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과거시제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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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흠뻑 빠진 채 책의 마지막을 덮게 되었습니다.

판소리 스타일로 완성된 단편이 있질 않나 차카타파의 멸망 속으로란 에피소드는 아예 문장 자체에 ㅊㅋㅌㅍ 이 거의 들어 있지 않게 소설을 완성합니다. 그야말로 한국적 SF 작품 들을 몸소 창조해내고 있는 작가라고 평할 수 있겠네요.

그 이유는... 바로.....

대한민국 수능 영어 듣기 시간과 겹쳐서였죠... 너무나 진지하게 나아가던 스토리가 이렇게 빵 터지는 결말로 끝나게 되는 참으로 유쾌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이제 더 이상 마이너 장르라고 하긴 어려울 정도로 SF, 판타지 소설의 영역이 한국에서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배명훈 작가 같은 이들의 더욱 적극적인 창작 활동을 기대해 봅니다. 이들이 지금 한국 SF 장르의 현재와 미래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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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이렇게 봐야 한다
박병환 지음 / 뿌쉬낀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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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된 시각을 보자면 이미 러시아와 푸틴은 악마화 되어 있고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는 강대국의 횡포에 맞서 의로운 싸움을 벌이는 정의의 사도인양 여겨지고 있습니다.

주로 서구 언론의 보도만 인용하다 보니 우크라이나에선 매일처럼 러시아의 대민 학살극이 벌어지고 있고, 러시아군은 막대한 전사자를 낳은 채 참패를 거듭 중이라는 뉴스가 매일처럼 나오고 있죠. 이미 나온 서방측 보도만 종합해 통계를 내보면 러시아군 전사자는 100만이 넘는다라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사자는 5만도 안되구요.. 이런 상황이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까지 집어 삼켰어야 할 상황이고 세계사에 남을 승전이 될 것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상 편향된 보도죠...

과연 우리 대부분이 러우 전쟁에 대해 느끼는 시각이 옳기만 한 것일까요?


주러 대사를 11년 간 지내온 외교통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이 이 책이 저자이며 나름 객관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균형 잡힌 시각에서 러우 전쟁을 바라 볼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외교 관계에서 선악의 구별은 의미가 없습니다. 자국의 이익이 최우선적인 고려사항일 뿐이죠.. 소말리아 일부 해적이 자국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는 서양 어선 들에 대항한다고 해서 우리가 소말리아 해적을 돕지는 않습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정당성을 고려한다면 우린 당장 미얀마에 파병해 미얀마 군부독재 세력을 몰아내야 되겠죠...

우리가 그러하지 않는 것은 바로 국익적 관점에서 국제 관계를 바라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10대 교역국 안에 들고, 각국 원자력 발전소 입찰에 컨소시엄을 공동 구성한 상태이며 당장 어업 구역을 열어주지 않으면 우리 식탁에서 명태와 대게가 사라지게 할 수 있는 러시아..

우리가 러시아를 최소한 적으로까진 돌리지 말아야 할 이유는 확실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미국과 서방의 편에 서서 나토 회의에 참석하고, 러시아를 견제코자 하는 블록에 적극 발을 담고 있고 이미 러시아로부터 비우호 국가란 지정을 받은 상태입니다. 아마 어느 식으로든 정치, 경제적 보복은 들어올 것이 필연적이고 우리 정부가 선택한 결과입니다. 기존까지 북한 핵 보유에 부정적 입장을 표하던 러시아가 북한에 핵기술을 대량 전수한다 해도 우리가 할 말은 없게 됩니다.

