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인간
염유창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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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염유창 작가, 상금 1억원이 걸린 리노블 전에서 미스터리-스릴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던 작가입니다. 이 분야에서 나름 일가견을 갖춘 작가란 뜻이죠. 그의 신작 '마이너스 인간' 또한 스릴러를 결합한 미스터리 장르 소설입니다.

재난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모인 8명의 생존자에 걸쳐 있는 치명적 비밀을 조금씩 밝혀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산사태로 인한 지하주차장 수몰 사고에서 간신히 살아 남은 생존자 8명.. 그렇지만 그들과 함께 있었던 한 명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탈주를 돕다 영웅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죠..


그런데 재난 발생 1년 후 이들을 한데 모아 트라우마 극복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작가 시윤은 이들의 진술에서 무언가 의문과 위화감을 발견하게 됩니다. 점차 밝혀지는 진실... 사망자는 영웅으로서 죽은 것이 아니라 생존자들에게 떠밀리거나 아님 살인까지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본격적인 범인 찾기 내지는 그의 죽음을 밝히는 과정이 진행되며 소설은 절정을 향해 갑니다.. 그런데 이 연구를 작가에게 의뢰한 인물 역시 크나큰 비밀을 간직한 인물입니다. 작가 또한 비슷한 트라우마를 가졌구요.. 양쪽에서 복잡하게 얽힌 비밀과 서사가 이 소설을 한결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소설 거의 끝부분에 가서야 거대한 진실을 드러내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이 꽤나 인상적입니다. 상담이 진행될 때 마다 바뀌는 사건 정황은 서술자에 따라 진실 자체가 아예 바뀌어 버리는 영화 '라쇼몽'을 연상케 합니다. 슬쩍 결말 부분을 먼저 읽을까 하는 유혹마저 느끼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이 정도 미스터리 퀄리티를 가져오는 작품이라면 굳이 외국 추리 소설을 찾을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만큼 재미있게 읽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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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자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6
클레르 갈루아 지음, 오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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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한 남자, 빅토르만을 사랑해온 여자 크리스틴... 그렇지만 그 남자는 성소수자, 소위 게이입니다. 여성에게도 사랑을 주지만 육체적 끌림은 거부하는 남자였죠.. 그녀는 나름 대안으로서, 또는 그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 10년 간 무려 27명의 애인을 사귑니다... 현재에도 27세의 크리스틴은 아쉴이라는 부유한 중년 남자의 청혼까지 받는 상황입니다.

참으로 이색적인 설정이죠.. 프랑스라는 개인적 자유가 최대한 보장된 사회이기에 더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소설인 듯 합니다.

사실 소설의 설정 자체는 많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얼마전 봤던 연극 프라이드만 해도 여성과 결혼함으로써 자신을 위장해야 했던 게이 남성의 삶을 그리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연극의 여주인공 또한 크리스틴과 마찬가지로 상대 남성을 깊이 사랑합니다. 그의 성정체성에 관계 없이....

제목이 '육체노동자' 입니다만 블루칼라의 일상을 그리거나 그 직종과 연관된 등장 인물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철저하게 은유 그 자체인 제목이죠. '사랑은 예외 없이 육체에 새겨진다. 이름과 계절처럼. 몸의 깊은 곳에.' 라는 소설 속 내용이 설명을 대신합니다.

많은 이들이 부정하겠지만 빅토르에 대한 크리스틴의 마음은 '사랑' 그 자체입니다. 결코 동경이나 동정, 연민으로 치환될 수 있는 감정이 아닙니다. 마비 장애로 고통 받다 사망한 빅토르의 장례에 동행하는 단 하루의 여정을 그려낸 소설이지만 그 하루에 10년 간 크리스틴이 느껴왔던 갈구와 사랑이 모두 담겨져 있습니다.

서사를 풀어가는 능력이나 뭔가 되새김 할 수 있는 문구 창출이 워낙 능한 작가이기에 지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소설이었습니다. 무언가 프랑스다움이 한껏 느껴지는 소설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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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냉전 시대
제이슨 솅커 지음, 김문주 옮김 / 더페이지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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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솅커... 미국을 대표하는 미래학자이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전망 예측을 통해 권위를 인정 받은 인물입니다.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그의 새로운 신간이 출판되었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표되는 관세 부과를 통한 단순한 경제 갈등만을 그린 내용이 아닙니다. 그는 이미 전 세계 차원에서 제2의 냉전이 시작되었음을 선언하며 이 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린 흔히 냉전의 개념을 사회주의 세력이 강세를 보이던 20세기, 미국과 소련을 위시로 한 총성 없는 전쟁이라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스페인 내전을 비롯 중국에서의 국공내전,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등 미소 세력을 대리한 전쟁은 꾸준히 있어 왔습니다. 그 와중에 미국은 소련과 갈등을 겪던 중국을 자본주의 경제 체재에 편입시켜 본격적으로 소련을 견제하기로 결정하죠.. 마침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이 어우러져 미중의 밀착은 20세기 후반까지 굳굳하게 이어져 왔습니다.


그렇지만 작가는 이때부터 사실상 제2의 냉전이 시작되었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소련은 쇠퇴했지만 결과적으로 더욱 강력한 적을 미국은 맞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1차 내전과 마찬가지로 미중 갈등을 중심으로 한 대리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화약고 중동은 말할 것도 없고, 러시아와 EU, 중국과 대만, 한국과 북한 등에서 미중 갈등은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물론 솅커는 미국인이기에 철저하게 미국의 입장에서 이 사안 들을 바라보고 있죠. 어쨌든 한국은 지정학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이미 닥쳐온 2차 냉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입니다.


