든 로맨스가 해피엔딩이 될 수 없다는 건 익히 알고 있으니 더 말이죠. 리나는 사람은 누구를, 어떤 때에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한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우리가 생각하는데로 인생이 흘러가지만은 않는다는 걸 동화처럼 이쁘게 그려갔지만 진실을 피하지는 않아서인지 가슴에 남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슬픔이라면 슬퍼할 시간에 노력한다."-84

남은 시간을 뭐든 최선을 다하는 리나를 보면서 미사토도 조금씩 변해가는데요. 그 역시 리나가 몰랐던 일들을 알려주면서 같이 성장해갑니다. 어렸을 적의 사고로 아빠를 잃은 리나는 아빠가 희생했다는 생각에 괴로워하는데요. 미사토가 부모의 마음이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면서 리나에게 진짜 사랑이 뭔지를 생각해보게 하거든요.


여자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기위해 부끄러워하면서도 꽃집에 들리고 그런 자신을 혹여 여자 친구가 알게될까 목소리 높인다던지, 남자친구를 위해 뭔가를 만들어줄 생각을 하는 모습, 그리고 리나의 건강만을 바라는 가족들이나 미사토가 원하는 일을 꿈꾸길 바라는 가족들을 보면서 우리가 진짜 바라는 건 큰게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요.


"같은 시간속에서 너와 나는 다른 시간을 보냈다."

가슴아픈 사연이 숨은  시간의 추억과 놓칠뻔 했던 반전은 생각보다 긴 여운을 줍니다. 사람의 손이 맞닿는 시간의 소중함도요. 그래서 다시 읽게 되겠구나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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