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자전거 북멘토 가치동화 5
박상률 지음, 이욱재 그림, 5.18 기념재단 기획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5.18 민주화 운동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어도 정확히 뭔지는 모르는 아이들에게 그 곳에 있었던 사람들이 어떤 상황이였는지 알수있게 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3.1일절마저도  무슨 날인지 모르겠다는 아이들도 많다고 하는데, 5.18이 뭔지 아는 아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렇다고 어른인 우리라고 해서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어떻게 그렇게 잔인하고 아픈 일이 있었는지  아는 대로라도 알려주기가 아직 초등학생에게는   처음 말떼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에 아이들 눈높이로 써간  이 책을 읽어본다면  아이들에게 미리 생각할 시간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또래 아이인 꽃님이의 눈으로 바라본 그 당시 모습 이야기이기에 자세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솔직하게 들리지 않을까 해봅니다.

 

 엄마와 동생이 태어나길 기다리며,    직장때문에 서울에 간 고모와  먼 곳에서 일하느라 한달에 한번 정도만 집에  오는 아빠를 기다리느라 심심한 꽃님이에게는 꽃과 꽃밭, 그리고 강아지 똘똘이가  최고의 친구입니다.  군인이 나타나면서  술렁거리는 곳곳의 분위기가 예전과 달라지게되고  밖으로 직장을 갈수 없게 돼 같이 살게 된 아빠마저도   군인들과 싸울것 같기도 한 일이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모든 걸 군인들이 사람들을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길거리마저 돌아다니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렇게 고립된 광주는  이유도 모르고 다친 사람, 죽은 사람 사이로 가족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로 가득차게 됐지만 같은 나라에 사는 다른 지역 사람들은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르게  된답니다. 아이들이 제일 이해가 가지않는다는 부분이기도 하고, 그 시대를 보낸 저 역시 아직 이해가 잘 안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서울에 간 고모와도 연락이 되지않는 꽃님이는 처음엔 학교 안가는게 너무 좋았지만  같은 매일이   심심하고 갇혀 지내는 게 너무 싫어 고모의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돌고오기로 합니다.

 

 

"봄은 뭐든 다시 살고 싶어진께." 하던 아빠 이야기가 마음에 오래도록 남게됩니다. 세상 일이 궁금해 밖에 나갔다 올 때마다 꽃님이가 집에 있는지 확인하던 아빠, 아빠가 집에 오지않자 너무 걱정이 된 나머지 거리를,  병원을 마구 헤매던 용감한 꽃님이. 역사에 휩쓸린 한 가족이야기에서  저자는 그 누구라도  역사의 주인공이라며 어느 시절을 살든 그래야 한다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그 해 봄도 물론이고 기억하기 아프더래도 역사속에 있었던 일로 이름을 잃은 많은 이들을  우리가 먼저 제대로 기억해야한다 합니다.

 

"꽃도 제자리에서 지는데

너는 어디로 갔느냐"

....

라며 눈물로 시를 읊는 아빠와 우리의 안타까운 마음을 타고,  잊지 말아야 할  5.18이라는 아픈 기억속에 봄꽃 같던 한 소녀의 이야기가 슬픔을 더하게 됩니다.  '우리를 부디 잊지 말아주십시요' 라는 말을 남긴 이름 모를 시민군, 그리고 1980년 잔인한 5월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역사와 지금을 사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을 알려줄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트에 탄 소년과 곰 벽장 속의 도서관 4
데이브 셸턴 지음, 이가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그냥 저 건너편 아무 데나 내려 주세요."

... "잘 알아서 데려다 주마."

하고 보트에서 만나게 된 소년과 곰의 대화가 이렇게 시작됩니다.

 

 

자칭 보트의 선장이라는 곰을 보면서도 거리낌없이 작은 보트에 탄 소년은 처음엔 낯설게 서로의 영역을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그들의 우정을   시작하게 된답니다. 닫힌 공간, 둘 밖에 없는데도   서로에 대해 관심도 없이, 자신의 관점에서만 이야기를 시작하고 특히나 소년은 곰을 받아들이기가 쉽지않지만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곰과 소년의 기발한 여행을 함께 보면서  한참 자라고 있는 아이들과의  사이를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특히 아무 데나 내려달라는 소년에게 잘 알아서라는 곰의 대답을 듣는 순간부터 큭큭 웃음이 나오게 됩니다. 아이들에겐 '아무데나', '아무 것'이나 이지만 부모들은 '알아서 잘..' 이 늘상 하는 이야기일테니까요.  하지만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정확한 지도도 없이 '여기쯤'이라고 막연한 항해를 계속하는 곰의 모습에서  왠지 내  모습이 보인다는   생각을 하고보니, 소년의 더 나은 생각과 행동을 따르려 하지않거나 고맙다는 이야기를 건네지 않기에  미련해보이는 곰이 하는 행동에는 설마 나도 그럴까 라는 생각이 순간 들더라구요.