작가가 제시하는 여러가지 대안은 러시아, 중국, 북한 등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 조건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를 그대로 따르기엔 우리에게 다가 올 리스크 또한 심대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중국과의 경제교류를 중단하거나, 북한과의 평화 유지 노력을 아예 단념하는 것은 우리가 선택해야 할 방안은 결코 아니란 생각이 들더군요..

어쨌든 작가의 말대로 트럼프 집권 이후 2차 냉전의 기미는 세계 곳곳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미중 강대국의 대리전을 대신 치뤄줘야 할 운명에 처할지 아님 그 와중에도 절묘한 국가 운영의 묘를 발휘할 수 있을지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너무나 걱정되면서도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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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푸른 벚나무
시메노 나기 지음, 김지연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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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일본 소설을 꽤 읽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시메노 나기'는 처음 접하게 되는 작가입니다. 작가로 활동하면서 그래픽디자이너 및 건축사를 본업으로 가진 작가네요.

이 소설은 여성 3대에 걸쳐 이어져온 현재는 끽다 전문 카페로 운영되는 체리 블라썸이라 불리우는 장소가 배경입니다. 외할머니 대에선 호텔, 어머니 대에는 레스토랑이었으니 업종은 계속 변경되었지만 이름만은 수십 년 이상 같은 이름을 써 왔죠...

특이하게도 이 소설의 진 주인공은 수령 100년이 넘은 산벚나무입니다. 소설 속 나레이션을 담당하고 있으며 3대에 걸친 여성 들의 활약을 직접 지켜본 나무이죠. 이 장소의 이름 또한 체리 블라썸.. 즉 벚꽃에서 따 왔습니다.

물론 소설을 풀어가는 시점은 현재이다 보니 내용은 3대 카페 주인장인 30대 여성 '히오'의 일상이 주로 펼쳐집니다. 본격 힐링 소설을 표방하는 소설답게 드라마틱한 서사가 전개되진 않지만 읽는 내내 편안한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차와 어울리는 화과자가 계절별로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어째 다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칠 나는 묘사가 일품이더군요..

히오는 여러 거래처, 다양한 손님들과 접하면서 조금씩 자기 성장을 이뤄 갑니다. 어쩔 수 없이 물려 받은 장소가 아니라 스스로가 앞장서 조금씩 카페를 인간미 넘치는 곳으로 바꾸어 나가죠.. 이 곳을 찾는 손님들 또한 자신만의 힐링을 이뤄냅니다.. 수명이 다 한 듯 보이던 벚꽃 나무조차 주변의 정성스런 돌봄 속에서 내년에 활짝 피워낼 꽃망울을 잉태해내고 이 벚나무의 존재 자체가 그녀들 3대가 지켜온 이 장소의 존재 이유였음이 밝혀집니다..


최근엔 한국에서도 인기지만 일본인들의 벚꽃 사랑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별납니다. 벚꽃이 피는 계절은 일본인들에겐 하나의 생활이자 사상이며, 그들이 따르고자 하는 국민성 그 자체로 치환될 수 있죠.. 이 나무를 배경으로 여성 3대의 삶을 잔잔하게 그려낸 이 소설이 왜 30만부 이상 팔렸는지 읽다 보니 금새 이해가 됩니다.

체리블라썸.... 우리 곁에도 하나쯤 있어 주었으면 하는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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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럭이는 세계사 - 인간이 깃발 아래 모이는 이유
드미트로 두빌레트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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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미술 시간에 꼭 다루게 되었던 과제가 태극기를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은근 그리기 힘들고 채색에 시간도 많이 걸리는 국기가 바로 태극기입니다. 각자가 제비를 뽑아 운동회에 쓰일 각 나라 국기를 그린 적도 있었는데 너무 쉽게 그릴 수 있는 일본 국기를 뽑은 급우를 부러워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은 깃발, 특히 각 나라의 국기와 문장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국기는 각 나라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그 안에 역사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기가 만들어진 역사적 배경을 다루고 있는 인문교양 서적입니다.

역사에 흥미 있는 이들이라면 너무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죠.


프랑스 혁명을 상징하던 3색기가 전 세계 여러 나라 국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한때 지구 절반 가까이를 지배했던 대영제국의 영화가 영연방국 국기에 어떤 흔적으로 남았는지 등은 이 책의 일부일 뿐입니다. 기독교 등 종교적 배경, 여러 나라 및 지역을 합병해 가면서 발전하게 되는 각 나라의 국기 및 이에 얽힌 역사를 들여다 보는 과정은 재미 이상의 무언가를 부여합니다.

교양과 역사 상식이 쏙쏙 쌓이는 책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현재 전쟁을 치루고 있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작가이기에 그간 자세히 알지는 못했던 우크라이나의 참담했던 역사 또한 인상 깊게 읽히더군요.

책은 상당히 두껍지만 각 나라 국기가 풀 컬러로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고, 왕조를 경험했던 국가들이 주로 사용했던 문장까지 다루고 있기에 실제 책에 담긴 콘텐츠가 전혀 과하다 느껴지지 않습니다. 쉽게 쉽게 한 단락씩 넘겨가며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다루는 나라 또한 주요 선진국 위주가 아니라 우리가 평소 생각지도 않았던 약소국, 제3세계 국가 등에 대해서도 빠짐 없이 싣기에 어찌 보면 '국기'에 대한 종합 선물 셋트, 아니 종합 백과사전 같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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