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대구 (마크 폴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우리는 먹고 살아야 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거창한 논리와 세상의 규정들을 따지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음에도 정작 무엇을 먹고 사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음식에 대한 고민은 인간의 역사를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해볼 만하다. 이 책은 어부 집안 출신으로 대구잡이 저인망 어선에 승선한 바 있는 마크 쿨란스키가 대구의 모든 것, 즉 역사상 대구의 역할과 생태, 요리법까지 7년간 밀착 취재하고 고증하여 집대성한 기념비적 역작이다. 쿨란스키는 ‘세계의 역사와 지도가 대구 어장을 따라 변화해왔다’는 획기적 프레임으로 새로운 세계사를 펼쳐 보인다.

 

빌려온 시간을 살아가기(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조형준 옮김, 새물결)

 

문화이론을 공부하다 보면 지그문트 바우만이라는 이름을 종종 듣게 된다. 철학자이자 이론가요, 지성을 말하는 사람들 중 한명인 바우만은 이 책을 통해 신용을 착취하는 자본주의를 고발한다. 대담을 엮은 책이고,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시작된 저자의 고민이 녹아 있다. '빌린' 것을 '갚는' 것을 넘어 우리가 '꾸어간' 시대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저자의 목소리는 우리로 하여금 잠시 생각해 볼 숙제를 던져준다.

 

투명사회(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문학과지성사)

 

이 책이 주는 장점 중 하나는 책이 얇고 쉽게 쓰여져 있다는 점이다. 불신에서 출발한 투명성에 대한 강박에서 살아가는 우리에 대해 한병철은 통제사회라고 주장한다. 그는 상호 감시의 '판옵티콘' 속에서 '전체 공개'를 통해 스스로의 안전을 자위하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을 폭로한다. 필요한 투명성과 필요없는 투명성을 구별하는 것을 통해 저자는 우리로 하여금 투명성에 대한 올바른 자각을 요구한다.

 

예술과 사회 이론(오스틴 해링턴 지음, 정우진 옮김, 이학사)

 

단순히 돈을 쓰고 눈을 호강하는 것의 예술이란 콘텐츠를 한 꺼풀 벗겨내면 엄청난 논리가 숨겨져 있다. 오스틴 해링턴은 예술의 의미를 변화하는 문화제도 및 사회경제구조를 파헤치고, 미적인 가치와 문화정치학, 취미와 사회계급, 돈과 후원, 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 신화와 대중문화,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의미를 둘러싼 논쟁 등 수많은 문제를 알기 쉽게 해명한다.


 

깊은 마음의 생태학 (김우창 지음, 김영사)

 

한국이 낳은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김우창의 성찰적 회고록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가 가진 모든 지식을 쏟아부어 혼돈의 시대에서 사람에 대해 고민한다. 우리의 ‘이성과 마음’에서 시작한 그의 고민은 ‘깊은 마음의 생태학’이라는 보다 집중적인 틀을 얻어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전혀 새로운 인문학-생태인문학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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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럽의 교육(로랭 가리 지음, 책세상)

 

오직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공쿠르 상을 두 번 받은 유일한 작가, 작가로서 최고의 영예를 누렸음에도 또다른 가면 뒤에서 작품 활동을 한 두 얼굴의 작가, 권총 자살로 갑작스레 삶을 마감한 비운의 작가, 로맹 가리의 데뷔작입니다. 내용은 2차세계대전 당시 폴란드를 배경으로, 빨치산들이 항독 투쟁 중인 숲에 들어간 열네 살 소년 야네크가 그들과 함께하면서 진정한 용기와 사랑을 배우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야기를 그리는 문장의 온도는 뜨거움과는 거리가 멀 수 있습니다. 소년 야네크와 빨치산들, 그리고 나치 독일의 만행 아래 고통 받는 이들의 이야기는 인간 존재에 대한 희망을 거두어 가죠. 그럼에도 로맹 가리가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자명합니다. 섣불리 희망을 말할 수는 없더라도 절망에 굴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인데, 사실 인간의 역사는 그렇게 작디작은 발걸음들로 진보해 오지 않았을까요.

