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행복을 줄게 - 날마다 행복을 채집하는 엄마의 그림일기
강진이 글.그림 / 수오서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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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매 순간을 그저 흘려보내거나 놓치지 않길.

겨울이 지나면 봄마다 새롭게 꽃이 피듯

더러 구름이 끼어 보이지 않아도

365일 매일매일 밤하늘에 별이 빛을 발하고 있듯,

삶 속에는 늘 사랑과 기쁨이 함께 한다는 사실을 알아 채길.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행복과 감사할 일이 가득하다는 것을 깨우치고잊지 않길 (p.44)







먼저 이렇게 아름다운 책을 읽게 해주신 수오서재에 머리 숙여 감사를 전한다솔직히 수오서재의 책은 거의 다대부분이 다 좋았지만 이 책은 특히나 좋았다내 마음이 아픈 날이 읽어 더 좋았을까아무튼 이 책은 내 아픈 마음을 토닥여 주는 엄마 손 같았다. “엄마 손은 약손지니 배는 똥배~” 하는 그 토닥임처럼손바닥으로 전해지는 그 온기처럼 말이다. (최근에는 딸이 나에게 그 노래를 불러준다하니 손은 약손엄마 배는 똥배~. 그 따뜻함이 좋아 자꾸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어쩔 수 없는 나의 하얀 거짓말)







-       먼 훗날 소소한 오늘 일이 가슴 따뜻한 추억으로 떠올려질 수 있도록이토록 작은 일에도 넘치게 기분 좋아 일기장을 펼치는 마음이 있었음을 기억하거라. (p. 50)


-       삶의 매 순간순간참으로 선명하게도 나를 멈춰 서게 하고바라보게 하고깨닫게 하는 존재 엄마아빠. (p.154)



이 책의 따뜻한 그림따뜻한 구절을 옮겨 담으려면 책 한 권 고스란히 다 담아야 할 것 같아서 눈물이 핑 돌았던 문장만을 옮겨봤다정말 이 책은 꼭 한번은 읽으셨으면 한다아이가 있다면 더더욱엄마가 있다면 반드시. (엄마 없이 태어난 아이가 있던가그런 사람은 없다결국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읽으라는 말이다.


나는 오늘 잠이 와서 까뭇까뭇한 아이의 머리맡에서 이 책의 한 구절을 읽어주었다아이가 이 문장들을 다 이해하려면 제법 시간이 걸리겠지만나는 두고두고 이 책을 읽어주려 한다또 훗날 아이가 스스로 글을 읽을 날에도이 책은 읽게 하고 싶다.



이 책은 그냥 따뜻함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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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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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라도 상관없습니다. (…)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귀인인 해가 될 것입니다.

(발행인의 편지 중에서)








더는 샘터를 만날 수 없다는 말에 눈물이 핑 돌았었다학창시절부터 엄마 등 너머로성당에서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그렇게 오래도록 만나온 단짝 같은 내 친구를 더는 볼 수 없다니나는 사실 샘터가 사라진다는 말에친구를 잃은 사람처럼 며칠간 밥맛도 없었다안 그래도 잘 먹지 않는 내가 깨작거리니나와 늘 밥을 같이 먹는 밥 친구가 물었다왜 그러냐고무슨 일 있냐고그냥 친구를 잃은 기분이라는 내 말에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다 잘 될 거라며 내 등을 두드려주던 온기처럼샘터는 내게 돌아왔다따뜻한 붉은 얼굴로.









그래샘터는 그동안 참 나의 귀인이었다나를 울게도 하고 웃게도 하며오래도록 작가라는 꿈을 간직하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글을 그만 써야지결심한 무렵이면 꼭 내 글이 샘터에 소개되었다.) 그래서 이번 호는 더 사람 사는 이야기 같고더 반갑고더 좋다.



해가 바뀌고 지인들에게 참 많이 하는 말이 있다샘터를 구독하라고아니 구독해달라고그래야 내가 좋아하는 책이 오래오래 나올 거라고성당에서 만난 이들에게는 샘터가 사라지면 가톨릭 서적도 반으로 줄어들 거라고 협박도 했다그런데 그 협박조차 나는 자신 있었다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샘터는 읽게 할 자신이 있었고누구라도 공감하게 만들 자신도 있었다그래서 나는 오늘도 샘터를 권한다.




샘터는 그냥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다뭔가 대단한 이야기도 아닌데그렇다고 별 것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우리 옆에 사는 누군가의따뜻하고 찡하고감동적이고 뭐 그런 이야기들이다당신이 일년에 책 한 권도 안 읽는 사람이라도 분명병원에서 은행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손에 집어들 만한 그런 책이 바로 샘터다.



