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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벽을 통과할 수 없는 이유 - 플로리안 아이그너의 양자물리학 이야기
플로리안 아이그너 지음, 이상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11월
평점 :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이번 생애에서 양자역학에 대한 이해는 포기하기로 했다.
이러 결론을 내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이 새로운 이론은 여러 사람을 좌절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런 낭패감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 바로 이 저작이다.
가장 큰 장점은 기본 개념을 설명하는 대중 교양서임에도 유의미한 깊이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어려운 과학 이론에 대한 일반 교양서들은 쉽게 설명하기 위해, 혹은 폭넓은 독자층을 위해 그야말로 이해하기 용이한 내용만 다룬다.
예컨대 아무리 복잡한 이론이더라도 2~3페이지로 분량을 줄인다거나, 단순화한 비유로 일관한다거나, 중고교 교과서 수준에서 머무른다거나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쉬운 길을 택하지 않는다.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동일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과도하게 설명의 양을 줄이지 않고, 어려운 내용도 생략하지 않고 가능한 본문에 포함한다.
특히 다소 심화된 내용은 부각하여 독자가 건너띄기 여부를 결정하게 해주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이다.
이는 과학 교양서들이 그 내용을 너무 간소화하여 아무런 지적 감흥을 느끼지 못한 독자들에게 전폭적인 호응을 끌어낼 것이다.
다음으로, 양자물리학이라는 아주 난해한 주제를 설명하면서도, 평이한 용어와 설명을 유지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본문에 있는 그림인데, 일러스트화되지 않고,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들이 설명을 보완하고 있다.
즉 최대한 직관적이고 친근한 기조로 그림을 싣고 있는데, 이것은 본문의 문장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덕분에 독자는 마치 가정교사가 설명해주는 듯한, 바로 옆에서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양자 얽힘에 대한 설명은 최근 읽은 책들 중에서 가장 쉽고 재밌게 설명하고 있다.
오랜만에 깊이를 포기하지 않은 대중적인 교양서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