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사담회 01 - 아는 사람 모르는 이야기
EBS <인물사담회> 제작팀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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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채널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인물사담회가 책으로 편찬되었습니다. 앞서 TVN의 벌거벗은 세계사 등이 이미 발간되어 인기를 끌고 있던지라 이미 예상되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방송 자체도 일단 시청하게 되면 다른 곳으로 채널을 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재미있었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또한 유명세는 있지만 의외로 우리가 잘 모르던 인물 들의 뒷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내용이기에 몰랐던 정보를 쏠쏠하게 취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죠.

인물사담회 1권에는 미하일고르바초프, 프리다칼로, 테슬라, 팔라비, 노스트라다무스, 무하마드 알리, 제갈량 등 총 8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멸망 예언,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 자동차 브랜드로서의 테슬라 등은 잘 알려져 있지만 인물 개개인의 면모에 대해선 그닥 잘 알진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에선 소개된 인물 들의 전반적인 생애부터 시작해서 그들의 도전과 좌절, 그리고 뒷이야기까지 자세히 다룹니다.

소련을 해체시키고, 현재 러우 전쟁을 유발한 책임이 있다고 지금까지도 러시아인들에게 비난 받는 고르바초프, 그렇지만 그는 진정한 평등과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주의를 이룩하고자 하는 야망이 있던 진솔한 인물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러시아란 적을 계속 유지하려고 했던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속았던 측면도 분명 있습니다.

이란을 아랍권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서구적인 나라로 만들었고, 교육에 힘썼던 팔라비 이란 전 국왕.... 그런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밀 경찰 조직을 동원해 수만명의 반대 세력을 학살하고 가혹한 탄압을 일삼았던 독재자였습니다..


이름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저 피상적으로만 알았던 여덟 인물 들의 숨겨진 면모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은 꽤나 즐거운 독서 체험이었습니다..

곧 2편이 발간될 예정이고 여기엔 오펜하이머, 오드리헵번, 스티브잡스, 나폴레옹 등의 나름 문제적(?) 인물 들이 수록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 또한 기대가 됩니다. 국가와 시대를 초월한 여러 인물 들이 소개되기에 다양성 측면에서도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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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설계자
경민선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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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선 작가의 '지옥의 설계자'는 같은 세계관을 가진 전작 '연옥의 수리공'에 이은 후속작입니다. 육신의 죽음까진 어쩔 수 없지만 죽은 이의 정신을 생전 세계와 똑같이 꾸며진 메타버스로 다운로드 받아 사실상 영원히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사후 서비스를 공짜로 해주는 업체는 당연히 없기에, 여기에도 꽤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평생 일시납이 가능한 부자를 제외하곤 보통 자녀나 후손들이 비용을 계속 대야하는 구조입니다. 당연히 사후 세계에도 빈부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는 구조이죠..

이런 상황에서 연쇄살인마나 비인간적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죽음 이후 이런 안락한 사후 세계로 들어가는 연이어 일이 발생합니다. 이들을 벌하고자 사후 세계의 지옥이 드디어 탄생하면서 이 소설은 시작합니다.

주인공 지석은 사후 세계의 지옥을 대찬성하는 입장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처벌이나 회개도 없이 죽은 중범죄자 들이 죽어서라도 고통 받아야 한다는 것에 많은 분들이 동의하는 입장일 것입니다. 사후 세계 지옥을 설계하고 범죄자를 가두기 시작한 스타트업 사업가 철승은 소위 '인기스타'로 부상하게 되고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지석에게 어느날 한 소녀의 의뢰가 들어오게 되고 지석은 자신의 믿음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서버에 구축된 사후 세계란 설정답게 이를 해킹해 잠입한 지석 일행이 지옥에 존재하는 각종 마물들, 그리고 능력치가 뛰어난 '예언자'에 맞서 싸우는 과정이 현란하게 펼쳐집니다. SF물이 가져야 할 재미를 잘 갖춘 소설입니다. 가상 세계 속에 구축된 사후세계, 지옥이란 소재 자체도 굉장히 흥미롭고, 이를 둘러싼 여러 인물 들의 대립이나 협조 등이 마치 영화 한편을 본다는 느낌까지 줍니다.


현실 사회에서의 빈부 격차, 온갖 해악적인 행위가 사후 세계에서도 똑같이 이어진다는 설정도 흥미를 더합니다. 마무리 또한 꽤나 깔끔하면서도 생각할꺼리를 안겨 주죠. 어찌 보면 절대선이나 절대악이 존재하지 않는 소설이며 독자를 중립적인 시각에서 생각하게 만듭니다.

한국형 SF 소설... 이제 전 세계에 내놓아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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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본 것 - 나는 유해 게시물 삭제자입니다
하나 베르부츠 지음, 유수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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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작가의 소설을 읽는 것은 조금은 특이한 경험입니다. 사실 딱히 생각나는 작가 이름조차 없네요. 이번에 읽게 된 하나 베르부츠 또한 무척 생소한 작가였습니다. 소재 또한 무척 생소한 부분이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상당히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우리가 본 것'은 소셜 미디어의 유해 콘텐츠를 검열하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 본 170여 페이지의 중편 소설입니다. 딱히 어떤 미디어인지는 나오진 않지만 인도 등에도 검열 기관을 둔 것을 보면 유튜브급 정도는 되는 국제적 업체 같고 이를 대입해서 읽으면 보다 이해가 쉽더군요.


