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 영어의 결정적 시리즈
케빈 강.해나 변 지음 / 사람in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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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영어는 존경어가 없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많이들 범한다. 가령 일본어의 경우는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존경표현과 겸양표현 등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어서 경우에 따라 존경과 겸양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배우고 공부를 할 때에도 그런 것에 주의해서 공부를 하지만 영어는 존경 표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히 그런 것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다. 하지만 영어 그 자체에 우리와 같은 존경어는 없지만 정중한 표현, 경어 표현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이나 자리에 따라 격식있는 정중한 표현을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애초에 영어에는 위아래가 없다는 생각으로 영어를 접한 사람이라면 이런 정중한 표현을 알리가 없다. 그 때문에 격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당황해하게 될 수도 있다. 이게 다 영어 표현에 담긴 미묘한 늬앙스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보통 영어공부를 할 때면 어떤 하나의 영어 표현에 대해 단순히 그에 대응하는 한국어의 사전적 뜻을 직역하여 이해하는 1대1 대응 구조로만 영어 표현을 익힌다. 그 표현에 닮긴 속 뜻과 늬앙스는 전혀 알려주지 않고 그저 이 단어의 뜻, 이 문장의 뜻, 이 표현의 뜻은 이렇다는 식으로만 주입해주기 때문에 그 표현에 담긴 늬앙스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영어 표현, 더 넓게는 영어 회화를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암기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예컨데 [how are you?] [fine thank you, and you?]처럼 how are you라는 표현에 대해 상황에 따라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저 말이 나오면 무조건 fine thank you로만 대답을 하도록 훈련을 받기 때문에 공식처럼 외운 저 형태의 회화문 이외에는 영어를 말하지 못하게 되버린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공부하면서 저지르는 실수이다. 또 상대가 누가 되었건간에 언제 어디서나 공식처럼 외운 답변만을 내뱉게 되다보니 격식에 맞지 않는 말을 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는 이렇게 단 하나의 고정된 교과서적인 표현에서 벗어나서 상황에 맞게 다양하고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여 말할 수 있도록 여러 영어 표현에 있어서 숨겨진 늬앙스를 짚어주는 영어 표현 늬앙스 사전이다. 늬앙스를 알려준다고 하면 그게 어떤 뜻인지 조금 감이 안 올 수도 있는데 가령 인사를 할 때 친한 친구에게 하듯 편하게 말하거나 격식을 차리고 해야 하는 경우처럼 상황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표현들이 전부 다르다. 하지만 기존의 영어책에서는 거의 한두가지 인사 표현만을 적어놓고 그것이 어떤 경우에 쓰는 말인지 즉, 친구에게 편하게 하는 인사인지 격식을 차린 인사인지는 엄격하게 구분해서 알려주지는 않았다. 그랬는데 여기서는 친한 사이에서 말하는 '쿨한 표현', 중립적이고 관용적인 표현인 '일상 영어', 격식을 차린 표현인 '매너 영어'의 세 가지로 구분하여 각각의 표현들을 쭉 수록해 놓은 것이다.


말하자면 이 책에서 말하는 늬앙스라는 것은 해당 표현에 담긴 존경이나 격식의 수준이나 정도 쯤으로 해석해도 좋겠다.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보면 실제로 표현 그 자체는 그리 어려운 것이 없고 눈에도 많이 익은 표현이지만 그 표현에 담긴 늬앙스 즉, 존경의 레벨(?)이랄까 어느 정도의 격식을 차린 말인지 까지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런 걸 모르면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대사 자체의 사전적인 뜻은 알아듣지만 그 표현에 따라 인물간의 위치설정이나 그들이 처한 상황 등의 미묘한 설정까지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냥 별 생각없이 봤는데 이때 말한 대사 표현은 사실 존경의 의미였고, 그렇다면 그 대사 표현이 두 사람의 인물의 위치나 상황을 설명하는 것으로 확장되어 이해되는 것처럼 말이다.