 

2. 1조 달러(안드레아스 레쉬바흐 지음, 페이퍼하우스)

 

 다른 신간평가단 여러분들께서 한국 소설들을 많이 추천해주셔서 되도록이면 미국과 일본을 벗어난 다른 나라들에서 온 신간 도서들을 많이 추천하는 편입니다. 이번에는 독일 소설입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청년 존 살바토레 폰타넬리는 내일의 희망이 없는 가난한 피자 배달부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월세를 내지 못해 허덕이고 그나마 푼돈을 벌 수 있었던 피자 가게에서도 구박만 받다가 해고되어 좌절감에 빠진 바로 그 날, 이탈리아에서 온 네 명의 변호사들이 그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월도프 애스토리아 호텔에 초대해서 가게 됩니다. 최고급 양복을 빼 입은 이 신사들은 살아갈 의욕조차 상실한 피자 배달부 청년에게 먼 옛날의 조상으로부터 전해 내려 온 거액의 '재산'이 상속되었다고 알려준다. 게다가 그에게는 그 존재조차 의심스러운 먼 옛날의 조상이 인류의 미래를 구원하라는 위대한 소명(mission)을 맡겼다는데... 어떻게 될까요?

 

3. 밀수꾼들(발따사르 뽀르셀 지음, 책으로보는세상)

 

 해양문학의 거장으로 문학계에 잘 알려진 발따사르 뽀르셀은 생애동안 무려 24개의 문학상을 받고 노벨 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되었을 만큼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은 세계적인 작가입니다. <밀수꾼들>은 발따사르 뽀르셀이 쓴 최초의 본격 모험소설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에스파냐어와 까딸루냐어로 씌어진 작품으로, 유럽 문학에서 중요하게 써 먹은 지중해에 관한 발따사르 뽀르셀의 소설 미학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이 소설은 발따사르 뽀르셀의 소설 가운데 지중해적인 특성과 특수한 상황에 처한 지중해 인간의 모습이 가장 적나라하게, 현란하게 드러나 있는 작품입니다. 한 무리의 밀수꾼 사내들이 '보따폭' 호에 밀수품을 가득 싣고 에스파냐와 아프리카가 맞닿아 있는 지브롤터 해협을 출발해 지중해 한가운데에 있는 섬 마요르까를 향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죠. 마요르까 섬이 지닌 거칠음, 서정성, 선정성, 아이러니, 비극, 환상은 <밀수꾼들>에 찐득찐득하고, 단맛 나고, 촉촉하고, 위협적인 문체로 녹아들어 있다고 합니다.

 

4. 포이즌우드 바이블(바버라 킹솔버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미국 소설을 추천하는 것은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착이 강한 책이 하나 나와 있길래 추천합니다. 사실 이 소설은 미국에서는 이미 고등학교, 대학교 문학 과정 필독서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1998년 출간해 미국 문단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이 작품은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 선정, 137주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미국서점협회.미국도서관협회 최고의 상 등을 수상하고 퓰리처 상과 오렌지 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화제가 되었죠. 

  바버라 킹솔버 특유의 섬세하고 강렬한 필력과 영리한 통찰 그리고 잠시도 책을 놓을 수 없게 하는 흡입력으로 절찬 받은 이 작품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콩고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20세기 콩고의 실제 역사인 정치적 대변동 시대를 시작으로 30여 년에 걸쳐 벌어지는 한 가족의 비극, 그리고 놀라운 재건의 서스펜스 넘치는 대서사시가 펼쳐집니다.

 

5. 물처럼 단단하게(옌렌커 지음, 자음과모음)

 

 사실 중국 소설은 그 양과 질에 비해 아직 아시아권에서 충분히 소개되지 못한 장르입니다. 번역 때문인지, 정치 체제의 특성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한국에서도 루쉰과 같은 근대 소설의 몇몇 거장들을 제외하면 알려진 것이 별로 없지요.