어느 시기 동시에 입사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내용은 꽤나 충격적이면서 또한 이질적입니다. 유해 게시물을 검열하는 일이기에 외설적이거나 폭력적인 영상은 말할 것도 없고, 온갖 혐오를 조장하고 음모론을 펼치는 게시물 또한 이들은 무수히 접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조금씩 무너져 가는 소설 속 인물 들... 정신과 진료가 필요한 상황까지 이들은 몰리게 됩니다. 작중 주인공 케일리는 성소수자(레지비언)이며 처음엔 회사에 잘 적응하는 듯 했습니다. 동료들과 친한 친구가 되고 사내에서 시흐리트라는 이름의 동성 연인까지 사귀게 됩니다. 그러나 무언가 점점 잘못되어 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어느 순간 시흐리트는 나찌가 저지른 홀로코스트조차 부정하는 입장에 서게 되고, 이를 지적하는 케일리에게 일방적 이별을 통보합니다. 그러나 충격적 반전은 그 이후에 이어집니다..


사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이들의 업무는 그리 어렵게 보이지 않습니다. 사회적 통념에 벗어나는 게시물을 검토하고 삭제하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렇지만 작가는 실제 이 직업군에 속한 이들이 겪는 정신적 붕괴를 실제 사례들로부터 가져왔음을 밝힙니다. 이렇게까지 사람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물론 이 직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이 케일리나 시흐리트 같지는 않겠죠.

그러나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소개된 이들의 삶이 너무나 힘들고 참혹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작품이 가진 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네덜란드 작가의 소설에도 관심을 가져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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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단장해드립니다, 챠밍 미용실
사마란 지음 / 고블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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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블은 들녘출판사의 하위 브랜드 개념으로 주로 SF, 호러, 판타지, 기담 등을 담은 소설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곳입니다. 사마란 작가는 괴이학회라는 공포 소설 작가들의 모임에 소속되어 있으며 명성에 걸맞게 주로 괴기 단편 소설을 출간해 온 분입니다. 고블 출판사와 사마란 작가가 만나 펴낸 첫 장편 소설이 바로 '영혼을 단장해 드립니다, 챠밍 미용실'이라는 판타지 소설이죠..

도깨비, 구미호가 등장하고, 꿈의 '신'인 판 또한 등장합니다. 판과 계약을 맺어 500년이란 시간 동안 잠도 제대로 못한 채 망자를 단장해 주는 미용사로 등장하는 '챠밍'이 이 소설의 주인공입니다. 도깨비는 역시나 허당끼가 강한 존재이고 구미호는 신과 인간 사이를 오가면서 모략을 꾸미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꿈의 신 판은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까칠함이 넘치는 재미난 컨셉으로 나오구요..


챠밍은 단순히 판을 위한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살지 않는 인간 들을 위한 계도 역할도 충실하게 해냅니다. 오지랍도 넓지만 천성 자체가 좋은 사람인 것이죠..

망자 들의 온갖 사연, 심지어 영물화 된 개의 사연까지 들어주느라 챠밍은 항상 바쁜 나날을 보냅니다. 이렇게 챠밍의 활약을 지켜 보고 망자 들의 아련하면서도 애틋한 사연 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한 판타지 쟝르의 소설입니다. 또한 후반부 챠밍의 아픈 과거 또한 밝혀집니다.

사마란 작가는 아마 이 소설을 단행본으로 끝낼 생각이 없는 듯 합니다. 챠밍이 주관하는 '무의 공간'이라는 곳에서 챠밍과 악연으로 얽힌 순영이 탈출하는데서 이 소설은 끝을 맺습니다. 챠밍과 어느새 친구가 된 도깨비와 의명이란 존재가 향후 나올 소설에서 챠밍의 유력한 조력자로 등장할 듯 하네요..


고전 기담을 읽는 느낌도 들고, 판타지란 쟝르에 상당히 충실하기에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의 후속작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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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은 독
오리가미 교야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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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가미 교야의 소설 꽃다발은 독은 추리 소설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사이즈(?)가 큰 범죄를 다루는 내용은 아닙니다. 흔하게 나오는 살인 범죄가 등장하지 않고 편지로 전달되는 일종의 협박의 배후를 밝히는 소설입니다. 검사나 형사가 등장하지도 않고 겨우 20세 정도의 소녀 탐정이 1년 후배와 함께 이를 조사해 해결하는 과정이 전부이죠.

긴장감이 덜하겠구나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소설의 묘미는 허를 찌르게 되는 함정과 반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평이했던 조사 과정이 예측치 못했던 대반전을 맞이하게 되면서 상당한 임팩트를 주는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인지도가 조금 낮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미라이야 소설 대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무수히 많은 추리 소설이 나오는 일본이란 나라에서 중대 범죄도 아닌 사안을 소재로 하면서 대상을 받았다는데서 이 소설이 지닌 재미와 가치를 추측할 수 있겠습니다.

중학생 시절,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사촌형의 문제를 말끔히 해결하는 탐정 지망생 소녀 기타미의 활약을 인상 깊게 지켜 봤던 1년 후배 기세는 친한 형 미야베가 결혼을 앞두고 협박 편지를 받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4년 전 석연치 않은 강간죄의 누명을 뒤집어써야 했던 미야베였기에 기세는 기타미에게 이 협박 사건의 해결을 의뢰하죠.


과연 미야베는 누명을 쓴 억울한 인물일까요? 기타미는 여느때처럼 멋지게 사건을 해결해 가는데 4년 전 사건에 숨겨진 추악하고 커다란 비밀을 발견하게 됩니다..

정말 결말부에 이르기까지 예측 자체가 힘들었기에 작가가 꾸민 트릭에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소설이었습니다. 작가는 나름 꾸준히 복선을 남겼지만 이를 통해 범인을 예측하긴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렇게 손쉽게 마무리되진 않겠지 하는 찝찝함은 있었는데 이를 멋지게 날려준 결말이었습니다.

결말부가 너무 궁금해 손에서 떼기 어려웠던 소설이었다고 정의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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