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위에 군림하는 억만장자들 - 거대 자본으로부터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오는 법
크리스틴 케르델랑 지음, 배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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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경유착이 문제가 되어 왔던 것은 비단 오늘 날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서구 선진국이 제국주의 시대부터 그러한 과정을 밟아왔고 우리 또한 개발독재 시절부터 기업이 정부와 밀착하거나 때론 정부 위에 서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스페이스X,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구글의 레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소위 '빅테크' 기업 들의 오너이기도 하며, 억만장자의 반열에 든 이들입니다. 이들이 운영하는 기업은 현재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인류의 삶을 편리하고 즐겁게 하는데 많은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이들이 인류 문화에 공헌하고 있다는 빛나는 성과의 이면에는 이들이 거의 대부분의 인류를 통제하고, 그들이 내세우는 표준과 규범에 줄을 세우며, 최악의 빈부 격차의 구조로 몰아가고 있다는 어두운 측면이 존재하는 것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들의 공통 국적인 미국 정부는 그저 손놓고 지켜보기만 할 뿐이죠. 아니 이들에 의해 이미 지배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타국 정부나 소비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닙니다. 기업이라면 당연히 내야하는 세금이나 사회적 공헌 또한 그저 그들의 개인적 결단일 뿐입니다. 내고 싶으면 내고 아니다 싶으면 생깔 수 있는 자유가 이미 그들에겐 주어진 것이죠.

저자는 이들의 성공의 이면에 자리 잡은 폐해를 조목조목 지적합니다. 이들이 지닌 독점적 지위, 타인에 대한 통제, 자신만이 인류의 구원자가 될 수 있다는 착각 등을 여러 예시를 들어 설득력 있게 제시합니다. 차라리 중국 정부처럼 강한 규제를 가하는 것이 비록 부작용은 있더라도 어느 특정 테크 기업이 국민의 삶 자체를 지배하는 것을 막는 방안이라 역설하기도 하죠.. 중국을 예로 들어야 할 만큼 이들 기업이 지닌 영향력과 단점은 너무나 지대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그럴까? 하는 마음으로 읽었지만 역시 그렇구나...라는 결론을 내리게 한 책입니다. 나 스스로부터 변화하고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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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 확장자들
김아직 외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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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결론적으로 마치 일본 중견 작가들의 미스터리 장르물을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참여한 작가 5인이 모두 장르 문학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다 보니 한편한편이 보석 같이 느껴지는 작품들이더군요..

클리셰... 뻔히 쓰이는 수법, 그러다 보니 누구나 예측 가능한 것이기도 합니다. 한국 영화, 소설, 연극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꾸준히 지적되는 사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집의 제목은 클리셰 확장자들입니다.. 뻔하게 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 클리셰를 작가의 취향과 상상력을 더해 마음껏 가지고 노는 중단편 소설 들이 실려 있죠.. 한마디로 클리셰를 제대로 파괴하는 작품 들입니다.


김아직, 박하익, 송시우, 정명섭, 최혁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입니다. 한국 추리, 미스터리, 판타지물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익숙한 이름들이죠. 저도 이미 세 분의 작가의 작품들을 접해 봤으니까요..

기본적으로 미스터리 요소를 한껏 갖춘 작품들입니다. 물론 뱀파이어가 된 셜록 홈즈처럼 판타지를 듬뿍 가미한 작품도 있습니다. 소위 '읽는 재미'를 갖춘 소설 들이죠.. 편당 평균 20분 정도만에 다 읽은 듯 합니다. 개인적으론 박하익, 정명섭 작가의 작품이 조금 더 인상 깊었습니다. 모든 작품들이 나름의 '반전'을 갖고 있지만 조금 더 번뜩이는 반전을 갖고 있다고 느껴졌네요...

장르 문학의 장점은 뻔하게 가는 이야기가 아니란 것입니다. 독자가 상상치도 못하는 결론이 기다리고 있고 감동이나 메시지보다는 '재미' 그 자체에 촛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어찌 보면 장점이면서도 단점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렇지만 읽는 재미 역시 '소설'이란 거대 장르에선 결코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기본적으로 재미 그 자체가 소설이 갖춰야 할 핵심이죠...

이 소설집은 그런 목적에 너무나도 충실한 책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재미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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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사람 열린책들 한국 문학 소설선
고수경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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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사람... 고수경 작가의 단편 소설을 모은 책입니다. 2020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이니 오래 된 경력의 작가라곤 볼 수 없겠네요.. 하지만 문학적 성취는 성별, 나이 등으로 판단할 수 없는 법입니다. 오히려 젊은 작가의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소설집에는 제목으로 붙은 '옆사람'을 포함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리얼리즘을 살린 내용이지만 '탈' 같은 SF적 요소가 들어간 작품도 있습니다.


