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긍정 확언 일력 365 (스프링) - 말하는 대로 만들어가는 하루
정예슬 외 지음, 송은주 그림 / 북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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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긍정의 힘을 믿는 사람이다. 나 자신에게서만이 아니라, 긍정적인 사람들이 내뿜는 에너지의 힘을 믿기에 좋은 기운을 나누려고 노력한다. 그 노력은 특히 우리 아이에게 가장 기울이는 편인데, 최근 만난 일력이 나의 그런 마음을 완벽히 반영한 것 같아 소개하고자 한다. 

 

『초등 긍정 확언 일력 365』은 1년 365일, 매일매일 긍정적인 주문을 알려주는 특별한 책이다. 우리가 학생일 시절에 “아자아자”, “난 할 수 있어” 등 세상 모두의 긍정 확언을 외쳤던 것처럼 (나는 아직도 자주 “나는 행복하다”를 외치는 사람이다) 아이들이 하루를 시작하며 긍정적인 말을 읽고, 생각하고,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그래서 긍정적인 마음이 아이들의 마음에서 튼튼히 뿌리내리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게 해줄 것이다. 

 

『초등 긍정 확언 일력 365』는 아이의 침대맡이나 현관에 두면 좋겠다. 그래서 아이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나 학교에 갈 때 매일 긍정 확언을 읽고, 소리 내 말하고 하루를 시작함으로 인해 은연중에 확언과 관련한 작은 실전들을 하면 좋겠다. 또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잠자리에 들 때 오늘의 확언을 엄마나 아빠와 같이 다시 읽으며 그날그날의 하루를 마무리하길 바라본다. 나는 집의 곳곳에 일력을 두는 편인데, 『초등 긍정 확언 일력 365』은 아이가 신발을 신는 의자 위에 얹어두었다. 하루의 첫걸음을 생각할 때 『초등 긍정 확언 일력 365』를 긍정의 힘을 얻어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초등 긍정 확언 일력 365』의 장점을 몇 가지 말해보자면, 가장 먼저 아이들이 간단히 되새길 수 있는 짧고 강력한 긍정문장들이 가득하다. 물론 이 긍정 확언은 아이뿐 아니라 온 가족에게 대입할 수 있기에 모든 가족이 아침마다 이 문장들을 만나보면 좋겠다. 나아가 초등 필수 영어단어 200개가 포함된 영문 긍정 확언이 동시에 수록되어 있어 확장 공부를 해볼 수 있겠다. 

 

일러스트도 무척 예쁘고 깔끔하게 편집된 디자인도 좋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오늘 하루, 이렇게 해볼까요?”라는 꼭지의 문장들이었다. 아이들이 하루에 간단히 수행할 수 있는 여러 임무들이나 생각들이 제시되는데, “고맙다”라고 말하기나 가족 도와주기, 실수했던 일 중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것 생각하기, 나는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기 등 가슴 뭉클해지는 문장들이 많았다. 실제 우리 아이는 며칠간 『초등 긍정 확언 일력 365』의 임무들을 부지런히 수행했는데, 오늘은 “그것도 괜찮네~”라고 말해줄 상황이 없어서 아쉽다고 말하며 잠이 들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기특해서 긍정의 힘에 대해 또 생각하게 되더라. 

 

내일 아이는 “나는 도움을 주고받을 줄 아는 사람이야”를 만나게 된다. 아이가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지 기대되는 마음과 진정한 도움을 배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함께 든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도와줄까?”와 “도와줘서 고마워”를 언제든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야지. 우리 가족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일력, 『초등 긍정 확언 일력 365』이었다. 

 

『초등 긍정 확언 일력 365』이 다른 가정에서도 긍정적인 힘을 만드는 에너지가 되어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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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의 철학 - 고대 철학가 12인에게 배우는 인생 기술
권석천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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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같은 인간임을 확인하는 행위가 까 생각해봅니다. 식사 께하는 것처 서로 눈을 맞추며 일상을 나눌 때, 상대 역시 인간의 존엄성과 감점을 가진 존체라는 사실을 깨게 되는 것 아닐까요? 의미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을 때 식사를 함께하는 것도 같은 의미 아닐까요? 감정과 이성이 께 어우러진 공은 신뢰를 키우고 유대감을 강화해줍니다. 다른 사람의 관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특히 갈등 상황에서는 상대방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알려고 노력하면서 대화를 생산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만 아는 사에서 자신과 남을 모두 아는 사,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p.132)

