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독성이 굉장히 좋고, 그만큼 흡인력이 뛰어난 작품.‘나의 친절하고 위험한 친구들’을 재미있게 읽어서 두 작가의 다른 작품인 익명의 소녀도 읽었다.역시 뒷장이 궁금하게끔 만드는 대단한 필력.근데 어쩔 수 없나, ‘나의 친절하고 위험한 친구들’과 결이 비슷하다.타지에서 홀로 외롭고 불안하게 지내는 주인공, 그녀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는 동성의 또 다른 주인공.심리 스릴러의 한계인지, 자기복제의 한계인지 또 다른 책을 읽고 싶어지진 않음.
한 장 한 장 페이지가 넘어가는 게 아까워 죽는 줄 알았다.다음 장이 궁금하면서도 끝을 향해가는 게 야속했던 작품.너무 현실적이라 더 몽글몽글했던 이야기.이건과 공진솔이 해피 에버 애프터하면서 서울 마포구 어딘가에 실재할 것만 같은 이야기.말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담긴다고 생각한다.그래서 말이 잘 통하는 사람, 대화가 잘 통한다는 건 곧 마음이 잘 통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인지 이건과 공진솔이 너무 부러웠다.원고로, 시로, 대화로 오고 간 숱한 언어 그 속에 담긴 마음.둘의 마음이 닿았던 그 모든 순간들이 부러웠다.나도, 아까시나무가 돼버린 아카시아 나무에 과수원길이 섭섭하겠다고 말할 때 바로 웃어주는 사람을 만났으면.‘양떼같이’에 같이 웃음이 터질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보름에 걸쳐 읽은 에마...오스틴 소설 중 제일 안 읽힌 작품.진짜 더럽게 안 읽혀서 힘들었다.주인공한테 이입도 안 되고 정도 안 가서 읽는데 배로 힘듦.그래도 제인 오스틴의 작품답게 목가적이고 소박하며, 클리셰지만 오해와 오해에 꼬여가다 터지는 사랑이야기라 재미는 있었음.빨리 영화로 나온 에마까지 보고 보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