이전 냉전 시대와 달리 미국과 일본, 유럽 일부를 제외하곤 모두가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말입니다. 사우디, 인도, 중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인구 대국뿐 아니라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 등이 러우 어느 한편에 서느니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주도하는 미국은 그나마 이 전쟁에서 세일 가스와 무기를 대거 팔면서 막대한 이익을 보고 있지만 우리는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한국의 외교... 과연 어디로 향해야 할까요? 국익과 국부를 훼손하더라도 어느 한쪽에 찰싹 달라붙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적절한 거리를 둔 중립적 외교가 필요한 것인지 결국 선택은 책을 읽는 독자의 몫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의 전쟁이 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결론만큼은 확실히 견지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우리의 의지와 상관 없이 한국의 외교 방향은 이미 정해진 답으로 가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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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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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서림 작가의 환상서점은 제목 그대로 환상적인 요소로 가득찬 소설이었습니다. 밀리의 서재에서 종합 베스트 1위까지 올랐다면 이미 재미는 검증되었겠죠.. 이북으로 먼저 나온 듯 한데 종이책으로까지 발간되다니 그 인기가 상당했던 듯 합니다.


영생을 얻은 이가 어느 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대상은 필경 유한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인물일텐데요... 그렇지만 환생이 가능한 설정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비록 연인이 죽더라도 그의 환생을 계속 기다리면서 새롭게 태어날 때마다 다시 사랑에 빠지면 되는 것이죠..

물론 이 자체로 아름다운 결말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인연으로 맺어져 있기에 필히 다시 만나게 되지만 누군가는 한없는 기다림 속에 있어야 하고 누군가는 다시 전생의 기억을 되살려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소설은 전래 동화 같은 이야기와 현실이 교차적으로 등장하며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무언가 실마리를 계속 제공하죠..


직장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만 두고 실의에 빠진 연서는 동화 작가의 꿈을 이루고자 하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습니다. 어느날 산행에 나섰다가 길을 잃게 되지만 이를 계기로 인연을 만나게 됩니다. 무언가 묘한 매력을 풍기는 서점 주인..

그는 연서에게 자기가 그간 모아 놓은 아름다운(?) 전래 이야기 들을 들려주고, 연서는 계속 서점을 찾게 됩니다.

끝없이 이어지게 되는 인연..... 과연 연서와 서점 주인 '서주'는 어떤 관계로 얽힌 인연일까요..

판타지 소설답게 달의 신 옥토, 저승차사, 창조의 신 마고 등이 함께 등장해 소설의 재미를 북돋습니다.


특정 연령대를 겨냥하여 쓰여진 소설은 아니지만 읽고 나면 마치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읽은 느낌을 갖게 됩니다. 한마디로 예쁜 소설이라고 평할 수 있겠네요..

누구나 가슴 속에 자그마한 환상을 품고 있을 것입니다. 비록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진 않겠지만 상상하고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환상.... 이를 고스란히 끄집어 낸 것이 바로 이 소설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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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仁祖 1636 - 혼군의 전쟁, 병자호란
유근표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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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안위만을 위해 사화를 일으키고 백성을 괴롭힌 지도자를 폭군이라고 칭한다면 나라 자체를 말아먹는 지도자를 일컬어 혼군, 암군이라 칭합니다.

조선 시대 외교 참사로 삼전도의 굴욕을 불러온데다가 자신의 친아들까지 포함한 정적 탄압에만 앞장서 대표적 혼군, 암군으로 꼽히는 인조...

사실 그에 대한 평가는 저자 서문에 바로 나와 있습니다.

'자신들만의 권력을 지키고 대국을 섬기기만 하면 백성은 어떻게 되는가'


명청의 치열한 다툼 속에 재조지은을 앞세워 명에 모든 것을 올인했던 인조와 그의 추종 세력들... 다가올 결과는 뻔했습니다. 국가적인 수치와 청의 무수한 백성 들의 목숨이었습니다..

저자는 20년 이상을 병자호란을 연구한 인물입니다. 어느 정도 저자의 주관이 섞인 단언이겠지만 정묘, 병자호란은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사태였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중립 외교를 나름 절묘히 구사하던 광해군을 쿠데타로 몰아내고 집권한 인조... 광해군 폐위에는 폐모살제도 한 이유였지만 명을 제대로 섬기지 않고 청과 가까이 한다는 것도 역시 큰 이유였습니다. 그럼에도 주변 측근들만 1등 공신으로 챙기는 추태를 보인 탓에 '이괄의 난'이라는 벙크를 제대로 맞았고 그럼에도 달라진게 없던 인조입니다.