 

 그러한 점에서 옌렌커의 이 소설은 저의 눈을 번쩍이게 했습니다.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중국 소설 번역판의 새로운 책이 나왔으니까요. 중국의 대표적인 문학상인 루쉰 문학상을 수상한 옌롄커라는 소설가의 대표작인데, 중국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자신들의 욕망과 야망을 불태운 두 남녀가 거침없이 구시대적 사상, 문화, 풍속을 척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과연 혁명은 욕망의 촉매제일까요? 아니면 욕망이 혁명의 도화선일까요? 문화대혁명이라는 붉은 악몽 속에서 인간의 억압된 원초적 욕망은 순식간에 사회적 야망의 얼굴을 하고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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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롤리타(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김진준 옮김, 문학동네)

 

세계문학의 최고 걸작이자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는 나보코프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한 작품으로, 열두 살 소녀를 향한 중년 남자의 사랑과 욕망을 담고 있다. 나보코프는 원고를 탈고하고 미국의 출판사 네 곳에 원고를 보냈으나 모두 퇴짜를 맞았다. 그 역시 처음에는 스캔들을 우려해 가명으로 출간할 것을 고민했지만 결국 실명으로 프랑스 파리의 한 이름없는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롤리타>는 나보코프의 우려대로 출판과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다. 하지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미국에서 영어판이 출간되자 첫 3주 만에 10만 부가 팔려나가며 180일 동안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처음에는 선정적인 내용으로 유명해졌지만, 이후 작가가 겹겹이 숨겨놓은 수많은 은유와 상징들이 다양하게 해석되고 새로운 의미들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문학적으로 재평가되고 고전의 반열에 오른 <롤리타>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부 이상 팔려나갔다.

 

추천 이유 |

 

 앞서 책에서 소개한 것처럼 <롤리타>는 변태적인 성욕을 대표하는 단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소설이고, 단순한 소설을 넘어 무엇의 의미를 담고 있는 지에 대해 알려진 것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이번 책의 출간을 계기로 한 번 같이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2. 플라테로와 나(후안 라몬 히메네스 지음, 박채연 옮김, 을유문화사)

 

스페인과 중남미의 여러 나라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주며 '스페인의 생텍쥐페리'라는 찬사를 받은 195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후안 라몬 히메네스의 산문시집으로, 20세기 스페인 문학의 산문시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에는 산문시집 <플라테로와 나> 외에도 아름다운 '히메네스 시선'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1914년 출판 당시 스페인은 물론 중남미에서도 호평을 받은 <플라테로와 나>는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안달루시아 비가(悲歌)', '자전적 서정시'라고도 불리는 이 아름다운 산문시는 작가의 고향인 모게르를 우리들에게 영원히 기억하도록 만들었으며 20세기 초반 스페인의 역사, 사회, 문화적 풍토도 잘 재현했다.

후안 라몬 히메네스는 19세기말, 몰락한 스페인의 고질적 문제로서 흔히 '스페인 문제'라고 불리던 주제를 훌륭한 산문시로 승화시켰다. <플라테로와 나>는 시인의 창작 과정을 전후기로 나누어 볼 때, <영적인 소네트>와 함께 전기 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반기를 마무리할 뿐 아니라 시인의 후반기 문학의 특징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추천 이유 |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읽는 문학 작품들은 대개 일본 소설과 미국 소설이고, 나머지 국가들의 소설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평가에 비해 박하게 읽는 것이 사실입니다. 프랑스 소설의 경우에는 기욤 뮈소를 중심으로 몇몇 작가들만 부각되고 있으며, 독일이나 러시아 소설들은 고전에 국한되고 나머지 지역들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러한 계기로 이번에 나온 <플라테로와 나>는 중남미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문학가인 후안 라몬 히메네스가 쓴 대표적인 소설이라서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한 책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3. 나는 오랫동안 그녀를 꿈꾸었다(티에리 코엔 지음, 박명숙 옮김, 밝은 세상)

 

<살았더라면>의 작가 티에리 코엔의 세 번째 장편소설. 남녀 주인공의 관점에서 각자 일인칭 서술로 이끌어가는 사랑 이야기가 소설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남주인공 요나와 여주인공 리오르는 각자 운명의 상대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이루기까지 수많은 설왕설래와 시행착오를 경험한다.

