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시대 1 - 봄.여름
로버트 매캐먼 지음, 김지현 옮김 / 검은숲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아마존 평점 만점...이라는 단어를 보며 '진짜? 설마...' 했었다.  

거짓말은 아니라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확신이 필요했다.  

직접 그 미친 평점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이더라. 별점이 다섯개.  

이런 평점이 가능하다니 신기했고, 저렇게나 좋은 평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물론 별점을 4개 정도 준 사람도 있긴 했지만 그들은 서평을 작성한 사람들 중에서

극소수에 해당했고, 결국은 저 말도 안되는 평점을 저 책에게 붙여주었다.      

평점이나 별점이 그 책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요즘은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빈도가 잦다보니 서평이나 평점이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이 책을 읽을까 말까 망설이고 있을 때, 그 책을 선택할 결심을 확고하게

만들어 주고 그 책을 펼치기까지 등을 밀어주기도 한다.  

그러니까 평점과 별점의 영향을 알게 모르게 많이 받게 된다.

그래서인지 아마존 평점 만점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칭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고, 게다가 이렇게 극찬이  

쏟아지고 있는 책에는 특별한 매력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무척 기대하며  

호기심에 두근거리며 서둘러 읽어나가기로 했다. 참, 이 책 오바마 대통령도 재미있게  

읽었다더라. 이 책의 수식어는 참 화려하다니까.

그리고 아마존 평점이 그런대로 믿을만 하다는 걸 이 책이 증명해 주었다.  

정말이지 재미있게 읽었으니까 말이다.

페이지를 펼치기 전에 책 소개글을 읽었었는데, 판타지인데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있고,  

성장소설이기도 한데다가 모험과 활극이 더해진다고 했다.  

솔직히 말도 안 된다 싶었다. 저 여러가지 장르가 한 권의 책에...?

그런데 말이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그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은...

두 마리 토끼를 쫓다보면 몽땅 놓친다던데, 이 책은 몇 마리나 되는 토끼를 쫓으면서도  

솜씨 좋게 토끼를 잡아챘다.

책을 읽으면서 이 부분은 판타지구나, 이 부분은 미스터리적인 요소구나,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성장소설이로군이라고 중얼거리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에는 그것외에도 많은 것이 있었다. 모험이 있고, 우정이 있고, 소년의 삶이 있었다.

악당도 있었고, 비밀이 있었고, 그 비밀을 뒤쫓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정의와 진실도 존재했다. 열 두 살 소년 코리의 시각으로 바라본 1960년대  

미국의 작은 도시 제퍼도 있었다. 그 작은 마을에 몰아치려는 변화도 있었고 말이다.  

게다가 마법도 있었다. 마법마저도 말이다...

그 모든 것이 이 하나의 책에 어우러져 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기본적으로 성장소설이라는 골격을 가지고 있어서 읽다보면 서서히 빠져들게 된다.  

아직은 어렸던 그 때의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까, 그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어떤 감정들을 이 책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이 책에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말도 안되는 장르의 조합, 그리고 그에 버금가게 어이없는 아마존 평점에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복잡다단한 장르는 소설을 혼란스럽거나 어지럽히지 않고 오히려 아련한 꿈곁같은  

느낌을 줄 뿐이고, 거짓말같은 아마존 평점은 꽤 믿을만 했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수, 그 치명적 유혹
피터 H. 글렉 지음, 환경운동연합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아...이 책을 읽고나서 복잡해졌다. 생수를 먹을 때마다 문득문득 책 내용이 떠올라서  

상쾌하게 물을 마실 수 가 없다.

그래도 마시기는 한다. 일단은 사 둔 건 다 마셔야 하니까.  

사 둔 물이 다 떨어지면...생수를 이제까지처럼 간단하게 구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엄청 망설이다가 사게 되려나?

생수에 대해서 이제까지 무시하고 있던, 이제까지 고려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그동안 습관적으로 구입하고 마시고 있는 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게 우선 충격적이었고,  이대로 계속 생수를 마셔야 하는지  

아니면 딱 끊고 수도물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지 결정할 수 없어서 혼란스러웠다.