책은 총 세 챕터로 나뉘어져 있는데 챕터1은 일상 커뮤니케이션 표현의 뉘앙스들을 챕터2는 필수 회화 상황에서 표현의 뉘앙스들, 챕터3은 문어체 vs. 구어체 표현의 차이에 대해 정리해 놓았다. 사실 아무리 늬앙스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는 해도 챕터1에 나오는 일상 커뮤니케이션 표현들은 어느 정도는 눈치를 챌 수 있는 것들이다. 예컨데 인사를 할 때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서 SUP? What's up?이라고 말하면 안된다는 것 정도는 눈치껏 알 수 있다. 그리고 표현이 길어질수록 격식을 차리는 표현이라는 것도 대강 눈치로 때려맞출 수 있다. 그래서 챕터1에서는 어떤 것이 쿨한 표현이고, 어떤 것이 일상 영어, 매너 영어인지를 늬앙스를 철저하게 구분한다기 보다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영어 표현을 익히는 수준으로 가볍게 읽고 공부하면 되겠다. 그리고 만약 어떤 표현을 써야할지 헷갈린다면 고민하지 않고 쓸 수 있는 가장 무난하고 대표적인 표현을 하나씩 제시해 놓는데 이게 꽤나 유용하다. 앞서도 말했지만 격식을 차린 표현일수록 말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반대로 말하면 너무 짧은 단답형의 말을 하면 실례가 되는 건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꼭 그런것만은 아닌지라 짧은 단답형의 무난한 표현들을 알려줘서 그것들만이라도 기억하고 있으면 굉장히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겠다.


챕터2에서는 실제 일상 생활에서 많이 사용할법한 생활 표현들이 나와서 회화용으로도 상당히 유용하다. 여기서도 역시 쿨한 영어, 일상 영어, 매너 영어로 구분지어 놓았고 거기 더해서 일상 영어 관용어와 가장 무난한 표현까지 따로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어서 늬앙스별로 다양한 표현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공부할 수 있다. 여기 있는 표현들만 잘 익혀놓으면 어떤 상황에서도 적절한 표현으로 적절하게 대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챕터3은 구어체와 문어체를 구분해놓았는데 여기부터는 약간 고급 수준으로 넘어간다고 해도 되겠다. 구어체에서는 익숙하고 보편적인 의미의 단어를 사용하지만 문어체에서는 문장안에서 의미하고자 하는 늬앙스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사전적으로는 유사한 뜻을 가진 단어들이지만 그 늬앙스의 차이까지는 사전에 나오지 않아서 그걸 모르고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단어를 쓰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 것을 방지할 수 있게 구어체와 문어체 단어들의 미묘한 늬앙스의 차이를 알려준다. 말하자면 챕터3에서는 문자 그대로의 늬앙스에 대한 차이를 알려주는 것이다.


사실 단어의 늬앙스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영어 표현의 결정적 뉘앙스들] 이 책은 일단 구성이 좋고 정리가 꽤 잘 되어 있어서 각 단어들의 차이랄까 구분이 한눈에 들어와서 가독성이 높은 편이다. 단어와 문장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설명도 꼼꼼하게 다 적혀 있어서 영어 표현의 늬앙스 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꽤 공부가 된다. 일상 회화 상황에서 사용되는 표현들이라 이 자체로 회화 공부가 되는 것도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단순히 사전적 의미가 아닌 단어와 영어 표현에 담긴 미묘한 늬앙스 차이를 알게 되어 좀 더 고급스러운 영어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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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카큐 General - 인공지능이 선정한 우선순위 영단어
Mr. Sun 어학연구소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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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를 하다보면 문법도 어렵지만 늘 단어에서 막히게 된다. 결국 외국어는 단어 싸움인데 영단어는 외우기도 힘들지만 외우고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때문에 단어공부는 항상 골치거리였다. 사실 영어 단어라는 게 무작정 막 외운다고 외우는대로 다 머리 속에 들어오는 게 아니다. 단순히 종이가 까맣게 될 때까지 마구 쓰면서 의지만으로 단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영단어를 쉽게 암기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하는 스킬에 따라 공부를 하면 훨씬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된다. [보카큐 General - 인공지능이 선정한 우선순위 영단어]는 바로 그 스킬을 담고 있는 영단어집이다.


책은 영어 단어를 효율적으로 암기할 수 있는 두 가지 비법을 제시한다. 첫번째는 궁금증이다. 약간 모호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궁금증보다는 관심이라고 표현하면 조금 더 이해가 빠르겠다. 관심이 없는 것은 열번을 들어도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가 관심이 있는 것은 아무리 어려운 것이라도 빠르게 기억하게 된다. 예컨데 아이들이 그 길고 어려운 공룡 이름을 척척 외우는 것이 그런 맥락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가? 여기서 바로 궁금증이 나온다. 궁금증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한다. 관심이 있으면 앞서 말했듯이 훨씬 쉽고 오래 기억하게 된다. 그러니 영어 공부를 할 때에도 궁금증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공부를 해보자는 말이다.


