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 권 독서법 - 하루 한 권 3년, 내 삶을 바꾸는 독서의 기적
전안나 지음 / 다산4.0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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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엄마이면서 워커홀릭였던 워킹맘이 어느 순간 일과 가정 모두에서 실패와 좌절을 느끼고

우울증을 앓으며 돌파구로 찾았던 독서.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준 독서 예찬과 방법론을 담은 책.


사람은 누구나 실패와 좌절을 겪고 상처를 안은 채 살아가기 마련이다.

문제는 저마다 자신의 상처가 제일 감당하기 버거운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매일 숨막히고 죽을 것같은 상황속에서 그런 삶에 대한 돌파구로 택한 책읽기에 있어서

너무 전투적이고 집착이 아닌게 아닌가 싶을만큼 다독을 자랑한다.

과연 그게 옳은 것인가 하는 건 별개의 문제겠지만...비상구. 돌파구란 면에서 이해가 되기도 한다.

"살기 위해 매일 책을 읽자. 책은 산소마크스다. 매일 책밥을 먹자." 절박함. 절실함이 묻어나고

그렇게 매일 한 권씩 1천권을 읽겠다는 [1천권 독서법]이 탄생한 모양이다.


"앞으로도 한가하게 책 읽을 시간은 없을 것이다. 바쁜 와중에도 틈을 내어 읽는 게 독서다.

죽을 것처럼 절박한 사람에게 한가한 독서는 사치다." 책 읽기를 시작하며 저자가 한 말이다.


"1천권의 책을 읽으면 세상이 달라지고 2천권의 책을 읽으면 머리가 트인다."


"당신이 처한 시련을 음주나 쇼핑, 수다로 회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독 아픈 말중 하나다.


"거대한 시련은 인간 완성과 자기 인식의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는 햇수로 5년. 만 3년 10개월만에 1천권 독서를 돌파했다고 한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나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하기는 한다.


저자는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성공이고 축복이라지만...온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내 생각에 책을 읽는 것은 개인의 성향이고 취향이며 취미지 싶다.


책을 읽어서 좋은 점은 분명 많지만 책읽기에 빠지면 또 다른 중독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온라인에 중독된 것처럼 책에 특히 소설에 탐닉하거나 빠져들었던 세상은

현실과는 좀 다른..일종의 괴리감을 경험하기도 했다. 현실은 현실이고 독서는 독서였다.


물론 책을 읽음으로서 이해력이 넓어지고 마인드가 쿨해지는 면이 있고 박학다식해진건 맞다.

그러나 현실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것만으로는 부족함을 느꼈었는데...아마도 저자와

나의 현실 차이가 그런 생각의 갈림으로 나타난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저자의 책을 읽다가 퇴근후 어젯밤에 도서목록을 작성하며 읽은 지 오래된 책을 들춰봤다.

230권까지 작성하다 ...아차. 싶기도 했고 한편으론 마음이 저리기까지 했다.


책이란 다독이 능사가 아니라 이미 읽은 책을 다시보고 재음미해볼 필요가 있는 무엇이지 싶다.

책장을 정리하며 ...이걸 왜 생각못했을까. 왜 이 책을 다시 보지 못햇을까..하는 아쉬움이 컸다.


저자는 절박함에 책을 펼쳤지만 나는 소설을 제외하곤 책을 욕심과 허영, 필요에 의해 팠던 듯 하다.

저자는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지만 나는 책을 통해 무엇을 얻었다고 단언.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출퇴근하며 옷을 갈아입거나 우연히 시선이 갈 때마다 책장에 꽂힌 책을 보면 화초를 기르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거처럼 마음이 평온해지고 넉넉해지기는 한다.


나는 독서를 줄여야겠다 생각했는데 저자는 2천권 완독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저자와 나의 현실 차이가 그런 책과 독서에 대한 생각의 차이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다.


"책 읽기야 말로 진정한 휴식이고 자신을 아끼는 방법이다." 타당한 말이긴 한데..

책에 깊이 빠져들었던 어느 날 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책에만 너무 깊이 빠지면 백면서생이란 말대로

현실감각이 떨어지고 어느 날 문득 자칫 유체이탈을 경험할지 모른다고..


그럼에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수 없고

저자 말대로 많은 책을 읽다보면 이해력이 깊어지고 혜안이 생기며 좀 더 현명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잡식성 독서가였던 나도 그간의 책을 정리하고 체계화해서 책 읽기를 해야겠다 싶었다.


이 책은 ...밥벌이 현실에서 벗어나면 한적하고 산 가까운 공기좋은 곳에 터를 잡아 그간 읽은 책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단 생각과 꿈이 희망이 내게도 있었고 아직도 유효함을 느끼게 한 좋은 책이다.


