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 마지막 한 장을 읽고 나면 반드시 첫 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 절대로 결말을 먼저 읽지 말 것!
🏷 제일 첫 장의 그 느낌을 돌려내

이상은 책 소개 문구들이다.
너무 읽고 싶어지기도 하고 반면 읽기 겁나기도 해서 읽을까 말까 잠시 망설이기도 했다.
그리고 난 무서운 것도 싫고 판타지 장르도 싫다.
그 둘 중 하나일까봐 아니면 그냥 내 취향이 아닐까봐 걱정하며 책장을 넘겼는데..
다행히 평범했다.
게다가 가독성이 대단했다.
마치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 중 가독성 좋은걸로 치면 1위인것같다.

이런저런면에서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읽어내려가는데
딱 2시간만에 다 읽어버렸다.
걸으면서도 읽었고, 회사에서는 절대 책 못 읽는데 그냥 막 읽었다.

다 읽고 약 반나절이 지난 지금
'제일 첫 장의 느낌을 돌려내'
이 말에 대공감하는 중이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한번더 읽어보고싶기도 하다.
하지만 난 읽지않고 하나하나 떠올려보는 중이다.

사실 책장을 다 덮었을때에는
홍보문구가 너무 과한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왜 자꾸 이것저것이 생각나는 건지.
진짜 기묘하다.

소설이지만 리뷰에 내용을 굳이 적을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새로운 소설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휴식이 절실한 우리에게 휴식법을 알려줄 것 같고,
게다가 그 휴식법에 품격까지 있다니..
책 표지 문장을 보자마자 이게 바로 '내가 찾던 것'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책의 페이지 수를 확인하기 위해 제일 뒤를 보다가 뒷표지 날개에 적힌 <제대로 못 쉬는 신호>의 열 가지 중 일곱 가지가 내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고 적잖은 충격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독서는 시작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다섯번째 항목은 이해가 잘 안 된다. 저게 뭐가 어때서? 🤔)
.
.
📚 과학 기술과 진보 정책은 한 세기가 넘도록, 우리를 고된 일에서 해방시켜 자유를 주겠노라고 늘 약속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놀랍게도 그런 자유의 시간은 우리네 할아버지 시절보다 더욱 줄어들었다. 역설적이게도 부자가 될수록 더 고되게 일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시간이 적어진다. (p 12)
초반에 이 부분은 드디어 내가 책을 잘 선택했다는 확신을 주게 했다.
더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는 책 속 구절들.
도대체 바쁘기만 한 우리는 뭐가 문제인걸까.
왜 한번도 이런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던걸까.


🏷 자질구레한 걱정 탓으로 나는 내 인생을 망쳐버렸다. -사실 아르튀르 랭보


정작 책의 저자는 휴식 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한다.
그의 취미가 '지도책 정독'이라니...
역시 가만 있지 않고 '무언가' (특히 책 관련!)를 해야 작가도 되고 뭐라도 되는 걸까.
조금 혼란스럽기도 하다.


📚 요즘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대체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다. 꼼짝도 하지 않은 채로 모험을 하기 위해서. ( p 75)

동감이다. 내 독서 이유는 지식 쌓기, 간접체험 하기, 외롭지 않기, 글로 여행하기, 잊고 살았던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기 등 이었는데
저자가 이 모든 것을 조합해 '작가답게' 표현해준 느낌이다.

책 속에는 여유롭게 책을 보는 사람이 있는 그림이 실려있기도 하다. 조금 더 많이 보고 싶었는데 극히 적다. (기억나는 것은 두 개 정도) '바쁘게 사는' 것은 자랑스럽게 여기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창피한 것으로 여기며 살았다.
특히 엄마의 입장에서 내 아이에게 어떤 학습도, 체험도 시키지 않으며 가만히 두는 것은 엄마가 큰 죄라도 짓는 것 마냥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린 아기가 가만히 혼자만의 놀이를 하고 있을 때, 박물관 같은 곳에 가서 어느 한 곳에서 오래 머무를 때,
여러 가지를 보여주려고 아이를 이리 오라고 부르지 말고, 놀이를 가르치려 하지말고,
가만히 두었을 때 집중력이 올라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물론 '아이에 대한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마찬가지로 우리의 진정한 휴식, 그것이 고품격의 휴식이라면 어느 정도 '자본'이 받쳐주어야 하는 자본주의사회에 살고 있는 (휴식하려면 집은 있어야 하니까)
우리는 마냥 노는 게 편할 수만은 없겠지만,
휴식, 게으름, 쉼이 뭔지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임은 확실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자 있다고 생각한 건 나 혼자만일지도 몰라 모피와 친구들 1
콘도우 아키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일본 문구 제조 회사에 입사해 리락쿠마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라인이모티콘과 여성 타깃 모바일 게임도 만든 저자가 새롭게 선보이는 캐릭터 '모피'.
#모피와친구들 은 1,2권으로 구성되었는데, 내가 읽은 건 그 중 1권이다.