보통 영단어집이나 영어 교재는 영어로 쭉 문장을 써놓고 옆에 그 번역을 보여주는 형태로 구성된다. 혹은 반대로 한국어 문장을 써놓고 그에 상응하는 영어 문장이나 영단어를 제시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특이하게 먼저 영단어를 제시하고 그 영단어가 포함된 한국어 문장을 제시한다. 마치 한국의 힙합 가수들이 우리 말에 영어 단어를 하나씩 섞어서 만든 노래가사처럼 말이다. "내가 사랑하는 girl" "들어봐 내 story" 뭐 이런 식이다. 이렇게 퀴즈처럼 영단어를 소개함으로써 이 영단어가 무슨 뜻인지 궁금하게 만들고 유추하게 해서 관심을 유발시킨다. 그런 후에 다음 페이지에 그 단어의 뜻을 알려주고, 그 단어가 쓰인 또 다른 예시를 통해 단어의 쓰임을 확인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마치 퀴즈처럼 영단어를 공부하게 하는 특이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것이 궁금증을 유발시켜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서 오래 기억에 남도록 하는 첫번째 비법인 것이다.


그리고 책에서 제시하는 두번째 비법은 구체성이다. 암기하려는 단어가 배경과 맥락이 없이 그저 단어와 뜻만 딸랑 있다면 외우기가 어렵다. 하지만 똑같은 단어라도 구체적인 설명이 들어가고, 스토리가 가미되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단어가 머리 속에 연상되고, 기억된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흔히 단어를 외울 때는 단어만 외우지 말고 단어가 들어간 문장이나 숙어를 하나로 묶어서 외우라는 말을 학교 다닐 때부터 수없이 들었는데 이게 바로 그런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하겠다. 저자는 단어는 항상 구체적 상황과 함께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게 해야 훨씬 효율적이고 자연스럽게 외워지기 때문이다. 앞서 책의 구성을 말했는데 단어가 쓰인 예시를 통해 단어의 쓰임을 제시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 해당되는 것이다. 영단어에 구체성을 부여해서 막연한 텍스트로서의 단어가 아니라 그 단어가 가진 의미의 이미지를 연상하게 해서 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에 남게 해주는 것이다.


초등, 중등, 고등단어부터 토익단어에 이르기까지 암기해야 할 단어는 거의 1만자가 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이 책에는 인공지능이 선별한 우선순위의 2918개의 영단어가 소개되고 있다. 전부 8주 동안 공부할 수 있게 커리큘럼을 제시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대략 365개, 하루에 50자 정도의 단어를 공부하게 되는 셈이다. 일주일 단위로 학습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체크할 수 있게 위클리 플래너도 있는데 기존에 영어단어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게 부담스럽지는 않겠지만 영단어를 많이 알지도 못하고, 이제 머리도 많이 굳은 나이라서 꼭 이 계획대로는 하지 못할 듯 싶다. 위클리 플래너에 연연해하지 말고 자기만의 계획을 잡아서 공부하면 될 일이다.


