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서윤빈 지음 / 열림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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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닌지 오래 되었습니다. 얼마 전 많은 인명 피해를 낳았던 폭우, 연일 37,8도에 육박하는 더위 등을 직접 겪다 보면 우리는 이미 디스토피아로 가는 길목에 서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서윤빈 작가의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는 이런 기후 위기가 닥친 근미래 사회를 그려낸 소설입니다. 특히나 빙하가 모두 녹아 해수면 상승이 이미 이뤄졌다는 것을 배경으로 깔고 있습니다. 하루 아침에 섬이 되어버린 어느 빌라, 수상 가옥에서 살아가는 이들, 비가 오면 잠기다시피 하는 도시 등의 이야기가 연작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부록식으로 수록된 어느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공지문은 웃프기까지 하네요..


그렇지만 이 연작 소설집은 판타지적 요소 또한 가득 담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이후 새롭게 등장하는 존재.. 어머니 슈슈와 그의 아이들 이야기가 그 것입니다. 기후 위기가 극악의 상황으로 전개될 경우 인류 대부분은 멸망의 길을 걷겠지만 인간을 대체할 새로운 생명체가 나올 수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죠..

한때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은 외부의 운석 충돌로 멸종했지만 지금 지구를 지배하는 인간은 스스로 멸망의 길로 걸어가고 있음을 이 책을 보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어떤 재난이나 전쟁에서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많은 이들은 지금도 존재하는 사회 기득권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은 생명 연장을 가져오는 의료 혜택에서 우선시 될 것이며, 대피 시설 등을 독차지할 것이고 기꺼이 피지배 계층을 혼란의 중심으로 몰아 넣을 것입니다..

사실 이런 상황이 오지 않게끔 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 좌우합니다. 조금이라도 친환경 정책을 펴는 이들에게 투표하고, 사회적 쏠림을 방지하고 재분배를 지지해야 하며 개인부터가 지구 온난화 방지에 힘을 보태야 합니다. 물론 머릿속에서는 쉽게 생각되는 일이지만 현실에선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여전히 우리는 트럼프 같은 이를 지도자로 선출하고 있고, 부의 재분배를 목청 높여 반대하는 세력을 직면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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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나라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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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손원평 작가의 신작 소설 '젊음의 나라'는 제목과 달리 초고령화, 저출산 추세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근미래 대한민국의 암울한 상황을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젊은이들도 물론 존재하지만 국민의 상당수는 소위 '유닛'이라는 곳에 수용되어 있는 노인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의 상당수는 노인들을 위한 돌봄 노동에 투입되고 있으며 그들이 받는 급여 또한 상당액이 노인 복지를 위해 쓰여지는 상태입니다.

당연히 해외, 북한으로부터 상당수 이주민을 받아 들인 상황이기도 하죠...

젊은이들, 이주민 들의 불만은 날로 증가해 갑니다. 왜 생산에 일절 도움도 안되는 노인들을 위해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소득을 투여해야 하는지부터 그 노인들이 젊은 시절 보여줬던 이주민이나 아이들에 대한 차별이 새삼 강조되기도 합니다..

노인은 결코 다시 젊어질 수 없음을 알기에 젊은이들을 위한 정책보다는 자신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정책만을 입안하고 지지합니다. 언젠가 늙어 노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젊은이들은 불만은 있겠지만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죠.. 결국 세대간 불평등은 계속 존재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부의 불평등 또한 고스란히 이어져 부자 노인들은 돌봄 노동에 종사는 가난한 젊은이들을 노골적으로 멸시하는 풍조가 이어지죠.

우리의 미래가 이럴수도 있음이 생생히 표현되는 소설입니다. 미래를 다루고 있기에 SF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우리의 현실이 이렇게 변화할 수 있겠다는 것을 잘 지적한 사회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발을 디딘 대한민국이며 저출산 또한 계속 심화되는 상황이기에 이 소설은 극히 현실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고 그러하기에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세대간 갈등은 연령대별로 뚜렷한 정치적 갈등으로 표현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 소설은 어찌 보면 예언서 같기도 합니다.

소설에서 그리는 상황은 분명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현실입니다. 손원평 작가는 이를 먼저 글로 옮겼을 따름이죠.. 너무나 현실적이기에 읽는 내내 긴장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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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보의 사랑 달달북다 12
이미상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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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로맨스 칙릿 단편 소설 시리즈인 달달북다도 이제 마무리에 접어 들었습니다. 이미상 작가의 잠보의 사랑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네요. 총 12권의 책이 나왔는데 이중 8권을 읽었으니 3/4을 소화한 상황입니다. 과연 마무리를 짓는 소설은 어찌 전개될지 읽기 전부터 궁금해지더군요..

청각, 시각, 미각 등 모든 감각에 민감했던 아버지를 둔 주인공은 자신 또한 그 체질을 고스란히 물려 받았음을 알게 됩니다. 그가 택할 길은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로 남는 길이었죠. 그렇지만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엄마와 누나 셋까지 집 안에 거주하는 삶을 택하게 되자 거의 죽을 지경에 다다른 주인공은 과감한 독립을 택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번엔 2층의 개가 문제였습니다. 한번 주인에게 버림을 받은지라 유기 불안에 시달리던 그 개는 주인만 나가면 죙일 짖어대는게 일이었고 잠으로써 현실을 탈출하려던 주인공에게 삶 자체를 위협하는 방해물이 되어 버리죠. 이를 항의하기 위해 2층을 방문한 주인공은 개의 주인인 40대 여성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개를 같이 키우는 조건으로 연인이 되고 동거 비스무레한 관계가 시작됩니다.. 개 짖는 소리로부터 해방된 주인공의 잠자는 시간은 늘어나지만 결국 이는 결별로 가는 길에 다름 아니었죠..


