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베타 - 만들어진 낙원
레이철 콘 지음, 황소연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소설이나 영화에서 만나는 뱀파이어, 늑대인간과  인간과의 금지된 사랑은 결국 우리 대다수 인간들의 허락을 받게된다.  주인공들의  빛나는 모습으로도  많은 점수를 얻었겠지만, 알고 보면  결정적 이유는 빛나는 외모 안에 있는 상대에 대한 맹목적 믿음과 사랑때문이 아닐까 싶다. 끔찍한 본능에 대한 소심한 인간으로서의 두려움을 잠재울 수 있는  건, 더 이상 인간들에게선 볼 수 없다 믿는 순수한 사랑이라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때문이지 않을까~~

 

 

2013년은 깨어나는  인간성에 괴로워하는 순수한 10대 복제 인간 소녀와의 사랑에 빠져볼때인가 한다. 레이첼 콘이 그려낸 "베타"는 정식으로 출간되기도 전에 "트와일라잇 2 :  뉴 문" 제작진에 의해 영화화가 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는 말답게, 아름다운 10대 복제 소녀. 낙원이라 불리운다는 '드메인', 그 안에서 온갖 평화와 즐거움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언제나 눈 돌리는 인간들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로 읽어가는 내내, 자세한 그녀의 글에서 한 편의 그림이 그려지게된다. 

 

"엄마?" 나는 물었다.

"제조자야! 엄마가 아니라, 이제 일어나." 루사디 박사가 단호하게 말했다.

 

어느 날 눈떴더니  얼굴엔 문신, 뒷 목엔 글자를, 손목엔 칩을 심은 클론이라는 걸 알게된 열 여섯살 '엘리지아'는 완벽한 몸매와 아름다움,  순종적인 태도를 지닌 자신이  10대 베타로서는  처음 탄생한 완벽한  베타라는 것을 알게된다. 하지만 '베타',  시험판, 아직 개발 중이라는 이름이 맞는 것일까, 자신이  인간의 말에 따르게 하는  프로그램대로 주어진 '봉사' 행동을 하면서도 문득 문득, 자신의 모체인 시조가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기억을 보게된다. 이것이 아직은 완전하지 않은 베타이기 때문에 갖는 특성인지, 혹은 디펙트(결함을 가진 클론으로 폐기가 되어야 한다) 라서인건지 알수없어 두려워진 엘리지아는  자신이 가끔 시조의 기억을 본다는 것과 인간의 미각을 지녔다는 사실을 숨기기로 한다.

 

대학을 간 총독의 큰 딸 '애스트리드' 대신 말벗을 하게 된 그녀는  총독 가족과  그들 가족 주변 인간들과의 교류를 통해,  인간이 클론에게 금지되어 있는 거짓과  위선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되고 그들의 이야기속에서 낙원이라는 드메인이 가지고 있는 감춰진 인간들의 진실 , 클론을 반대하는 인간과 탈출한 디펙트들이 모여 반란을 꿈꾸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된다. 

 

 드메인에 사는 인간들은 환상적인 조건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특히나 심심한 일상에 지루해진 십대들은 '락시아'라는 마약에 중독되게 되고 그런 그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에게 점점 인간이 가져야 할 감정이 자라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엘리지아는 최고 갑부라는 타힐, 그리고 자신이 환상이라 믿었던 시조의 연인인 알렉산더를 만나게 되면서 그들에게 끌리는 자신에게 혼란스러워 하게된다.

 

환상적인 SF로맨스 4부작의 서막이라는 "베타"는 인간이 정해놓은 규칙에서 벗어나려는 베타가 점점 자신에 대해 깨닫고,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  자신을 속인 인간과 자신을 만든 박사의 비밀,  그리고  자신의 탄생에는 남들과 다른 비밀이 있다는 것과 그녀의 사랑이 과연 누가 될지라는 궁금증을 우리에게 남기게 된다.

