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낙원』기억, 온라인, 인간기억이란 무엇일까? 나라는 사람은 경험이, 기억이 쌓여서 만들어진다. 기억은 곧 나의 존재 자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기억을 바꾼다는 것, 새롭게 재구성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기억을 바꾸어놓은 나는 과연 기억을 바꾸기 전의 '나'와 같은 존재일까?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만큼은 모든 것을 다 잊고 평안을 기원한다고 사람들은 말하곤 한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모든 것을 다 잊는 대신 거짓된 행복을 맞이할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을 냉정한 현실과 거짓된 행복 중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거짓이라도 행복은 행복일 것이다. 단지 환상일 뿐이다. 하지만 저자는 더욱 불쾌하고 심오한 질문들을 함께 던지고 있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자를 위한 환상이 아닌, 탐욕을 위해 인간의 기억을 조작하는 것, 업로드 된 사후 세계에서의 권력다툼..책의 흐름과 저자의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처음의 질문으로 되돌아간다. '인간에게 기억은 어떤 의미인가?', '기억이 뒤바뀐 인간은 그 이전의 인간과 동일한 존재인가?' 기억은 단지 업로드된 정보에 불과한 것일까?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인간들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숙명적인 난제에서 헤메이고 있다(특히 진화론이 등장하며 많은 사람들은 인간이 신의 창조물이 아니라면 동물과 대체 어떤 차이가 있는가에 대한 충격과 고민에 빠졌었다). 김상균의 『기억의 낙원』을 읽으며 이러한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필립 K.딕의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와 같은 기억, 미래에 대해 조망해보고 있는 글들을 함께 읽어보면서 논의를 좀 더 확장시켜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늘 연결되어 있는 말 그대로의 '온라인 시대'에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