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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화 속 성경과 신화 읽기
파트릭 데 링크 지음, 박누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5월
평점 :
빼곡한 글자만이 있는 책도 싫어하진 않지만 그림이나 사진이 있는 책도 참 좋아한다.
만화책도 좋고, 사진집도 즐겨보고 있다. 그리고 그림이나 미술사에 대한 책을
가끔 들여다 보곤 한다. 교양이나 상식적인 지식을 쌓는다는 목적이라기 보다는
그저 그림이 있는 책이라는 이유로 때때로 푹 빠져들어서 보곤 하는데,
그러다보니 공부를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사실은 공부를 했어야 한다고는 느끼고 있었지만, 그런 목적으로 보는 게 아니니까
스스로에게 강요하고 싶지도 않았던 마음도 한 편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식의 부재는 답답함을 키워나갔다. 저 그림이 정확하게
어떤 내용을 품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지면서 더욱 폐쇄감을 느꼈다.
그래서 이제부터 조금씩이라도 상식 범위의 지식을 습득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더랬다. 그런 생각을 들게 했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그림 속에 등장하는
성경과 신화에 대한 것이었다.
특정 종교를 믿고 있지 않아서 성경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지 못했다.
아주 기초적인 부분은 상식처럼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거기에서 딱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면 멍해지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성경과 관련된 그림과 맞딱들이게 되면,
게다가 그 성경 내용이 낯설기라도 할 때면 얕은 성경 지식을 최대한 동원해서
조각 그림 맞추기를 하곤 했었다. 그래서도 해결이 안되면 조만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지만 금새 잊어버리곤 했다. 그게 반복되다보니
모르는 부분은 계속 모르는 부분으로 남아있었고, 대략적으로 알고 있는 부분은
과연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가 의심하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었지만, 언제고 성경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야 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지만 그건 좀처럼 실현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렀다.
신화도 다르지 않았다. 신화에 대한 그림이 그 얼마나 많던가.
하지만 그 역시 지극히 기본적인 상식 수준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식을
갖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도 신화를 읽으려는 시도는 꽤 여러 차례 했었고,
일부분은 실제로 읽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신화의 방대한 양에 어느 순간부터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잊어버린 내용도
꽤 많았다는 걸 얼마전에 알게 되어서 조금 충격을 받기도 했었다.
그런 상태이다보니 그림을 보기 위한 성경과 신화 읽기의 중요성은 누구보다
절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방대한 양이 기를 죽게 만들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세계 명화 속 성경과 신화 읽기'라는 책을 보고 무척 반가웠던 건 말이다.
이 책 한 권으로 명화 속에 등장하는 성경과 신화의 대략적인 내용을 정리할 수 있다니,
지난 몇 년 동안 수차례 도전과 포기를 반복했던 성경과 신화 읽기의 도전에
터닝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겠다 싶었다.
어떤 그림들이 이 책에 있을까, 이 책은 성경과 신화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들려줄까
궁금해하면서 서둘러 페이지를 넘겼다. 이 책의 페이지는 그야말로 착착 잘 넘어간다.
그러니까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는거다.
우선 유명한 명화들이 등장하고 있고, 거기에 덧붙여 성경과 신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그 설명을 읽다보면 이전에 무시하다못해 인지하지도 못했던
그림의 일부분이 새롭게 보였고 그로인해 그림에 대해 이해가 깊어지는 게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러다보니 더욱 흥미롭게 페이지를 넘길 수 밖에 없어진다.
성경이나 신화에서 많이 다루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화가들이 선택했던
그 결정적인 순간들에 대해 쉽고 간결하게 설명해주고 있는데, 이 책 한 권을 읽으며
명화를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성경과 신화 지식을 쌓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필요한 배경 지식을 갖추고나서 그림을 보면 그 속에서 이전에 발견하지 못한 부분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 그림에 대한 흥미와 기대를 고조시키는
기능을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이번에는 제대로 성경과 신화 읽기를 해봐야 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에서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나서도 이전보다 훨씬 만족스럽게 그림에 대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제대로 성경과 신화를 읽고 난 다음에는 그 그림이 더욱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싶었고, 이 책에 페이지 수의 제한으로 어쩔 수 없이 생략할 수 밖에
없었던 내용들도 있을테니까 그 부분을 보강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우선 책장에서 신화에 대한 책을 찾아서 한 공간에 조르륵 꽂아두었다.
매일 조금씩 읽으려고 한다. 욕심 부리지 말고, 매일 50페이지 정도씩만 꾸준히...
그러다보면 어느 날 다 읽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리고나서 세상에서 제일 많이 팔렸다는 그 책도 읽어봐야 겠다.
'세계 명화 속 성경과 신화 읽기'는 무척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고,
펼치자마자 단숨에 읽었던 책이었다.
명화를 보면서 성경과 신화 내용이 알쏭달쏭하다고 느끼는 분이라면
이 책에 끌리는 마음에 망설임없이 응해보는 게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