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 ㅣ 하룻밤 시리즈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최근에 인문학 특강을 들었다. 다양한 사상을 가진 철학자들의 시선으로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인문학 교육의 필요성을 깨닫고 있을 때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을 읽게 되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중학교 때 배웠던 도덕책에서부터 지금까지 많이 마주하게 되는 철학자들이다. 예전에는 지루하고 따분하기만 했던 그들의 주장이 요즘 들어 두 번 세 번 되뇌게 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걸까. 인간이 살아가는 목적은 궁극적으로 행복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나치게 눈앞의 물질적 가치에 사로잡혀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의 행복이 물질적 행복이 되었을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어쩌면 치열한 경쟁 사회가 불러온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같이의 가치를 생각하며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끝까지 읽었지만) 관심 분야가 아닌 이상 '서양철학'이라는 제목은 어딘지 모르게 지루함과 무거움을 준다. 나도 처음에 약간 거부감이 들었는데 읽기 쉽게 주제별로 잘 정리되어 있으며 짧은 철학 에세이를 보는 느낌이 들어 술술 잘 읽어 나갔다. 그리고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시선이 담긴 문장들은 묵직함을 주었다. 나와 너, 나아가 우리 공동체가 더불어 살기 위해 앞으로 고민해 봐야 할 문제점들을 되짚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쓸 만한 인간

쓸 만한 인간 - 개정증보판
박정민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9월

사실 나에게 배우 박정민은 그다지 관심 있는 배우가 아니다. 그래도 장르 불문 연기 변신을 하는 배우라는 것은 영화를 좋아하는 나에게 낯설지 않은 존재였다. 배우 박정민에게 애정이 없는 내가 이 책을 통해 인간 박정민을 만난다는 건 조금 망설여지는 일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박정민은 꾸밈없이 참 솔직한 것 같았다. 시간의 흐름 속에 잊혀자도 달라지는 것들에 대해 덤덤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쓴 책에서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을까 잠시 의문을 가졌던 내가 어느새 문장에 밑줄을 치며 메모장에 남기고 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꾸밈없이 참 솔직한 것 같다. 책에 이런 대화체가 종종 나오는데 그 상황이 되게 자연스럽고 웃프다. 박정민에 대해 조금 관심이 생긴 것 같다.

그리고 이상하게 글의 끝은 대부분 위로와 격려의 말로 끝낸다. 글이 이상하다는 것이 아니라 신기하다는 것이다(사실 무슨 단어로 내 생각을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다). 약간 츤데레같은 책이다. 나는 이렇고 이랬는데 너는 잘 할 수 있다고, 어제보단 오늘이 더 낫다고 무심하게 툭툭 내뱉는 문체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책을 읽다 보면 마음에 남는 문장들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가만히 보면, 모두가 의외로 살아 있다.'라는 문장이 제일 와닿았다. 저 '의외'라는 단어가 주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생각을 주는 것 같다.

책은 단순히 위로와 격려뿐만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 메시지도 전하고 있다. 읽으면서 생각이 바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인간 박정민에 대해 관심이 쌓인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고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올랐다. '쓸 만한 인간' 짧은 단어들이 묵직한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초등학생 때 학원 끝나고 길을 걷는데 누군가가 '이 쓸모없는 인간아!'라고 내뱉는 걸 들은 적이 있다(나한테 한 말은 아니다, 진짜로). 그때는 어린 생각에 아무런 감흥이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슬픈 말인 것 같다. 그 말은 살아갈 이유, 존재의 이유를 소멸시키는 말이다. 그때 그 말을 들은 사람의 얼굴을 보진 못했지만 눈은 텅 빈 채 엄청 암울했을 것 같다. 이 책을 그때 그 사람에게 선물해 주고 싶다.

정말 책에는 화려하고 어여쁜 문장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덤덤하지만 묵직한 울림들이 있었다. 책은 우리 모두가 영화 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나도 이 책을 통해 누군가의 영화 같은 인생을 엿볼 수 있어 재미있었고 위로받는 하루였다.

호주 셀프트래블

호주 셀프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ㅣ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앨리스 리 외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8월

셀프트래블 시리즈를 보면서 매번 느끼는 건데 표지를 넘기면 보여지는 각 나라의 풍경들이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해준다. 호주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진들이 실려있었는데 자연이 주는 위대함과 황홀감에 나는 한참 동안이나 시선을 떼지 못하였다.

'호주, 어디까지 가봤니?'에서는 호주의 랜드마크인 시드니부터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태즈메이니아까지 총 10개의 도시들이 짧게 설명되어 있다.

또한 4명의 저자들이 그동안의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7가지의 Q&A도 쓰여있다. 옆에 팁들도 있으니 꼼꼼히 읽어보면 좋겠다.

