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3 : 해님 달님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3
황석영 지음, 최명미 그림 / 아이휴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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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아이와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을 읽고 있다.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은 황석영선생님께서 다정한 말투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태이기에 마치 할머니, 할아버지께 이야기를 듣듯 책을 읽을 수 있어, 벌써 몇 권째 연결해 읽는데도 지루해하지 않고 꾸준히 읽는 책! 그래서 방학동안 많은 어린이들이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를 만나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예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아이들이 이미 친숙한 이야기. 특히나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 3권에는 해님달님과 개와 고양이가 실려있어 문고본이라도 더욱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무래도 타고난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까닭에 아이와 소리내서 읽는데도 분량이 많다고 느껴지기보다 너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1학년인 우리 아이도 이정도 속도로 읽어낼 수 있었던만큼, 3, 4학년 정도의 아이들이라면 더욱 짧은 시간에 깊은 이해가 가능할 테고, 더 어린아이들도 부모님이 약간만 도와주신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게 구성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림책 등으로 이미 해님달님을 만났을 어린이가 많기에, 이 책은 더욱 사랑받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황석영의 어린이민담집』 3권은 해님달님과 개와 고양이를 담고 있다. 무척이나 친숙한 이야기이기에 아이가 어려워하지는 않겠다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이미 아는 이야기라고 지루해하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황석영 선생님의 재미있는 문장과 더불어 무척 익살넘치는 일러스트 덕분에 아이는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재미있어 하더라. 사실 나도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의 일러스트를 하나하나 관찰하며 너무 재미있어 연신 피식피식 웃었다. 특히 썩은 동아줄을 잡은 호랑이가 뚝~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표정이 무척 귀여워 읏음이 났다. 우리 꼬마 역시 무슨 호랑이가 이렇게 귀여워~라며 깔깔 웃었다. 

 

여러번 반복해 이야기한 것 같지만,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을 추천하고 싶은 첫 번째 이유는 쉬운 어휘와 단순한 문장 구조때문. 어린이들을 위해 출간된 책들도 종종 어휘 등이 어려워 계속 풀어주며 읽는 경우도 많은데, 이 책은 아이가 “이게 무슨 뜻이야?”하고 묻는 어휘가 거의 없어 흐름에 끊김이 없었다. 아이가 종종 자신의 수준보다 높은 책을 읽고 싶어해 국어사전을 옆에 두고 책을 읽기도 하는데,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를 읽으면서는 그것을 펼쳐볼 일이 적었고, 모르는 어휘가 등장해도 앞 뒤 문장 등으로 유추할 내용이라 아이의 어휘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었다. 또 문장이 간략하여 소리 내 읽는데도 쉬웠다. 

 

두번째는 민담이 주는 지혜 덕분. 우리에게 주는 삶의 지혜가 무첛 크다고 생각하기에 아이와 함께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을 읽으며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 무척 좋았다. 나이를 먹을수록 선조들의 지혜에 감동하게 되는데,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이야말로 아이에게 선조들의 지혜를 가르치는 좋은 본이 된다. 또 역사적인 배경을 배울 수 있는 점도 좋다. 물론 민담이 역사적 고증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역사의 배경들을 반영하고 있기에 아이들이 배경을 보다 친숙히 이해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구전 이야기들의 재미, 우리 이야기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을 읽으며 매번 “우리는 밤마다 꿈을 꾸며 이야기를 짓습니다”. 이 말을 곱씹어본다. 황석영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전해주고자 했던 마음을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읽는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부디 다른 집에도 이 아름다운 문장들이 전해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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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 - 단숨에 읽히는 시대별 교양 미술 수업
이준형 지음 / 날리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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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 예술은 고귀함과 장엄함, 미덕 등의 초월적인 개념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신고전주의와 맥을 같이 합니다. 하지만 신고전주의가 이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했다면, 낭만주의는 감수성을 중시하고 이상향을 바라봤다는 점에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에 대한 깊은 믿음과 동경 또한 낭만주의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낭만주의자들은 인간과 자연이 서로 감응하는 존재이며 이를 통해 인간 내부에 있는 신성함을 끌어낼 수 있다고 믿었는데요, 때로는 자연 앞에선 인간의 나약함을 표현함으로써 자연의 위력과 거대함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p.170)