소설의 주인공 요나는 눈을 감으면 만날 수 있는 여자가 있다. 요나는 꿈속에서 그녀를 만나는 상황이 반복되는 동안 실제 현실에서도 그녀를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녀는 요나의 이상형 여인이다. 놀랍게도 꿈속 여인이 실제로 눈앞에 나타나기를 소망하던 요나의 기대는 곧 실현된다. 요나가 일하는 서점에 소설책을 보러 들르는 여인 리오르가 바로 그가 꿈속에서 만났던 여인이다.

소설은 이처럼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여인과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며 시작된다. 원래는 작가였지만 더 이상 글을 쓸 감흥을 잃어버린 요나, 그는 꿈속에서 만났던 구원의 여인을 통해 새로운 삶을 꿈꾼다. 여러 번 사랑에 실패한 경험 때문에 세상에 진정한 사랑은 없다고 믿는 리오르.

그들 두 사람은 눈앞에 다가선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만의 방호벽을 만들어 감정을 꼭꼭 숨긴 채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근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사랑하지만 보다 완벽한 사랑을 얻기 위한 두 남녀의 고뇌와 갈등이 시작된다.

 

추천 이유 |

 

 티에리 코엔은 프랑스에서 기욤 뮈소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신진 작가입니다. 무명으로 낸 소설책이 거장 마르크 레비의 가명으로 된 소설책이라는 '찬사'를 받았기 때문에 우리가 한 번쯤 프랑스 소설만의 색다른 묘미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추천합니다.

 

 

4. 누구나 홀로 죽는다(한스 팔라다 지음, 이수연 옮김, 씨네21북스)

 

한스 팔라다의 장편소설. 베를린의 한 노동자 부부가 1940년부터 1942년까지 저질렀던 '불법 행위'에 관한 게슈타포의 기록을 바탕으로 씌어졌다. 나치라는 거대한 악과, 침묵과 두려움으로 그에 동조한 독일 시민들, 자기 업무에 충실한 게슈타포, 이웃을 염탐해 먹고사는 협잡꾼, 그 와중에 희생된 무고한 사람들…. 그리고 그럼에도 인간임을 잊지 않고 무력하지만 용감한 싸움을 벌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히틀러가 일으킨 전쟁에서 아들이 무의미한 죽임을 당하자, 노동자 부부 오토와 안나 크방엘은 나치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다.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엽서에 반히틀러 메시지를 적어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건물에 놓아두는 것. 그러나 2년 동안 뿌린 276통의 엽서는 18통을 제외하고 고스란히 게슈타포의 손으로 들어갔고, 부부는 투옥된다. 그들은 고작 18통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것이다.

나치 치하, 독일 시민들은 모두가 히틀러에게 동조했을까? 작가 한스 팔라다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 소설에서 외롭고 무모한 저항 끝에 목숨까지 잃은 노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존엄을 믿고 끝까지 선량함을 버리지 않은 독일 시민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추천 이유 |

 

 전쟁의 잔혹함을 직접 체험했던 저자가 써내는 자전적인 소설은 허구와 픽션을 넘어 진실을 다룬다는 측면이 인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1월에 나온 책들 중에서 이러한 구성을 가진 소설이 이것밖에 없다는 점이 이 책을 추천하게 만듭니다.

