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슨서클 살인사건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5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희경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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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도 누가 조직에 속하는지, 심지어 대장이 누군인지도 모르면서 명령에 의해 누군가의 집을 털고 누군가를 죽이는 데 가담한다면 그 조직이야말로 위험한 조직아닐까 싶은데요. 크림슨 서클이 그렇습니다. 하나의 조직원을 잡아도 자신외의 조직원이 누구인지를 모르기에, 자신이 한 일이 무엇을 위한 일인지도 모르기에 배신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 전체 파악이 힘들기때문인데요. 그래서 순순히 돈을 내놓지 않으면 당신의 목숨과 결국은 내가 원하는 것도 가져가겠다는 당당하고 예의바른 편지를 보내는 크림슨 서클은 경찰에게는 큰 위협입니다. 묵묵히 사건만을 풀어나가는 파르 경감도 몇 번 예고에도 사건을 막지 못했기에 시민들의 분노 대상이 되는데요. 시민들은 다음 대상이 누가 될 지 알 수 없기에 불안에 떨게 됩니다.


그래서 경찰에 속하지 않았으나 사이코 메트리 능력을 가지고 사건을 풀어가는 예일 데릭 탐정의 인기가 파르와 반비례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가 경찰이 되기를 많은 이들이 원하지만 그는 탐정의 입장에서만 경찰에 협조하는데요. 다행히 파르 경감이 가는 사건 현장마다 나타나 도와주지만 마침내 크림슨 서클은 그 둘도 사건에서 멀리 있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서늘한 경고를 공개적으로 하게 됩니다.


크림슨 서클의 편지에도 대항했기에 아버지를 잃은 잭과 연이어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막아야 하는 파르경감과 예일 탐정, 미모과 지성을 지녔으나 속을 알 수 없는 탈리아를 중심으로 사건이 움직이는데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싶게 사건은 경찰들이 예고된 범행현장을 싸고 있는데도 일어나고 범인은 늘 유유히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러면서 범인은 대충 윤곽이 보이게 됩니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공통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몇 몇은 늘 있게 마련이고 어딘가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도 보이니까요. 하지만 이런게 고전 추리의 매력이구나 싶게 씨씨티비나 지문등으로 명확히 범인을 확인할 수 없기에 우리는 읽어가면서 " 이 사람이..."하다가 다음 장면의 행동으로 "이 사람은 아닌가 보다.."하고 지워가는 재미를 더하게 됩니다. 모두를 모아놓고 "사실 이 사건의 범인은 ..."이란 극적인 부분도 볼 수 있구요.


"우리 모두 인생을 속속들이 알면 얼마나 가히 볼 만 한 족속인지요!"-189

이런 철학도 보게 됩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사람을 가르게 되는데 깊은 사정까지 알고보면 생각과 다른 경우도 많다는 걸 보여주면서 말이죠.


'킹콩'의 원작자이자 영국 추리작가 협회 선정 100대 추리소설에 이름을 올렸다는 에드거 월리스는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재주만은 탁월하다 싶은데요. 믿을 수 없는 여인에 대한 괴로움에도 사랑을 멈출 수 없는 연인의 순수함에 엄청난 세력을 자랑하는 범죄집단과의 대결, 게다가 그 두목은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까지 그려가며 그 당시 추리소설이 가지고 있던 낭만도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면서 그 비밀을 찾을 수 있냐는 질문도 더하기에 많은 그의 이야기 중 6번째가 될 다음 이야기는 무엇으로 만나게 될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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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체인
에이드리언 매킨티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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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고등학생이라 하면 아직은 어리다 싶은데 그들이 친구에게 한 짓이라며 뉴스에 나온 걸 볼 때면 놀라게 됩니다. 인간이 마음먹는다면 저렇게 잔인한 것인가 싶어서요. 더 체인 역시 그렇습니다. 내 안에 생각지도 못한 모습이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 나를 위해, 혹은 내 아이를 위해 이 정도까지 할 수 있을까 나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내 딸, 조금만 기다려. 엄마가 널 대신할 희생자를 찾았으니까."

이 끔찍한 이야기가 2012년 멕시코시티에서 일어난 피해자 교환 납치라는 사건을 접하고 난 후라는데.. 이런것이 존재한다는 걸 몰라서 다행인건지 이제껏 조심 안 한 날 탓해야할지 모르게 됩니다.


