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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우체국
호리카와 아사코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8월
평점 :

이곳에서는 죽은 사람이 살아 있는 사람에게 보내는 안부 편지를 접수한다. 드물게 죽은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를 가져오는 사람도 있다. 그 경우 손님은 살아 있는 사람이다. - P. 73
산 사람, 죽은 사람, 서로의 마음을 담은 서한은 집배원이 우편물을 나르듯 전할 수가 없다. 도텐 씨가 느긋하게 모닥불을 지펴 연기로 변한 통신이 불가사의한 예감이나 새벽녘에 찾아오는 꿈이라는 형태로 수신자에게 배달된다. - P. 74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공덕이나 죄를 쌓아가는데, 그런 행동들은 빠짐없이 체크되었다가 도텐 우체국에 오면 눈으로 볼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다시 말해 '공덕 통장'에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 75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우체국. 정상적인 죽음 이후 명계로 넘어가기 위한 관문. 실제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도텐 우체국. 이곳은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 순수한 확신을 품고 찾아오는 곳이다. 길을 잃고 헤매던 영혼이 찾아오기도 하고, 가끔 산 사람이 찾아오는 경우고 있긴 하지만. 이런 도텐 우체국에 취준생 아즈사가 이력서에 어쩔 수 없이 적었던 '물건 찾기'라는 특기로 인해 아르바이트생으로 오게 된다. 당연히 아즈사는 이곳이 어떤 곳인지 결코 알지 못했고, 첫날 이후 이상함을 느껴 관두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결국 다시 출근을 하면서 도텐 우체국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다.

산 자와 죽은 자가 드나드는 신비로운 우체국, 전하지 못한 마음이 전달될 수 있는 곳이라는 설명에 또 하나의 힐링 소설이다 싶어 기대하며 읽었던 소설이다. 가독성이 워낙 좋아 금방 읽어나갈 수 있었고, 이야기는 꽤 괜찮았다. 마지막 장면 때문에 다음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을 해본다. 왜냐하면 이번 이야기에서 여러가지 의문점들이 풀리지 않은채 끝났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은 신의 용서를 받았고, 함께 공존한다는 의미인건가?! 아즈사가 선택된 이유가 어린 시절의 만남 때문이었던 건가?! 아즈사가 어린 시절 가지고 있던 특기가 설마 동물의 말을 알아듣고 대답할 수 있는 능력인걸까?! 여러 부분이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채 마무리가 되어 버려 궁금하다.

아카이 국장, 아오키, 오니즈카, 도텐(우편 배달의 달인), 아즈사(물건 찾기가 특기인 취준생!), 도텐 우체국의 멤버들. 이들이 각자 가진 사연들도 궁금하다. 어떻게 도텐 우체국으로 모여들게 되었는지 말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의 특별한 사연들 또한 더 만나보고 싶다. 나쁘지 않았으나, 그만큼 아쉬움도 있었던 소설. 다음 이야기의 소식을 기다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