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앉기를 권함 - 스즈키 슌류, 마지막 가르침
스즈키 슌류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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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쌤앤파커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스즈키 슌류 저자(김문주)의 <그저 앉기를 권함_스즈키 슌류, 마지막 가르침>


이 작품은 삶의 복잡한 문제와 어수선함 앞에서 ‘그저 앉아 있음’으로 진정한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고 평화를 찾아가는, 오롯이 자신이 되는 길을 안내하는 책입니다. 작가님께서는 장황한 이론이나 기술보다 ‘앉아 있는 것 자체’의 힘과 아름다움을 강조하며, 명상과 불교의 핵심인 무아와 공 개념을 일상적인 언어로 쉽게 전달합니다. 또한 서구에 선불교를 소개하며, ‘애쓰지 않는 것’, ‘무엇에도 매달리지 않는 삶’을 제안합니다. ‘그저 앉음’이 단순한 자세를 넘어 삶의 중심을 잡는 수행이 된다는 것입니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단순히 앉아 자신을 바라보는 자세가 얼마나 안정되는지, 깊은 통찰을 줄 수 있는지 이 작품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자아를 과도하게 포장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성취만을 좇는 습관을 경계하며,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하루하루를 우직하게 살아가는 자세를 격려합니다. 좌선 속에서 나 자신과 온전히 마주하는 시간을 통해 삶의 어려움, 불안함 등을 받아들이는 힘을 얻게 되며, 이를 통해 내면의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마음속에 쓸데없는 잡동사니가 너무 많아 우리의 느낌을 사람들이나 사물, 혹은 나무나 산과 나누기가 참 어렵습니다. 숲속 한가운데에 있다 하더라도 수풀의 느낌을 온전히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우리가 수풀의 느낌을 정말로 가늠할 수 있을 때, 그게 바로 참선입니다. p22

우리가 수행하는 가장 큰 목적은 우리가 누구인지, 사물이 무엇인지를 진정한 의미에서 깨닫는 것입니다. 그 방석 위에서 여러분이 앉아 있는 방식은 사물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존재하는 방식과 같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여러분이 이런 좌선 수행을 바탕으로 행동한다면 언제나 가족, 이웃, 그리고 여러분이 마주하는 만물과 멋진 조화를 이룰 것입니다. 과하게 애쓰거나 게을러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딱 필요한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좌선의 느낌입니다. p76


이 책은 저와 같이 마음의 평화와 자기 성찰을 원하는 분들에게 깊은 울림과 삶의 지혜를 전하는 귀한 안내서입니다. 이 책을 항상 가까이에 두고 마음이 힘들거나 답답하고 불안할 때 시간을 내어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조용히 앉아 중요 부분을 읽어 내려가며, 바쁜 삶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흔들리지 않도록, 그리고 그 안에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아름다운 발견의 여행을 떠나보려고 합니다.

#도서제공 #쌤앤파커스 #그저앉기를권함 #스즈키슌류 #김문주 #교양인문 #교양인문서 #교양인문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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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엘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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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을 통해 엘리 출판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다와다 요코 저자(최윤영 옮김)의 <영혼 없는 작가>



이 작품은 언어, 정체성, 그리고 이주자의 시선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깊은 사유와 성찰을 담은 에세이집입니다. 작가님께서는 일본인으로 태어나 독일어와 일본어로 글을 써왔습니다. 1987년 일본어로 쓴 ‘네가 있는 곳에만 아무것도 없다’를 발표하며 일본 문학계에 등장했고, 이듬해 독일어로 쓴 ‘유럽이 시작하는 곳’을 출간하며 독일 문학계에서도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자신의 경험과 관찰을 토대로 ‘이방인의 언어’, 그리고 ‘자아와 세계’ 사이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감각과 소외, 그리고 해방의 가능성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이번 ’영혼 없는 작가‘는 다와다 요코 작가님 특유의 복합적 시선과 살아 있는 언어적 실험이 돋보이는 에세이입니다. 작가님께서는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글을 쓰는 선택을 통해, 언어가 제공하는 사고방식, 정체성의 경계, 이주자의 감각 등을 깊숙이 파고듭니다. 낯선 언어와의 마주침이 기존 인식의 틀을 흔들고, 주체를 새롭게 빚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드러냅니다.



작가님께서는 자신을 ‘유동적 자아’에 가까운 존재로 그립니다. 이는 고정된 정체성이 아닌, 시간과 공간, 언어를 넘나들며 탈 경계적 존재로 존재하려는 색다른 시도이며, 이는 곧 자신이 겪어온 이방인의 시선, 정주하지 못하는 불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가 허락하는 자유를 이어가게 만듭니다. 이 에세이집 곳곳에서도 작가님께서는 언어와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인지적 사유를 지속해 나갑니다.