테마별로 여행 코스도 추천해준다. 제일 흥미로웠던 건 '시드니의 별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다. 우리나라가 있는 북반구와 정반대에 위치한 남반구의 하늘은 쏟아지는 별들로 가득하다고 한다. 비행기 불빛을 별이라고 종종 착각하는 나에게 정말 필요한 테마 여행이다. 천문대에 올라가 우주극장을 볼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로맨틱앤칠링이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베스트 스폿이다. 이외에도 호주의 베스트 10을 간추려 놓았으니 참고하여 호주를 즐기길 바람다.

호주의 동물 하면 캥거루, 코알라가 제일 먼저 생각난다. 많은 동물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제일 만나고 싶은 아이는 쿼카다. 항상 웃는 얼굴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귀엽다.

호주에는 다양한 액티비티가 있는 것 같다. 스카이다이빙, 스노클링뿐만 아니라 돌고래나 바다사자 등 야생동물과 함께하는 수영을 할 수 있는 액티비티가 있다. 남호주에서는 백상아리 수영이 가능하다는데 물을 무서워하는데 거기에 백상아리까지 있다니 나는 무리다.

'Enjoy Australia'로 넘어가면 호주의 지역별 주요 명소와 도시별 일정을 상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주소, 가는 법 등 상세정보는 물론 알아두면 좋은 팁들도 수록되어 있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 좋아요가 폭발하는 파워 인스타그래머가 될 수 있는 세상 힙한 곳들도 소개되고 있으니 눈여겨보는 걸로!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호주에는 많은 액티비티가 있다. 다른 시리즈보다 재미있고 다양한 액티비티들이 소개되고 있으니 스릴 넘치는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꼼꼼히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 챕터에는 호주의 기본 정보부터 기념일과 축제, 역사, 쇼핑과 숙소 등 호주로 떠나기 전 알아두면 유용한 여행 정보들을 모두 모아 놓았다. 그러니 호주 여행은 셀프트래블과 함께하는 걸로!

[100자평] 역사의 색

역사의 색 - 이토록 컬러풀한 세계사
댄 존스 지음, 마리나 아마랄 그림, 김지혜 옮김 / 윌북 / 2019년 7월

역사에 색이 입혀지니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 빛바랜 흑백의 역사에 색을 입혀 보고 싶다면 ‘역사의 색‘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셀프트래블 포르투갈

포르투갈 셀프 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ㅣ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24
송윤경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8월

포르투갈의 낭만적인 전경이 보이고 나면 기원전부터 20세기 이후로 간추린 포르투갈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한 편의 짧은 역사 책을 보는 것 같아 흥미진진했다.

다음으로 포르투갈 여행의 적절한 시기, 소매치기당할 때 대처 방법 등 7개의 Q&A가 있다. 여행 팁들이 숨어 있으니 꼼꼼하게 읽어보도록 하자.

그리고 ‘Mission in Portugal’로 넘어가면 포르투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10가지, 세계문화유산, 음식, 쇼핑 아이템, ‘포우자다’라는 호텔 등 재미난 정보를 테마별로 한눈에 보여준다. 자신의 취향껏 필요한 정보만 쏙쏙 골라 읽으면 될 것 같다.

본격적으로 지역별 추천 일정을 살펴보자면 리스본, 포르투, 브라가 등 주요 도시의 관광명소, 식당, 쇼핑 스폿, 숙소를 지역에 따라 안내하고 주소, 위치, 요금 등은 물론 알아두면 좋은 여행 팁들도 수록되어 있다.

포르투갈은 ‘아줄레주’라는 독특한 타일 장식이 있는데, ‘윤을 낸 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기하학무늬나 이야기가 담긴 타일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선명한 색감을 자랑하고 있다. 저자는 아줄레주를 보고 푸른빛이라 시리도록 차가울 듯했는데 새겨진 포르투갈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온기가 가득하다고 하였다. 나도 자세히 살펴보고 나서야 저자의 말에 공감했다.

포르투갈에는 파두라는 대표적인 민요가 있는데 이는 '숙명'을 뜻하는 라틴어 'fatum'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슬픔, 애잔함, 운명적인 세계관, 그리고 바다 사람들의 진한 향수로 대표되는 포르투갈의 정서 '사우다쥐(Saudade)'가 깃들어 있는 노래이며 고유한 멋과 향기로 오랜 세월 동안 세계인들을 매료시켜온 파두는 세계 각지의 수많은 음악들 가운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가장 잘 통하는 음악 중의 하나로 손꼽을 수 있다. 그래서 더욱이 파두 공연 정도는 봐줘야 포르투갈 여행 다녀왔다고 말할 수 있다. 파두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소개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Step to Portugal’에는 포르투갈로 떠나기 전 꼭 필요한 여행 정보를 모아 놓았다. 포르투갈의 일반 정보, 출입국수속, 짐 꾸리기, 기본 포르투갈어와 영어 회화 등을 실어 걱정 가득한 초보 여행자도 어렵지 않게 여행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