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망 공부법 - 세계가 모셔 가는 인재로 만들어주는
조승연 지음 / 나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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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기술이라는 책을 기억하는가? 그 빨간색 책 말이다. 얼핏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자세하게 기억나지 않고 있다가 그물망 공부법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 책 내용이 또렷하게

되살아나는 놀라운 체험을 이번 독서를 통해 할 수 있었다.

공부기술이라는 책에도 그러했듯이, ‘그물망 공부법도 기본적으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 나는 어릴 때 이러하였네...라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코 앞에 다가오는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 이 책을 읽겠노라 결심한 분이라면, 잠깐만..!

이 책은 중간 고사나 기말 고사, 대학입학을 위해 치는 그 시험을 단기적으로 준비하는데

유효적절한 책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넓은 범위의 공부를 위한 책인 듯 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꾸준히

해야 하는 공부를 자신은 이런 방식으로 하고 있다는 내용의 책이었고, 공부제안서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인 공부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기 보다는, 공부의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을 이끌어 내고 그 사람이 공부를 시작하는 데 의욕과 약간의 자극을 줄 수

있는 부류에 속하는 공부방법론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이 읽으시면 어떨까 싶은 책이기도 했다. 자녀를 교육하는 데

있어서의 방향 제시 같은 부분도 이 책의 주요 포인트 중에 하나였으니까.

책의 중간중간에 인용되어 있는 부분을 읽는 건 재미있었다. 그 인물을 하나의 사례로

그물망 공부의 중요성을 환기시켜주고 있기도 했고 말이다.

그물망 공부법이란 이 책을 읽어보면 확실히 감이 잡힌다. 그물망 공부법을 적용하기에 늦은

때란 존재하지 않으므로, 누구나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다. 공부는 어쨌든

계속 되어야 하는 것이니까. 나 역시 공부를 계속 해 나갈 것이기에 기본적으로 저자의

그물망 공부방법론에는 동의한다.

다만 책을 선택할 때 약간의 착오가 있었다는 게 문제였다. 다가오는 시험을 위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덜하고, 고득점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지상 최대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부할 시간에 공부방법론 책을 읽고 있는 짓을 저지르곤 하는데...

책의 절반 즈음 읽었을 때, 나머지 페이지를 재빠르게 넘겼었다. 그 공부방법을 찾기 위해...

그리고 알게 되었다. 그 난제를 위한 책이 아니었음을...

이 책은 그 난제를 해결하기에는 적당한 책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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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상페
장 자크 상뻬 지음, 허지은 옮김 / 미메시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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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뉴욕에 입성한 상뻬의 그림이 보고 싶다면, 이 책을 펼치면 된다.

1978년부터 2009년까지 장 자끄 상뻬가 그린 뉴욕커의 표지가 고스란히 실려있으니까.

그렇다고 2009년 이후로 연재가 끝난 건 아니다. 연재는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이라고 한다.

뉴요커에 자신의 그림이 실리는 것이 상뻬씨의 꿈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그림을 보내지도 않았고,

뉴요커사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할 아무런 여지도 마련하지 않았다. 다만 그건 이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실현되는 것을 스스로도 믿지 않았던

그런 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뻬씨의 그림은 너무나도 큰 인기를 얻고

있었고, 그의 그림에 대한 좋은 인상은 뉴요커측도 받지 않았을까. 그리하여 뉴요커

측에서 먼저 상뻬씨에게 다가왔다고 한다. 그리고 상뻬씨는 그 기회를 놓아버리지 않았고

지금까지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표지 그림을 그려오고 있다. 멋지지 아니한가.

꿈은 그런 식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었다. 목표에 목매고 안달하지 말고 스스로의

능력치를 키워나가고 있다면, 기회는 언젠가 오는 게 아닐까. 그의 그림을 보면서 흐믓한

미소를 많이 지었지만, 그가 이 잡지에 연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읽어보는 것도 마음에

큰 위안이 되었던 것 같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어서 초조해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 선택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상뻬씨처럼 내 길을 내가 할 일을 해나가며

성장하고 있어야 겠다 싶었다. 그런 점에서 멋진 교훈을 얻었달까.