 

5. 고양이 모양을 한 행복(고데마리 루이 지음, 김대환 옮김, 잇북)

 

어느 날 우리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그는 우리에게 사랑을, 기쁨을, 행복을 가르쳐주었고, 그것으로 우리는 마음속 구멍을 메울 수 있었다. 고양이는 우리에게 찾아온 그날부터 우리의 삶 자체였다. 일본 최고의 연애소설 작가 고데마리 루이가 펼쳐놓는 두 사람과 고양이 한 마리의 마음 나눔 이야기.

버려진 고양이 한 마리와 마음속에 구멍이 하나씩 뚫려 있는 부부가 가족이 되어 나누는 사랑과 행복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고양이가 매개체가 된 부부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각자 무엇으로도 메워지지 않는 깊은 구멍을 하나씩 안은 채 두 번째 결혼에 성공한 중년의 부부가 고양이라는 향신료로 그 구멍을 메워가며 어떻게 일상의 행복을 찾아가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추천 이유 |

 

 이 소설은 사실 제가 저를 위해 추천하는 책입니다. 일본 소설에 대해서 편협할 정도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강한 저에게 아무래도 서정적인 분위기의 소설은 일본 소설을 독해하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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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열세 걸음(모옌 지음, 임홍빈 옮김, 문학동네)

 

책 소개 |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모옌의 대표 장편소설. 2012년 중국 대륙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모옌. 중국의 프란츠 카프카, 윌리엄 포크너로 불리는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모옌의 작품세계는 한마디로 '환상적 리얼리즘'으로 규정할 수 있다. 이러한 모옌의 정수가 담긴 <열세 걸음>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0권으로 출간되었다.

 

참새가 두 발로 종종 뛰지 않고 한 발 한 발 열두 걸음까지 걷는 걸 보면 천운을 얻지만, 열세번째 걸음을 걷는 걸 보는 순간 열두번째 걸음까지 들어온 모든 운이 곱절의 악운이 되어버린다는 러시아 민담을 모티프로 쓰인 <열세 걸음>은 1989년 초판이 출간된 지 십여 년 후인 2003년 대폭 개작되어 재출간되었다.

선정 이유 | 문학동네가 펴내는 세계문학전집의 백 번째 장편 소설입니다. 동시에 201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모옌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2. 일러스트 이방인(알베르 카뮈 지음, 호세 무뇨스 그림, 김화영 옮김, 책세상)

 

책 소개 | <이방인> 출간 70주년, 알베르 카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된 특별판이다. 독보적인 일러스트로 유명한 갈리마르 시리즈로 제작되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화가이자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호세 무뇨스가 그림을 그렸다. 무뇨스는 <이방인> 작업을 위해 알제리를 두 차례 방문했고, 숨 막히는 부조리로 가득한 소설 속 현실을 최대한 완벽하게 재현해내기 위해 흑과 백이라는 두 가지 색깔만을 사용했다.

 

선정 이유 | 번역가에 따라서 '이인' 혹은 '이방인'이라고 불리는 이 소설은 인간의 실존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세상에서 동떨어진 채 자신을 깨닫고 세상을 깨달아가는 주인공의 과정과 독창적인 일러스트레이션이 엮였을 때 매우 색다른 해석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출판사가 카뮈의 전집을 내놓은 것이라는 점도 선택에 한 몫 했습니다.

 

 

 

3. 꼬마 니콜라(르네 고시니 지음, 장 자크 쌍뻬 그림, 윤경 옮김, 문학동네)

 

책 소개 | ‘꼬마 니콜라’ 연재는 첫걸음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지금은 30여 개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어 전 세계에서 2,000만 부나 판매되며 꾸준히 사랑받는 베스트셀러이다. 아이들에게는 가장 행복한 순간을, 어른들에게는 소중하게 간직해 온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어린 시절을 선물해 온 것이다.