 

 

정신없이 살다보니 어느새 2025년의 끝자락이다. 2025년은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많은 해였다. 엄마가 아프셔서 긴장이 이어진 상태였고, 남편의 이직 등 개인적으로도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이 무척 많았다. 여기에 매일 화는 내는 사람과, 매일 짜증을 내는 사람이 동시에 있는 직장에 근무하다보니 정신적으로도 무척 지치곤 했다. 그런 나에게 권석천 작가가 묻는다. “멈춤버튼증후군”을 아느냐고. 아마 나도, 타인도 처음 만나는 단어일 “멈춤버튼증후군”은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해 중요한 순간에 잠시 멈추고싶은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맙소사, 딱 나의 마음이잖아. 그러나 우리는 단 1초도 삶을 멈출 수 없지 않나. 작가도 정지버튼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순간을 견디기 위해 스스로에게 보낸 편지이자 치유의 기록으로 이 책을 남겼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최선의 철학』에 한번 속아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최선의 철학』은 고대 철학가 12명의 사상을 바탕으로 현대의 삶에 적합한 지혜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자신의 경험 위에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마르쿠스, 호메로스, 세네카 등의 고대철학가들로부터 얻은 지혜를 투영하는 형식의 책이다보니 때로는 깊은 공감을 얻기도 했고, 때로는 이런 방향으로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내 심리상태때문인지 아우렐리우스의 철학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부분에서 큰 공감을 얻었다. 그래서 또 다시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말자는 다짐을 할 수 있었고, 그들과의 거리두기와 더불어 내 감정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세도 필요함을 다시 인식할 수 있었다.  

 

솔직히 『최선의 철학』을 읽기 시작할 때 만해도,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마르쿠스 등을 다 따로 읽어왔기에 기대감이 그리 크지않았다. 오히려 고전을 인용하고 감언이설로 살짝 덧칠한 책이 아닐까 하는 부정적 마음이 더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최선의 철학』은 인용된 철학에 대한 타인의 촘촘한 시선을 읽을 수 있었고, 타인의 받아들임을 배울 수 있었다. 또 작가가 정리해놓은 여러 비법(?)들을 간편히 읽으며, 이 분야에 해박한 이들과 독서토론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친숙한 언어로, 쉬운 어휘로 철학가들의 사상을 꼼꼼히 기록해두었기에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고전이 한층 가까이 느껴졌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복잡하고 불안한 이들에게 『최선의 철학』을 권해주고 싶다. 마음이 복잡한 순간 철학이 가야할 방향을 비추고 있던 것처럼, 당신들의 삶에도 그런 등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선의 철학』은 분명 그런 나침반이 되고, 등대가 되어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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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0-28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의 나침반과 등대란 표현이 맘에 쏙 들어옵니다.

renai_jin 2025-10-28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완벽한 유결점
서동주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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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또 열심히 살다 만나.

그 한마디에 내 심장이 오랜만에 쿵, 하고 요동쳤다. 그 문장은 나의 마음을 선명하게 깨웠다. 

나라는 사람은 원래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고, 다양한 일에 호기심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무기력의 그림자는 슬그머니 찾아오곤 한다. 갑자기 늦잠을 자거나,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지는 날도 있고, 하루종일 릴스와 쇼츠만 넘기다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허무하게 저물어버리는 날도 있다. 그런 나에게 “열심히 살다 만나자”라는 말은 마치 심장 한가운데로 날아든 작은 폭죽 같았다. 잠자고 있던 나를 깨우는, 작지만 선명하게 반짝이는 울림. (p.139)

 

 

나는 연예인 자체보다는 배역에 몰입하는 사람이라 같은 배우가, 완벽히 다른 사람처럼 등장하는 것에 깊이 매료되는 편이다. 프레임 밖의 그들의 삶에는 그닥 관심이 없다. 그렇다보니 이미 애가 둘이나 있는 연예인부부의 결혼 소식을 몰라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사건사고 소식을 듣고도 “그게 누구?” 할만큼 관심이 없다. 그런데 그토록 몰라서 좋을 때도 종종 있는데, 바로 『완벽한 유결점』같은 책을 아무런 프레임 없이 만날 수 있을 때다.