1단계로 영단어를 제시한 후 한국어 독음을 써놓고서 따라 읽어보게 하고, 2단계로 해당 영단어가 들어간 한국어 문장으로 의미를 맞추는 퀴즈를 내고, 3단계로 정답을 확인하고, 4단계로 예문을 통해 단어의 구체성을 부여한다는 심플한 형식으로만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이루어졌다. 그래서 이것 외에는 더 특별히 언급하고 더 깊게 리뷰할 것은 없지만 일단 영단어를 퀴즈 형식으로 소개하고 그것을 유추하고 맞추게 한다는 기존에 보지 못한 독특한 형식으로 흥미를 유발한다는 점이 재미있고, 신선하다. 또 단어를 단독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숙어나 하나의 문장처럼 단어에 구체성을 준다는 점도 단어를 명확하게 머리 속에 연상시키고 기억하게 하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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뻣뻣한 몸이 빠르게 유연해지는 12초 스트레칭
무라야마 다쿠미 지음, 문혜원 옮김 / 시그마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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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나이를 먹으면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뻣뻣해진다고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유연성이라고는 없어서 몸이 레고처럼 목과 손만 돌아가는 수준이었다. 몸이 굳어있으니까 어깨나 목도 자주 결리고, 워낙 유연성이 없다보니 걷기 운동을 할 때도 몸에 무리가 많이 가고 자잘한 부상도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이를 먹으면서 유연성이 중요하다는 걸 많이 실감하게 된다. 책은 몸이 뻣뻣해지는 원인이 노화가 아니라 스트레칭 부족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당장 개인적인 경험만 놓고 보더라도 실제로 이 말이 맞다고 공감하게 된다. 반대로 말하면 스트레칭만 충분히 해주면 나이와 상관없이 몸이 유연해질 수도 있다는 뜻이 되겠다. 그런데 몸에 유연성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무작정 스트레칭을 하다보면 허리나 관절에 무리가 가서 위험하다. 아무런 지식이 없이 무작정 유연성을 키우겠다고 스트레칭을 하다가 허리가 나가버린 경험이 있어서 그게 얼마나 나쁜 건지 잘 알고 있다. 스트레칭은 별 것 아니라서 그냥 대충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가 않다


[뻣뻣한 몸이 빠르게 유연해지는 12초 스트레칭]은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시간을 들여 가장 안전한 속도로 몸의 유연성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는 스트레칭 가이드이다. 보통 스트레칭이라고 하면 체조선수들이나 태권도 선수들이 몸을 찢기 위해 다른 사람 등에 올라타서 몸을 늘리고 다리를 찢는 식의 노력과 근성으로 유연성을 키우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너무 아프고 힘든 과정이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아프지만 시원하고,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호흡을 하며 몸을 유연하게 하는 스트레칭법이 많이 유행한다고 한다. 나름대로 개량된 방식이만 최근의 스트레칭법은 몸을 유연하게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은 지금 유행하는 방식에서 또 한단계 더 진화한 방식으로 근막 이완과 PNF 스트레칭이라는 방식을 차용하여 처음 방식보다 아프지도 않고, 무리하지 않으면서, 두번째 방식보다는 훨씬 빠르게 몸을 유연하게 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한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뻣뻣한 몸이 엄청난 속도로 부드러워지는 유연 혁명이라고 한다.


PNF 스트레칭이라는 것은 재활치료 분야에서 활용되던 근육 컨디셔닝 기법이라고 한다. 근육을 강하게 수축했다가 이완하는 방식인데, 뇌의 운동 계열 신경을 자극해서 짧은 시간 내에 근육이나 관절을 각정하는 고급 스트레칭 형태라고 한다. 수용성 신경을 자극해서 유연성을 증가시키는 운동법으로 힘을 주면 그것을 지탱하고 그 자극에 다시 반응하여 순간적인 힘의 범위가 넓어지게 되는 원리라고 하는데 그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이해하긴 어렵고 그런가보다하는 수준으로 알고 넘어가겠다. 또 한가지 근막 이완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근막은 온몸을 감싸고 있는데 근막의 틀어진 부위를 정상으로 되돌려 근육이나 관절이 올바르게 움직이도록 하는 방식을 근막 이완이라고 한다. 즉, PNF 스트레칭으로 신경을 자극하고 근막 이완으로 근육과 관절을 자극하여 유연성을 키운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었다. 챕터1에서는 스트레칭을 하기 전에 가볍에 몸을 푸는 준비 운동에 대해 배워보고, 챕터2에서는 목, 어깨, 팔, 등, 가슴, 허벅지, 종아리 등 전신을 12곳으로 나누어서 부위별로 각각 PNF 스트레칭과 근막 이완 스트레칭 두 가지의 스트레칭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챕터2가 가장 중요하고 실제 우리가 보고 따라해야할 스트레칭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는 파트이다. 각 부위별로 각 근육의 기능과 그 곳이 경직되는 원인 그리고 유연성이 좋아질 때 얻게 되는 효과를 기술해 놓고, 해당 파트에서 따라할 스트레칭을 통해 자극이 되는 근육은 어떤 부분인지 일러스트를 통해 보여준다.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해지는 근육을 보여주는 것이 좋았는데 그런 걸 모르면 무작정 동작을 따라하게 되지만 이런 정보를 머리 속에 넣어두면 스트레칭을 할 때 지금 어떤 부위가 자극이 된다거나 어떤 부위에 신경을 써야하는지 그림을 그리고 운동을 할 수 있어서 자세를 잡을 때에도 좋고, 여러모로 운동 효과도 커질 것 같다.


