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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아프리카 1
박희정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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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 아름다운 만화다. 그림의 선도 아름답고 주인공들의 선도 아름답고 스토리의 선도 아름다운 젊고 열정은 있지만 주변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만그만한 청춘들... 하지만 그들의 아름다운 캐릭터와 쿨하지만 냉정하지 않은 일상들, 호텔 아프리카의 사랑스러운 이야기들. 읽고나면 허전하고 그냥그냥 시간 때우기로 읽었던 만화들과는 정말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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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박완서 지음 / 창비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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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박완서라는 작가를 좋아한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내내 조금씩 조금씩 비싼 초콜릿을 서랍 속에 숨겨두고 아껴 먹는 것처럼 그의 글은 그렇게 아껴 가며 읽었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를 이야기하는데도 그토록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읽으며 맞아맞아, 고개를 끄덕이게 할 줄 아는 재주는 이 작가는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녀가 살았던 촌에서의 이야기들은 나의 어릴적과도 어쩌면 조금쯤 닮았기 때문인가.
박완서의 수필은 소설과 같은 재미는 없지만 그녀의 생생한 분노와 기쁨과 슬픔을 더욱 친밀하게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딱 우리와 비슷하게 화내고, 비슷하게 사랑하고, 비슷하게 사랑하면서도 그것을 아름답게 표현한 활자를 읽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이번 수필집은 이전에 비해 조금 부실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지만 그건, 나의 박완서님이 정말 할머니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툭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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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 상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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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명한 책을 직접 읽게 된 것은 서양 중세사 수업의 과제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과제물로서 읽는다는 부담감을 떠나 '아 이건 정말 멋진 소설이다.!!!'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글.

이 책은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렸고, 살인사건을 좇는 과정이 주된 내용이지만 그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그 방대하고 흥미로운 지식들이란. 게다가 중세의 수도원이라는 약간은 어두운 톤의 만화같은 환상적인 배경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나도 모르게 숨소리를 낮추게 하는 매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움베르토 에코의 공간에 대한 그 탁월한 상상력과 묘사능력은 내내 회전목마를 타는 것 같은 가볍고 기분좋은 울렁증을 일으킨다. 두 권을 모두 읽어내기 전까지는 잠자는 시간 동안도 그 수도원에서 헤메게 만드는, 멋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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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온 20세기 1
최정호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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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에 태어난 나, 그리고 내 또래의 세대들에게는 21세기가 우리의 세기가 아니듯 20세기 또한 우리들의 세기가 아니다. 하지만 일제 식민지 시절부터 1999년까지를 살아온 저자에게는 분명 자신이 살아온 세기일 것이다. 그래서 그가 체험하고 느껴온 20세기는 나에게 있어 너무나 멀고 희미한 인상으로 다가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와 같이 살아온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의 20세기는 그와 같은 세대들의 평범한 20세기와는 좀 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의 끼니를 해결하고 조금더 잘 사는 것이 목표가 되었던 어린시절과 청년시절을 살았던 우리, 보통의 할아버지, 아버지들과는 달리, 그는 지방 유지의 아들로 태어나 문학과 철학 속에서 어느 것을 전공할까하는 고민을 하고, 한국 전쟁의 포성 속에서도 대학에 입학한 그런 20세기를 살아온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 책의 제목이 이야기하는 '우리가 살아온'이란 수식어가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이 책 속의 20세기는 보통의 에세이식 역사학에서 나오는 쉬운 역사 이야기이고, 그들만의 20세기란 생각이 드는 것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보여지는 그의 보수적인 분위기란... 한국전쟁이 왜 일어났나는 차치하고 누가 일으켰느냐만 물어대는 끈질긴 반북의식과 한국전쟁에서 우리가 얻은 것이 공산당을 다시 보게 되고 경계하게 될 수 있었던 것이라는 마무리에서는 정말 질려버리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본래 이 책은 두 권으로 기획되었던 것 같은데 왜 첫 권만 나오고 말았는지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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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킹 대화의 법칙
래리 킹 지음, 강서일 옮김 / 청년정신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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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한다는 것은 참 쉬운 것이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것은 우리의 일상에서 '말'이라는 것이 독백이 아닌,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해 보면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말인데도 우리 주위에 (그것은 나 자신일 수도 있다.) 남과 대화하는 것을 곤혹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대화 속에서 나도 모르게 나온 말 한 마디 때문에 우리는 어떠한 사람과 또는 특정한 단체와 원수가 되기도 한다.

도대체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에 어떠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무엇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가하는 문제로 고민해본 사람이나, 방송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은 한 번쯤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인 것 같다. 래리 킹은 이 책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대화, 이성과의 대화, 면접, 연설, 협상 등의 경우에 어떻게 말을 해야하는 가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을 재미있게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간다.

이 책의 장점은 바로 다른 처세술에 관한 책들에 비해 지루하지 않다는 점에 있는 것 같다. 혹시 이 책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읽는 동안만은 그다지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에서 말하는 '대화의 법칙'은 단 두 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진실함과 열정이 그것이다. 자신의 일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그 때 그때의 상황에서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바로 저자가 충고하고자 하는 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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