 

나는 『완벽한 유결점』의 제목에 매료되었을 뿐인데, 책을 다 읽고나서야 작가님이 무척이나 유명한 분들의 딸이자, 본인도 매우 유명한 분이었던 것. 하지만 나는 그녀의 그 모든 배경을 몰랐기에 문장 자체의 맛에 빠져들 수 있었고, 그녀의 생각을 편견없이 읽고 느낄 수 있었다. 

 

『완벽한 유결점』은 치열하게 노력하며 촘촘히 채워가는 기록들이다. 짤막한 에세이 형태기에 읽기에 부담도 없고, 술술 읽히는 매력적인 문장력이 돋보이는데, 그 안에 담긴 울림은 적지 않다. 사실 평소 에세이에 인덱스를 5개 이상 붙여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 책에는 수십개의 인덱스를 붙였다. 내가 평소 생각하고 사는 것들을 타인의 문장을 통해 만나는 반가움도 있었고, 미처 나아가지 못한 영역의 생각들을 접하는 감사함도 있었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만난 하루하루들을 유별나지 않게 차곡차곡 모아온 흔적들에서 삶을 배우고, 끈기를 배우고, 노력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그래서 『완벽한 유결점』을 읽는 내내 내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동기부여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포기한 몇몇을 떠올렸다. 나 역시 나름 자기관리에 철저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내 환경을 핑계로 접어온 것들이 많았는데 “중요한 건 단 하나, 움직이는 것(p.27)”이라는 그녀의 말이 마음을 둥둥 쳤다. 봄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는 말에는 눈물이 조금 났다. “꺾인 가지에서도 잎은 자란다. 그것은 꺾였을 뿐, 아직 죽기 않았기 때문이다(p.89)”라는 말에 꺾였다고 방치해버린 꿈이 떠올랐다. 그래, 나도 힘들어도 늘 웃어야 할 이유를, 살아야 할 이유를 부지런히 찾아온 사람인데, 나이먹어가며 점점 그런 노력까지 놓아버린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되더라. 

 

성당 마당에 앉아 『완벽한 유결점』을 읽으며 가을볕을 한껏 받았다. 하얀 책 위로 십자가 그림자가 지는 것을 바라보다가 문득, 그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짊어져야 했을 것들을 내려놓고 보다 자유로워지길 생각했다. 혹자는 그녀가 부모의 유명세로 더 쉬운 삶을 살았다고 했을지 모르겠지만, 겪지 않아도 될 것들을 너무 겪은 삶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 않겠나. 그 삶위로 쌓아온 그녀의 지난 하루들을, 다가온 하루들을 가만히 응원해본다. 더불어 우리의 하루하루들도 함께, 격한 마음으로 응원해보며, 우리의 『완벽한 유결점』들도 치열히 채워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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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좋은 열한 살 : 똑똑하게 돈 쓰는 법 - 용돈편 노란돼지 교양동화
박현아 지음, 장경혜 그림 / 노란돼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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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워킹맘이다보니 아이를 방과후나 학원으로 본낼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공백 등에 아이가 사용할 수 있도록 일찍 체크카드를 쥐어주었던 것 같다. 아이가 이 돈을 지혜로이 쓸 수 있나 없나도 판단하지 못한 채, 쥐어준 카드의 뒷맛은 썼다. 카드를 쥐어준 첫 날, 한 친구가 “너 카드 생겼어? 그럼 그 기념으로 우정반지를 맞추자”고 아이를 꼬셨고, 금전 개념이 없던 아이는 홀랑 그 친구가 원하는 것들을 잔뜩 사준 것. 영악한 아이에게도, 우리 아이의 생각없음이 화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돈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은 채 카드를 쥐어준 내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그 후 아이는 한동안 돈 자체를 쓰지 않으려 했고, 지혜롭게 돈 쓰는 법을 알려주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돈이 좋은 열한 살』을 만났을 때, 우리 아이처럼 용돈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없는 나이의 친구들에게 꼭 소개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더라. 그 사건 이후 몇 권의 경제책을 읽고 공부했지만, 가장 “용돈”에 집중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

 

『돈이 좋은 열한 살』에서는 강하의 일상을 통해 돈의 가치에서부터 금전의 희소성, 합리적인 소비, 착한 소비, 피해야 할 소비습관, 용돈 벌기, 물질만능주의, 용돈관리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이 일상에서 경험하고 접하게 될 거의 모든 영역을 다루고 있다. 또 아이들이 공감하기 쉬운 물품이나 사례를 들고 있어, 더 쉽게 공감하고 이해하며 돈에 대해 제대로 배우도록 돕는다. 