어느 날 레이첼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그리고 우리가 무서워하는 이야기를 전하죠. "당신의 아이가 ..."라고요. 그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싶지만 익명의 협박자가 보내온 사진에 있는 건 분명 그녀의 딸 카일리가 맞습니다. 암이라는 병마와도 싸워야하는 레이첼, 절망으로 슬픔속으로만 가라앉고 싶지만 카일리를 위해 그럴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런데 협박하는 전화 속 여자의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계좌를 보낼테니 돈을 보내고 카일리를 대신 할 아이를 납치해 그 가족에게 자신과 같은 짓을 하라는 겁니다. 그래야 카일리를 풀어줄거고 이것이 그들을 옭아맨 "체인"의 요구라는데요. 말도 안된다 싶은데 이 모든 게 끝나야 자신의 아들이 풀려난다는 절박한 협박자의 목소리에서 이 모든 게 진짜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레이첼은 어느 순간 납치할 아이들을 검색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일만큼은 할 수 없다고 하지만 체인은 그녀를 놔주지 않고 카일리를 다시 보고 싶다면 이 일을 끝내야 한다는 걸 결국은 받아들이게 됩니다.


절대 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일을 하게되는 레이첼을 보며 이 일이 끝이 날 수 있을까 하게 됩니다. 이 일이 어떤 의미로든 성공한다고 해도 레이첼과 돌아온 카일리의 가슴에는 자신도 범죄자라는 상처가 남을 거고 그렇지 않아 카일리를 잃는다면 그것 또한 레이첼은 받아들일 수가 없을테니까요. 이렇게 절대적 고민에 빠지게 하는 이야기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게 됩니다.


키르케고르는 말했다 권태와 공포는 만악의 근원이라고...-89

레이첼은 본능적으로 알아냅니다. 체인이 두려워하는 것은 시스템 전체를 붕괴시킬지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을요. 당연 레이첼은 자신은 그런 존재가 되지도 않을뿐더러 그럴 수도 없을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작이 그랬듯 일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게 됩니다.


체호프의 법칙은 실천한 셈이다(1막에 권총을 소개했다면 3막에서는 총을 쏘아야 한다. 안 쏠거면 없애버려라.)p.450

머리와 총, 본능과 이성,범죄자와 공범을 나누지 못하게 하는 이야기는 생각지 못한 결과를 보여주는데요. 결국 인간은 생각지도 못하게 잔인하고 단호해질 수 있다는 걸 보게 됩니다. 도덕과 질서라는 걸 아는 뇌가 통제할 수 없는, 감정만이 지배하는 상태가 되면 말이죠. 특히나 나의 아이가 관계되어 있다면 내가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진짜 무서운 일은 이게 아닐까 싶은데요. 체인과 마주하기가 생각보다 쉬웠다는 아쉬움에도 이 생각의 시작만으로도 생긴 소름과 찝찝함은 사라지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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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죄 : 프로파일링 심리죄 시리즈
레이미 지음, 박소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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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영화에서 프로파일러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보느라면 그들의 뛰어난 머리와 차가운 분석력이 너무나 부럽기만 한데요. 이번 사건은 그 프로파일러라는게 누구를 상대하는 건지, 얼마나 무서운 일을 하고 있는 건지를 보여줍니다. 타겟을 정하면 거리낌없이 사건을 저지르는 악마를 상대로 하게 된 팡무에게 밀려드는 두려움을 보면 말이죠. 게다가 cctv나 블랙박스등의 기술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추리만을 이용할 때는 범인이 잔인할수록, 머리가 좋을 수록 프로파일러나 경찰이 고생이고 두려움의 크기가 어마어마하겠다 싶어집니다.

 

아직 학생인 팡무는 이미 프로파일링으로 경찰을 도운 적이 있습니다. 그 일은 친구를 잃게 한 사건이였고 사건은 풀렸지만 여전히 그는 그 사건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그러던 중 J시에 연쇄 살인이 일어나면서 타이웨이라는 경찰이 그의 이름을 듣고 찾아오게 됩니다. 이렇게 자의반 타의반으로 같이 사건을 풀어가게 되는데요. 하지만 이 일은 팡무의 상처를 다시 헤집는 일이 되고 살인자의 타겟이 바뀌게 됩니다.