샘터는 그냥 우리 친구고이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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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천천히, 북유럽 - 손으로 그린 하얀 밤의 도시들
리모 김현길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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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이 푸른 그림자도 몇 시간 뒤 다시 떠오를 태양 아래 사라져 버리겠지오래 전 네가 내 마음에 남겼지만 결국 사라져버린 아릿한 멍 자국처럼. (p.31) 







오랫동안 즐겨 왔던 허세가 하나 있다바로 문화예술아는 것도 없고 잘 하는 것 하나 없으면서도 그림을 좋아하고음악을공연을책을 사랑해왔다그 중 그나마 자신 있는 게 책이라 갈증을 가장 많이 채워왔던 게 책이기도 하고한 달에 두 어 권은 꼭 문화예술과 관련된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마치 핸드백을 사듯립스틱을 사듯그림을음악을예술을 읽는다.



이 책은 표지부터 그런 나의 욕구를 채워주었다일단 <혼자>라는 단어가, <북유럽>이라는 단어가, <천천히>라는 단어가 제각기 나의 가슴을 울려댔고푸른 표지가또 손으로 얽기 설기 그려놓은 그림이 마음을 퉁퉁 울렸다한달 넘게 혼자 12일 여행을 떠나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하는 내게 이 책은 숨통 같았고쉼표 같았고눈물 같았다그렇게 나는 책상에서라도 자유를 만났다.








-       한자리에 멈춰 있는 듯 보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빙하는 끝없이 움직이고 있다다만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알아볼 수 없는 것이다. (…) 위대한 힘의 출발점 앞에 와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p.216)


-       이 서정적인 도시가 대 화재로 인한 폐허에 세워졌다는 사실이 놀라웠다잿더미 위에 다시 피어난 아름다운 꽃. (p.243)




북유럽이라는 장소가 그런 걸까저자가 그렇게 서정적인 사람일까별 것 아닌 풍경도 저자의 펜 끝에서 아름다움으로 피어났고그 아름다움은 고스란히 이 겨울 밤나에게 전해졌다차갑고 쓸쓸한 겨울 밤에 따뜻한 방에 앉아 이렇게 감미로운 책을 보고 있자니 생각나는 일도 많고생각나는 사람도 있었다그래서 나는 더 그림을 탐미하고음악에 빠지는 것일까문득 이렇게라도 음악과책과맥주와그림과문장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눈물 나게 감사하다.










-       그동안 이 도시는 수없이 많은 아침과 저녁을 맞이했다오늘이라는 시간은 이 도시에 찾아온 무수한 파편 중 한 조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하지만 그 아름다운 순간에 머물렀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스러웠다. 그 아름다운 여름밤 속에 내가 있었다. (p.258)


이 문장에 순간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나는 참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인 것 같다그런데 이 문장을 읽는 순간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내가 얼마나 사랑이 가득한 사람인지를 깨닫게 되더라그래내 삶 속에서의 오늘 하루는 무수한 파편일지도 모르지만내가 만나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는그게 얼마나 감격스러운 순간인지는 내 마음에 달린 것임을 또 잊고 살아왔다또 바보같이 놓치고 살아왔다누군가 언젠가 내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마음으로 얼마나 챙기고 있는지 모른다고그 세세한 게 뭔지 물어보면 구차해서 말하지 않을 거지만마음으로 가득히 챙기고 있다고그 무수한 파편들을 하나하나 보지 못했던 나의 어리석음이그 아름다운 시간 속에 내가 있었음을 몰랐던 어리석음이 안타깝고 속이 상하다.


오늘부터라도나에게 주어진 이 순간순간을 가득히 사랑하며 살아야지혼자천천히 혹은 둘이셋이여럿이천천히 혹은 빠르게 살게 되더라도그 순간순간의 아름다움을 잊지 않아야지.




아름다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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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ing Marks 건축가의 스케치북
Will Jones 지음, 박정연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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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을 잡을 때 뭘 그릴지 늘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때문에 우리는 버릇처럼 어떤 패턴을 반복해서 그리곤 한다. (p.154)






아마 누구나 하나쯤 <나만의 허세영역이 있을 것이다나에게는 그 영역이 바로 <문화예술>이다개뿔아는 것도 없으면서 잘난 것도 없으면서그림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고공연을 좋아한다그 넘쳐나는 허세의 욕구를 가득히 채워주는 것이 바로 책이다열심히 공연과 전시를 보고음악을 들으면서도 채울 수 없는 갈증은 책으로 채우며 살아간다허세인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나의 문화예술 탐방.




이번 달나의 목마름을 채워준 책은 <건축가의 스케치북> <혼자 천천히 북유럽>이라는 두 권의 책이다먼저 <건축가의 스케치북>을 소개하자면일단 책의 모양부터 완전 취향저격이다정말 스케치북처럼 가로로 되어있고두껍고 넓적하다책을 열면 표지부터 끝까지정말 건축가들의 드로잉이 가득해서 책만으로도 건물 하나가 지어지는 상상을 얼마든 펼칠 수 있다또 어떤 페이지에서는 그들이 그린 실제의 건물을 구경하거나그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어서 한층 흥미를 가지게 한다어떤 이의 그림은 나

도 당장 따라 그릴 수 있을 듯 쉽고 간단하며또 어떤 이의 그림은 드로잉 자체가 예술이다그런데 그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서 완전하고 아름다운 무엇인가를 이룬다이 책은 그런 책이다.