 

 

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등장한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를 보고 몇몇 지인들이 이 책이 어떠냐 물어왔다. (한 명은 빨리 읽고 리뷰 올리라고 독촉(!)하기도 했다) 나의 대답은 “지극히 T스러운 미술사 책이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미술사 및 미술작품들을 제대로 이해하게 돕는 느낌이 든다.”였다. 작가의 감정이나 시선에 따른 감상을 하기보다는, 작품 그대로의 작품을 독자의 눈으로 만나게 했달까. 집에 앉아 전 세계 미술관 도슨트를 듣는 듯한 기분이었던,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를 소개한다.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는 기록되지 못한 선사시대의 미술에서부터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등의 미술로 그 이야기를 연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막연히 벽화와 문자 밖에는 떠올렸던 나는, 노동시간이 길 수밖에 없던 고대인들의 사회적 배경, 그로 인해 그들이 믿게 된 사후세계, 그 믿음이 만들어낸 미술기법과 벽화, 국가의 형성으로 시작된 아테네의 미술 등 방대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이어지는 미술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 한 번 세상의 모든 것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먹고 자는 것처럼 아름다움을 탐미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임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뒤이어 로마미술과 종교미술, 비잔틴미술과 고딕미술 등에서는 미술의 발전과 역사의 흐름이 서로에게 얼마나 유기적인 영향을 주는지, 또 종교를 포함한 사회의 변화가 예술에도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더불어 학창시절에는 아무리 들어도 헷갈리기만 했던 르네상스 미술과 바로크, 로코코 미술이 가지는 특징과 배경에 대해서도 자세히 배울 수 있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정치적 변화가 미술에 주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바로크와 로코코 미술'과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에 대한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에서는 루이 14세의 '짐은 곧 국가다'는 말로 바로크 미술을 설명한다. 절대적인 복종을 요구하던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질서와 권위의 상징 바로크 미술을 낳았다는 것. 그래서일까. 니콜라 푸생의 그림이나 베르사유궁전에서는 '자유로움'이 아닌 '자로 잰듯한' 완벽함을 만나게 한다. 이 사상에 반기를 든 것이 바로 로코코 미술로, 하늘을 향해 치솟은 고딕식 건축물, 영롱한 스테인드글라스, 웅장하고 화려한 교회들까지- 그저 별개의 것들로 생각했던 수많은 것이 서로 촘촘히 연계하며 변화하고 발전해왔다는 사실에 놀라며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비교적 쉽게 책장을 넘기던 나의 여행은,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앞에 잠시 속도를 늦추었다. 눈에 익은 작품들이 꽤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늘 명확한 개념을 갖지 못했던 시대이기에 조금 더 제대로, 조금 더 분명한 이해를 얻고 싶어 노력했다. 그래서 지금, 작가의 세밀한 설명에 감사의 마음이 인다. 이토록 덤덤한 어조로 여러 미술의 특징을, 사회 안에서 미술과 유기적으로 관계를 주고받은 여러 개념을 풀이해주다니! 아마 나는 한동안 여러 시대를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으리라. 마치 사진 같은 사실주의 작품이나 산업혁명에서 물꼬를 튼 인상주의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현상도 결코 독립적으로 일어날 수 없음을 또 한 번 깨닫고 배울 수 있었다. 

 

사실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의 표지에 적힌 말처럼, 단숨에 읽히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이토록 방대한 '거의 모든 과거'를 꾹꾹 눌러 담았는데 단숨에 읽히는 너무 아깝지 않나. 한 줄 한 줄, 자신의 속도대로 읽어갈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정말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 한 권이면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배울 수 있다. 인문학 유치원 시리즈의 인기 과목 '미술사유치원'의 첫 단행본인 만큼,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만드는 책, 『세상 인문학적인 미술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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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 - 성공과 행복을 이루고 싶다면!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 편 4
미즈노 남보쿠 지음, 서진 엮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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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맞은 비료를 줄 때 풀과 나무와 곡식이 잘 자라는 것처럼

사람도 알맞고 적당하게 먹을 때 자연히 장수하게 됩니다. 