이 책에서 그의 그림을 잔뜩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게다가 이 책에서는 상뻬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훨씬 더 좋았었다. 상뻬씨가 어떤 사람일지에 대해서는 그가 쓴 이야기를

통해서 짐작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를 인터뷰한 내용이 실려있고, 그것을 통해서

그를 현실의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받았다.

좋은 그림을 그릴만큼 충분히 좋은 사람. 그래서 그의 그림은 느낌이 좋은 것일까?

그의 그림은 물론 멋졌다. ‘뉴요커의 표지로 쓰인 그의 그림은 그의 그림답게 따뜻했고,

그런 그의 그림을 보면서 평소보다 감정의 농도가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의 그림을 보면 편안하다. 섬세한 디테일이 매번 인상적이었고, 그 조그마한

인물들의 표정이 각각 달라서 너무 신기했었다. 어떤 이는 행복해보였고, 어떤 이는 오만해

보이기도 했고, 어떤 이는 너무나 조그마해서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그가 열심히 질주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그릴 수 있는 것일까? 그런 섬세함

때문에 그의 그림을 보면 어쩐지 함께 행복해진다. 그리고 그의 그림을 한참을 더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고, 그림 속의 그 멋진 표정을 나도 지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장 자끄 상뻬의 그림을 좋아한다면 무엇을 망설이는가? 당장 읽어보기를

바란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행복감이 충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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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 코이가쿠보가쿠엔 탐정부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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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미스터리 소설이다. 코믹 미스터리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려나?

밀실의 열쇠를 빌려드립니다’,‘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의 작가라는 것을 모르고

이 책을 읽었더라도 한 챕터만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작가가 히가시가와 도쿠야라는 것을.

그 작가의 책에는 공통된 분위기가 있다. 주인공들이 살짝 몸개그 경향이 있는 탐정들이라는

것이랄까. ‘뭐야, 저 녀석이라는 반응을 끌어내는 것도 없지 않아 있다. 그리고 그런 점이

이 작가가 쓴 소설의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가벼운 마음으로 킥킥 웃으면서 보는 데에는

그만이다. 황당한 상황이 이어지기는 하지만, 그 역시 이 작가만의 색깔이라고 생각하면서

쿨하게 넘어가자. 미스터리란 게 원래 좀 황당하고 교묘하게 상황이 짜여지지만, 이 작가의

경우는 그런 경향이 살짝 강한 편인데 반복해서 보다보면 빠져들게 된다. 이제 그런 부분이

없다면 무척 서운해지지 않을까? 이런 건 히가시가와 도쿠야라고 할 수 없잖아..이러면서.

이 소설의 주인공은 16살의 꽃다운 소녀라고 주장하는 탐정부 부부장이다. 소년탐정이

등장하는 만화에서는 그 명탐정 주인공이 등장하면 반드시 사건이 일어난다. 사건이 탐정을

불렀는지, 그 탐정 녀석이 사건을 일으키고 다니는지 헷갈릴 정도로 말이다.

이 책에서도 그렇다. 키리가미네 료는 이름이 웃음의 포인트였던 것 같은데, 이런 메이커

에어컨은 들어본 적도 없어서 무덤덤하기만 했다. 하기야 딤채라던지, 쿠쿠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등장해서 계속 이름으로 놀림받는다면 웃길 것 같긴 하다. 조금 불쌍하기도 할테고.

이 특이한 이름의 소녀는 사건을 몰고 다닌다. 이 소녀가 나타나면, 그게 수업 중이 아니라면

사건은 반드시 일어난다. 그리고 그 사건에 료는 개입된다. 탐정으로 때로는 사건의 피해자로.

료는 탐정부 부부장이지만, 탐정부라는 게 딱히 무언가를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서

그녀에게 김전일이나 코난 같은 능력치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김전일과 코난은 추리 천재라

헤매는 경우도 별로 없고, 함정에 빠지는 경우도 거의 없지만 이 친구 료는 오해도 자주 하고

착각도 자유롭게 하는 편이라 사건 속에서 허우적거린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사건을

주체적으로 해결한다기 보다는 사건에 마구마구 휩쓸리다가 갑자기 번뜩 실마리는 발견하게

되는 유형이랄까. 그러니까 소년 탐정들과는 무척 다르다. 하지만 그 다름이 이 소녀의

사랑스러움이 아닐까 싶다. 추리력을 그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착실하게 사건의

실체를 파악해나가고, 조력자의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하나 하나 해결해나가는 면이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그 소년 탐정에게는 없는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이 있다. 본인이 주장하는대로

16살의 미모의 소녀가 아니던가.