이 책은 많은 분량 즐겁게 오랫동안 책을 읽고 활용할 수 있는 저자만의 노하우를 담은 책이기도 하다.

고3인 아들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해볼 생각인데 읽어는 볼지. 읽고 머라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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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침의 순간 - 영원한 찰나, 75분의 1초
박영규 지음 / 열림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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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을 추구했던 고승과 선사들의 임팩있고 전설같은 이야기 묶음.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이란 책의 저자답게 이 책은 그런 선승들이의 깨달음에

관한 다양한 경험, 상황, 순간의 이야기를 짧지만 명확하고 명료하게 정리한 책이다.


어떤 순간, 상황에서 한 마디 말과 가르침에 깨달음이 스치는 찰나의 순간.

그 순간에 누군가는 깨우치고 누군가는 스쳐갔을텐데...이 책에 언급된 수많은 고승들

이외에 얼마나 많은 선승들이 깨달음을 얻거나 이르지 못하고 흘러갔을까.


또한 저마다 조금씩 상황과 화두가 달랐던 그들의 깨달음은 무엇일까.

부처는 하나라지만 그들 모두가 궁극에 이른 깨달음은 진정 하나였을까..

이 책에 그에 대한 답도 실려있다. 깨달음 후에 또 다른 정진의 세계가 있슴을..


어느 선사는 깨달음 이후 한마디 말없이 좌선과 참선에 몰두한 이도 있었고

어느 선사는 파격을 행하고 숱한 제자를 기르며 많은 설법을 행한 이도 있었다.

왜 깨달음의 궁금은 하나라면서 깨달음 이후는 속세의 다양한 사람들처럼 선각자들도

저마다 다른 궁극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었을까...싶기도 했다.


내 짧은 생각에... 깨달음 이후의 정진과 깨달음의 간직이 저마다 달랐던 모양이지 싶다.


이 책에 언급된 숱한 고승들과 전해지는 이야기들. 그리고 깨달음의 순간과 가르침의 핵심을

저자는 요약을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을 읽는 내내 고승과 선사들이

전하는 가름침과 상황을 책을 덮고 음미하고 반추하게 되는데...이 책을 묶어 편집한 저자는

얼마나 많은 시간 고민과 생각을 했을까..싶기도 했다.


절대적이거나 배타적이며 유일한 종교로서 보다는 생활철학으로서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하는

불교는 그만큼이나 전설적인 이야기도 많고 화두같은 스토리도 무궁무진하며 또 이제는

전해지지 않는 묻혀버린 이야기도 무궁무진하지 싶다.


깨달음을 얻고 궁금에 이른 분들만 언급된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많은 숱한 불제자들이

깨달음을 추구하다 이르지 못한채 스러져갔을까 싶기도 짐작도 해보게 된다.


"남에게 얻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얻어야 한다."

"그는 나를 닮지 않고 나는 그를 닮지 않았네."

"나에게 묻지 말고 자신에게 물어라. 그래도 모르겠으면 버려라."

"니 마음도 모르면서 불심은 알아 무엇하느냐.."란 어느 선사가 한 가르침도 기억에 남는다.


육화된 깨달음. 경험된 무가 공이라 한다. 공즉시색의 공이 확연히 풀어지는 말이었다.

저 말의 무게만큼 색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싶다.


깨침의 본질은 하나지만 깨침의 길은 수만 가지란 말도 여운이 남지만

깨침 이후의 방식도 수만 가지였고 깨치지 못한 이들은 어쩌랴...싶기도 했다.


이따금 한번씩 지루하거나 심심할 때 짜투리 시간에 다시 꺼내볼 만한 책중 하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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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품격을 높이는 말 부리기 연습 - 화술에 짓눌리지 않고 나만의 언어로 행복을 찾다
김영빈 지음 / 새로운제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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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직 스피치 강사가 쓴 잘 말하기를 위한 일종의 수준있는 자기계발서 또는 처세서.


이 책의 부제는 [내 말의 주인은 나다. 맘껏 부려라.] 또는

[화술에 짓눌리지 않고 나만의 언어로 행복을 찾다.] 이다.


이 책의 모토는 말 잘하면 성공하고 잘 말하면 행복하다. 이며

따라서 화두는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것이며 그로인해 어떻게 삶을 바꿀 것인가? 다.


이 책을 읽다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란 책과 말이 생각났다.

기본이 튼실하면 삶은 여유있고 윤택하며 행복한가..정녕 그런건가 싶은 의문도 들었다.

뿌리깊은 나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지만 가지와 이파리는 바람에 요동치기도 하잖은가..