 

낙원으로 만들어진 곳에 살면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들, 자신들의 일상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힘없는 자들의 죽음으로 만들어지는 클론을 선택함에 주저없었던 인간들의 잔인함은 결국은 순수했던 엘리지아가  그 섬을 탈출할 끔찍한 일을 만들게 되는데, 그녀의 눈물겨운 고백에도 그녀가 디펙트라는 사실만이 끔찍했던 총독 부인, 자신이 정한 규칙을 지키지 않는 총독,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인간들에 비해  클론 엘리지아는 오히려 단호한 모습으로 자신의  앞길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우리에게 지혜로운 인간과 명령을 따라야 하는 클론, 그 사이를 나눠놓는 경계가 어디인지를 묻고 있다. 이제 자신에게 영혼이 있다는 걸 느낀다는 엘리지아,  그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그리고 그녀의 진정한 사랑은 누가 될지 우리에게 더 달달해질 그 다음을 기다리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 심리학 주니어 대학 1
박지영 지음, 이우일 그림 / 비룡소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년을 고생해도 바뀌지 않던 아이의 달라졌음 하는 행동이  전문가들의 간단한 처방으로 순식간에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다는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진짜 놀라게 된다.  물론 그 처방안엔 아이도 모르고, 그들의 부모도 모르던 마음의 비밀을 알아주고 맺힌 걸 풀어줬다는 커다란  이유가 있긴 하지만서도,  매일 보던 부모도 모르던 그 마음을 어떻게 알아주는걸까 싶어  시간이 맞으면 열심히 들여다 보기도 하고 우리 아이랑 나이는 다르더래도 비슷한 행동인가 싶으면 가끔은 우리 아이 마음이 저런건가 하는  하는 상상까지 하게 된다. 

  

 

이렇게 가까이 있는 이들 마음은 물론이거니와 어쩌다 만나는 사람들 마음속이 그런 날이면 더 궁금해지고, 심리학을 알면 그들의 마음, 그들의 고민을 마치 점쟁이처럼 한 눈에 알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게 된다.   이런 나처럼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면, 특히나 청소년들에게  심리학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쉽게 될 수있도록 풀어놓은 인문학 입문서를 '주니어 대학' 에서 만나게 되었다. 

 

 3부로 나누어진이 책은, 1부는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학문인 심리학이 어떤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 심리학에서 알아낸  인간들의 보이는 행동 이전에  그 행동을 불러일으킨  내면에  있는 동기와 정서를 알아야지만 행동 이해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부에서는 심리학의 거장들의 이야기가 나와서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을 세우게 된 이야기나  스키너 상자라 불리는 쥐로 했던  다양한 실험으로 인간마저도 행동을 조정할 수 있다고 보았던 이야기들이,  3부에서는 우리가 평소에 심리학에게 물어보고 싶던 이야기들이 나와서  나의 행동을 포함한  인간의 공통적 행동을 분석한  이야기가  우리의 흥미를 끌고 있다.

  

가끔 '당당해지자. 당당해지자.'  나만의 개성을 지키자라는  마음이  다른 이들의 일치된 행동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뭐 별것도 아닌데, 맞춰주지.' 라는 생각으로 금방 사라지는  일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평상시 신호등을 잘 지키는 나였는데,  그리고 나는 파란 불이 켜질때까지 당연히 기다리려고 했지만 누군가가 건너가 버리면 나도 모르게 건널목을 건너고 있는 나를 발견한 적이 있지않았을까,  옛 일은 생생하게 묘사하면서도 어제 일은 더듬 더듬 '내가 뭐 했더라.' 하는 일들에도 다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에 아이들과 어느 하나 '나만은 이런 일이 없었는데...' 라 할 수가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비슷한 사람들이라는 걸 새삼 알게된다.