언제였는지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한참전에  

오래되고 관리되지 않은 상수도관에 대한 뉴스를 보고나서 생수를 구입하는 일이 잦아들었고,  

정수기를 사용하게 되었다. 정수기와 생수에 대한 의심스러운 뉴스나 신문기사를

종종 보곤 했었지만, 그 기사는 희한하게도 그 오래되어서 낡고 녹이 슨 상수도관만큼의  

강렬함은 없었는지 정수기와 생수는 일상 생활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그런 참이었다. 그런 때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생수의 진실, 당신이 모르고 있던 생수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이미 답이 나온 질문을 짓궂게 던지며 읽는 내내 불편하게 만들었다.  

생수를 계속 먹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게 되더라.

생수를 마시는 걸 그만 두겠다고 딱 잘라 말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생수로 인해 생기는 많은 문제점과 해악, 그걸 보면 생수 생활은 그만두어야 한다.  

하지만 상수도관을 유지 보수하고 있다는 소식은 접하지 못한터라  의구심이 생긴다.  

도대체 우리집 수돗물은 몇 년산 수도관을 타고 오는 것일까,  

그 상수도관의 단면도 예전에 뉴스에서 봤던 그 상수도관이랑 닮았을까... 

이걸 생각하면 생수를 딱 끊겠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겠더라.

생수를 마시고 정수기를 사용하지만, 그렇다고 수돗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건 아니다.  

커피나 차를 끓을 때는 수돗물을 쓴다. 끓여 마실 때도 있다.  

끓이면 일단 조금이나마 안심이 된다. 그래도 수도꼭지에서 콸콸 나온 물을 그대로 쭉  

들이키는 건 하지 못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소개되고 있는데, 그걸 읽고 우선 수돗물을  

받아놓기는 했다. 냉장고에 넣어두었다.레몬도 한 조각 띄워놓고...한번 마셔보려고.  

마실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뭐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마셔보고 괜찮으면 마실지도 모르겠지만... 우선 그 전에 상수도관 상태에 대해  

적절한 해답을 찾고 싶다.

상수도관에 대한 정보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거지?  

그리고 수돗물 안심하고 마시라는데,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관리되고 있는거야?  

당장 그 두가지만 해결된다면 개운하게 수돗물을 들이킬 수 있을 것 같다.

수돗물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고 하던데, 그거라도 받아볼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생수에서 벗어나고 싶기는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수 회사가 일으키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에 일조하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니까 약간의 확신이  

필요하다는 거다. 정말 안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안심과 확신을 위해 내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다.  

우선, 수돗물 한 잔 마셔 봐야 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그들이 말하는 것들에 대해 의심을...! 

그들이 말하는 것을 토대로 만들어진 안일한 상식은 착각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당연하다고 믿고있는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재검토가  

필요한 것일까 당혹스러워졌다. 난감해졌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다시 정보를 끌어모으고 재검토하고 수정하는 과정... 

얼마나 시간이 많이 걸릴까, 얼마나 귀찮을까!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을 때 '그래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게 아닐까 싶었었다. 그리고 궁금해졌던 게 아니었을까.  

그들이 말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이 책의 첫 페이지를 읽은 게 한 참 전이었다. 차례를 보고 엄청 기대했었더랬다.  

차례를 읽으며 한층 더 관심이 더해지는 그런 책이었다.  

그리고 23가지인만큼 매일 한 챕터씩 23일에 걸쳐 읽어야 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읽어나가겠다는 다짐은 무색하기 그지없이 사라졌다.  

3챕터까지 읽었었나? 계속 다른 읽을거리가 쌓였고, 그러다보면 자기 전에 10분마저  

그당시 마음을 빼앗는 다른 책들에게 할당되었다.

그렇게 이 책도 잊혀져 가나 싶었다. 그랬었는데 우연히 아주 우연히 이 책에 발등을 찍혔다.

책이 툭 떨어져서 정말 발등을 콕 찍었다. 그리하여 다시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하루 몇 페이지씩이 아니라, 반나절을 온전히 집중한 독서를 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몇 개월만에 이 책을 다 읽게 되었다.

 

무척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내용 자체가 어렵거나 까다롭다는 느낌도 주지않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말로 쓰여져 있는 책이었다.  

가끔 그런 책있지 않던가? 이미 살짝 겁내고 있는데 50페이지도 읽지 않았는데  

확 질려버리게 만드는 책...이 책은 그런 책은 절대 아니었다.  