PNF 스트레칭의 기본은 저항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보통 스트레칭을 하라고 하면 그냥 기지개를 펴듯이 몸을 최대한 쭉 펴기 위해 힘을 주게 되는데 PNF 스트레칭은 오히려 스트레칭으로 늘려주는 반대 방향으로 힘을 주게 된다. 예컨데 고개를 좌우로 땡겨주는 스트레칭이라면 팔로 머리를 잡고 땡겨주면서 목을 스트레칭 해줄 때 고개는 팔로 땡겨주는 반대쪽으로 힘을 줘서 저항값을 주게 된다. 이렇게 했을 때 뇌의 운동 계열 신경이 자극되서 더 운동효과가 크게 된다는 것. 그래서 책에서는 PNF 스트레칭을 뇌과학 접근법이라고 말한다. 아무튼 PNF 스트레칭 파트에서는 기본 동작과 응용 동작(변형 동작)을 각각의 주의사항과 함께 소개해놓고 있고 동작에 따라 혼자하는 법과 파트너와 둘이서 하는 방법도 소개해 놓았다. 근막 스트레칭 파트에서도 기본 동작과 둘이서 하는 동작 등을 소개해 놓고 있다.


챕터3는 상급자용으로 앞뒤로 다리 찢기나 옆으로 다리 찢기, 비둘기 자세, 비엘만 자세 같은 지금으로서는 절대 꿈도 꾸지 못할 여섯가지의 어려운 동작들을 골라서 연습방법을 소개한다. 각각의 운동에는 난이도가 달려 있어서 쉬운 것부터 하나씩 도전해나가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상급자용은 챕터2의 스트레칭을 통해 몸이 충분히 유연해진 후에 해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많이 받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해놓고 있는데 스트레칭을 한다고 살이 빠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걸 많이 물어보는 것 같은데 근육의 유연성과 기초 대사량은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에 스트레칭을 해도 살이 빠지지는 않는다고 하니 좀 아쉽다. 일단 스트레칭은 꾸준하게 따라해야 유연해진 몸이 유지되지 싶다. 우선은 간단히 할 수 있는 어깨와 목 스트레칭을 따라해봤는데 상당히 시원하고 근육이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릴 찢기나 그런 어려운 스킬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스트레칭의 목적이 꼭 다리찢기는 아니니 너무 그런 것에 매달리기 보다는 유연한 몸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스트레칭을 해나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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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어원을 만화로 잡는 4컷 영단어
히지이 가쿠 지음 / 더북에듀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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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원 학습법은 어려운 단어 암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단어를 가장 많이, 빠르게, 오래 과학적으로 기억하게 해주는 암기법이다. 어떤 하나의 어원의 뜻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그 어원이 어떤 한 단어 속의 어원으로 쓰였을 때 그 단어는 어원이 가지고 있는 뜻을 함축하게 된다. 예컨데 "pos"라는 어원은 "놓다"라는 뜻을 가지고, "pos"가 일부분으로 포함된 단어는 "놓다"는 의미를 띄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propose"는 의견을 내"놓다"는 뜻에서 제안하다, "expose"는 밖으로 내"놓다"는 뜻으로 노출시키다, 드러내다는 의미이고 "impose"는 안에 "놓다"라는 뜻에서 부과하다, 강요하다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즉, 어원을 알고 있으면 그 단어의 전체적인 의미를 유추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런 원리로 어원을 하나 알고 있으면 거기서 파생된 많은 영단어들을 쉽게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암기하게 된다. 어원을 배우는 어휘 학습 단계를 하나만 추가해도 영어에 대한 전체 이해도를 향상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영어 어원으로 단어를 공부하는 공부법도 널리 활용되고 있는 것 같다. [필수 어원을 만화로 잡는 4컷 영단어]는 단어 암기에 꼭 필요한 필수 어원을 4컷 만화로 쉽게 암기할 수 있게 정리해 놓은 어원 단어집이다. 일상회화는 물론이고 시험에도 자주 출제되는 333개의 필수 영단어로 총 81가지의 어원에 대해 배워보는데 하나의 어원으로 다양한 단어를 한번에 정리해서 외우거나 어원이 접두사로 사용되는 경우, 접미사로 사용된 경우, 단어를 두개나 세개의 세트로 나누어서 외우는 경우 등으로 구분하여 어원과 파생된 단어들을 소개한다.