사실 흔한 사례가 아님에도 소설 자체에 개연성이 강하게 내재되어 있기에 꽤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정상이 아니라고 할 수 있던 주인공이 연애를 통해 자신의 결점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은 오히려 아이러니하게 그려집니다. 한참 연상의 연인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하구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달달북다 시리즈이지만 한없이 가벼운 내용만이 아닌 소설이었습니다. 역시나 대미를 장식할만한 재미를 가진 소설이라 평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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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짱, 별이 되다 - 쿠로짱 일기
KYO 지음 / 어깨위망원경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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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쿠로짱은 고양이의 이름입니다. 일본어로 쿠로란 말의 뜻이 '검정'이니 당연히 검은 고양이를 가리킵니다. 저자인 Kyo는 쿠로짱의 주인이자 집사... 그리고 친구였습니다. 길냥이였던 쿠로짱에게 저자는 안정되고 따뜻한 거주지를 제공한 주인이며 끝까지 따르던 엄마였죠..

제목에서 짐작되듯 저자는 쿠로짱을 하늘로 떠나 보내고 극심한 펫로스를 겪던 상태에서 이 책을 저술하게 되었고 차츰 슬픔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쿠로짱은 저자의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동반자이니까요..

책의 두께는 80페이지를 넘지 않습니다. 장마다 거의 쿠로짱의 생전 사진들이 삽입되어 있기에 담고 있는 문자 컨텐츠의 양도 그닥 많지 않습니다. 읽다 보면 몇십분도 안되어 끝을 보게 되는 책이죠.. 그렇지만 책에 담긴 감동과 쿠로짱에 대한 Kyo의 사랑은 책의 두께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그녀는 이 작은 생명체를 정말로 사랑했고, 순둥순둥한 성격의 쿠로짱 또한 언제나 그녀의 위안이 되어 주었던 존재였습니다.

악성 신장암.. 쿠로짱을 하늘로 보낸 병입니다. 사람도 그렇지만 말못하는 고양이에게 암이란 병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다가왔을지 책을 보며 절로 실감이 들더군요. 결국 믿고 맡겼던 이웃 아주머니가 쿠로짱의 명을 재촉하게 만든 원흉이 되었으니 저자의 상심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람은 배신하지만 쿠로짱 같은 동물 들은 한번 마음 준 주인을 절대 배신하지 않는 법이죠..


수명 20년이 채 못되는 개나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이들은 필연적으로 펫로스를 겪게 마련입니다. 언제나 다가올 슬픔이 함께 하는 존재들이죠.. 그럼에도 이를 감수하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그들과 함께 할 짧은 시간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기쁨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겠죠...

하늘로 간 쿠로짱의 안식을 저자와 함께 기원합니다. 또 다른 쿠로짱이 저자의 곁을 지켜주길 기대해보구요... 충분히 더한 사랑을 줄 수 있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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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밭의 파수꾼
도직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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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직 작가의 마늘밭의 파수꾼.. 전형적인 K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물입니다. 마늘밭에서 거액의 현금이 발견되는데 이 사건이 과거의 연쇄살인범과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집니다. 이에 얽힌 미스터리 소설가 유민, 그리고 그녀의 연인이며 탑스타인 이한의 이야기가 반전과 함께 전개됩니다. 미스터리 로맨스물로도 정의될 수 있겠네요..

동떨어진 밭에서 5만원권 다발이 뭉치로 발견되는 일은 실상에서 종종 있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도박 사이트나 피싱 등을 통해 거둔 불법 자금을 은닉하고자 하는 짓들이었죠. 뉴스에서도 크게 보도되곤 했습니다.


문제는 이 사건에 연쇄살인범이 끼어들었다는 것입니다. 돈을 발견한 유민은 그에게 하마트면 목숨을 잃을 뻔 하죠. 그리고 그녀를 찾아온 이한과 과거 연쇄살인범을 쫓던 형사, 그리고 이한과 살인범 사이의 비밀을 짐작하던 기자까지 끼어들면서 스토리는 꽤나 복잡하게 진행됩니다.

스릴러로서의 기본을 잘 갖춘 소설입니다. 살인범에 집착하던 연인 이한의 실체가 드러나질 않나 이한의 부친까지 살해하고 행방을 감췄던 살인범의 뜻밖의 정체 또한 후반부에 밝혀집니다. 이 장르의 소설답게 큼지막한 반전 또한 존재합니다.


읽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소설이었습니다. 솔직히 어느 정도는 짐작이 가는 결말이지만 여기까지 이르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이 심상치 않습니다. 당연히 읽는 재미 또한 상당했구요..

결국 사랑은 모든걸 해결하는 정답입니다. 이 소설의 마무리 또한 그렇게 맺어지지만 그럼에도 결말이 주는 충격에 약간의 찜찜함이 남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런 적당한 여운 또한 미스터리 물이 가져야 할 정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케이 미스터리.... 이제 독자들을 만족시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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