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필적 고의]

미필적 고의
기윤슬 지음 / 한끼 / 2025년 9월

[< 미필적 고의(未必的 故意, Recklessness) >는 법률 용어 중 하나로, 특정한 행동을 함으로써 어떠한 결과가 반드시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을 때, 그 결과가 발생해도 상관없다는 심리로 그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행위로 인해 범죄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행동하는 것을 말하며, 예를 들면 '그럴 것도 같네. 하지만 하는 수 없지.'에 해당한다. - 네이버 사전 발췌]

삶을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내가 인지하지 못한 상태로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가 생각하지 못한 사이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보통은 일상생활 속에서 '기분 나쁘네 혹은 좋게 넘어가자'며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이 대부분일 거다. 큰 피해를 주고 받는 일이 아닌 이상은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 현주는 달랐다. 명백한 '고의', 명확한 '의도'를 담은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언제든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위험한 장소에 굳이 의붓동생 유미를 보내고, 동생의 돈 500만원을 가로채 떠나기 직전, 사고가 났음을 알았음에도 혼자 원하는 삶을 살아보겠다며 기어코 등을 돌리고 떠났으니 말이다. 그 사고 사망자 명단에 동생의 이름이 올라있음을 확인하고도 외면한채 자신의 삶을 살아간 이런 여자를 대체 뭐라 칭해야 하는 걸까.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만큼 꽤 괜찮은 커리어우먼이 된 현주는 국내 1위 대형 로펌의 로펌장을 아버지로, 유명한 한복 디자이너를 어머니로 둔 젊고 잘생긴 변호사 석현과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다. 동생의 죽음이 가져다 준 새로운 인생의 기회는 날개를 단 듯 했고, 완벽한 신분상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던 현주에게 느닷없이 11년 전의 과거가 찾아온다. 조용히 끝날 것 같지 않은 과거의 망령은 현주를 숨 막히게 했고, 이대로라면 결혼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이 분명했기에, 현주는 이 일을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마음 먹는다. 그런데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절대 예측할 수 없었던,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말이다. 제정신을 차리기 힘들만큼 반전의 반전이 거듭되는 이 사건, 그 누구도 끝까지 믿을 수가 없다.

읽는 동안 현주가 생각하는 거나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정내미가 뚝뚝 떨어졌다. 인과응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하지만, 끝까지 읽고나니 글쎄.. 모르겠다. 하나부터 열까지, 그냥 모든게 잘못된 상황이었으니까. 물론 그렇다해도 그녀 스스로 저지른 일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지만, 어쩐지 순탄치 않은 그녀의 삶 역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독성이 좋아 금방 읽을 수 있었던 이 소설, 욕하면서도 보게되는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시체로 놀지 마 어른들아]

시체로 놀지 마 어른들아
구라치 준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9월

장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4개의 단편을 만날 수 있었던 소설이다. 19년 7월에 작가의 작품 중 <두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죽은 사건> 이후 6년만에 두번째 작품으로 만나게 되었다. 표지부터 눈을 사로잡았던 이번 책은 표지가 참 많이 부담스러운 책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있다보니 책을 아무대나 놓을 수도 없었고, 나조차도 아주 잠깐 이상은 표지를 바라보는게 조금 꺼려져서 엎어놓거나 다른 책 아래에 놓아두었다. 진작 북커버라도 씌울걸 그랬나 싶다가도 금방 읽을텐데 싶은 귀차니즘 발동으로 표지만 살짝 가린채 한쪽에 놓아두고 읽었다. 단편집이라 잠깐잠깐 끊어 읽기 좋기도 했지만, 재미있어서 뚝딱뚝딱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도 너무 좋았다. 전작보다 훨씬 좋은 느낌.

<본격 오브 더 리빙 데드> J대학 소프트테니스 동아리 회원들과 나는 N현에 있는 작은 산의 정상에 세워진 세미나 하우스로 여행을 왔다가 좀비떼를 만나게 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3명의 동아리 회원을 잃었는데, 구조가 되기 전 또 한명 그러니까 동아리 회장인 가몬이 목숨을 잃게 된다. 그런데 이 사건은 다른 좀비 사건과 양상이 다르다는 것을 '나'는 알아차리게 된다.

