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자 효과 - 당신이 침묵의 방관자가 되었을 때 일어나는 나비 효과
캐서린 샌더슨 지음, 박준형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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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방관자 효과는 주변에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책임이 분산되어 오히려 위험에 처한 사람을 덜 돕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구경꾼 효과’ 라고도 한다. 뉴욕 퀸스 지역 주택가에서 발생한 키티 제노비스 강도, 살해 사건에서 유래 되었다.

(출처: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404698&cid=58345&categoryId=58345)

책에서는 방관자 효과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누군가 나서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굳이 자신이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신 분석학자들은 이런 경향을 책임 분산이라고 부른다. 책임 분산이란 희생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은 함께 있는 사람의 숫자와 반비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 분석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방관자 효과라고 부른다. (50p.)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장에서는 나쁜 행동에 개입하는 상황과 심리적인 요인을 설명하고 두 번째 장부터 다섯 번째 장까지는 다른 사람의 나쁜 행동을 보고 침묵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이 되어있다. (침묵하는 이유 중에 좋지 않은 상황에 개입함으로써 치르게 되는 대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이 많이 공감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특정 상황 중 행동을 방해하는지 집중해서 살펴보는 여섯 번째 장, 대학에서의 성폭력, 직장에서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차례로 담았다. 특히 여섯 번째 장에서는 학교에서의 따돌림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처음엔 단순해 보였던 방관자 효과가 사회문제 전반에 걸쳐서 일어날 수 있음을 알고 사뭇 진지하게 책을 보게 되었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사회적 무리에 속하길 바란다. 하지만 남들에게 모가 나 보이지 않도록 침묵하는 경향은 집단 내 구성원 대부분이 반대하는 행동을 찬성하고 있다는 잘못된 허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3장에서 설명한 것처럼 사람은 개인적으로 친구나 동료의 행동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타인의 인정이나 대응을 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생각과 행동의 괴리는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기준에 순응하게 만든다. (136p.)

저자 캐서린 샌더슨은 이 책을 통해 방관자 효과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쁜 상황에 행동하지 못하고 침묵하고, 주저하게 만드는 심리적 상황을 여러 실험들을 통해 이해하도록 돕는다. (책에서 다양한 실험이 나오는데 미리 결과를 추측하고 실험결과를 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웠다.) 그리고 저자는 어려운 상황이 일어났을 때 옳게 행동 할 수 있기를 바라며 구체적인 방법들도 제시한다.

많은 상황들과 실험이 나왔지만 책 속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9/11테러 직후 유나이티드 항공의 안내방송에 대한 내용이었다. 비행기가 게이트에서 출발하며 기장이 방송한 내용이다.

먼저 오늘 용감하게 비행을 결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문은 닫혔습니다. 지금부터는 비행기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없습니다. 탑승 수속 때 들으셨겠지만, 정부는 공항의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을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항공기 문이 닫힌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규칙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이런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는 우리가 나름의 규칙을 세워야 하고, 이를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일단 문이 닫히면 우리는 비행기 안에는 우리밖에 없습니다. 보안을 강화해 총과 같은 위협은 처리되었습니다. 하지만 폭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폭탄이 있다면 이런 말을 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이미 누군가 비행기를 통제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비행기에 폭탄은 없습니다. 이제 남은 위협은 플라스틱, 나무, 칼 등 무기로 만들 수 있는 재료나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입니다.

여기 우리의 계획과 규칙이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혹은 여러 사람이 일어나서 이 비행기를 납치한다고 말한다면, 여러분 모두 함께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가능한 모든 것을 그 사람의 얼굴과 머리로 던지길 바랍니다. 그러면 납치범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손을 들어 기릴 것입니다. 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최선은 베개와 담요입니다. 근처에 앉은 사람이 담요를 끝까지 덮어씌우십시오. 그러면 이 사람들은 앞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이 공격이 끝나면 바로 제압하십시오. 도망치게 놔두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면 저는 가장 가까운 장소에 착륙할 것이고, 납치범을 처리하게 될 것입니다. 납치범은 기껏해야 몇 명이고 우리는200명 이상이니 수적으로 우세합니다. 비행기 납치는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97-98p.)

위 내용에서 응급상황에 사람들이 행동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과 기장이 승객 모두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정확히 말했으며, 납치사건이 발생하면 행동하는 것이 그들의 책임이라는 것을 모두에게 전달하며, 공유된, 서로 연결된 정체성을 만들어 냈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책에서도 말하지만 행동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포인트다.) 책 한 권을 다 읽는다고 해서 방관자 효과에 대해 완전히 잘 알지는 못하지만 승객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방송임에는 틀림없다.

응급상황 발생시 모든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도와주세요하는 것보다. 어떤 옷을 입은 사람을 구체적으로 콕 집어서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도움의 확률을 높인다고 들은 적이 있다. 심리적 기제를 이해하면 행동하고, 행동하게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방관자효과로 인해 좋지 않은 나비효과가 더 이상은 그만 일어나는 것이 모두가 원하는 것 아닐까.

오해로 이어질 수 있는 심리적 과정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은 실질적인 잘못을 줄이고, 타인에 대한 오해를 줄이며, 심리적 그리고 신체적으로 도움이 된다. 그래서 사람들이 행동하도록 만들 수 있다.(11p.)

침묵하고 행동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요소를 이해한다면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할 수 있다.(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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