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 인간의 시계로부터 벗어난 무한한 시공간으로의 여행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현주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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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동생과 과학학습만화를 읽었던 기억이 또렷하게 난다. 그 중에서도 제목이 이상했던 상대성이론은 재미도 없고 무슨 말 인지도 처음에는 잘 몰라서 읽기를 여러 번하기도 하고, 동생과 책을 함께 읽을 때 면 서로 읽기를 미뤘던 것이 기억난다. 다른 친구들은 어떨지 몰라도 물리는 나에게 힘들고 재미없는 과목이었다. 그런데 루프양자중력이론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책을 본다는 게 과연 끝까지 가능할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저자의 사춘기는 상당했다고 한다.

거대한 혼란의 시기를 살아가면서 기성 가치들을 모두 거부하다 보니 그 무엇도 분명해 보이지 않았다. 확실한 건 눈앞의 세상이 올바르고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사실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또 다른 삶의 방식과 관념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아직 읽지 않은 책 속에 눈부신 보석들이 감춰져 있는 것 같았다. (본문9p. 중에서)

나에게 과학이란, 변화와 모험에 대한 욕구를 포기하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할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었다. 즉 내가 로서 있을 수 있게 해주면서도, 동시에 그런 삶이 내 주변 환경과 부딪혀 일어나게 될 갈등을 최소화 시켜주는 일종의 타협점이었다. 게다가 과학을 통해 세상이 높이 평가하는 분야에 속하게 되었다. (본문13p. 중에서)

누구나 살다 보면 격동의 시기를 맞는다. (굳이 사춘기가 아니더라도.) 그것이 언제가 되었든 삶에 있어서 작게든 크게든 터닝포인트를 가져다 주는 것은 경험상 확실하다. 감히 작가와 나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많은 책들과 함께 보냈었기에 작가의 말에 많이 공감이 갔다. 그리고 그 시기가 지나면 새롭게 정의되는 어떤 것 들이 있게 된다. 작가는 그것이 과학이었다.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본문도 읽기 전에 작가가 과학으로 향하는 모습에 매료되었다. 다양한 학자들과의 만남과 진지한 토론 그리고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가는 과정들도 꽤나 흥미로웠지만 특히나 그 첫걸음이 인상적이고 많이 공감되어 남겨본다. 작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즐거운 과학이야기가 펼쳐진다. (과학과 철학과의 대화가 개인적으로 좋았다.)

처음 먹어 본 음식이 맛이 없으면 그 음식은 그 뒤로 시도를 잘하지 않고 심하면 먹지 않게 된다. 나에게 물리가 슬프게도 그런 존재였던 것 같다. 어릴 적 재미 없게 읽었던 상대성이론의 과학학습만화의 영향으로 후에 많이 보지도 않고 즐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어렵다고 생각 말고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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