  

 

그래서인지, 심리학자들의 엉뚱해 보이는 여러 실험에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따라가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펀트라는 심리학자가 한 실험에서는 엘리베이터의  문 반대쪽을 바라보는 사람들 사이에  새로 들어오게 된  이들이 결국은 어색한 표정으로 다들 문 반대쪽을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설마, 나는 그렇지 않을텐데...' 라는 생각과는 달리, 대부분 같은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 틀린줄 알면서도  따라하는 것을  '동조' 행동이라 한다는데 다른 이를 따라하면 최소한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에, 집단 구성원들의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집단 알력을 느껴서, 다른 사람의 인정과 사랑을 받으려는 욕구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동조 현상에서 유행이라는 한 부분도  나온 것이라 하는데, 과소비, 획일화를 불러오기에 나쁜 면이 있는    '따라하기'   유행이지만,  우리가 따르는 규범 역시나 그런 '따라하기'의 일종이라 생각한다면 우리의 삶이 이어지면서 내려올 수 있었던 건 어쩌면 이런 동조현상을 보이는 인간의 심리때문이 때문이였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렇게 '동조','강화' 라는 심리적 용어들뿐 아니고 여러 실험의 결과와 분석이야기들로  쉽게 이해되는 심리학 이야기를 읽어가며  한참 사람들이 하는 말과 행동에 신경쓰이거나,  때로는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행동하는  자신에게 당황하기도 할  아이들에게도 자신이 모르고 하던  행동에 대한 좋은 설명이 되지않을까 한다. 다수와 소수라는 숫자들로 만들어진 옳고, 그름이 꼭 정답이 아니라는 걸 풀어주는 심리학의 궁금한 이야기에서도 언제나 소수의 입장이기 쉬운 아이들이 자신의 뜻이 다수가 아닐 경우에는  어떻게 표현해야 남들이 더 잘 받아들일수 있을지 생각해 볼 시간도 가져가며,  그렇게  우리들은  어떤 부분은 비슷한 점이 많기에  이해하고, 이해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심리학에서 알려주는 시간을 가져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evel Up! 영문법 다지기 - 고교3년분 영문법을 10일만에 마스터하는 요령과 법칙
나가사와 토시오 지음 / 제이플러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이 땅에 살면서 영어에 관한 슬프디 슬픈 추억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싶다. (물론 그런 사람이 있을수 있겠지만... 내 주변에서는 없는 고로~~)  어디서고 등장하는 시험뿐 아니라   문장 뼈대를 만드는데 있어서도 어느 정도의 기본 틀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문법을 잡는게 내가 지금 영어 실력에서  금방 할수 있는 일로 제일이다  싶어,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지만  '그렇구나'  금방 이해되었던 부분이  '뭐가 맞을까요?' 라는 질문을 만나게 되면 이게 맞는 듯도, 저 옆에 있는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게  나의 실력이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이 매번 들게 된다.

  