어원이 가지는 뜻을 알고 있으면 그 어원이 포함된 단어를 봤을 때 그 단어의 뜻을 유추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모든 단어가 한눈에 직관적으로 단어의 뜻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원을 알고 있어도 그 단어를 분석해서 정확한 의미를 알아내기가 어려운게 대부분인데 그래서 4컷 만화로 스토리를 부여해서 단어의 의미를 해설해준다. 어원을 소개하는 책은 많이 있지만 이렇게 만화로 어원을 분석하고 설명, 해석해주기 때문에 이 책이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그냥 텍스트로만 이런 설명을 하면 이해하기가 좀 어려울 수가 있는데 말하자면 단어와 어원을 그림으로 해석을 하는 것이라서 굉장히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어서 빠르게 이해되고, 오래 기억에 남게 된다.


사실 어원으로 영단어를 외워보자고 몇번 시도를 한 적이 있긴 했지만 어원 공부법을 찬양하는 사람들의 설명만큼 쉽고 효과적이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은 확실히 쉽게 다가온다. 일단 만화라는 점에서 거부감이 확 사라지고, 공부를 한다는 느낌도 줄여주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가 있어서 좋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만화로 어원과 단어를 설명하고 추가로 단어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추가설명이 더해져서 이해가 꽤 잘되는 편이다. 그리고 해당 단어가 들어간 간단한 문장을 소개하면서 그 단어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소개하고 있어서 하나의 단어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이해시키고 있다.


어원 "pend"는 매달다라는 뜻이고 앞에 아래라는 뜻의 "de"가 붙으면 아래에서 매달리다는 의미로 의존하다, 의지하다는 뜻이 된다. 거기에 부정의 "in"이 붙으면 의존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독립적이라는 뜻이 된다. 또 "pend" 앞에 밖에 라는 뜻의 "ex"가 붙으면 밖에 매달다는 의미로 화폐가 없던 시절 값을 지불하기 위해 쌀이나 소금을 저울에 매달아 무게를 재서 값을 지불하는 것으로 소비하다는 뜻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하나의 어원에서 파생된 단어지만 어느 정도 직관적으로 쉽게 알 수 있는 단어도 있고, 그 자체로는 바로 뜻을 유추하기 어려운 단어도 있다. 바로 뜻을 유추하기 어려운 단어의 경우 만화의 스토리가 그것을 이해하는데 상당히 도움을 준다.


