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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예찬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로버트 디세이 지음, 오숙은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 숨 가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품격 있는 휴식법
휴식이 절실한 우리에게 휴식법을 알려줄 것 같고,
게다가 그 휴식법에 품격까지 있다니..
책 표지 문장을 보자마자 이게 바로 '내가 찾던 것'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책의 페이지 수를 확인하기 위해 제일 뒤를 보다가 뒷표지 날개에 적힌 <제대로 못 쉬는 신호>의 열 가지 중 일곱 가지가 내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고 적잖은 충격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독서는 시작되었다. (그런데 아직도 다섯번째 항목은 이해가 잘 안 된다. 저게 뭐가 어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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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 기술과 진보 정책은 한 세기가 넘도록, 우리를 고된 일에서 해방시켜 자유를 주겠노라고 늘 약속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놀랍게도 그런 자유의 시간은 우리네 할아버지 시절보다 더욱 줄어들었다. 역설적이게도 부자가 될수록 더 고되게 일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시간이 적어진다. (p 12)
초반에 이 부분은 드디어 내가 책을 잘 선택했다는 확신을 주게 했다.
더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는 책 속 구절들.
도대체 바쁘기만 한 우리는 뭐가 문제인걸까.
왜 한번도 이런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었던걸까.
🏷 자질구레한 걱정 탓으로 나는 내 인생을 망쳐버렸다. -사실 아르튀르 랭보
정작 책의 저자는 휴식 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한다.
그의 취미가 '지도책 정독'이라니...
역시 가만 있지 않고 '무언가' (특히 책 관련!)를 해야 작가도 되고 뭐라도 되는 걸까.
조금 혼란스럽기도 하다.
📚 요즘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대체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다. 꼼짝도 하지 않은 채로 모험을 하기 위해서. ( p 75)
동감이다. 내 독서 이유는 지식 쌓기, 간접체험 하기, 외롭지 않기, 글로 여행하기, 잊고 살았던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기 등 이었는데
저자가 이 모든 것을 조합해 '작가답게' 표현해준 느낌이다.
책 속에는 여유롭게 책을 보는 사람이 있는 그림이 실려있기도 하다. 조금 더 많이 보고 싶었는데 극히 적다. (기억나는 것은 두 개 정도) '바쁘게 사는' 것은 자랑스럽게 여기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창피한 것으로 여기며 살았다.
특히 엄마의 입장에서 내 아이에게 어떤 학습도, 체험도 시키지 않으며 가만히 두는 것은 엄마가 큰 죄라도 짓는 것 마냥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린 아기가 가만히 혼자만의 놀이를 하고 있을 때, 박물관 같은 곳에 가서 어느 한 곳에서 오래 머무를 때,
여러 가지를 보여주려고 아이를 이리 오라고 부르지 말고, 놀이를 가르치려 하지말고,
가만히 두었을 때 집중력이 올라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물론 '아이에 대한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하지만.
마찬가지로 우리의 진정한 휴식, 그것이 고품격의 휴식이라면 어느 정도 '자본'이 받쳐주어야 하는 자본주의사회에 살고 있는 (휴식하려면 집은 있어야 하니까)
우리는 마냥 노는 게 편할 수만은 없겠지만,
휴식, 게으름, 쉼이 뭔지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임은 확실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