그런 책은 커녕 무척 안정감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적절하게 관심과 호기심을 이끌어냈고, 친절하고 편안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반나절동안 온전히 딴 길로 새지 않고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우선 내가 알고 있는 것들과 무척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그동안 내가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고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점들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는 책이라서 강렬한 독서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나태하게 읽기 편하고 재미있는 책만 읽어왔고, 복잡하거나 까다로워 보이는 문제는  

전방 100미터 밖에서 발견하면 빙 둘러서 다른 길로 돌아가곤 했었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내 취향에 딱 맞는 책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에 재미없어 보이는 소재와 주제를  

가지고 있는 책들도 끼워 넣어야지 마음 먹었다. 그리고 스스로가 그동안 재미없다고  

분류했던 많은 책들이 사실은 그렇게 지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던 것 같다. 그만큼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라는거다.

 

이 책을 읽고나서 생각해본다. 그들이 말하지 않은 게 비단 23가지만일까?  

230가지는 아닐까? 2300가지는 아닐까?

그들이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그들이 말하는 대로 믿고 살아야 한다면  

너무나 억울할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부분을 놓치기 않기 위해서  

귀를 쫑긋 세워야 겠다고 생각했다.

모르는 게 약은 시대는 한참전에 지난 것 같다. 모르면 쉽게 설득당하기만 할 뿐이다.

이제는 그렇게 쉽사리 그렇게 설득당하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읽고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읽어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유
조너선 프랜즌 지음, 홍지수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유, 소년시대, 헬프...!

최근에 읽었던 소설이다. 같은 미국이니까 괜찮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며  

동시에 읽었던 책이기도 하다.

자유 50페이지 읽다가, 소년시대를 읽고, 그러다가 다시 자유, 이제는 헬프를 읽어볼까... 

라며 마구마구 섞어 읽었더랬다.

이것도 재미있고, 저것도 재미있어서 어느 하나를 콕 집어서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었다는거다.

그런 무리수를 둔 독서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소설 각자의 개성이 워낙 강하다보니  

섞어 읽어도 등장인물이 다른 소설 속으로 뛰어드는 일은 없었다.  

이 소설은 이 소설, 저 소설은 저 소설...바꿔 읽을 때마다 그 분위기에 맞게 코드 전환이  

간단했을만큼 이 소설들은 각자 뚜렷한 분위기를 확보하고 있었다.  

그런 점에서 셋 다 모두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면 이 책들 모두 엄청난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에서 이 책들을 찾아봤었고, 그 결과 '이 엄청난 평점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라는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소설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인상적인 평점과 감상평들을 이끌고 있는 책은 단연코 자유였다.  

이 책을 화려하게 수식하고 있는 이력들에서 예사롭지 않은 기운은 느꼈지만,  

그래도 내가 재미있지 않으면 그만이지...라며 쿨한 척 하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세상은 의미없는 이름을 기억하지 않고, 흥미로운 구석이 없는 책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했다. 이 소설의 내용 자체가 재미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온갖 갈등과 다양한 관심사를 잘 버무려 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이 책에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무척 즐거운 독서였다.

이 책은 두껍다. 전화번호부나 전공서적같이 자칫하면 벽돌 노릇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무시무시한 두께는 아니지만 소설치고는 제법 묵직하네 싶은 정도다.  

그러니까 한나절 정도면 쉬엄쉬엄 뚝딱 읽어낼 수 있는 그런 책은 아니라는 거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그러다가 페이지 밖에서 관찰하고 있었던 등장인물들을에게  

어느 순간 친근감을 느끼게 되고 어느새 교감하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 때 즈음이 되면  

이제 그 페이지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지 않았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책의 페이지가 많은 것을 탓하지 말고, 페이지 탓을 하게 만드는 책의 지루함을  

탓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중산층 가정의 부부월터와 패티가 이 소설의 핵심축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  

그 축을 둘러싸고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각자 맡은 비중에 따라 등장하고 사라졌다  

다시 등장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그렇게 등장인물이 바뀌는 과정에서

그 부부는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그들이 꾸려나가는 삶은 매끈하게 다듬어진 평탄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월터와 패티 각자가 성장과정에서 많은 상처와 트라우마가 있었고,  

학창시절을 거치고 이들이 부부가 되었지만 그 상처는 아물어서 흉터가 되지는 못했다.