 

'심리죄'시리즈는 중국의 인기소설인데요. 작가 레이미는 범죄심리학과 수사학에 정통한 교수로 도서 대출카드에 적힌 이름을 보고 '일곱 번째 독자'라는 심리죄 시리즈 탄생을 만들게 됐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가 팡무를 괴롭히는, 그리고 그가 해결한 첫번째 사건인데요. 그 일을 해결했듯 두번째인 이번 사건도 해결할수 있을것 같긴한데 범인이 타겟을 그의 주변인물들로 바꾸면서 힘들어지게 됩니다. 분노와 절망으로 팡무가 흔들리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눈에 보이는 이상한 일을 놓쳐 희생자를 늘리는 일도 생기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는데요.

 

연쇄살인마가 그 전 유명 연쇄살인마들의 범행을 모방하고 그 자리에 다음 사건 단서를 놓고 사라진다는 복잡함을 지닌 사건은 연이어 일어나고 조롱하듯 단서를 남기기에 경찰과 팡무는 당황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가 몰랐던건 팡무의 지치지않는 의지일겁니다. 사건을 해결해 주변 사람들을 살리겠다는 절박함이 만들어낸 의지 말입니다.

 

"사실, 너도 나와 같아."

팡무가 악몽속에서 듣는 말이고 이건 그가 죄책감에 시달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어느 순간 팡무가 그 누군보다 잔인해질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게도 됩니다. 연쇄살인마의 현재 상황을 재소자들이 맞혔다고 한 사건이 있었다는 것도 생각이 나구요. 뛰어난 머리의 분석가가 범인을 잡기 위해선 그 사람인양 생각해야하고 그 사람에게 거의 빙의되다시피 해야하는게 맞는거같고 그러다....

 

"그 무게는 결국 우리가 스스로 만들었을 뿐이다."-552

도를 깨친 이에게서 나왔다면 인생의 무게를 받아들이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을텐데요. 왠지 팡무가 이 말을 하니 앞으로의 사건이 심히 걱정되는 부분이 있긴 합니다. 그의 사건들은 심리죄 시리즈로 계속 나왔다고 하는데 분명히 변했을 팡무의 사건해결 방법들이 다른 의미로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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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블랙 쇼맨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최고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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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단시간에 거기까지 추리한 거예요?"

"추리라 할 것도 없어. 인간의 행동 패턴 같은 건 대부분 정해져 있거든."-156

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하는 탐정, 정확히는 딱 보면 아는 탐정이 등장했습니다. 결혼을 앞 둔 마요는 동창회 모임을 위해 고향에 가야하나 고민이 많은데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고 결국은 고향에 가게 됩니다.

 

코로나는 여기나 저기나 똑같은 타격을 주고 있다는 걸 보게 되는데요. 마요는 그렇지 않아도 사그라들어가는 고향 역시 관광지임에도 사람들이 오가지 않아 모든 게 멈춰진 상황이라는 씁쓸함을 그대로 보게 됩니다. 그나마 희망은 그 동네가 배출한 유명 만화가 구기미야의 '환라비 하우스' 를 본뜬 새로운 관광지 조성이였는데 그것마저 멈추게 된겁니다. 그렇게 그 곳에서 사고소식을 듣고 나타난 삼촌 다케시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가 얄미운 속도로 경찰과 용의자가 된 마요의 동창생들을 은근슬쩍 관찰하며 범인을 추리해나가게 됩니다.

 

간만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물이라 반가워지는데요. 초창기 시절의 예전 느낌 그대로라 더 반갑다 싶어집니다. 복잡하거나 꼬인 사건이 아니면서도 주어진 상황만 가지고도 활용해 추리를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탐정의 등장도, 학교다닐때와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는 동창들의 모습 속 인간사도 끝까지 흥미를 놓지않고 갈 수 있게 하는데요.

 

범인이 누구인지보다 다케시가 이번에는 또 어떤 사실을 어떤 행동을 통해 알게 되었다며 보여줄까 하는 기대가 생기며 제목 그대로 쇼를 보여줍니다. 인간관계는 가까워도 다는 알 수 없다는 여지를 남기는 것도 역시나 시리즈물을 염두에 둔 전개아닐까 싶은데요. 이 정도로 빠른 전개와 사연이 많아보이는 탐정이야기라니 다음 사건도 얼른 만났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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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턴 록
그레이엄 그린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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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신의 운명에 발을 내딛는다는 건 뭘까...싶을때가 있습니다. 내 운명이 이래서 이럴 수밖에 없었노하는 이들을 만나게 되면 더욱 더 말이죠. 물론 같은 운명앞에 꿋꿋이 맞선 이도 있지만 과연 나는 어땠을까 생각하게 하는 건, 어두운 뒷골목을 벗어날 생각도 못하는 핑키같은 이를 만났을 때입니다.