그럼에도 일단 말은 사람이 지닌 인상. 느낌. 뉘앙스. 아우라등과 더불어 중요한 요소다.


""라디오의 원리에 빗대어 이해한다면, 우리가 사는 공간은 소리로 가득차 있고

우리가 하는 말은 사라지지 않고 살아있다."  기록되지 않은 말은 흐르는 시간과 더불어

사라지지 싶었던 막연한 생각에 강한 쐐기를 박는 임팩있는 말였다.


지나온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해온 숱한 헛소리와 개소리들을 뒤돌아 생각해보면

기록되지 않은 말. 소리라도 어딘가에 남아있을 거라는 말은 참 무서운 진실같다.


"몸은 말의 시비나 진위 그리고 주어를 인식하지 않는다. 그저 들리는 대로 정직하게

반응할 뿐이다."  이 말은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참 여러가지 생각과 해석을 갖게 한다.


그리고 그렇게 입력된 말들은 어떤 식으로든 쌓여 정보가 되거나 영향을 미친다.


"좋은 말이 습관이 되려면 반복해야 하고, 반복은 인내를 필요로 하며, 인내할 수 있는

의지는 생각의 다짐에 있다."


"자신의 삶을 이야기 하고 현재의 심정과 앞으로의 비전을 말하다보면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다."


"작은 변화는 시선을 바꾸는 데서 시작한다.

시선은 방향을 깨우고 그 방향의 끝은 목적 가치가된다."


"가장 비인간적인 인내의 시간이 인간적인 삶을 보장한다."

"사람은 말하는 대로 산다. 그리고 지켜보는 대로 살게 되어있다."


테크닉적인 부분은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생각을 담고 사유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은 그보다 더 폭넓게 적용되고 인식될 수 있지 싶다. 한낱 자기계발서 조차도..


읽다보면 메모하거나 인용할 문구들이 참 많은 책중 하나다.

가볍게 보려 고른 책였는데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말대로 테크닉적인 서술보다는

생각해볼 문구들에 더 눈길이 가고 책을 덮고 생각하다보니 읽는데 더 오래 걸렸다.


이제는 계발서조차도 수준이 진일보하고 한차원 더 올라가는 가 싶기도 했다.

이런 계발서도 순수문학이 웬지 무겁거나 지겨울 때 한번쯤 보면 좋은 책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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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김태광 지음 / 시너지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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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를 가리지 않고 읽어볼 만하다 싶으면 다 보는 내게 우연히 여러번 접한 저자.

책쓰기의 달인으로 간주되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저자. 호기심에 골라 본 그의 시집.


그래서인지. 이 시집 역시 역시란 생각을 갖게 했다.

이 책에 실린 시들의 화두는 전부 사랑이다. 가을이라 그런가..


신성한 영역으로 간주되는 예술로서의 창작의 영역이 누군가에게 또 누군가가

기획, 편집을 통해 기술로 또는 전략으로서 책 쓰기의 영역이란 것은...

한 때 몹시 불편한 일이기도 했지만 이 저자의 책들은 한 권의 책으로 읽기에

딱 한 권의 책만큼 하곤 했다. 이 시집도 그랬다.


다듬어진 한 편의 시와 선별된 한 장의 사진들로 이루어진 시집.

책쓰기의 공장장 같은 선입견이 작용했어도 결코 폄훼할 수 없는 그의 시들이 있었다.


"가을은 혼자 지내기엔 너무 아쉬움이 남는 계절인가 보다."


"갈대가 흔들리면서 울음을 터트리는 것은

그 바람이 자꾸만 어디론가 떠나려 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는 것은

말 없는 기다림의 자세로 서 있는

나무의 흉터같은 것.

숱한 바람이 나뭇가지를 뒤흔들고

달콤한 밀어 같은 빗물이 나뭇가지를 적셨지만

그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그 빗물이 내린 자리에는

뻥 뚫린 가슴 같은 흉터만 남았다."


"살면서 가슴까지 차오르는

아픔을 느꼈던 적이 있는가.

아픔이 아픔으로만 보일 때 그땐 모른다.

...

길가에 서있는 나무를 보라.

곧은 나뭇가지보다 굽은 나뭇가지가 더 많다.

...

지친 새들이 쉬어 갈 수 있는,

더 많은 그늘을 드리우는 굽은 나뭇가지가 되라.

아픔과 상처가 없는 삶은 고독할 뿐 아니라 불행하다."



강연이나 컨설팅을 바탕으로 다산다작의 저자가 나름 훌륭한 시집을 냈다.

읽는 내내 시라는 게 그 속성상 하루이틀만에 써낸 것은 아닐텐데...싶었고

이런 시를 바쁜 일상속에서 틈틈히 써냈다는 게 무엇보다 놀랍기만 했다.