그러니 생명을 상하게 하는 일이 될 수 없습니다. 

이런 하늘의 이치를 알고서도 폭식하는 사람은 

자신의 선하고 맑은 생명을 표적 삼아 불화살을 쏘는 것과 같습니다. (p.51) 

 

 

『5000년의 부』, 『불멸의 지혜』, 『부의 기본기』, 『결코, 배부르게 먹지 말 것』 4가지 주제로 나누어진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편 중 가장 얇으면서도 가장 낯선 제목이었던 『결코, 배부르게 먹지 말 것』. 사실 이 책은 전혀 접해보지 않는 느낌이기도 했고, '부'를 이야기하는데 왜 배부르게 먹어서는 안 되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 나선 책이 무려 200년 이전에 출간된 책이라니. 놀라움이 먼저 들었다. 관상가였다는 저자가 남긴 이 책을 읽으며 “먹는 것이 인격이다.”라는 말에 다시 공감했고, 왜 음식이 행복과 성공에도 영향을 주는지 곱씹으며 놀라기도 했다.

 

『결코, 배부르게 먹지 말 것』은 음식으로 이어지는 역경과 성공, 음식과 삶의 이치, 음식과 운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사실 음식과 성공이 뭐 그렇게 연결되어 있나 생각했고, 반문의 마음이 먼저 들었는데, 책을 읽으며 생각한 것은 “역시 기본기”였다. 먹는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안정되고 운이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는 말은, 양보하고 절제할 수 있다는 말일 것이며, 먹는 양이 규칙적이지 못하고 폭식하는 이가 불운에 가게 된다는 것은 계획과 배려가 없고 자신의 이익만을 먼저 생각한다는 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 

 

그래서 결국 음식과 성공, 음식과 삶, 음식과 이치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저자의 말에 수긍하게 되었다. 물론 이것에 완전히 동의하진 않더라도,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말하는 밥상머리 교육, 밥상머리 인성도 같은 맥락이 아니겠나.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편중 『결코, 배부르게 먹지 말 것』이 가장 얇으니 혹시 이 시리즈를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결코, 배부르게 먹지 말 것』을 먼저 만나보아도 좋다. 이 시리즈 중 무엇을 먼저 만나도 흐름에 방해가 없을뿐더러, 분명 나머지 3권도 궁금해서 읽게 될 것이니 말이다.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 편의 첫인상은 하얀 표지처럼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 또한, 책안에서 만난 어휘나 문장 역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쉬운 문장이었다. 하지만 4권을 다 읽고 난 지금은, 마치 책의 본문은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 편 양장 색처럼 강렬하고 인상적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가장 기본의 이야기를, 가장 매력 있게 풀어낸 책이랄까. 내가 느끼는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 편은, 이미 100년 이상 출간된 책들이지만 이것의 기본을 가장 잘 살린 동시에 전혀 새로운 책처럼 변신시킨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23년의 끝에서 2024년의 시작까지- 길다면 긴 시간을 함께해온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 편. 지금 당장은 이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상할 수 없지만, 결코 작은 파도는 아니었던 듯하다. 2024년이 이제 겨우 10일 흘렀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소리다. 부디 올해에는 나도 당신도, 조금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보며- 당신에게 「천년의 지혜」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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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기본기技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 편 3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 지음, 서진 엮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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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지배당하지 않는 길은 빚을 지지 않는 길뿐입니다. 만약 지금 빚이 있다면 최소한의 먹을 것과 입을 것의 비용을 제외하고 가장 빠르게 서둘러 청산하기 바랍니다. 쓰는 돈을 아끼면 빚 갚을 돈은 반드시 생기기 마련입니다. 빚은 빚진 시간이 갈수록 사람을 노예로 전락시키는 프로그램화 돼 있습니다. 빚지지 않는 것이야말로 어떤 연금술사도 찾아내지 못한 현자의 비밀인 것입니다. (p.60) 