<당황한 세 명의 범인 후보> 남자시체와 권총, 여자시체와 잭나이프, 남자시체와 망치. 3명의 피해자와 3명의 살인자 후보. 후보라 칭한 것은 3명 모두 자신들이 살인을 저지른건지 아닌지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도쿄도청 제2본청사 뒤에 위치해 있는 '위법 행위 등 각종 문제 상담소'를 각각 찾은 후보들은 미야타와 그의 파트너에게 이 일에 대해 상담을 하게 된다.

<그것을 동반 자살로 불러야 하는가> 정말 죽은 자가 산 자를 살해할 수 있을까?! 이런 묘한 사건이 벌어졌다. 동반자살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 남녀의 시신이 발견 되었는데, 두 사람의 사망 시간이 너무 많이 차이가 났다. 아무리 짧게 잡아도 최소 9시간의 공백이 생기는 기묘한 이번 사건. 먼저 사망한 남자는 절대 살아있는 상태에서 여자의 목을 조를 수가 없다. 하지만, 여자는 남자의 두 손에 목이 졸려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시체로 놀지 마 어른들아> 30대의 젊은 남자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바뀌치기 살인'으로 떠들썩하게 관심을 받은 이 사건은 남자의 시신의 팔이 여성의 팔로 바뀐채 발견되면서 두 명이 살해된 사건으로 알려진다. 큰 사건인만큼 빠르게 해결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3달이 지나도록 수사는 진전이 없었다. 팔만 발견된 여자는 대체 누구고, 다른 부분은 어디에 있을까. 남자의 팔은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정말 흥미진진. 딱 내 취향의 본격 미스터리. 짧은게 아쉬울만큼 네 편의 이야기 모두 재미있었다. 트릭, 반전 모두 엄지 척. 나는 특히 세 번째 작품의 반전이 놀라웠다. 다른 단편들을 더 만나보고 싶을만큼 연휴기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 또 다른 작품으로 만나게 되길 바래본다.

[어스플러스 : 1. 어스플러스 탐험대 플루]

어스플러스 1 : 어스플러스 탐험대 플루 - 어드벤처 과학 탐구 만화 ㅣ 어스플러스 1
이돌돌 지음, 박정기 그림, 정은혜 감수 / 스튜디오프랜쥴 / 2025년 4월

첫째가 3학년이 되는 내년부터는 과학 과목이 추가되어 배우기 시작해요. 그래서 과학이라는 분야를 어렵지 않게 접근 시키고 싶어서 여러 과학 동화나 학습만화를 아이에게 보여주고 있는 중이예요. 이 책도 관련 도서들을 찾다가 발견하게 되어 선택했어요. 아이에게 보여주기 전에 먼저 읽어보니 딱 아이가 좋아할 스타일의 학습만화더라고요. 선과 악의 대결 구도도 있고, 엘리킹과 계약을 맺어 동료가 되어 함께 여러가지 일들을 해결해 나가게 되는 과정이 딱 첫째가 좋아하는 소재들이예요. 현재 3권까지 출간되어 있는 것으로 아는데, 1권을 보니 앞으로 꾸준하게 계속 보게 될 시리즈가 될 것 같아요!

역시나 아이가 재미있게 봐요!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과학 분야의 지식을 접하게 되니 지금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책인 것 같아요. 어스탐험대의 리더 플루가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나다송은 풀루를 항상 따라다니는 드로봇의 대장이지요. 세상의 모든 물질을 합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플루는 새로운 지구이자 두번째 지구를 찾아 여행을 하는 중이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두번째 지구로 적합한 행성을 찾아냈고, 테라포밍을 해보기로 합니다. 첫번째 지구는 마지카군의 침공으로 황폐해진 상태거든요. 그래서 지구인에게는 새로운 보금자리가 필요했고, 마침내 플루가 정착할만한 행성을 찾아낸 거예요. 그래서 곧장 테라포밍을 위한 작업에 착수하지만, 쉬울리가 없었지요.

한 행성 안의 각 원소마다 존재한다는 엘리킹도 찾아야 하고, 마지카군의 방해도 막아내야 합니다. 과연 플루의 앞으로의 여정은 어떻게 될까요?! 플루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마지카군측의 간즈라는 사람의 의도는 대체 무엇일까요.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네요!!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과학 학습 만화 시리즈로 정말 딱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 계속 기대하며 볼 것 같아요!!