 

가을은 살면서 또는 살아내면서 아픔과 상처, 시련을 안고

아픈만큼 성숙해지는 게 사람인건가, 그게 사람이 사는 방식인가 싶은 계절이다.


이 시집의 제목처럼 가을은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리고 가을은 무엇을 해도 좋은 계절일 것이다.

 

천고마비란 말대로 책읽고 살찌우기도 좋고 아픈만큼 성숙해지고 좋고,

사랑에 빠지거나 사색을 하기에도 참 좋은 계절이지 싶다.

 

이 책. 이 시집. 가을에 읽어보기에 좋은 책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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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비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정미경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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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과 저승을 떠돈다는 온갖 잡귀와 귀신을 보고 듣는다는 무녀.

잡귀와 귀신들을 접하고 세상과 조화를 추구하는 무녀들의 역모를 주제로 한 소설.


그런 온갖 잡귀와 귀신을 무녀들은 만신이라 하며 그들끼리는 서로 성인이라 했던

모양임을 이 소설을 통해 알게되었다. 소설가들은 역사의 한자락도 차지 못했던

과거의 이들을 현재로 불러내 생명을 불어넣고 역사를 짜집기한다.

그래서 창작이란 예술의 영역이겠지만...잘 쓰인 그들의 작품은 확실히 선물이다.


만신을 받들며 사람들의 아픔과 질병을 돌보고 불행과 어둠을 함께했던 이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아쉬울 때만 찾고 그들에게 배척당하고 외면당했던 존재들.


사술인 사주궁합이나 온갖 점성술과 달리 무녀들은...독특한 정신세계의 영역이지 싶다.


그들은 확신을 갖고 범인은 접하지 못하는 원더풀 월드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양일텐데

과연 그것이 정상인지 일종의 정신병의 범주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말하기 주저된다.


아픈 자들을 염원을 담아 신들린 주술과 몸사위로 고쳐낼 수 있을까..

전부는 아닐지언정 일부는 가능했으리라. 효과를 본 자들은 영험하다 했을테고.


조선조 사술로 몰려 도성밖으로 내쳐져 세상의 음지와 사이드에서만 암약했을 그들이

그들의 영험함에 도취된 일부와 미륵사상을 엮어 역모를 도모한다는 게 마냥 어설프다.


비상구가 절실했을 지옥같은 현실을 살던 이들에게 한줄기 현혹의 빛이었겠지만

그들의 확신과 믿음은 시스템을 구축해놓은 또다른 확신범들에게 여지없이 밟혔을테고

그래서 역사서에서조차 무녀들의 반란은 단 한줄도, 어떤 의미도 차지하지 못했지 싶다.


역사서의 일부로서 ..또다른 역사의 희생자였을 그들의 스토리는 큰 의미는 없었지만

소설로서 그들의 말과 행위와 삶은 묘한 반향이 있는..있을 수 밖에 없는 삶이지 싶다.


이 책에서 살짝 언급한 미륵사상의 체계와 무녀들의 사상체계를 독자의 한명으로 곰곰히

짜집기해봤어도 서양 십자군 전쟁의 주역인 종교들에 비해 틀이 좀 안맞고 어설펐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 고유의 생활방식였던 걸 생각하면 깊은 한숨만 나오기도 했다.


사람의 길흉화복과 미래를 온갖 잡귀와 귀신에게 의탁하려는 나약한 인간의 마음을

무당들이 파고든다는 시스템 매니저들의 경고를 그들은 왜 무시만 하는 걸까..

무지한 자들과 어리석은 자들이라 폄훼하면서. 온갖 핍박과 죽음을 당하면서..


삶으로부터 고통받는 이들을 해방시키고 인간으로서 최소한 삶을 열어줘야 한다는

사명감, 확신, 가능성은 사도를 행하는 자, 인민을 현혹하는 자로 몰려 죽임을 당할

운명일 수 밖에 없기도 함을 ..스스로 현명함을 자처했던 자들이 왜 모를까 싶다.


이 소설은 조선조에 불행하게 살다 갔던 이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복원한 소설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불행하게 살다간 억울하게 간 이들이 어디 한둘이었던가 ...


고풍스런 느낌과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느낌을 주는 언어들과 말들이

읽는 내내 관심을 잃지 않게 했고 역사소설을 볼때마다 느끼게되는 애잔함도 자극했다.


남성적 문체를 지닌 여류소설가의 소설이지만 역사적 발자취를 쫒아 빚어낸 소설이라

흥미와 관심을 갖고 읽기에는 한 편의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소설중 하나다.


큰 상은 역시 아무나 주는 게 아니고 아무나 받는 게 아님을 새삼스레 느끼게 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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