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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 부의 격차를 좁히는 진짜 돈의 모습
필립 바구스.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지음, 배진아 옮김 / 북모먼트 / 2025년 1월
평점 :
성실하게만 사는 게 답은 아니다.
경제 공부를 하려고 책을 집어들면 대부분 화폐의 탄생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물물교환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탄생한 화폐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죠. 자본주의, 인플레이션, 디스플레이션 등 우리는 여러 단어를 나열하며 경제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공부를 한다고 살림이 크게 좋아지진 않았어요. 중요한 핵심을 놓쳤거든요.
왜, 왜 그들만 계속 부자가 되는가?
숨겨진 뭔가가, 우리가 알지 못 하는, 어쩌면 놓쳤을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닐까요? 이 책은 이제껏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해줘요.
자, 여기 화폐가 생기 전의 작은 도시가 있습니다. 이 도시에선 물물교환으로 모든 거래가 이루어져요. 그러다 금이 등장하면서 물물교환하던 물건을 대신하기 시작합니다. 교환 수단으로의 금은 사람들의 분업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모두의 행복과 이익도 크게 늘렸죠. 그런데 이 금이 교환의 수단이 되고서 집에 금을 쌓고 살아야 했어요. 불편하고 불안했겠죠?
그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누군가 금을 맡아주는 역할을 자처합니다. 금을 맡긴 사람은 보관증을 받았어요. 그 보관증은 자신이 금을 맡겼다는, 자신의 금이 거기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죠.
처음엔 보관증을 가져가 금으로 바꾸어 물건을 사다가 신뢰가 쌓이고 나서는 보관증만으로도 물건을 살 수 있게 됩니다. 금 대신 보관증을 받은 사람이 금이 필요할 때 보관증을 가지고 가면 되니까요. 그래서 금 대신 보관증을 교환 수단으로 쓰이게 됩니다.
여기서 그럼, 금은 어디있었나요? 네, 보관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죠. 보관하던 사람은 생각합니다. 가지고 있는 금을 당장 누군가가 찾아가지 않으니 누군가에게 빌려줘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 대출입니다.
대출, 다들 아시죠? 내가 은행에 맡긴 돈을 은행이 누군가에게 다시 맡기고 이자를 받는 행위이죠.
‘우리도 이자를 받잖아?’ 라고 생각하고 계신다면, 속편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어 가볼게요.
내가 100의 금을 맡기고 100의 금에 해당하는 금 보관증을 받았어요. 그 보관증으로 먹을 것도 사먹고, 옷도 사고, 여러 가지를 해요. 그런데 보관하고 있는 사람은 실물인 100의 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줍니다. 70을 빌려줬다고 해봅시다. 자, 70을 빌려줬습니다. 혹시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눈치 채신 분이 계실까요?
70이라는 허구의 돈이 생겨났습니다. 100의 금을 맡긴 보관증은 내가 가지고 있어요. 실물의 100에 해당하는 돈을 내가 가지고 있다는 거죠. 그런데 대출이라는 이름으로 70이라는 돈이 새로 생겨났습니다. 100에 해당하는 금이 갑자기 170이 된겁니다.
어때요?
재미있지 않나요?
훅 빠져들어서 더 읽어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화폐 시스템이 생겨나면서부터 생깁니다. 금 100에 해당하는 돈에서 적정 금액(70)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독점 아래 지폐를 찍어내면서 적정 금액을 넘어선 허상의 돈이 생겨나는 겁니다.
그 돈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이것이 바로 그들만 부자가 되는 이유입니다.
허상으로 생겨난 돈을 제일 첫 번째로 받는 수혜자는 물가가 오르기 전에 돈이 생겨서 여기저기 투자를 합니다. 그 돈이 쪼개지고 쪼개져 일반 시민들에게 닿을 때쯤이면 물가는 이미 올라 월금이 올랐다 하더라도 체감의 물가는 무척 오른 뒤라는 거죠.
그럼, 그 첫 번째 수혜자는 누구인가? 그들이 바로 ‘그들만 부자가 되는’의 그들인거죠.
책은 이렇게 아주 쉽게 이야기를 끌고 가며 빠져들게 만듭니다. 이렇게나 흥미진진한 돈의 이야기라니!
책은 돈 버는 법을 알려주진 않아요. 하지만 이제껏 알고 있었던, 아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흔들어 깨워줍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빈익빈 부익부의 깊은 이유를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을거예요.
막 궁금하지 않나요?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시길!
-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솔직히 남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