사건은 대체로 학교에서 일어난다. 미술실에서, 학교 뒷문으로 걸어가는 길에서, 체육관 창고

에서, 등굣길에서 우연히, 때로는 친구가 얹혀살고 있는 집에서...료는 소녀다운 감성으로

사건에 접근하고 사건의 퍼즐을 맞추어서 결국은 진실에 접근해간다. 그 과정을 꽤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탐정이 어설프다고 트릭까지 어설픈 건 아니다. 학창 시절에 만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위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으니, 그 역시 좋지 아니한가.

우리 모두 다 함께 방과후 미스터리의 세계로 잠시 방문해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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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쿡 - 우사기의 원플레이트 가정식
남은주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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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루 세 끼, 때로는 두 끼...밥을 먹는다. 그러다가 가끔 그럴 때가 있지 않은가.

그렇게 꼬박꼬박 챙겨먹는 게 무척 귀찮아지는 순간. 대충 배고픔만 달랠 정도로 입에 무언가

넣어주는 정도에서 식사를 마치는 것을 반복되는 때...

그런 시간에서 빠져있다면 이제 그 시간의 고리를 끊어보지 않겠는가?

마음에 드는 요리 책을 한 권 펼치고, 냉장고를 뒤적여서 재료를 찾아내고,

레시피에 있는 재료를 발견하면 기뻐하고, 재료가 없다면 그냥 쿨하게 패스하면서 한 접시의

음식을 만들어보자. 그것만으로도 봄날의 나른함이나 의욕없는 상태가 꽤 개선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랬었다. 전자렌지를 돌리거나 반조리된 음식을 데워서 먹었고,

왠만하면 밖에서 대충 사먹었었다. 이렇게 사 먹는 것도 이제 맛이 없구나 싶을 때,

요리라는 걸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번의 그 순간에는 홈메이드 쿡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태한 상태에 딱맞는 레시피들을 알려주고 있어서 요리를

시도하는 게 훨씬 쉬웠었다. 우선 계란, 채소, 베이컨, 빵조각, 파스타 정도가 집에 있다면

만들 수 있는 레시피 수가 꽤 많아진다. 그러니까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었다고 할까.

내일 장봐서 만들어 먹어야지, 라고 말할 수 없게 만드는 간단한 재료로 만들 수 있는

것들이라 냉장고에서 재료를 끄집어내서 만들어 먹었던 것도 꽤 있었다. 밤참이나 주말의

아침으로 적당한 것들이 많아서 꽤 유용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역시 한 그릇

음식이 많았다는 점 아닐까. 한 가지만 후다닥 만들어서 먹는 것을 예전부터 꽤 좋아한다.

설거지 거리도 별로 나오지 않고, 재료가 복잡하게 필요하지도 않고, 대체로 엄청나게 짧은

시간 안에 만들 수 있지 않던가. 이 책에서 그렇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들이 많았는데

그 점에서 효용성이 높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했고, 실제로 그 짐작은 들어맞았다.

이 책에는 밥을 위한 레시피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티타임을 위한, 커피 브레이크를 위한

레시피도 있다. 간단한 쿠키와 과자를 구워볼 수 있다. 오렌지 머핀을 만들어 보았었는데,

오렌지 껍질이 계란 특유의 냄새를 싹 잡아주어서 달콤한 티푸드로 멋진 티타임을 즐길

수 있었다. 와플이랑 베리베리 쿠키도 언제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 맛있어 보인다.

예쁘게 상차리는 방법, 맛있게 만든 쿠키와 과자를 포장하는 방법, 실패없이 그릇을

구입하는 방법...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고 유용한 정보를 많이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왜 내 그릇은 각각은 예쁜데 한데 모이면 그 모양인지 이제는 안다. 앞으로는 똑똑하게

구입하리라. 예쁘다고 덥썩 사지 말고!