무작정 단어를 마구잡이식으로 외우는 것보다 하나의 어원에서 파생된 단어들을 같이 묶어서 암기하면 외우기도 편할 뿐더러 하나의 어원으로 여러 단어를 한번에 익힐 수 있어서 매우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겠다. 예컨데 앞서 소개한 "pend"의 경우 하나의 어원으로 depend와 independ까지 한꺼번에 세트로 묶어서 공부하면 잊어버리지 않게 그 뜻을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물론 어원을 소개하는 책이라고 전부 이렇게 쉽게 설명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닐텐데 이 책의 경우는 하나의 단어를 어원으로 풀이하는 그 설명이 상당히 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되어 있어서 영어가 약한 영알못이라도 큰 어려움없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영단어를 조금이라도 쉽게 외워보고 싶다면 이 책으로 어원과 함께 필수 영단어를 공부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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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꿀벌의 예언 1~2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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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첫작품인 '개미' 때부터 좋아하던 작가이다. 사람의 시선이 아닌 '개미'의 시선으로 쓰여진 이야기는 기존의 정형화된 형식과는 스타일이 많이 달라서 신선하고, 독창적었으며, 기발하고 참신했다. 당시 이 소설이 한국에서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 개인적으로도 좋아해서 여러번 완독을 했었다. 뒤이어 나온 타나토노트는 영계여행이라는 역시나 범상치 않은 내용의 작품이었는데 베르베르 소설의 영원한 화두인 삶과 죽음 그리고 환생이라는 주제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작품인 타나토노트와 천사들의 제국, 신으로 이어지는 3부작을 가장 좋아하는데 이 3부작에서 베르베르는 사후 세계와 환생, 신에 대한 이야기를 동양적인 관점과 서양의 시각을 믹스해서 탈종교적인 세계관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베르베르 소설은 전통적인 기독교 사상에, 동양적인 철학과 고대의 종교와 신화 등도 차용하여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어 내었다. 이 점이 베르베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전 작품들에서는 이런 자신만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해서 언제나 신화적인 세계를 그려냈다. 베르베르의 소설을 따라가 보면 거의 모두가 신화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개미'에서는 인간이 개미들의 신화처럼 등장하고, '타나토노트'는 천국과 윤회라는 신화의 세계를 여행하는 이야기이며 '천사들의 제국'과 '신'은 그야말로 신과 천사들의 이야기다. 또 '아버지들의 아버지'는 인류의 기원을 찾아가는 프로메테우스적인 이야기이다. 이렇게 베르베르의 관심은 언제나 먼 과거나 먼 미래의 신화적 세상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것이 [고양이] [문명] [행성]이라는 소위 고양이 3부작에 와서는 신화의 이야기가 아닌 인간과 지구, 그리고 생명에 눈을 돌린다. 고양이 3부작에서는 이 세상은 인간의 것만이 아니라는 메세지를 끊임없이 강조하는데 이번 신작 [꿀벌의 예언]의 주제도 고양이 3부작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여진다. 미래 세대가 살아갈 세상은 어떤 모습이고, 인류의 미래가 야만의 시대가 되지 않으려면 우린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자는 것은 같지만 전작에서는 다른 종과의 연대와 화합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인간과 인간의 행동에 집중하며 과거의 우리의 행동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말하며 미래를 바꾸는 힘은 현재에 있다고 이야기 한다. 미래를 위해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조금은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아인슈타인도 꿀벌이 없어지면 인류가 4년 안에 멸종할 것이라는 예언을 남겼는데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꿀벌의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가 바로 얼마전에 보도되었다. 아인슈타인의 예언대로라면 인류의 멸종의 시간이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이런 시기에 [꿀벌의 예언]은 상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시의적절한 책이 아닐 수 없다. 르네는 우연히 최면을 통해 지금으로부터 꼭 30년 후인 2053년의 미래를 보게 된다. 그 미래의 지구는 심각한 온난화로 한겨울에도 46도를 넘고, 전 세계의 인구는 150억을 넘어섰다. 이미 이상기온과 인구폭발만으로도 식량 생산에 어려움이 있을텐데 그에 더해 꿀벌이 사라지며 인류는 최악의 식량난에 직면하게 된다. 인간이 소비하는 식물의 80퍼센트가 꽃식물이고 이 꽃식물의 80%의 수분을 담당하는 것이 꿀벌인데 그런 꿀벌이 사라지자 식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된 것. 사람이 직접 수분을 하거나, 로봇을 이용하여 수분을 해보기도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식량이 부족한 곳에선 폭동이 일어나고, 식량자원을 빼앗기 위해 핵무기가 사용된 3차대전이 발생한다.


책에서는 꿀벌이 사라진 원인을 제초제와 살충제 때문으로 설명한다. 대량 생산을 위해 무분별하게 제초제와 살충제를 사용한 현대식 농법이 도입되면서 꿀벌이 사라지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중국에서 대량유입된 등검은말벌에 의해 꿀벌이 잡아먹힌 것도 꿀벌의 개체수가 감소한 원인이라고 말한다. 역시 언제나처럼 중국이 문제다. 양봉하는 사람이 안전을 위해 공격성이 약한 꿀벌을 사육하면서 천적인 등검은말벌에 대처하지 못하고 죽게 된 것인데 이야기 속에서는 곤충학자가 변이를 통해 원시 꿀벌이 가지고 있던 공격성을 되살리려고 한다. 실제로도 지구 어딘가에서 이런 연구가 진행 중인 것은 아닐지 궁금해진다. 아무튼 이런 충격적인 미래를 본 현재의 르네는 미래를 바꿀 열쇠가 '꿀별의 예언'에 있다는 이야기를 30년 후의 르네에게 듣고는 예언서를 찾기 위해 르네는 전생과 현재를 오가는 모험을 벌인다.