그들이 가진 상처는 치료하지 않는 이상 사라지지 않을 작정인지 여전히 고통을 수반한채  

남아있었고, 그 상처는 그들이 살아가는 내내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새로운 문제들에  

더욱 상처를 받고만다. 물론 그들만이 선량한 피해자라는 건 아니다.  

그저 세상 누구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듯이, 월터와 패티도 그런 아픔이 있었고

제대로 극복하지 못해서 결국은 제대로 행복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불행에서 벗어나려는 의지와 의욕마저도 그다지 찾아볼 수 없었지만,  

이대로 침전할만큼 어리석지도 않았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걸렸다.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불행이라는 이름의 늪에서 기어나오기까지 말이다.  

조금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시간과 과정이 이 소설의 거의 대부분이다.

아마존 평점과 이 책에 쏟아진 찬사를 믿고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나도 추천 스탬프 하나 찍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 나의 남자들! 문학동네 청소년 10
이현 지음, 이지선 북디자이너 / 문학동네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세계는 강동원과 강동원이 아닌 남자들로 나뉘어 있었다는 문구에 시선이 확 사로잡힌다.

오, 이런 이상이 하늘 높을 줄 모르는 아가씨를 보겠나...라는 소리가 톡 튀어나온다.  

강동원은 없다. 아니 강동원은 있지만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공간에는 강동원은  

존재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소설은 강동원과 강동원이 아닌 남자로 이루어진 세계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그리고 어떤 세계가 또다시 시작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라고 짐작해 본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소녀의 이름은 나금영.  

이름만으로 이 소녀가 어느 집 딸인지 알아차릴 수 있으려나?

금영이의 부모님은 노래방을 운영중이다. 그리하여 금영이와 그 친구 무리들은  

금영이네 아빠가 정해놓은 노래방 해산 시간 여덞 시 전에는 자유롭게 노래를 부를 수 있다.  

현실에서 강동원이 옆에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 안전하고 평탄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마음이 잘 맞는 친구들이 있었고, 그 친구들 덕분에 학교도  

그럭저럭 다닐만 한 것 같다.

하지만 청소년기의 안전감이란 불안함 위에 세워져 있지 않던가.  

그 세계도 조만간 변모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강동원과 강동원이 아닌 남자들로  

나뉘어져있던 세계가 또 다른 세계로 변한다니...왠지 엄청난 지각변동이 예상되지 아니한가.  

소녀의 세계가 변모하는 과정이 정적이면서 다이나믹하게 펼쳐지고 있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10번째 청소년 소설이라고 한다. 나는 청소년이 아닌데,  

청소년기가 이제는 또렷하게 생각나지도 않는데도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요즘 청소년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이 책의 주인공들을 통해  

일반화할 수 있을런지는 친하게 지내는 청소년들이 별로 없어서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성격파 등장인물들이 무척 흥미로워서 청소년이 아님에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유년의 끝자락을 이 책에서도 목도할 수 밖에 없기에

약간은 쓸쓸해지기도 했지만...다 그런 거 아니겠는가.  

소설 속의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서 나이를 먹어가는 그 누구나 그 과정을  

경험할 수 밖에 없고, 결국은 다 지나가게 마련이지 않던가. 그렇게 생각하면 담담하게  

읽어갈 수 있다.

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무척이나 정적이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금영씨에 비하면 말이다.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작고 큰 사건들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 경험한 모든 것들이 금영이의 세계를,  

강동원과 강동원이 아닌 남자들의 세계를 무너트리려하고 있다. 그런 과정이  

무척 세세하고 가끔은 코믹하고 때로는 씁쓸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때의 나의 세계는 어떤 모습이었더라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곤 했지만,  

또렷하게 떠오르는 건 없었다. 그리고 나의 세계가 강동원과 강동원이 아닌 남자들로  

이루어진 세계였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금영이의 모습이 새삼스럽게 달리 보였다.  

그렇게 자신의 세계를 똑부러지게 규명할 수 있다면, 앞으로 변모할 세계에도  

잘 대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