상페와 고시니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등장 인물들을 ‘실제’의 자리에서 묘사함으로써 감동을 선사한다. 짤막하고 유쾌한 이야기 하나 하나는 티 없고 순박한 어린 시절의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다. 이야기 속 꼬마 니콜라와 친구들은 오늘도 지치도록 놀고, 치고받고 싸우고, 화해한다. 그리고 여전히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천진난만한 동심과 행복을 전한다.  

 

선정 이유 | 이번 달에 제가 선정하는 책들 중 절반은 대체로 프랑스 소설가들이고, 또한 그림책들인 것 같습니다. 한 해가 시작되는 과정에서 동심을 되돌아보고 어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를 가르쳐 주는 것은 어쩌면 동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4. 적지지련(장아이링 지음, 임우경 옮김, 시공사)

 

책 소개 | 루쉰과 함께 중국 현대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작가 장아이링이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한 격동의 중국 현대사. 출간 60년이 지난 지금도 중국의 금서로 남아 있는 논란의 작품이다. 혁명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을 살아가는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거대 서사와 권력으로부터 소외되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들려준다.

홍콩주재 미국공보처의 지원 아래 쓴 작품이기 때문에 아직도 중국 대륙에서는 출판이 금지되어 있지만, 저명한 재미 중국 현대문학 비평가인 샤즈칭은 "어떤 소설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할 정도로 중국과 이외의 지역에서 상반된 평가를 받는 논란의 작품이다.

선정 이유 | 중국에 새 정권이 들어섰고, 중국 문학계를 위시한 지식인들은 체제의 개혁을 요구하면서 연일 투고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오늘날 대표적인 금서로 알려진 적지지련을 읽어보는 것은 중국의 현실을 이해하는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5. 내 책상 위의 천사(재닛 프레임 지음, 고정아 옮김, 시공사)

 

책 소개 | '세계문학의 숲' 26, 27권. 2003년 노벨문학상 후보, 뉴질랜드의 국민작가 재닛 프레임 대표작. 1982년부터 1985년에 걸쳐 3권으로 출간된 이 작품은 출간 당시 "20세기에 쓰인 가장 위대한 자전소설"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많은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1990년 제인 캠피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국내 독자들에게도 영화 [내 책상 위의 천사]로 더 익숙한 이 작품은, 무엇보다 가난과 죽음, 간질병 등의 비극적인 가족사와 ‘정신분열증’이라는 오진으로 인해 이십대를 정신병원에서 보낸 작가의 흔치 않은 경험이 작가의 진솔하고 시적인 문장으로 펼쳐지며 그 어떤 소설보다 더욱 소설적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선정 이유 | 20세기에 쓰인 가장 위대한 자전소설이라는 평에 솔직히 끌렸습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실화라는 점도 선정 요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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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7년 후

 

책 소개 | 특유의 감성코드를 살리고 있고, 주인공들의 사랑스러운 매력 또한 여전하지만 배경의 다변화와 모험적인 요소를 등장시켜 새로운 재미를 선보이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 소설은 아들의 실종사건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 갈라선 지 7년 만에 만난 부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들은 분명 수사관 신분이 아니지만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반짝이는 재치로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된 아들의 행방을 추적해 간다.

두 주인공 세바스찬과 니키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긴박한 사건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의 주요 소재 역시 사랑, 용서, 화해이다. 기욤 뮈소는 사랑 이야기가 없는 소설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의 모든 행위는 사랑 혹은 사랑의 결핍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그의 작가적 지론이고, 사랑에 대한 천착은 그의 소설이 독자들과 깊은 교감을 이루는 바탕이 되고 있다.

 

 

추천 이유 | 개인적으로 기욤 뮈소의 팬입니다. 한국에 신간이 출간될 때마다 그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유도 있습니다. 정말, 꼭, 읽고 싶습니다.