아마 건축을 전공한 녀석들이 이 책을 본다면 침을 흘리며 탐을 낼 그런 책이다.. 나도 매료되어 한참이나 같은 페이지를 들여다보기도 하고아주 작은 글씨마저 놓치지 않으려 들여다보았으니 말해 무엇하리!







스케치가 건축가를 가장 창의적이게 만드는 순간이라는 말에나는 내 행동 하나가 떠올랐다나는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거나 떠오른 생각이 있을 때 휴대폰에 녹음을 한다글씨로 쓰는 사이 잊어버리기라도 할 까봐 즉흥적으로 녹음을 하는 것이다후에 리뷰를 쓰기 위해 다시 들을 때면 미칠 듯 오글거리기도 하지만그 순간의 감정이나 느낌을 전달하기에는 녹음만큼 정확한 게 없다문득 그런 나의 행동이 스케치와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그렇게 써낸 리뷰들이 나의 벽돌이 되고나만의 철골구조물이 되겠지그리고 언제인가는 나도 나의 <건물>을 써낼 수 있을 날이 오지 않을까.








문득 나의 허세가 나의 꿈을 향한 길처럼 느껴지고가슴이 따뜻해진다이 정도면 나의 허세도 그냥 쓸모 없는 무엇인가가 아닌나를 쌓아가는 무엇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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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 - 사랑의 혁명을 꿈꾼 휴머니스트 클래식 클라우드 15
옌스 푀르스터 지음, 장혜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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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그리는 일은 불가능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그 일을 한다타인의 이미지를 그리지 않는 것 역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우리는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모든 것을 평가한다우리는 타인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고심지어는 타인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p.12)







 

에리히 프롬사회심리학의 아버지.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겠지만나는 위에 기록한 문장이 에리히 프롬 그 자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세상에서 혼자 살아갈 수도 없고더불어서 완전히 살아가는 것도 불가능한 게 인생이라는 측면에서 말이다사실 클래식클라우드 시리즈에 심취해있으면서도 <주인공>에 몰두해있었을 뿐저자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시리즈를 읽으면서는 저자를 찾아봤다그는 클클시리즈에서 다소 낯선 느낌의 외국인 기행자이기도 했기에 낯설었고그가 무의식에 대해 저명한 학자라는 점도 놀랍게 느껴졌다클래식클라우드가 각 분야의 저명한 이들을 모두 동원해예술가들의 삶이나 이야기에 조금 더 심도 있게 다가가고자 얼마나 노력했음을 또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이래서 클래식클라우드는 항상 옳다.










 

-       사랑은 타인에 대한 적극적인 보살핌과 책임감으로 표현된다. (p.91)

-       이 세상에 자신보다 오래 남을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놓았다면 그 마지막 순간에 안도감이 들지 않을까? (p.23)

 

사실은 사는 순간순간이 모두 선택의 순간이다하물며 사랑이나 후회조차도 선택에서 비롯된 감정이라고 생각해보니문득 그의 문장들이 이해가 된다사실 그동안 그의 책에 여러 번 도전을 했고여러 번 실패를 겪었으나그렇게라도 내게 남는 것이 있었는지 그의 문장을 기반으로 한 풀이에는 고개만 끄떡이며 숨죽여왔고탄탄히 정리해온 개념들에는 놀라운 마음이 저절로 들었다모든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가 그렇지만 이번에는 더욱 숙연해졌던 게저자는 에리히프롬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렬했고그의 이야기로 인해 차마 정복할 욕심조차 내지 못했던 부분까지 쉽게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사상은 당시에는 매우 파격적인 이야기였을 테다. 21세기인 지금에도 그의 이야기가 구시대적으로 느껴지지 않으니 얼마나 놀라웠을까비록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다운 삶을 산다는 꿈이 현실적인지는 모르겠지만사실 그런 세상이 오기만 한다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일지 생각해보게 된다개인적으로 존경하는 한 정치가가 이런 사상을 가지고 있는데실제 정치판에서는 매일 배가 부를 만큼 욕을 먹는다아무래도 그의 사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단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리라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정말 이런 이념이 적립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하게 되었다.

 

소유에서 존재로 가는 길이 이드에서 자아로 가는 길만큼 험난하다고 했던가나는 여전히 그의 저서를 다 이해하지 못했고나는 여전히 이드에 머물러있다는 생각이 든다그러나 이런 나 조차도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자아를 만나게 되겠지어쩌면 이래서 에리히프롬은 그 어떤 문장에도 단언적인 표현을 담지 않지 않은 걸까?

 

그럼에도 인생은 아름답다는 에필로그처럼사실은 아무것도 가지지 않아도 행복한 순간이 참으로 많다아니 정확하게는 많았다그런데 우리는 그 모든 순간을 쉽게 잊어버린 채불평하고 욕심 내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지어쩌면 소유냐 존재냐 조차도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그저 내가 나인 순간내가 나로써 오롯이 서는 순간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깨달을 수 있다인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문득요즘 같은 즈음에 에리히 프롬을 읽을 수 있어 감사하다.

이렇게 부족한 나에게잠시라도 지적인 순간을 선물하는 클래식클라우드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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