 

 

17살의 핑키, . 괜히 귀여운 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건 완전한 오판입니다. 핑키를 본 이들은 하얀 그의 얼굴을 보면서 애송이라고 생각하지만 내면에는 어두움밖에 없으니까요. 그를 거둬준 카이트가 상대편 조직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서 핑키는 조직을 물려받게 됩니다. 그건 그가 카이트의 복수를 실행했기때문일텐데요. 그 복수로 그는 조직의 대장으로 인정받게 되지만 이제 그는 당하지 않으려면 먼저 공격해야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사랑을 혐오하고, 더불어 연애를 겁내는 그가 어수룩하게 사건을 처리한 조직원 뒷처리를 하다 로즈를 만나게 됩니다. 자신과 닮아 떼어놓을수도, 그렇다고 처리할 수도 없는 로즈는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첫사랑을 시작하게 됩니다. 어떤 이유가 되었든 자신을 봐준 첫번째 남자애라서 일건데요. 로즈, 불안해하면서도 핑키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그가 자신에게 어떤 짓을 할지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죠.

 

 

 

그런 그들이 사건으로 얽히게 된 건 쓸데없이(핑키의 눈으로 보면) 어쩌다 만난 남자 프레드의 죽음에 끼어든 아이다때문이기도 한데요. 절대악을 선택했다는 그들의 반대편에 서있는 그녀, 자신의 일상을 내던지고 프레디 사건을 조사하다 자신이 핑키를 어디선가 봤음을, 그러다 로즈라는 아이가 위험해졌다는 걸 알게 됩니다.

 

 

"브라이턴 록"은 영웅이 없는 소설이라고 하는데요. 끈질긴 아이다를 통해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구원은 조금 더 친절한 마음을 가진 인간에게서 온다는 걸 보여주는 거 아닐까 하게됩니다. 절대적 힘을 가진 신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요. 천국과 지옥이 뭔지 잘 아는 로즈지만 자신이 구원을 받았다는 것도, 어쩌면 더 불행했을 인생을 구해줬다는 것도 모르지만요.

 

"사람은 변하지 않아. 나를 봐, 이제껏 조금도 변한 적이 없잖아? 그건 브라이턴 록 막대 사탕 같은 거야. 끝까지 깨물어도... 그게 인간의 본성인 거야"-409

"내 말 들어. 우리가 상대해야 할 것은 이 세상이야."-409

이렇게 아이다는 엄마같은 마음으로 로즈가 받지못한 애정으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를 알려 주고 싶어하지만 로즈는 알지 못합니다. 자신을 진실로 대하는 이가 누구인지도 말이죠.

 

브라이턴 록은 자신의 마음이 뭘 원하는지 모르는 핑키를 보여주면서 발을 딛은 악은 흔적을 남긴다는 걸 보여줍니다. 하나로 끝날 줄 알았지만 계속 일들은 꼬리를 물고 원치 않는 상황을 보여주니 말이죠. 간혹 이 순간 그가 변할 수도 있겠다 싶은 때도 있지만 곧 그는 자신이 독으로 가득 찬 인간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걸 지우는데요. 그건 악에서 최악으로... 핑키가 다른 길이 있다는 걸 모르기 때문인데요. 아이다같은 이가 조금더 가까이 있었더라면 달라지지않았을까 싶지만 로즈의 부모를 생각해보면 그의 사라지지않는 어둠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녀는 6월의 엷은 햇살속에서 최악의 공포를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510

 

세상에 따뜻함이 있다는 걸 몰랐던 어린 살인마와 세상풍파에 찌들어도 유머와 사랑을 놓지 않는 평범한 추적자의 서스펜스 누아르는 그들 뒤에 더 비극이 남아있을거 같아 불안함을 남기는데요. 흑백으로만 떠오르는 이들, 결국 인간의 본성은 변하는건지, 그렇지않은건지 질문에 답을 주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잔잔하고 어찌보면 애잔한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면서 그래도라는 인간의 희망만 남겨두는데요. 변하지 않는다 했던 아이다가 그랬듯 변한다 했던 그녀가 기꺼이 행복쪽으로 걸어가기를 바라봅니다. 그냥 보통의 친절을 가진 인간의 마음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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