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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속의 비밀 1
댄 브라운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11월
평점 :
소설을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흥미를 위해서라기 보다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 큰 목적 중 하나이다. 역사 소설을 읽으면서 만악 그 시절 이렇게 진행되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고 스릴러 소설을 읽으며 범인이 누구일까? 혹은 이야기의 전개가 어떻게 될까?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과 출신이고 좋아하는 과목이 물리, 화학이었는데 책에서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는 듯하다. 아인슈타인이 부정하고 재 정의했던 에테르가 책에서 몇 번 등장하는데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과학적이고 신경학적인 무엇인가가 뒤에 밝혀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미국, 체코, 러시아 국적을 가진 이들인데 이름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Firstname과 Lastname을 섞어서 사용해서 이러한 이름에 익숙하지 않는 나로서는 적잖이 당황했다. 마치 삼국지라는 소설을 처음 읽을 때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종이에 메모하면서 책을 읽었던 것처럼 계속 누가 누구인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스릴러 소설의 특징이 등장인물들의 대화 하나하나가 복선을 깔고 있기에 그 점에 주목하였다. 내가 별것 아닌 것처럼 읽고 지나갔던 문장들이 알고 보면 사건 해결에 큰 실마리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았다. 책 표지에 있는 열쇠 모양과 마치 나침판 같은 기구와 알 수 없는 글자들. 이 모든 것이 책을 다 읽을 때쯤에 무릎을 치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그리소 프롤로그에 앞서 '사실'편에서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예술 작품, 유물, 상징, 문서는 모두 진짜라고 하였다. 게다가 모든 실험, 기술, 과학적 결과까지 사실 그대로라고 하는 것을 봐서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과학적 현상이나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것 같다.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조직도 실제로 존재한다고 하니 단순한 흥미 유발을 위한 말장난은 아닐 것이다.
다른 공상과학 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에서 읽었던 장면과 유사하게 오버랩되었다. 위험한 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기지를 발휘하거나 과학적 원리를 이용하는 모습. 위성 추적 장치를 이용해 미행하는 모습은 식상하기까지 하지만 이미 알려진 방법이라 다른 영화나 책에서 등장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책을 읽는 독자들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표현을 잘 사용한 것은 좋은 평가를 주고 싶다. 현재와 과거를 자유롭게 오가며 등장인물들이 주고받았던 이야기들이 나오고 여러 시점에서 동시에 사건이 벌어지고 있기에 제대로 읽지 않으면 스토리를 놓치기 십상이었다. 스릴러의 특성상 한번 읽기 시작하면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된다. 그런 면에서 독자들을 잘 요리하고 있으며 드라마의 경우 한편이 끝나기 전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도록 장면을 잘 선정하듯이 1권의 마무리를 하였다. 다행인 것은 드라마의 경우는 본방 사수하는 경우 1주일을 기다려야 하지만 소설이라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