퇴행최면을 통해 르네는 중세 십자군 전쟁 시기를 시작으로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 중세 유럽, 르네상스 시대 등 시공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장소에서 여러 역사의 결정적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십자군 전쟁이 벌어지는 전장의 한복판에서 눈을 뜨고, 그리스에 갔을 때는 페르시아가 침공해오고, 로마에서는 네로의 대화재에 휩싸이며, 이집트에서는 나일강의 홍수에 휩쓸린다. 또 화산 폭발을 경험하거나 지진과 산사태를 맞이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스펙터클이 대단한 셈. 바꾸어 말하자면 이런 역사적 배경을 이야기 속에 녹여낼 정도로 자세히 알고 있는 작가의 폭넓은 역사적 지식에 감탄하게 된다. 과학이나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마치 영화같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쌓아올리는 것이 베르베르의 대단한 점이 아닐까 한다.


예언서에 적힌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는 인간의 탐욕과 오만 때문이고, 인류를 구할 방법은 결국 인간과 꿀벌의 조화와 협력이다. 전작인 문명과 행성에서도 다른 종과의 화합을 강조했는데 이번 책에도 조화와 협력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예언서를 손에 넣은 르네는 미래로 가서 비밀 조직에게 건내고 비밀 조직은 그 예언서에 나와있는대로 인간과 꿀벌의 관계를 개선하고, 꿀벌의 서식지와 생태계를 복원하고, 꿀벌의 질병과 천적을 퇴치하고, 꿀벌의 번식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꿀벌은 다시 번영하고 인류는 멸망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런데 전생과 미래를 오가며 인류를 멸망의 구해줄 예언서를 힘들게 구했는데 거기 적혀 있는 내용이란게 꿀벌이 사라지게 된 원인은 이미 너희가 알고 있는 것이고 꿀벌을 사라지게 된 원인을 제거하면 된다 라는 수준이라서 좀 허무하긴 하다. 물론 너희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 쓰여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현실적으로도 꿀벌이 사라지고 있는 원인은 여러가지고 규명이 됐는데 그럼 굳이 전생최면을 통해 과거로 가서 예언서를 찾을 것도 없이 당장 지금부터 꿀벌이 사라지게 된 원인을 제거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베르베르는 나같은 애가 이런 딴지를 걸 것을 알기라도 했는지 이런 장면을 덧붙혀 놓았다. 파리 기후 변화 회의에서 중국 대표는 중국이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당하자 중국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자국의 생산 시설 가동율은 각자의 나라에서 결정할 일이지 다른 나라에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그렇게 환경을 생각한다면 너희 나라 노동자들한테나 일하지 말라고 해라. 중국은 유럽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건을 생산해주고 있는데 중국 물건은 쓰면서 왜 환경 오염에 대한 불평불만을 쏟아내며 중국에게 생산량을 낮추라고 말하는 것이냐? 환경 오염이 싫으면 소비를 멈추면 될 거 아니냐! 몰라서가 아니라 이미 인류 멸망을 막을 방법을 알고 있지만 소비를 멈출 수 없는 인간들은 멸망을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시공간을 넘나들며 찾아낸 예언서에서 말하는 인류 멸망을 막을 대예언이라는 게 허무할 정도로 직관적이고 평범함(?) 일이었다는 건 이미 답을 알고도 행하지 않는 인간에 대한 비판인 것 같다.


꿀벌이 사라지게 되면 인류가 멸종한다는 것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영역인데 그런 내용을 가장 과학과 거리가 먼 예언이나 퇴행최면, 전생과 윤회 같은 내용으로 풀어가는 것도 재미있다. 전생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윤회, 그리고 그 속에서의 인연 같은 설정은 타나토노트에서부터 보여왔던 베르베르가 참 좋아하는 소재이다. 고양이 시리즈에서는 이런 게 없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전생과 윤회 같은 내용을 보니 이런게 바로 베르베르의 맛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의 모험을 떠나는 것일까? 일단 앞서도 말했지만 이야기의 설정부터가 매우 현실적이다. 실제로 꿀벌이 지구상에서 점차 줄어들고 있고 그 개체수의 감소의 원인은 실제 인간의 과거 혹은 현재의 행동들에 기인하고 있다. 과거 전생을 돌아다니며 미래를 구할 예언서를 찾는 것도 미래의 답은 과거와 현재 속에서 나온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베르베르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는 과거의 역사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하며 우리는 미래를 바꾸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를 묻는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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