 

어린 소년조차도 안 된다고 했던 일로 괴물을 끌어들인 곰의 미련함, '마침 좋은 생각이 떠오르려는 참에 소년이 방해한 것일뿐' 이라는 뻔뻔함으로 삼춘기, 사춘기라고 웃으며 이야기하는 괴로운 시기를 , 금방 넘지 못하는 폭풍 속 파도로 만들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에 살짝 괴로워지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들은 점점 서로를 위해   괴물도, 안개도 헤치고, 그리고 이상한 바위 섬에서의 앞으로의 계획도 세워가면서 기운이 빠질때마다 힘을 내주는 서로가 있기에 다시  나아가게 된답니다.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그들의 여행은 아이들에게 다음 여행에서 만날 기발한 모험 이야기를 상상하게도 만들지만 어른에게는 그들의 어려움과 시간으로 다져진 우정만은 변치않았느니라~ 라는 바램을 갖게 한답니다.

 

점점 솔직하게 말하게 되는 소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곰의 변화가 어른과 아이, 우리 모두에게 살다가 보면 겪게 될 많은 일들, 사람 사이, 자기 마음이 곤란할 때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하지 않을까 해보게 된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읽으면 읽을수록 논술이 만만해지는 한국단편 읽기 2 지식이 열리는 신나는 도서관 6
김정연 엮음, 김홍 그림 / 가람어린이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금년 여섯 살 난 처녀 애입니다." 라는 첫 줄을 읽자마자  '처녀 애'라는 말에 까르륵 하는 아이들이다.  엄마와 사랑방 손님, 그리고 달걀을 좋아하는 옥희를 내가 처음 만났던 그 때도 이런 말이 있었나 싶은게  지금의 내 기억엔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엄마나 사랑방 아저씨의 답답해보이는 마음이 주로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읽게 된  이야기가  이제는 엄마나 아저씨의 입장, 그리고 옥희의 알듯 모를듯한 마음이 어땠을까 에서 보이는 걸 보면 시간이 많이 지났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된다.

 

 

그 때는 보이지 않았던, 서로에게 전해지는 일상의 만남이나 가벼운 말에도 가슴떨리는 모습이 이제는 보이게 되고   말없이 보내는 게 맞다고 여긴 그들의 마음도 지금은 ' 그랬겠구나.' 라는 이해를 하게되지만, 예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을 사는 쿨한 아이들에게는 얼굴만 붉히고  말도 못하는 그들의 마음이 이해가 다 되지는 않는가 보다. 이렇게 '사랑손님과 어머니'로 시작된 1930년대부터 1970년대 까지의  채 만식 님의 '미스터 방', 황 순원 님의 '물 한 모금' 와  '소나기', 하 근찬 님의 '수난이대', 윤 흥길 님의 '기억속의 들꽃', 최 일남 님의 '노새 두 마리', 박 완서님의 '자전거 도둑' 한국 단편 소설 8편을 만나게 된다.  전쟁통에, 혹은 그 직후 우리네 팍팍한 생활 모습, 그래도  알고 보면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는 이야기가 우리네 할머니께서 들려주시는 '예전엔 그랬었지.'라는 걸 생각하게 한다.

 


아이들은 '사랑손님과 어머니' 에서는 여섯 살이라는 나이에 안 맞게 어른스러운 듯 싶다가도 눈치 없는 옥희 흉내를 내보기도 하다가 '물 한 모금'에서는 비를 피하려 빈 헛간에 모인 사람들 앞에 나타난,  도끼 같은 것에라도 찍힌 듯이 깊게 파인 이마의 주름살을 가진 중국인 주인이라는 말에 '움찔' 했다며, 그가 가지고 나타난  따뜻한 물에 속이 풀리는 사람들을 보고 약간은 허탈해 하기도 하면서 의외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또 나는 '이 바보'라는 말이 때로는 얼마나 정겹고 다정한 말인지를  알려주는 아련한 우리의 영원한 첫사랑 소년과 소녀의 '소나기'가  아이들에게도 역시나 같은 느낌일까 싶어  이것 저것 물어보게 된다.   전쟁중에 다친 몸에 한탄하는 아들에게 자신의 속상한 마음을 접고 '우째 살긴 뭘 우째 살아. 목숨만 붙어 있으면 다 사는 기다. 그러 소리 하지 마라." 라는 퉁명함으로  보여주는 뜨거운 아버지의 정을 아이들은 알련가 싶어 부모의 마음을 말로라도 설명해주면서,  각각의 단편이 끝나면 나오는, "논술 실력을 올려줘요."로 글짓기, 사고력, 논리력을 키워준다는 문제와 함께   이런 저런 내 생각과 의견을 말해보기도 하고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게도 된다.

 

 이제는 그 감정을 다 알 것같아  읽기만 하면 되는 나이가 된 나도  어렵기만 한, 예전 평안도 사투리나 그 당시 쓰던 말들이 낯설게 다가오기에   '이건  뭐라는 걸까' 싶은 옛 글자나 문장을 만나면    옆에 나와 있는 글자 설명란이나  빨간 줄로 동그라미 친 곳에 되어있는 설명을 슬쩍 보게 된다.

 

 

예전엔 그냥 눈에 띄면 이해에 상관없이 즐거움으로 읽었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아이들 눈에 더 많이 익어야 하는 책들이  생기는 즈음이라 쉽게 읽히게 만들어 놓은 이 책이, 단편의 짧은 글속에 들어있는 인간사의 깊고 긴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징검다리가 되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된다. 그러다 아이들이 더 나이가 들어 다시 읽게되면 그 때는 자신의 생각과 다른 지금의 생각, 그리고  예전에 엄마가 이렇게 생각했겠구나 하는 기억을 갖게 되지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