 

해결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습니다. 남아있는 빚에 너무 몰입하지 마세요. 오늘 하루 해결하고 처리할 수 있는 딱 그 하루에 머무르세요. 그런 하루에 죽을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지금 이런 상황일수록 전체를 보지 마세요. 작게 잘라 오늘 하루만 보세요. 오늘 할 일에 최선을 다해도 갚지 못한 빚을 매일 매일 한대 모아 커다란 불행으로 어깨에 지우지 마세요. 최선을 다해 오늘 하루에 집중하고, 성실하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 결국 좋은 방향으로 문제는 옮겨집니다. (p.69)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 편은 총 4권, 『5000년의 부』, 『불멸의 지혜』, 『부의 기본기』, 『결코, 배부르게 먹지 말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4권 모두가 번역도 매끄럽고 편집의 완성도도 매우 높아서 이야기의 흐름이 끊이지 않아 읽기 좋은 책이었는데, 이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를 끌지 못한 책이 『부의 기본기』였다. 물론 4권 다 술술 읽히는 책이었기에, 『부의 기본기』 역시 어려웠던 것은 전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그랬다는 이야기다. 아무래도 비즈니스 통찰서이다 보니 내가 우매하여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부의 기본기』는 1880년에 최초 출간된 후 어느새 150년 가까이 기록적으로 판매된 책이다. 그래서 무척이나 날카로운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 기대보다는 무난한 문장으로 이어진 책이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가 쌓은 부와 명성은 감히 내가 상상할 수도 없는 지점 어딘가에 있었기에,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것이 결국 가장 중요함을 또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부의 기본기』초반에 '소비'에 대해 기록한 내용은 마치 혼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나 역시 '나의 만족'이라는 핑계로 '타인의 눈'을 위한 소비를 적잖게 하지 않나. 물론 그 소비가 주는 만족감이 없지 않지만, 정말 그만큼 '불만족'했나 생각하니 반성의 마음이 들더라. 

 

빚지지 않는 것이야말로 현자의 비밀(p.60)이라는 말도 뼈를 때리는(!) 꾸중 같았다. 물론 타인에게도 은행에도 빚지지 않았지만, 내가 매달, 마치 “내 돈처럼”사용하는 신용카드도 엄연히는 빚이 아닌가. 긴 세월 사용했다고 해서 어느새 무감각해지기까지 한 이놈의 신용카드를 어서 끊어내야겠다고 잠시 다짐해보다가, 점차 줄여나가겠다는 현실적인 타협을 했다. 

 

