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에서 소위 걸즈 토크라고 불리는 영역의 화제를 치마 입은 남고생들이 하는 만화. 이 기본 설정 자체가 독자를 혼미하게 만든다. 몸 좋은 남고생의 육체미 대소동 같은 느낌도 없잖아 있는데, 치마를 입고 내게 익숙한 소재의 대화를 한다는 게 이런 인상을 중화시킨다. 끝까지 뭔가... 이게 뭐지...? 하면서 봤다. 발상은 재밌었는데 개그 코드는 살짝 나랑 안 맞았던 듯해서 좀 아쉬웠음.
사실 이야기가 조금 끊기는 듯한 부분도 몇몇 곳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배경이나 캐릭터 설정이 좋았다. 적국에 볼모로 가게 된 왕자와, 그 적국의 왕이 (거의) 첫눈에 반해 서로에게 점차 끌린다는 기본 설정을 고려하면 스토리에 크게 색다른 부분은 없다. 요 설정에서 쉽게 생각할 만한 이야기 전개인데, 그래도 세계관 설정을 착실하게 써 먹어서 작품 특색이 살아났던 것 같다. 그리고 두 주인공의 관계가 발전되는 과정마다의 섬세한 감정선을 잘 표현해 주셔서 몰입하게 됐다.작화도 기본적으로 좋았다. 궁과 자연이 기본적인 공간적 배경으로 쓰였는데, 올 컬러라 그 미감이 더 잘 느껴져서 화사하고 예뻤다.근데 불만스러운 점은... 컷이나 페이지 구성이 딱 단행본 구성인데 대체 왜 스크롤밖에 안 되는지 모르겠다. 페이지 넘김을 지원하면 더 편하게 잘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대체 왜??? 웹툰식 구성이라면 이해하겠지만 단행본 구성인데 스크롤만 지원하는 게 너무너무너무 불만스러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