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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잡학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왕잉 지음, 오혜원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철학에 관한 상식모음. 백과사전같은 안내서
중국인 저자가 쓴 이 책은 철학의 본질. 철학자의 숨겨진 에피소드. 유명한 철학적 명제.
그들이 남긴 주옥같은 명언. 유파와 용어를 폭넓게 백과사전처럼 다룬 철학에 관한 책이다.
존재의 근원. 본질을 사색. 탐구. 추구하는 철학이라지만..
철학무용론이 지배하는 스피드하고 혼돈이 지배하는 현 시대에 관념에서 겉돌고 맴도는
고리타분한 철학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무력감도 들고 회의도 많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저자는 철학에 관해 재미있고 쉽고 읽힐 수 있는 안내서를 만들고 싶었던 모양인데
이런 유사한 책들은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있지만 이 책은 저자만의 관점과 해석이 자연스레
녹아있으며 다양한 철학적 사조와 핵심을 잘 정리했으며 들어본 적 없는 에피소드들도 많다.
20년간 플라톤 밑에서 공부했던 아리스토텔레스가 플라톤의 사후 "스승은 귀하다.
그러나 진리는 더 귀하다"며 그의 영향을 벗어나 아테네를 떠났다는 점과
중세철학의 집대성자인 토마스 아퀴나스가 철학사에서 스콜라철학자로서 칸트나 헤겔보다
윗선(먼가 애매한 말이긴 하지만)으로 쳐주는 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이외에도 이와 유사한 에피소드들이 많이 실려있다.
철학은 인간 존재의 사상적 원천이란 말보다는 사는 것이 곧 철학이며
철학의 목표는 자아인식이란 말에 새삼스레 더 공감하지만 그래서 머 어쩌란 말이가..
하는 자문에는 사실 독자인 나도 저자도 명쾌한 답을 하지는 못하지만 어쩔 수 없다.
관념에만 머물며 상충하고 충돌하는 생각. 사상은 다급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재에
당장은 쓸모없어 전쟁터를 누비던 진시황은 제자백가들을 죽이고 서책을 불살랐겠지만 ..
생각 그 자체나 다양한 존재의 방식중 하나로 인정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철학은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는 무엇을 제공하기도 한다는 정도랄까..
"우리의 삶은 한계가 있지만 지식은 무한하다.
끝이 있는 것을 가지고 끝이 없는 것을 추구하는 것은 위태로울 뿐이다.
지식을 추구하는 것은 더욱 위태롭다. 착한 일을 하더라도 명성을 얻으려 해서는 안되며
나쁜 짓을 하더라도 형벌을 받을 정도가 되어서는 안된다." 장자 - 양생주편
아침에 깨우침을 얻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공자도 있었지만
평범한 이들에게 해당될 철학의 유용성은 이정도 선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저자가 중국인이다 보니 동서고금의 철학과 철학자를 아우르지만 편집은 확실히
요점정리랄까 핵심을 요약하는 중국인의 무엇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다른 사람들이 쓴 철학 안내서같은 책들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스탕달의 명상록과
함께 읽고 비교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책이며 짬짬이 읽기에도 좋게 편집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