몇 번 다른 영문법 책을 봤지만 비슷한 설명이 많이 나온 자세한  책이 오히려 더 헷갈리거나 끝까지 가기가 힘든 경험이 있는지라, level up 영문법 다지기 '고교 3년분 영문법을 10일만에 마스터하는 요령과  법칙' 이라는 커다란 문구에 마음이 심하게 쏠리는 게 사실이다. 생각보다 얇은 두께라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고등학교 3년동안 익히는 기초영문법을  100개의 법칙으로 만들어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간단 명료한 설명, 배운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연습 문제로  진행되고 있다. 꼭  알아야 할 영문법 지식이 들어있다는 설명처럼 동명사와   부정사부터 강조용법까지 아홉 부분으로 나누어져, 하고 있을 때는 동사의 ing, 아직 하고 있지 않을 때는  to + 동사 원형이라는 제1 법칙부터 법칙 100, So do I, So am I 으로 끝나는 강조용법까지,  우리가 알아야 할 기본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을   짧게 설명하고 예문을 들어 풀게하니 기본적인 흐름을 잡아주기가 더 쉽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아이들이  영어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자연스레 칸에 들어가야 하는 말을 나보다 더 잘 찾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그래도 정확한 개념이 필요하기에 꼭 고등학생이 아니더라도 문법의 기본 개념이 서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영문법을 다시 한번 기본부터  다져가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 우주의 모든 비밀에 답하는 물리학의 핵심 개념 35가지 사이언스 씽킹 2
폴 파슨스 지음, 이충호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블랙홀에서 살아남는 법' 이 아니라 "물리학이 지루하다는 생각은 편견에 불과하다." 라는 이 책의 저자의 저자 폴 파슨스의 말에 끌려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고등학교 이후로  배워야 했던  약간의 물리가  한국말이였음에도 새로 배우게 된 독일어보다도 어찌나 낯설던지, 수업시간 내내 이 별, 저 별을 내 맘대로 왕복했던 기억이 있기때문이다.  <들어가는 말> 편에 보면 그에게 물리학을 가르치신 두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모든 물리학을 에비양 생수보다 더 투명하게 만들어줬다는 한 선생님처럼까지는 아니더래도 그가 나에게 물리학과의 먼 거리를 조금이나마 가깝게 해 줄 수 있을까,  조금은  물리를 잘 보이게 알려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보게 된다. 우리의 생활에서, 혹은 영화나 소설에서 보던 흥미있는 부분은 당연하고 주식시장의 변동 예측이나 선거판 예측같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모든 일에  물리의 개념이 들어가 있다며,  환상적인 롤러코스터를 만드는 법에서부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까지 모두 35쳅터로 나누어 설명되어있다. 

 

재미로 줄서 타기만 했던 롤러코스터  이름부터 그 모양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에너지 보존 법칙, 위치와 운동 에너지, 그러다 보면 만나게 되는 뉴턴의 운동법칙까지 ... 그렇게  순조롭게 시작되어 모든 롤러코스터에  있는  안전장치가 아주 느리게 회전하는 롤러코스터가 아니라면 불필요하다는 친절한  원심력, 구심력 설명으로 약간의 서늘함을 주기도 하거니와 매년 문제가 되고 있는 허리케인을 빗나가게 할 수 있다는 여러 가설과 행동 이야기 등,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들에 우리가 소설에서 만났던 소설가들의 주장이 사실로 되었거나 그럴 수 없다는 이야기로 우리의 흥미를 이끌어주고 있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다른 연구자들의 연구결과를 보고  연쇄 핵분열 반응을 지속시키는  매커니즘을 생각한 실라르드나 모든 물리학에 상대성이론을 가지고  등장하는 아이슈타인마저도 대세를 따르기 위해 맞았던 자신의 이론에 '우주 상수'라는 모호한 항을 방정식에 넣음으로써 텅 빈 공간에 에너지가 숨어있다고  살짝 손본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10년동안만 훌륭하게 통했다고 한다), 소리가 고통을 유발한다는 점에 착안 해  나온 무기( 많은 과학자들의 발견 내지는 발명이 대부분은 무기와 연결되기에 아쉽다는 생각을 하게 하기도 한다.), 연금술사들이 그렇게나 노력했던 납을 금으로 만들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과 거기에 숨어있는 반전의 비밀 등, 우리가 흥미를 가지고 있을 만한 이야기속에 들어있는 물리이야기를   전이나 다음에 나올 이야기와 엮어가며  친절하게 이어가기에  '그랬나?' 혹은 ' 그랬지.' 하며 따라가보게된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더 이상 초능력자나 사기꾼의 전유물이 아니고  조만간 다른 사람의 꿈까지 해독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날이 올꺼라는 말도 나오지만, 이렇게 다양한 물리학의 세계가 요즘 우리 나라에서는 힘을 크게 못 얻고 있는 건 아닌지...  찬찬히 어려운 전자, 원자, 공식들을 한줄씩 따라가며 읽어야 하는 물리학의 문외한보다는 훨씬 낫게 읽어가는 아이들이 폴 파슨스가  전해주는 이야기에,  사실은 가까운 곳에 늘 있는 물리학을 조금 더 재미있게, 그리고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게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빠는 진짜 답이 없다 탐 청소년 문학 7
장 필립 블롱델 지음, 김주경 엮음 / 탐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 난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다.'