“영혼은 비행기처럼 빨리 날 수 없다는 것을 인디언에 관해 쓴 어떤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 나는 처음 유럽에 올 때 시베리아 기차를 타고 오면서 내 영혼을 잃어버렸다.” p58


“문학의 단어들은 그저 하나의 그물망을 만들고 이 망은 떨림의 쓰레기들을 잡아낸다. … 이제는 그저 파편들, 단편들, 조각들일 뿐이다. … 사실 나는 이전에 별자리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모르지만 이 망 안에서 스스로 새로운 선을 긋고 새로운 별자리를 그려 넣는다.” p181


작가님의 글은 모국어와 외국어, 정주민과 이방인, 일상과 낯섦의 경계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그 경계 사이에서 언어적, 존재적 불안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발견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결국 언어가 주체와 세계의 균열을 오히려 새롭게 잇는 필연적 과정임을, 이방인만이 볼 수 있는 사유의 관점임을 보여줍니다.


#도서제공 #엘리출판사 #다와다요코 #영혼없는작가 #최윤영 #에세이 #에세이집 #에세이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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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날의 비행일지 - 기내는 사람으로 울창한 숲이다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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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스를 통해 고어라운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오수영 저자의 <아무 날의 비행일지>



이 작품은 작가님께서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며 느낀 현실과 작가로서의 꿈 사이에서 흔들리는 내면의 기록을 담은 에세이집입니다. 승무원으로서 일하며 겪는 일들, 실수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성장하는 과정 등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 이 승무원 일과 글을 쓰며 사는 꿈을 동시에 끌어안고 싶지만, 때론 둘 사이에서 방향을 잃고 버거움을 느끼는 솔직한 양가감정을 꾸밈없이 드러냅니다. 그래서 지금도 힘들지만 현직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책을 쓰고 출간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에세이의 첫 시작은 ‘기내는 사람으로 울창한 숲’이라는 비유입니다. 승무원의 시선에서 경험하는 다채로운 사람들을 인생의 군상을 그린다는 점 때문에 생각해낸 표현 같습니다.


지켜내기 위해 잠시 나를 내려놓는 일. p16

나는 그들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데,

그들은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p24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에 나는 아직도 역부족이다. p46

단단한 것들로 이뤄진 기내라지만 말랑한 일들로 가득해질 수 있다면. p79

하지만 다시 찾아온 글쓰기가 내 삶에 선물이 되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여전히 그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다. 안정을 찾아가던 삶의 중심이 글쓰기로 인해 다시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했으니까. p87


지금도 여전히 연습을 한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p111

모든 게 낯설고 서툴던 신입 시절을 함께 나눴던 고마운 인연들, 이제 멀리서나마 우리의 삶을 늘 응원할게. p130

그의 메모는 오늘도 조금씩 채워지고 있다. p150

이런 마음이라면 오늘을 살아내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p166

내게 몇 번의 운이 남아있을진 모르지만, 그 운으오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 곁을 지켜내고 싶다. p181

그런 행운이 내 곁에 있다면 부디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사람의 숲으로 걸어 들어간다. p214



일상의 루틴이 깨지고 복잡해진 마음, 가끔씩 밀려오는 퇴사의 강렬한 유혹 등을 작은 일기처럼 담담하게 써 내려가 공감을 자아내며, 글쓰기를 통해 내면의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갈 때마다 항공사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왠지 모르게 더 멋져 보이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읽어보고 싶었는데, 운 좋게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네요. 무엇보다 작가님께서 글을 따뜻하게 잘 쓰셔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짧은 시간 안에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습니다. 두 가지의 일 모두를 다 잘 해내시는 작가님이 대단하다고 생각 들었습니다. 항공사 승무원 일은 연차가 쌓인 지금도 여전히 힘들다고는 하시지만, 현실에 적응하며 타협하는 모습, 글을 쓰며 감정적인 부분을 풀어나가는 모습 등에서 진솔함이 느껴지고 깊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일상을 꿋꿋이 버티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공감, 작은 용기를 선사합니다. 작가님 덕분에 저도 조만간 추가로 해보고 싶은 일을 용기 내어 시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항공사 승무원의 시선에서 바라본 사회와 사람, 그리고 작가의 내면을 기록한 진솔한 이야기들이 담백하고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도서제공 #아무날의비행일지 #오수영 #고어라운드 #에세이 #항공사승무원 #승무원 #승무원에세이 #에세이추천 #비행 #글쓰기 #삶의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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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날의 비행일지 - 기내는 사람으로 울창한 숲이다
오수영 지음 / 고어라운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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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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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을 수호하는 악마의 변호사 - 국선전담변호사, 조용한 감시자
손영현.박유영.이경민 지음 / 인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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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송영현, 박유영, 이경민 저자의 <헌법을수호하는악마의변호사_국선전담변호사, 조용한 감시자>


