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에 대하여
미키 기요시 지음, 이윤경 옮김 / B612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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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이 나를 두렵게 한다 


책을 고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고 선택의 방식도 다르고

또 책을 고르는 순간마다 그 때 그 때 다르겠지만 이 책은 이 책의 표지에 

부제처럼 박혀있는 저 문구가 다른 생각없이 이 책을 선택하게 했다.


핸드북같은 사이즈로 책의 두께도 얇지만 이 조그만 책 안에 담긴 내용은 

그 어떤 책보다 무겁고 깊었다. 


이 책은 정교한 언어로 구사된 철학적 사색의 정수를 엮어 묶은 책이다.


아포리즘같은 경구와 함축적인 문장과 언어구사로 가독성은 좀 떨어지는 편이나

문장마다 담고 있는 깊이와 무게감이 거부감을 희석시키며 오랫만에 한 문장 

한 문장 곰곰히 생각하며 읽어보게 되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이 각 챕터마다 다루고 있는 화두들은 많은 소설가나 사색가들이 

수필의 형식을 빌어 주로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이 저자만큼 센세이션햇던 적은 

없었지 싶다. 이 저자가 사용하는 언어와 문장들은 참신함을 넘어 센세이션했다.


시인들은 때로 악마적이다 싶을 만큼 인간본질과 현상에 대해 절묘하고 통렬하게 

짚어낸다. 이 책을 읽으며 철학자들도 그런 시인들만큼 악마적일 수 있음을 느꼈다.


악마적이라는 말은 참신함을 넘어 상상을 초월할 때 시현되는 무엇일지 모르겠다.

음악도 그런 적이 있었고 그림은 더 악마적이라는 느낌을 갖게 했던 적도 있었으니..


그러나 아포리즘같은 문장으로 표현되고 함축된 철학적 사색의 총합이 이처럼 

악마적으로 느낀 적은 이번이 처음인 듯 하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더러 있었지만 반복해 읽다보니 이해되는 것도 있었고 ..

대충 감만 잡고 넘어간 적도 있다. 나중에 다시 볼 생각으로..


난 일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책마저 거부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추천해얄 책 중 하나지 싶다.


얇고 작은 책이지만 그 어떤 책보다 무겁고 깊은 책이다. 

그리고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책이다.


좋은 책을 읽었다 해서 좋은 사람이거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 글을 쓰다 말미에 문득 이런 부질없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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