모호한 스타일의 단편은 장편보다 오히려 읽는 속도가 느릴 때도 있지만 고수경 작가의 글은 아주 빠르게 읽혔습니다. 다소 건조하지만 세련된 문체가 돋보였고, 서사를 풀어가는 방식 및 결말 역시 깔끔하게 이뤄지는 소설 들이었습니다.

인물간 갈등 구조 또한 억지로 과장되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보고 겪게 되는 것들입니다. 어찌 보면 평범한 일상적인 소재에서 이런 작품을 뽑아내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것이 제 개인적 지론입니다.

어쨌든 작가는 평범한 소재지만 꽤나 다양한 인간 관계를 다룹니다. 스승과 제자, 모자, 부부, 친구,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까지 매 소설이 다루는 영역은 비슷한 듯 다릅니다...

조경란 소설가의 평처럼 첫 작품집으로 보기엔 상당히 노련하게 느껴지는 작가의 필력이 인상적입니다. 이미 준비되어 있는 작가란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물론 8편 모두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읽는 독자를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는 소설의 기능에 충실한 작품들이었으니까요..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 또한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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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넘 숲
엘리너 캐턴 지음, 권진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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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넘숲, 세익스피어 원작 희곡인 맥베스에 나오는 숲 이름입니다. 이 숲이 움직일 때 맥베스의 운명이 달라지죠.. 이 소설 속에서도 여럿의 삶과 운명이 교차점을 맞게 됩니다.

작가인 엘리너 캐턴은 20대 때 노벨문학상 다음 가는 권위로 인정되는 부커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한강 작가도 이 상을 먼저 받은 후 노벨상 수상자가 되었죠.. 이후 무려 10년 만에 이 소설을 발표했습니다. 다른 일에 신경 쓰느라 그랬을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많은 준비를 한 소설이란 의미도 있겠죠. 당연히 발표되자마자 스티븐킹, 버락 오바마 등 유명 작가, 인사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소설입니다.


게릴라 가드닝,,, 일종의 환경보호단체이자 히피, 또는 일종의 원시적 공동체를 이뤄 살아가는 모임입니다. 당연히 사회 기득권 층이나 심지어 부모, 가족들까지 외면하는 이들입니다. 이곳의 리더격인 미라, 그의 충실한 조력자 셸리, 이들의 과거와 현재에 얽힌 남자 토니 등은 이 단체와 연관된 인물입니다. 버넘 숲이 이들이 활동하는 배경이자 소설의 제목입니다.

어느날 이들은 억만장자 르모인과 엮이게 됩니다. 당연하게도 그는 이 단체와는 전혀 다른 목적에서 버넘 숲에 접근하게 된 인물입니다. 그는 자본의 힘으로 이들의 회유에 나서게 되고 여기에 미라는 현혹됩니다.. 이후 과정은 미스터리의 정석을, 아니 그 이상을 보여주며 그야말로 숨막히게 전개됩니다.

사실 소설 초반부는 다소 지루했습니다. 주인공 격인 인물들의 소개와 단체의 과거 이력을 소개하는 차원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중반부 이후 '제대로 된' 사건이 펼쳐지며 이 소설은 그야말로 예측 불가의 차원으로 전개됩니다. 그냥 정신 없이 페이지를 튕겨 가며 읽게 되는 소설입니다. 부커상 수상 작가의 내공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설이라 할 수 있겠네요...

어찌 되었든 '자본'의 힘은 정말 무섭습니다.. 한때는 이를 경멸하며 멀리하고자 했던 이들까지도 자본에 쉽게 경도되는 일은 우리 주위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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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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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은 작가의 신간 소설,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운좋게도 가제본 책자로 우선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일명 K-역사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실제 있었던 역사에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한 픽션이 입혀진 형태이죠. 작가는 청소년기를 해외에서 보낸 인물입니다. 이 소설 또한 디아스포라 소설이라 볼 수 있기에 오랜 기간 한국을 떠나 있던 작가가 얼마나 우리 역사에 대해 알아 봤는지 처음엔 다소 걱정까지 들더군요.

읽다 보니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조선 후기 박해 받던 천주교, 극악하게 유지되던 신분제, 남인과 서인의 당파 싸움 등 왠만한 토종 한국인이 아는 역사가 전혀 왜곡 없이 잘 서술되어 있더군요.

미스터리 소설답게 연이어 발생하는 살인에다 양반가 규수의 살해까지 더해지고 이를 좇는 관원들의 액션신도 재미를 더합니다.

여기에 주인공격인 다모 설이의 가족에 대한 미스터리까지 얽혀져 이 소설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 못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해외평론가들로부터도 극찬을 받은 작품이니만큼 꼭 한번씩 읽어 보길 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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