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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독서로 완성하는 아이의 공부 내공
김수현 지음 / 청림Life / 2019년 5월
평점 :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은 귀를 통해 아름다운 언어를 들으며
머릿속으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일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림책에 있는 언어의 리듬과 운율, 아름다운 어휘,
뱃속에서부터 들어왔던 엄마아빠의 익숙한 목소리는
아이에게는 더 없는 다정함으로 다가옵니다.
언어에 대한 예민한 감성은 덤으로 얻어갈 수 있습니다. (p.23)
먼저 이 책에 대한 나의 만족도를 평가하자면,
개인적으로 별 다섯 개를 주고 싶다. 나는 별점에 후한 독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반드시 꼭, 다섯 개를 주고 싶다.
물론 대단한 문장력이거나 엄청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동네 아줌마랑 수다를 떨 듯 조곤조곤한 말투고,
우리가 다른 책에서도 수없이 읽어왔을 내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드시 별 다섯 개를 주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저자가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태도 때문이다.
저자가 그림책들을, 어설퍼도 엄마가 읽어주는 책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사랑하고 신뢰한다는 것을 절절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리뷰에 앞서 밝혀두자면 나는 내가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고, 학생 때도 좋아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좋아한다.
오죽하면 우리 언니는 “너 아기 있어서, 대놓고 그림책 살 수 있어서 좋지?” 하고
물어볼 지경이니 나의 그림책 사랑은 말하면 입이 아프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엄청 열심히 책을 읽어주었다.
심지어는 똥 싸는 아이 앞에서도 읽었다.
대신 아이가 읽고 싶어 할 때만 읽었고, 페이지를 넘기는 역할은 무조건 아이가 했다.
아이가 재미있어서 계속 읽고 싶어 하는 페이지는 내용을 길게 늘려 읽었고,
아이가 휙 넘겨버리는 페이지는 나도 패스했다.
여러 번 읽어 내용을 아는 책은, 아이와 역할을 정해놓고 읽었다.
책을 읽으며 연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춤도 춘다. 우리 집 독서스타일이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책읽기보다는 집에서 읽기를 선호한다.)
밤에 잘 때와 차로 이동할 때는 늘 오디오북을 듣는다.
내가 좋아해서, 아이에게도 어릴 때부터 들려주었더니 어느새 아이는
상상하고, 그것을 표현한다. 우리아이를 보며 늘 독서의 힘을, 청독의 힘을 느끼고 감탄한다.
어쩌면 이 책은 그 점에서 우리 집 독서에 정확히 부합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재미있어야 무엇이든 된다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 집의 독서는 여전히 놀이고, 즐거움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라
“가랑비에 옷 젖는 일”입니다.
하루 한 두 권 읽어주는 책이 아이가 글자, 종이, 책과 친해지게 만듭니다. (p.54)
저자의 말처럼 구구절절이 내 마음을 꺼내놓은 것같이 끄덕이며 읽었다.
아이의 곁에 꾸준하게 책을 두고 정성껏 읽어주었던 경험이
훗날 아이 스스로 인생의 방향을 잡아야 할 때 무엇보다 정확한 삶의 나침반이 되어준다면 (p.54),
아이에게 읽어주는 책이 한 칸의 징검다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말이 허무맹랑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것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기에,
아이에게 책 읽는 즐거움, 그 딱 하나는 반드시 알게 해주리라고 결심을 했다.
나의 아버지는 없는 형편에도 나에게 책을 많이 사주고, 빌려주고, 같이 읽어주셨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또래보다 많은 책을 읽은 아이였고,
자연스럽게 글을 쓰고 국어시간, 문학시간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다.
공부를 잘하지는 않았지만 내 마음에 있는 것을 글로 표현할 수 있었고,
마음이 힘겨울 때에 책에 기대는 법을 알았고,
갈피를 잃었을 때에 책 속에 숨은 답을 찾아내는 법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더 많이 책을 읽어주고, 보여주고 싶다.
훗날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글이나 그림으로 꺼내 보일 수 있도록,
마음이 힘겨울 때 책장에 기대어 앉아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길을 잃고 헤매는 마음을 다독일 수 있도록.
이 책을 읽고 난 후 한 가지 목표가 더 생겼다.
아이가 글씨를 읽을 수 있어도, 나보다 더 잘 읽는 날이 와도,
아이가 원하면 백번이고 천 번이고 책을 읽어 주리라는.
이런 책을 읽어준 날에는 저도 금방울 같은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보고자 평소보다 더 마음을 예쁘게 기울여봅니다.
나의 품을 한 번 더 내어주고 날의 눈길을 한 번 더 비춰주고,
나의 목소리로 한 번 더 감싸주고 싶어지지요. (...)
“저도 착해지고 싶어요!” 그림책 한 권의 힘이 이렇게 크답니다.
“착하게 행동하렴.” 이라는 말 한마디보다 그림책 한 권이 마음속에 돋을새김 되는 법이랍니다. (p.112~113 비룡소 “빈집에 온 손님” 소개 중)
이 책의 좋은 점 하나는 다양한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그 책을 찬찬히 풀이해준다. 이미 읽은 책은 내가 놓친 포인트가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이미 읽지 않은 책은 마치 큐레이터의 찬찬한 소개를 받듯 골라볼 수 있겠다.
실제 여기에 소개된 책들 중 읽은 책도 있었고, 읽지 않은 책도 있었는데,
읽지 않은 책이 더 많아 매우 반가웠다.
사실 초등학생들 정도를 위주로 소개한 탓에 읽지 않은 책이 더 많았는데,
그 점에서 앞으로 읽어갈 책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에 기쁜 마음이 들었다.
그림책을 소개하는 수많은 책에 나오는 그림책을 모두 다 읽을 수는 없겠지만,
마음에 닿는 몇 권의 책들은 얼마든 읽을 수 있지 않은가!
또 그렇게 모인 몇 권이 몇 십 권이 되고, 몇 백 권이 되어
아이에게 강한 힘으로 돌아올 것을 우리는 모두 알지 않는가.
친한 몇몇 엄마들과 늘 아이들의 책을, 우리의 책을 이야기하고 공유한다.
좋은 책은 너도나도 같이 읽으며 이야기하고, 같이 공부하고, 같이 고민도 한다.
그렇게 따로 또 같이 읽은 책들을 마무리할 때 우리가 보통 주고받는 대화들이
“같이 읽어 너무 좋았다.” 하는 말이다.
오늘 문득, 그 엄청난 힘을 다시 생각해본다.
똑같은 책을 두고도 여럿이 느끼는 것이 다르기에
그것을 이야기하다보면 훨씬 더 깊은 이해를 갖기도 하고, 놓친 것을 잡게 되기도 한다.
문득 이 책의 리뷰를 마무리하며, 함께
이 책을 읽은 책 친구들의 의견이 너무나도 궁금해진다.
그만큼 이 책은 많이 생각하고 많이 느낀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어린 시절의 나와 늘 책을 읽어주었던 아빠에게,
또 지금 나와 매일 책을 읽는 나의 단짝친구 딸에게
“같이 읽어 너무 좋았다.” 라는 말을 꼭 해야겠다.
일기를 읽듯, 내 마음에 꼭 닿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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