자그맣고 새하얀 폭신폭신 토끼 소녀 #모피
까만 고양이 소녀 #소라
마음씨 다정한 개구리 음악가 #게리
땅속에 사는 숲의 집배원 #모구
하늘 위에서 언제나 모피를 지켜주는 #달님
그리고 #생쥐가족 #다람쥐형제

귀여운 동물친구들이 나오는 따뜻한 책. .
.
.
📚 우리에게는 소중한 것이 있어.
잃어버리지 않게 소중하게 묻어둬.
그런데 어디에 묻었는지 깜박해.
그래서 다시 찾아.
그런데 너무 소중히 여기다가 또 잃어버려.
너무 아쉽지만 다시 찾으면 돼.
왜냐하면 찾다가 발견하는 이 순간이 최고로 행복하니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 - 오늘을 견디는 법과 파도를 넘는 법, 2019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김승주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오늘을견디는 법과 파도를 넘는 법

가끔 제목만큼 책이 기대에 못 미쳐서 실망하기도 하고
제목이 책을 충분히 받쳐주지 못 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한데,
이 책은 제목이 그대로 책인 느낌이다.

정말열심히 공부했지만 성적에 맞춰 대학을 지원해야 하는 저자는 취업이 잘 되는 학과를 찾다가 간호사와 항해사로 좁혀졌고 간호사는 적성에 맞지 않을 것 같아 해양대학으로 진학하게 된다.

당연히 뽑힐 줄 알고 지원했던 회사는 떨어지고 안 될 것 같았던 회사에 뽑혀 항해사의 길을 가고 있고 이젠 그 일을 사랑하고 일을 하며 배운 인생에 대해 쓴 책.

취업 후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은 우리는 그 시간에 보고 듣고 하는 일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수밖에 없다.

한번 배를 타면 6개월은 배 안에만 있는 삶,
한겨울에 적도를 지나는 삶,
병원에 쉽게 갈 수 없어서 맘대로 아파도 안 되는 삶에 대해 알게 된다.

거대한 배 안에서 상상할 수조차 없는 더 거대한 깜깜하고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는 느낌은 어떨까.
구름 한점 없이 맑은 날 눈부신 바다를 보는 느낌은 어떨까.
서울의 한 빌딩에서 숨막히게 일하는 나와 너무나 다른 것 같은 그 삶은 어떨까.
.
.
.
📚 육지를 떠나 있으면 소중한 것에 대한 의미가 새로워진다. 사회적 배경, 재력, 남자, 스펙 따위는 아무 짝에 쓸모없다. 가장 그리운 건, 땅이다. 그리고 그 땅을 밟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 뿐이다. 당장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조건이란 게. (p 43)
.
.
.
📚 그럼 이제 두 개의 시간을 살고 있는 주인공이 한마디 하고자 한다. 지금 당신이 흘려보낸 시간은 수천마일을 떨어진 바다에서 외롭게 항해하는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원하던 시간이라고. 그러니까 소중히 여겨달라고. (p 111)
.
.
.
📚 대부분의 사람에게 바다는 낭만과 힐링의 공간, 여행지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이 곳에서 나를 되돌아보고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나에게는 바다라는 공간이었을 뿐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바다'가 있을 것이다. (p 29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빛의 과거
은희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도 과거의 자신을 폐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편집하거나 유기할 권리 정도는 있지 않을까.


1977년 대학에 입학한 주인공의 시점에서 1977년과 2017년을 오가는 이야기이다.
지방에서 서울에 있는 여대의 학생이 된 김유경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되고
그 곳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기억이 책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40년이 지나 그 중 한 친구가 낸 소설을 읽다가 상당부분이 1977년 당시의 이야기임을 알게 되고 그 책에 내가 기억 하는 내가 아닌 타인의 관점에서의 나를 읽게 된다. .


 빛난 나의 과거.
 나도 빛이다
.

책의 주인공이 대학생이 된 1977년은 내가 태어난 해이다. 주인공과 나는 20년이라는 적지않은 나이차이가 나지만 내가 대학 신입생 때 기숙사에서 살던 기억, 내 대학 시절의 여러 추억, 그리고 이젠 중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대학생일 때의 기억이 더 많은 내 친구들이 책 속에 있었다.


작가님 팬이 되다.


<소년을 위로해줘>는 유일하게 읽은 은희경 작가님 의 책이었고 그 땐 글자를 읽는데 연연했던 오래 전이라 책에 대한 감흥이나 기억이 없다.
이 한 권으로 작가님 책은 그냥 믿고 보는 걸로 정해버렸다.


역시 한국소설이 좋다.

예전부터 한국소설은 나와 정서가 맞는다는 이유로 좋았다. 이번 소설은 워낙 오랜만에 읽는 한국소설이라 더 행복했고, 거기에 더해져서 번역이라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 작가가 쓴 글이 그대로 나에게 전해지는 것이 우리가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그 시절의 인생이 더 나았을까.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욕망이나 가능성의 크기에 따라 다른 계량 도구를 들고 있었을 뿐 살아오는 동안 지녔던 고독과 가난의 수치는 비슷할지도 모른다. 일생을 그것들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해도 나에게만 유독 빛이 들지 않았다고 생각할 만큼 내 인생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제 세상이 뭔가 잘못됐다면 그 시스템 안에서 살아남으려 했던 나의 수긍과 방관의 몫도 있다는 것을 알 나이가 되었다. ( p 278)


 도대체 이 망할 장편을 어떻게 써야 하는 걸까. 이 소설을 쓰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다. 하지만 아시는지? 끝난 소설은 무조건 해피엔드이다. (p 342 작가의 말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