혼날까 무서워서 『부의 기본기』를 읽지 못하겠다고? 아니다, 그럴 필요 없다. 저자는 혼을 내기도 하지만, 따뜻하게 품어주기도 한다. 결국, 저자는 빚을 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럼에도 그래야 했다면 그것을 하루 치만큼만 걱정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품으라고 격려해준다. 그리고 '부'를 만들 수 있도록 벽돌 쌓는 법을 차곡차곡 설명해준다. 스스로의 천재성 찾기, 재능을 가치 있게 사용하기, 빚을 최소화하기, 몰입하기, 신뢰 쌓기 등을 순차적으로 이루어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아무래도 비즈니스를 바탕에 두다 보니 종종 나와 관계없다 여겨지는 이야기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따지고 보면 어느 하나 나에게 필요 없는 이야기는 없었다. 『부의 기본기』 역시, 시대도 세대도 초월하는 진리가 가진 힘에 감탄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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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지혜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 편 2
월러스 델로이드 와틀즈 지음, 서진 엮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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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속도가 느린 참나무의 형상을 생각하고 나무를 심으면 비록 수십년이 걸려도 결국 참나무는 자랍니다. 참나무를 생각한다고 해서 완전히 자란 나무가 즉시 만들어지지 않지만, 결국 정해진 성장 방향에 따라 나무로 자랄 힘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생각하는 실체가 어떤 형상에 대해 생각하면 그 형상은 생성되는 것ㅇ며, 무엇이든 이미 정해진 경로대로, 그 일이 자라나는 기간이 다를 뿐입니다. (p.51)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편은 총 4권, 『5000년의 부』, 『불멸의 지혜』, 『부의 기본기』, 『결코, 배부르게 먹지 말 것』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4권 모두가 번역도 매끄럽고 편집의 완성도도 매우 높아서 이야기의 흐름이 끊이지 않아 읽기 좋은 책이었는데, 이중에서도 가장 많은 깨달음을 얻는 것을 고른다면, 나는 서슴없이 『불멸의 지혜』를 고르리라 생각한다. 사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부지런히 자기계발서를 읽는 사람이다. 이는 육아서를 읽는 것과 같은 맥락의 행동인데, 비록 나의 깨달음이 작심삼일로 끝나더라도 그 '작심'을 꾸준히 하자는 욕심에서다. 그런 자기계발서의 시작이 『불멸의 지혜』라고 하니 '어떻게든' 읽어보겠다고 욕심을 냈다. 하지만 『불멸의 지혜』를 펼치는 순간 그런 욕심은 필요없었음을 깨달았다. 어려운 어휘도 복잡한 문장도 하나 담기지 않은 담백한 책이라서, 그저 술술 읽혔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혹시 책의 제목이나 시리즈의 묵직함 때문에 「천년의 지혜」 시리즈가 부담스럽다고 느껴졌다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으니 부디 만나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분명 처음 10장만 읽으면, 어느새 『불멸의 지혜』 마지막 페이지를 읽는 자신을 만나게 될테니 말이다. 

 

『불멸의 지혜』는 부자의 마인드, 마음이 부자인 사람, 나에게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는 진실, 감사함, 행동하는 용기,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노력, 스스로에 대한 믿음 등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한다. 어느 자기계발서에서나 만날 수 있는 말이지 않냐고? 물론 맞다. 하지만 '아무 책에서나 다하는 이야기'라고 콧방귀나 끼는 사람들은 과연, 모두가 그렇게 말하는 '진실'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거꾸로 묻고 싶어진다. 맞다. 『불멸의 지혜』에 담긴 많은 이야기들은 이미 우리가 아는 것이기도 하고, 다른 책에서 꾸준히 보아온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불멸의 지혜』를 통해 또 한번 그 진실들을 세길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더욱이 쉬운 어휘와 간단명료한 문장으로 잘 번역되어 있어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쉬이 읽히고 이해가 되더라. 

 

또 『불멸의 지혜』의 첫 장에서 만날 수 있는 “가난을 어떻게 포장해 말해도”란 문장이 이미 각성을 불러일으켰다. 그래, '물욕이 없어서', '물려받은 것이 없어서' 등의 문장은 결국 포장지다. 지금 가난하다면(그 가난이 물질이든 정신이든 실력이든 간에) 무엇때문에 가난한지를 생각하기보다 지금의 가난을 올바로 바라보고, 그 가난을 떨칠 방안을 연구해야 하지 않나. 그런 마음에서 『불멸의 지혜』를 읽은 까닭인지 한 줄 한 줄 마음에 닿는 문장이 꽤 많았다. 

 

『불멸의 지혜』의 전반부가 각성하게 한다면, 후반부는 실전을 준비하도록 돕는다. 내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을 어떻게 설계하고, 그 것을 어떻게 이루어가는지를 찬찬히 짚어준다. 이루고 싶은 미래를 끊임없이 이미지메이킹하고, 창조적인 힘을 일으키는 생각을 부지런히 하도록 돕는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신뢰하라고 응원한다. 물론 부정적인 이들은 이 이야기에도 콧웃음을 칠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믿는 사람이 더 멋진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부정적인 사람보다 더 좋은 에너지를 뿜어냄도 당연하다. 

 

『불멸의 지혜』의 마지막 문장이 이 모든 것을 대변한다고 생각하기에, 그 문장으로 이 리뷰를 마무리해본다. 

“그들이 받은 부는 마음속 비전의 명확함, 목적의 확고함, 믿음의 꾸준함, 감사의 깊이에 정확히 비례할 것입니다.(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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