이 작품은 국선전담 변호사 세 명의 생생한 경험 기록을 통해 헌법이 단순한 이론적 규정이 아니라, 현실에서 사회적 약자와 이름 없는 피고인들의 권리를 지키는 최후의 안전망임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법정에서 만나는 평범한 시민들, 사회적 약자, 그리고 하루하루를 버티는 어려운 사람들의 삶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국선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법률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실의 고통과 모순을 솔직히 드러내며, 그 안에서 국선 변호사의 존재 의미, 헌법이 보호하려는 가치, 그리고 그 법이 지켜지지 않을 때 벌어지는 일들을 치열하게 되짚습니다.

물론 나는 국선변호인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아쉬움을 지적하고, 피해자의 아픔에 눈물을 흘렀으며, 수사기관의 무심함에 좌절하였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어린 피해자를 어떻게든 구해 내고자 몸부림치고 있다. 또 국선전담 변호사로서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켜보고 있다. p28

국선전담 변호사이기 때문에 너무나 괴로운 사건들을 맡게 되기도 하지만, 또한 국선전담 변호사라서 그 누구보다 가까이 현실을 직시하고 감시할 수 있는 것들도 있기 마련이다. p37

판결문의 문구는 비수가 되어 나의 가슴에 박히는 듯했다. 나는 글자가 가슴을 찌른다는 것을 그날 처음으로 경험했다. p64

누군가에게는 최후의 조력자이자 안전망인 국선 변호사라는 직업이 마주하는 열악한 환경과 한계, 그리고 그들만이 겪는 악전고투를 사실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또한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 법치주의, 공정한 재판 같은 기본권이 어떻게 현장에서 지켜지고 있는지를 국선 변호사의 시선을 통해 입체적으로 그려냅니다. 더불어 국선 변호사들의 처우 문제와 제도적 한계도 지적하며, 진정한 법치주의와 헌법 수호,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다시는 보지 맙시다.“ p92

국선전담 변호사로 일하며, 피고인보다 피해자가 더 나쁜 경우를 보기도 한다. 피해자라는 지위에 숨어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다. p139

사람들이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조금만 기준이 나쁘거나 손해를 본 일이 있으면 신고하고 고소를 한다. p195

수많은 불완전한 진술들 속에서 사실을 인정하고 실체적 진실을 찾는 여정은 이처럼 쉽지 않다. p223

억울한 부분이 있는데 피의자로 신문을 받게 되었다면 자기방어를 하며 말을 아끼고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 p226

이들과의 짧은 동행은 반딧불처럼 찰나일 것이지만, 북극성처럼 이 길을 가는데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기에 나에겐 귀중하다. p254

그저 나의 변호라는 것이 유죄를 무죄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죄를 무죄로, 유죄에 대해 가장 적절한 책임을 묻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p273

그들을 도울수록 감옥 밖은 더 살 만한 사회가 될 것이다. p294

일상에서 법은 존재감이 없습니다. 하지만 법을 어기는 순간, 일상 속에 숨어 있던 법은 자신의 촘촘한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p309

국선 변호사는 사선 사건을 수행하면서 국선 사건을 병행하는 일반 국선 변호사와, 법원에서 월급을 받으며 법원에서 선정하는 국선 사건만을 수행하는 국선전담 변호사로 나뉜다. p348

그뿐 아니라 나를 만났던 피고인들 모두 다시는 나를 만나는 일이 없기를. p398

법적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도 공감하며 읽을 수 있게, 인간적 시선과 현장감 넘치는 사례들로 쉽게 풀어낸 점이 이 책의 큰 강점입니다. 헌법이 현실의 삶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속에 숨겨진 고통과 희망을 알게 해주어 법과 정의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하도록 돕습니다. 법조인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와 인권 문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 사회에서 법이 단지 권력의 도구가 아니라 약자를 지키는 중요한 수단임을 다시금 일깨워 주며, 외면하지 않고 같이 싸워온 이들의 고백이기에 묵직한 울림을 남깁니다.

#도서제공 #헌법을수호하는악마의변호사 #손영현 #박유영 #이경민 #인북 #국선전담변호사 #국선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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