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거인 (15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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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만난 건 10년도 더 전이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표지를 보고 골랐다가 내용이 너무 인상적이라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다고 생각했었다.

역시 좋은 책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건지 한국어판 15만 부 판매 기념으로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간됐다.

'침묵을 지킬 순 없었니?'

탐험가가 처음 거인을 만나게 되었을 때 난 '앞으로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나겠구나'하는 걱정이 앞섰다.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거인들은 힘이 세고 난폭한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거인들이 탐험가를 생명의 하나로, 소중한 존재로 대해주고 보듬어 주는 모습에 역시 고정관념은 깨버려야 했었다는 뒤늦은 후회를 해본다.

개인적으로 탐험가의 거인 목격담을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이 참 야속하게 느껴졌었다.

사람들은 때론 진실마저 외면해 버릴 때가 있으니까. 진짜인데.. 진짜 만났는데...

사람들이 결국 호기심에 이끌려 거인을 찾으러 떠나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쳐들어가면 거인들이 사납게 굴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조마조마했었다.

하지만 다음 장에서 머리가 잘린 채 실려오는 거인을 보고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보다 10배는 족히 더 큰 거인이 그렇게 맥을 못 추고 사람들에게 실려 오다니...

탐험가가 스스로 거인들에 대해 죄의식을 느껴 사람들을 피해 떠날 때 나는 '차라리 사람들이 그때 탐험가의 말을 아예 믿지 않았었다면 좋았을걸' 하며 가슴을 쓰러내렸다.

자그마한 생명체에게도 따뜻함과 정성을 보인 거인들에게 인간이 보답할 수 있었던 것은 파괴와 죽음뿐이었다.

때로는 의미 있는 발견을 침묵으로 묻어버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이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

뭐든지 그대로 두지 못하고 장악하고 소유해버리려는 생각을 가진 우리들은 언젠가 그 무엇엔가에 장악되어 파멸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 죽어간 거인들처럼...

글씨가 조금 많은 그림책이지만 많은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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