 

 

 

2. 모피아 - 돈과 마음의 전쟁

 

책 소개 |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이 쓴 경제 전복 시나리오. 출간 전부터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우석훈의 생애 첫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트위터와 블로그, 그리고 팟캐스트 '나는 꼽사리다'를 통해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던 작품이다. 작가는 총리실에서 근무하던 시절, 직간접적으로 보고 들은 '모피아'의 실체를 폭로하면서, 이들이 가진 권력의 지향점이 어디인지, 그 탐욕의 끝이 국민들의 삶에 어떠한 형태로 발현될지를 낱낱이 밝혀 소설로 형상화했다. 또한 허구와 실재가 절묘하게 조합된 소설의 중심 사건인 '경제쿠데타'는 경제학자로서의 냉철한 분석력과 정확한 예측이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마치 실제 사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2014년을 배경으로, '경제 민주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새롭게 정권을 창출한 '시민의 정부'가, 속칭 '모피아'라 불리는 재정경제부 출신 인사들이 기획한 '경제쿠데타'로 인해 국권을 찬탈당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추천 이유 | 경제학자인 '우석훈'이 쓴 '소설'입니다. 자본주의에 대해서 항상 좀 더 비판적인 관점에서 고찰하면서 현실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 온 저자가 과연 '경제민주화' 바람이 몰고 있는 오늘을 어떻게 소설로 각색했을 지가 궁금합니다.

 

 

 

3. 빈집을 두드리다.

 

책 소개 | 장은진 소설집. 장은진은 2004년 '키친 실험실'로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09년에는 장편소설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로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해 한국문단의 기대와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런 그녀가 사 년 동안 꾸준하고 성실하게 발표해온 일곱 편의 단편소설을 묶어 두번째 소설집 <빈집을 두드리다>를 펴냈다.

장은진의 두번째 소설집 <빈집을 두드리다>는 소외되고 고립된 주인공들을 내세워 '사랑'에 대한 일곱 편의 가지각색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어떻게 사랑받을 것인가'를 묻기 전에 '어떻게 사랑을 줄 것인가'라는 주제에 안착해, 사랑이 지속되는 시간은 고통이 반복되는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방식이 발명되는 시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추천 이유 | 옆구리가 시린 계절입니다. 사랑에 대한 소설을 가능하면 추천하고 싶었는데, '지속 가능한 짝사랑'이라는 문학 평론가 정실비 씨의 해설이 눈에 띄었습니다.

 

 

 

4. 여울물 소리

 

책 소개 | 한국 문학의 거장 황석영이 등단 50주년에 선보이는 신작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자신을 돌아보며 19세기의 이야기꾼에 대해 집필한 자전적 작품으로, 인터넷 연재를 통해 열광적인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외세와 신문물이 들어오며 봉건적 신분 질서가 무너져가던 격변의 19세기를 배경으로, 이야기꾼 이신통의 일생을 추적한다.

시골 양반과 기생 첩 사이의 서녀로 태어난 박연옥은 역시 중인의 서얼인 이야기꾼 이신통과 인연을 맺게 된다. 화자인 박연옥의 추적을 통해 전기수, 강담사, 재담꾼, 광대물주, 연희 대본가, 나중에는 천지도에 입도하여 혁명에 참가하는 이야기꾼의 일생이 펼쳐진다. 화자는 만나는 사람들이 전해주는 일화를 바탕으로 이야기꾼의 행적을 맞춰 나가고, 화자와 이야기꾼은 그 과정을 통해 함께 의식이 성장해간다.

 

추천 이유 |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황석영이기 때문입니다. 황석영이라는 대작가가 등단 50주년을 맞이해서 내놓은 책이니 당연히 읽어봐야죠.

 

 

 

 

5. 해피해피 브레드

 

책 소개 | 『해피해피 브레드』는 인디영화 감독 출신의 미시마 유키오가 쓴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홋카이도의 외진 시골 마을 쓰키우라에 문을 연 작은 카페 마니를 중심으로 이곳을 찾아온 손님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하고 보듬어주면서 자신들의 상처도 치유해가는 부부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추천 이유 | 따뜻한 소설, 힐링을 해줄 수 있는 소설도 한 편쯤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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