이제까지 이 책에서 만들어 먹었던 건 쉬운 것들이었다. 빵 종류나 파스타 종류를 주로

만들어 먹었었는데, 이제 제대로 정식을 차려서 먹어보려고 한다. 가지 정식을 노리고 있는

중이다. 로코모코동도 만들어 보고 싶고. 햇님같은 달걀프라이를 얹어서 먹으면 힘이 나지

않을까. 연어 구이라던지 버섯 볶음이라던지, 이렇게 몇 가지 요리를 한번에 만들어서

제대로 상을 차려서 맛있는 밥을 먹고 싶어졌다. 난이도를 조금 높여서 이 책을 다시

한번 도전하려고 한다. 화이팅!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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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만으로 살아보기 -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아본 한 남자의 유쾌한 체험기
데이브 브루노 지음, 이수정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1년동안 100개의 물건으로 생활하기로 결심한 한 남자가 쓴 책이다. 발상은 무척 독특했다.

자신이 너무나 많은 물건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있으며, 쓰지도 않은 물건들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소비생활에 익숙하다못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목도한 순간 그는 100개의 품목으로 1년을 살아가기로 마음 먹는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간다. 100개의 물건을 정하고, 그 물건들만을 남기고 싹 처분하고

정리한다. 그리고 1년이 시작된다. 100개의 물건 목록은 책에 나와있다. 물건이 하나가 늘게

되면 그 안에서 하나를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는 룰을 가지고 있고, 나름 엄격하게 수행해

나간다. 아이디어는 무척 기발했다. 새로운 발상을 그냥 놓아버리지 않고, 실제로 자신의

삶에 적용해보는 것도 무척 인상적이었고.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비용을 들여서 구축한 개인

목공소를 해체해서 팔아버리는 장면과 어린 시절부터 집착해왔던 열차 세트를 팔아치우는

장면을 보면서는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자신의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큰

의미가 있는 물건들을 내다 파는 건 쉽지 않은 결단이 아니었을까. 무척 많이 망설였을

것이고, 프로젝트 자체를 무로 돌리고 싶지 않았을까. 그렇게 짐작했었는데 이 책의 작가는

말한다. 그 작업이 무척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예상했었지만, 자신이 상상했던 것만큼은

아니었노라고. 의외로 수월하게 해치울 수 있는 과정이었다는 느낌을 받았을만큼의 감정이

느껴져서, 그 순간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100개만 남기고 모두 정리한다면...‘

아이디어 자체는 무척 신선했고, 그것을 실제로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무척 큰 인상을

얻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1년에서는 임팩트가 없었다. 적어도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말이다. 명품을 홀랑 불살라버린 사람도 그렇고, 예스맨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람도 그렇고...

스스로를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너무나도 인상적인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강렬했고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 부분들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강렬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 건 아니었다. 보통 그렇지 않던가.

어떤 순간을 기점으로 인생이, 생활이 극적으로 바뀌는 것은 영화 속에서만 가능한 게

아닐까. 대체로 그냥 일상이 계속되지 않던가. 그 일상 속에서 작은 변화들이 누적되어서

결과적으로 인생에 큰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어떤 한 사건으로 인생관이 변한다던지

인생이 바뀐다던지 하는 건 힘들지 않을까. 적어도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결단으로는 말이다.

이 사람의 도전은 그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의 1년은 그냥 생활이었다. 그가 그런 도전을

했어도 바뀌는 건 별로 없었다. 그는 매일 아침 출근했고, 아이들을 돌보았고, 아내와 단란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100가지 물건으로 살아간다. 그냥 생활 방식이었다.

임팩트가 없었지만, 그래서 이 기록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100가지 만으로

살아보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을까. 결단만 먹는다면, 마음만 먹는다면 그다지 큰

고통이나 괴로움없이 도전할 수 있는 프로젝트...하지만 그런 결단을 내리는 것 자체가

매우 큰 고민거리임을 말할 것도 없다. 쇼핑의 즐거움을 포기하기는 무척 무척 어려운 일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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