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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살인
이소민 지음 / 엘릭시르 / 2025년 7월
평점 :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제목부터 호기심이 들게 만들었던 이 책. 바로 줄거리를 살펴보니 한 형사가 아이돌 멤버 한명이 무대 위에서 살해 당했다는 충격적인 사건을 뒤쫓는 이야기였다. 대체 누가 왜 인기의 정점에 있는 아이돌 멤버를 죽였을까. 그 아이돌이 잘못한 짓은 무엇일까. 연예계 쪽은 숨겨진 이야기들이 참 많은 곳 중 하나다. 아니, 어딘들 아니겠나. 하지만 유독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성장하는 연예계 특성상 드러낼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보니 더 많은 이야기들이 생성 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아이돌 멤버의 죽음을 쫓는 이 이야기가 궁금했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관계가 한 아이돌 멤버를 죽음으로 내몬걸까, 아니면 악의를 품은 누군가의 계획적인 살인일까.

아이들을 학원으로 들여보낸 후, 언제나처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커피숍으로 더위를 피해 들어가 자리를 잡고 책을 꺼내들었다. 40분 정도의 시간. 책을 읽기 딱 좋은 나만의 시간. 이야기는 시작부터 사건이 벌어진 상태였다. 현장에서 조사를 이어가는 리애와 경원. 죽은 이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음반 판매량을 자랑하는 남자 아이돌 그룹 ROME의 메인보컬 건아였다. 사건은 생각보다 쉽게 풀리지 않았다. 무대 주변에 널린 공구들은 그 어떤 것이든 흉기가 될 수 있었고, 범인이 가지고 가도 아무런 표시가 나지 않았을게 분명했다. 또, '건아'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미지와 달리 같은 그룹의 멤버들과 주변 아이돌의 평가는 매우 최악이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건아'는 적이 많았던 것! 이야기를 들어보면 스스로 적을 만드는 스타일이었으니, 누구 탓을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두 형사는 주변 상황과 인터뷰를 종합해 유력한 용의자 후보를 세 명으로 압축해 낸다.

중간 중간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의 일기가 계속 등장한다. 점점 피폐해져 가는 듯한 인물의 내면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다. 아이돌. 수많은 사람들의 눈길과 관심 속에 살아가는 그들의 삶. 평탄치 않을 거란 생각이 들긴 한다. 무엇을 하든 사람들의 눈이 쫓을테니까. 그래서 그들이 프라이빗한 곳들만 찾는 걸거다. 그럼에도 쉽지 않은 그들의 일상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이미 많은 연예기사를 통해 접한 이야기들이 떠올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연예인들 중에는 인기를 얻은 후 추락을 하거나, 무명생활이 길게 이어지는 경우들도 많다. 인내하고 꾸준하게 노력해 결국 빛을 보는 이가 있는가 하면, 평생 다시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연예인을 한다해도 모두가 인기를 얻을 수 있는건 아니니까.. 그로인해 잘못된 방법으로 인기를 얻으려 하다 더 크게 바닥으로 추락하기도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연예인의 사례를 보면서, 연예인의 삶이 참 쉽지 않음을, 어쩌면 너무 일찍부터 가장 치열하게 살다가 너무 일찍 지쳐버리는 이들이 가장 많은 분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이들에게 있어 '우상'을 정하고, 우상을 따라잡기 위해 애를 쓰는 일. 정말 괜찮은 걸까, 아닐까? 별다른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문제이나, 이 책을 읽고나니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우상'을 만드는 일, 혹은 '우상화' 하는 일. 도움이 되는게 맞을까?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