 

더욱이 아이들이 재미있어할 동화형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기에 더욱 쉽게 느껴질 뿐 아니라, 중간 중간 제시되는 과제로 인해 아이의 참여도 유도하여 보다 심층적인 읽기를 도와준다. 또 생각더하기 꼭지를 통해 아이의 생각을 확장하고, 이야기나눌 주제를 제시하기 때문에 보다 쉽고 재미있게 금전 대한 개념을 잡도록 돕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침 우리 아이의 학급에서는 교실화폐를 통해 월급을 벌고, 세금을 내는 등 실질적인 경제수업을 하고 있던 터라, 이 책을 통해 더욱 제대로 금전개념을 익히게 되어 큰 도움을 얻었다. 리셀마켓이나 착한 소비, 공정무역 등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용어들에 대한 학습도 가능해 더욱 유용한 읽기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무척 재미있고 쉽게 용돈에 대한 개념을 익히고, 돈을 보다 지혜롭게 쓰도록 도와준 책, 『돈이 좋은 열한 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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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안톤 로마예프 그림, 자몽 옮김 / 콩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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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아이가 가장 즐겨읽는 책은 고전문학이다. 뭐, 굳이 분류하자면 “명작소설”등으로 초등학생들을 겨냥해나오는 고전들이지만, 아무튼 아이와 『삼총사』나 『작은 아씨들』등 에 대해 이야기나누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아이의 고전읽기를 조금 더 제대로 굳히기 좋은 책을 만나, 다른 분들께소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고전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책 중 하나인 해양모험소설인 『모비딕』. “우영우”덕분에 다시 많은 분들이 꺼내읽었다는 이 영미소설은 해양모험소설이다보니 아린이들에게도 흥미를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모험이나 도전, 고래와 바다에서의 생존 등 그 소재자체가 아이들에게도 관심사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사실적인 안톤 로마에프 그림에 “무서운 이야기에요?”라고 묻던 아이였지만,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길수록 집중하는 아이를 만나게 되더라. 


사실 원래도 분량이 많고,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는 책이라 아이가 읽어낼 수 있을까 생각하였지만 콩테 출판사의 『모비딕』은 분량이 잘 나누어져있고, 세계적인 화가 안톤 로마예프의 그림과 허먼 멜빌의 작품성을 무척 잘 담아낸 덕분에 느리지만 제대로 첫 모비딕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아이가 조금 더 크면 다시 읽어야 할 것 같긴 하다.) 나 역시도 오랜만에 다시 『모비딕』을 읽으며 과거에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꽤 많이 느꼈던 것 같다. 19세기 배경의바다와 인간, 모비딕을 마주며 오히려 오늘날 인간의 모습, 나의 환경 등을 느끼게 하는 것을 몸소 경험하며, 왜 걸작인지를 다시 깨닫게 되기도 했고. 신을 믿는 사람들의 추악한 모습에 반성의 마음이 일기도 했다.


우리 아이 역시 『모비딕』을 읽으며 “모든 것을 다 고래 탓을 하는 것 같아”라고 말을 해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인과관계가 없는 것들조차 결부시켜 미워하고 원망하는 것. 사실 인간들이 저지르는 큰 실수 중 하나 아닐까. 그걸 아이가 느낄만큼 이 이야기가 생생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괜히 다른 탓을 해본 적이 있냐” 물었더니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종종 그러는 거 같아”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집착과 복잡한 심경 등을 설명하려다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미 아이 스스로 그런 마음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서. 다리를 잃고 복수심에 사로잡혀 판단력을 잃어가는 모습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또 주변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아이가 스스로 깨닫는 것. 그것만큼 큰 교훈이 또 어디있겠는가.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며 나 또한 다시 집착과 광기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기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아이는 다소 어려 『모비딕』의 깊은 뜻을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겠지만, 고학년부터 중학생들에게는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이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콩테의 『모비딕』이라면 충분히 읽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안톤 로마예프의 작품들로 더욱 깊이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도 어른도, 수시로 꺼내볼 수 있을 책이기에, 부디 살아가며 나이마다 다른 감상을 주는 『모비딕』을 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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