기찰을 오히려 강화해 정적을 탄압하고, 정당한 군사 조련조차 반란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이유로 막아 버려 이후 청의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죠...

외교적으로 어느 한 나라에 올인하고, 사조직에 가까운 기찰을 이용해 정적을 감시,탄압하는 모습.. 솔직하게 작금의 어느 누군가와 제대로 오버랩 되어집니다.. 역사는 반복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혼군의 치하에서 고통받는 것은 오롯이 백성 들이었습니다. 두 차례의 전란에 시달려야 했고, 많은 이들이 타국에 끌려가 노예에 가까운 생활을 해야만 했죠.. 임란 때 한번 도와줬기에 보답해야 한다는 명분만을 앞세워 섬겼던 명나라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 채 자체적 모순으로 망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잘못된 지도자가 나라를 어느 정도까지 끌어내릴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민주화된 지금에 와서도 지도자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도자의 철학과 사상에 따라 외교, 경제, 민생의 방향성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한번 방향을 잘못 잡았을 경우 다시 제대로 세우기까진 정말 힘들고 지난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300여 년 전의 혼군 인조로부터 우리가 반드시 교훈을 얻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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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 - 유튜브 채널 패전사가 들려주는 승리 뒤에 감춰진 25가지 전쟁 세계사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윤영범 지음 / 북스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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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전쟁이라는 신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어떤 전쟁도 앞날이 창창한 젊은이들을 갈아 넣어야 하며, 무고한 민간인들의 목숨 또한 아울러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류는 여전히 전쟁을 벌이고 있고 대부분 승패가 명확히 갈리면서 세계사를 진동시키고 있습니다. 이 책에선 1900년대 이후의 25가지 전쟁, 전투사를 다루면서 어떻게 참혹한 결과로 이어졌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냉병기 시대가 마무리되고 본격 대량 살상무기가 등장하던 시기 이후인지라 필자는 전투의 진행 과정뿐 아니라 관련국이 입은 피해와 전사자수 등까지 가급적 자세히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례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전쟁에서 발생한 전투 들이지만 사보섬 해전, 빌레르 보카주 전투, 마야게스호 구출 작전 등 전설적(?) 야사가 된 전투 들도 흥미롭게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흥미로 보게 되는 전투 들이지만 당시엔 정말 치열하고 수많은 목숨이 왔다 갔다 했을 비극이었죠.. 1,2차 대전뿐 아니라 베트남전, 한국전까지 다양한 전투 들이 소개됩니다.

이제는 현실이 아닌 역사가 된 전투 들인지라 진행 과정을 보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었고, 때론 어처구니 없음에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전투 들 역시 많이 존재하더군요.. 테러범을 잡으러 갔다 오히려 같은 편끼리 총질을 하거나 인질들까지도 대부분 희생되게 만들었던 이집트 특수 부대를 다루는 부분만큼은 한편으론 코미디가 따로 없을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테러범 들은 이집트 국적 항공기를 테러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고 합니다.

살짝 아쉬웠던 것은 사실상 2차 대전의 75%라고 볼 수 있는 독소전의 전투가 전혀 소개되지 않았다는 것 정도겠네요.. 스탈린그라드 전투만 해도 노르망디 상륙 작전 등은 아이들 싸움으로 볼 정도로 양 국 수십 개 사단이 총 집결한 국가의 운명이 걸린 전투였는데도 말입니다. 사실상 이 전투로 나찌 독일의 운명은 결정되었죠.


솜 전투에선 영국, 프랑스, 독일이 합쳐 수십만 명의 전사자가 발생했습니다. 전사자 들을 묻을 땅보다도 좁은 고작 몇 키로미터를 사이에 둔 참호전과 무모한 돌격전의 결과였습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에 그들의 희생은 흥미로서 읽히고 있지만 당시 죽음을 목전에 둔 젊은이들은 과연 어떤 생각이었을까요...

당시의 참혹한 비극으로부터 우리는 배워야 할 것입니다.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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