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건축의 이유 - 집 현관에서 대도시까지, 한 권으로 떠나는 교양 건축 여행
전보림 지음 / 블랙피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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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부터 흥미롭다. 많은 건축 서적들이 하나의 건축 구조물에 대해 다루는 경우가 많았는데, <익숙한 건축의 이유>는 정말 우리에게 제일 익숙한 건축물인 '집'을 이리저리 뜯어보고 있었다. 작가님이 유학길에 올라 살았던 영국 런던의 집 구조와 한국의 집 구조를 비교하며 '집'이라는 장소의 거실, 부엌, 화장실, 현관, 발코니 등등... 모든 곳을 건축학적 지식과 그 역사를 바탕으로 뜯어본다!

나도 뉴질랜드에 살았을 때 젤 적응 안 되었던 것이 'Living Room'의 존재였는데, 작가님이 이 점을 이야기해주셔서 특히 거실을 다룬 부분이 흥미로웠다. 어릴 때였음에도 거실'방'의 존재가 참 이상하게 느껴졌었기 때문에... 한국의 거실은 한옥의 대청마루의 실내판이라 집의 중심이 되고 어느 곳으로 이동하든 거쳐가야하는 곳인 반면, 영국의 경우 손님을 맞는 응접실 형태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방의 형태를 갖추게 된 것 이라는 건축학적 역사의 배경을 알게되니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

집을 이리저리 뜯어본 후에는 '동네'로 나간다. 길, 주차장, 골목, 마트, 음식점, 학교, 병원 등 한 동네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들은 모두 다루고 있는데, 독서광과 산책광인 만큼 도서관과 공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젤 집중해 읽게되었고, 여러모로 공감하는 대목들을 많이 찾았다.

특히 도서관에 대한 의견이다. 작은 도서관이 좋다는 작가님의 의견에 '큰 도서관이 장서 양도 많고 더 쾌적하지 않나...?'라고 집 근처에 대형 도서관을 둔 입장에서 약간 의구심을 품었는데, 그 뒷 내용을 읽어보니 작은 도서관도 괜찮겠다, 싶었다. 큰 도서관은 질서를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는 규칙과 규율이 많이 생기게 되는데 오히려 작은 도서관이면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역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작가님과 마찬가지로, 도서관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던 도서관이 편한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릴 적의 나에게 놀이터는 도서관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어디를 가든 도서관을 찾고 본가에 오면 쉴 틈이 날 때마다, 심심할 때마다 도서관에 가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지금의 아이들에게도 도서관이 즐거운 장소가 되어서 앞으로 도서관들이 사라지거나 줄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동네를 다룬 후에는 마지막으로, 가장 큰 '도시'의 범주에서 이야기한다.

도시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보다 전문적인 범주의 용어와 내용도 많이 나왔는데, 젤 인상깊은 건축 이야기를 가져와봤다. 바로 고층 건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대전과 제주를 오갈 때마다 제주의 탁 트인 전망과 위를 올려다보면 하늘밖에 보이지 않는 풍경에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20년을 이런 곳에서 보내다가 대전의 대도시에 가서 하늘을 꽉 매우는 건물들의 모습에 어찌나 숨이 턱턱 막히던지. 고층 건물 속에서 불안함을 느낀다. 하늘을 볼 권리를 되찾고 싶다. 이것을 꿈꾸는 것조차 사치일까? 하던 중 작가님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셔서 참 좋았다.

건축과 도시 계획에 흥미가 있다면 정말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친밀한 공간인 '집'부터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는 가장 큰 공간인 '도시'까지. 그 안에서 익숙하게 접해왔지만 잘 모르던 건축물들의 디테일을 요목조목 짚으며 속을 긁어주기도 하고 어떤 건축이 가장 필요하고 좋은 건축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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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블랙 피쉬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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