고 사방에서 난리들이다. 그럴때마다 물론 나의 대답은 "네. 존중합니다."이다. 그리하지 않고 싶은 마음이 쬐금 있더라 하더래도  어찌 내가 비밀번호,패스워드라는 암호로 딱 막혀 보이지도 않는 아이들의 사생활을 침범할 수 있으랴 싶다. 이웃으로 맺어진 아이들의 블로그에 잠깐 들릴때도 있지만 짧은 글과 그 밑에 달린 수많은 댓글, 게다가 어떤 날은  그  댓글이 초성이나 이상한 글자들의 조합으로만 이루어져있는 경우도 있기에 한글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가 해석을 못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그 많은 글을 다 읽어 볼 힘도 없지만, 어쩌다 눈에 띄어 이런 글이 왜 달린거야 라고 물어보기라도 할라치면 '어떻게 알았냐'는  비난과  눈흘김이 있어 어이가 없어지기도 한다. 우린 이웃이라고... 비밀글이 아니였다고...

 

이런  주장을 하는 아이가 우리 아이만이 아니여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걸까,  나만의 사적인 공간이라 여겼던  블로그에  어느 날부턴가 아빠가 방문하고 있다는 것과 당연히 내용까지  읽히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화가 난 아들이 전쟁을 선포하게 된다. 아빠에게 복종은 하되 절대로 말은 하지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무시무시한 말을 하는 아들과 그런 적이 없다고 잡아떼지만 얼굴에  이미 미안함과 당황스러움이 드러나있는 아빠의 '누가 오래 말 안하고 참기' 대회가 열리게 된다. 울 집에서도 가끔 돌아가며 이 대회를 열기도 하는 고로  어떤 방식의 화해를 택할지 궁금했는데,  아빠가 먼저 비밀이 든 판도라의 상자를 공개함으로써, 이제껏 생각지도 않았던   아들 그 나이쯤되는  아빠가 가졌던 고민과 숨겨 둔 가슴아픈 비밀을 알아가며 아들도 아빠가 왜 그래야했는지에 대한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아들의 사생활을 몰래 감시하는 것, 그건 아들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p.31)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화를 낼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아들을 보며 생각하게 된다. '이 정도가 뭐 감시까지...'라고 말하고 싶지만, 자신의 일기 역시나 부모님이  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깜짝 놀라게 되는 아빠를 보며, 예전  긁적여놓은 낙서를 누가 볼까 싶어 철통보안을 해놓으려했던 나를 생각하니 그 마음이 이해가 가게된다.  그 이해에 아흔 먹은 노인이 예순 아들에게도 길 건널때 조심하라는 말을 여태껏 하는 건 신뢰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단지 걱정일뿐임을 알아주길 바라는 지금 내 심정을 살짝 덧붙이고 싶기는 하지만 말이다.

 

문 앞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다. 그렇게 해서 안에 있는 사람에게 상대방을 맞을 시간을 준다.(p.130)

달라지는 아이들, 그리고 그것에 조금씩  적응했다 싶다가도 급 브레이크가 걸리는  우리 부모라는 사람들. 이런 우리같은  투닥투닥 싸움을 하는 부자의 장난스런 이야기가 아닐까 했는데, 사과를 위해 한 발 멀리서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고 기다리는 아빠, 그리고 아빠에게도 자신과 같은 시절이 있었음을, 그리고 더한 상처도 있었다는 걸 알고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아들이 만들어가는 사과가  대충 급사과로 마무리 짓곤하는 아이와 내 관계도  생각해보게한다.  가까이 있는 사이일수록 누군가가 이해하기를 기다리기만 한다는게 너무 힘들다는 걸 알기때문이다.

 

지금도 우리들은 언제나 유혹에 빠진다.

 아이들이 막아놓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놔둬야 하는 걸까... 아마도 그 전에 아이들과  예전 내 생각을 해보며  속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지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