[스티커 탐정 천재민]

스티커 탐정 천재민
김원아 지음, 김민우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9월

표지부터 재미있어 보이던 동화책!! 재미있는 동화책으로 줄글 동화를 읽히는게 목표인 제 눈에 딱 띈 동화책이예요! 평범한 학교 생활 속 벌어지는 사소하지만 이상한 일들을 추리해 해결해 내는 스티커 탐정의 활약이 너무 궁금했어요. 이야기를 통해 아이가 학교 생활 속에 관찰력, 추리력을 적용시킬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마음으로 얼른 읽어본 후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보여줬어요. 처음엔 시큰둥 한 것 같더니, 자꾸자꾸 들쳐보고는 재미있다면서 계속 책을 읽더라고요! 아무래도 아이 취향에 딱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도 계속 시리즈로 이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다음 이야기 소식을 기다려 보려고요!!

2학년 1반의 교실은 언제나 시끌벅적. 그 안에서 유일하게 조용히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있는 천재민. 매일 같은 풍경이었지만, 사소한 일이 벌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게 됩니다. 반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항상 빠지지 않는 친구 고동오의 책상이 엉망진창이었거든요. 게다가 책상에는 '고집 대마왕 바보'라는 커다란 낙서까지 있었어요. 대체 누구인지 알 수 없어 씩씩 거리며 화를 내던 고동오. 아이들이 선생님을 찾으러 간 사이 천재민은 고동오 책상의 주변을 멤돌며 추리를 시작합니다. 범인이 남긴 흔적, 아이들 증언에 따른 시간대별 사건 정리. 그렇게 천재민은 범인을 알아냈고, 스티커를 붙여 선생님께 범인에 대한 힌트를 알립니다. 그리고 얼마 후 또 다른 사건이 벌어집니다. 후루룩 읽어버릴 수 있을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는 추리동화예요. 아이도 재미있다고 할 정도로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춤이기도 하고요. 또 다른 사건들로 다음에 또 만나면 좋겠어요!!

[어린이를 위한 찬란한 멸종 : 1. 여섯 번째 대멸종과 사라진 털보관장]

어린이를 위한 찬란한 멸종 1 - 여섯 번째 대멸종과 사라진 털보관장 ㅣ 어린이를 위한 찬란한 멸종 1
우렁각시탈 지음, 신재미 스튜디오 그림, 이정모 감수, 『찬란한 멸종』 원작 / 다산어린이 / 2025년 9월

지금까지 지구는 총 5번의 대멸종 사건을 겪었고, 이는 모두 지구의 급격한 환경 변화와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6번째 대멸종과 직면해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모두 겪고 있고 알고 있는, 기후 변화 때문입니다. 온실 가스 배출이 늘어남에 따라 지구의 온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고, 이에 따라 여러 생물종의 멸종이 예측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세계적으로 이에 대응 하기 위한 대책이 논의 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계속 경고를 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일까요. 이 책은 털보 관장과 아이들의 여행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현재와 미래의 환경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이예요.

2040년. 220년에 깨어나는 것으로 냉동 캡슐에서 잠이든 소녀 자연. 그런데 예상보다 50년이나 일찍 깨어났고, 밖으로 나온 세상은 이미 멸종된 상태였어요. 이에 털보관장을 찾아보기로 한 자연은 털보관장이 남긴 경고 메세지를 보게 되었고, 마침 관장을 찾아온 필호를 데리고 '캄브리아기' 시대로 타임오프를 합니다. 그곳에서 타임머신이 고장나 곤란해 하고 있던 털보관장을 찾았고, 타임머신을 고쳐 셋이 함께 '석탄기' 시대로 넘어가죠. 그 시대의 거대한 생물들 때문에 위험했거든요. 물론 석탄기도 안전한 것은 아니었지만요. 관장이 과거에 있었던 이유는 과거 생태계를 연구해 현재의 지구와 인류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고 있던 중이었어요. 그러다 자신을 찾아온 미래의 자연을 만나게 되었던 거였고요.

이제 6번째 대멸종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이를 막기 위해선 자연이 깨어나게 되는 시점에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진 건지 알아내야 합니다. 그래서 당장 현재로 돌아가는 대신 과거에 머물며 5번의 대멸종의 원인을 알아내고 방지할 수 있는 일들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어요. 과연 무사히 원인을 알아내고 대멸종을 막아낼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과거 지구의 모습과 그 시대에 살던 생명체들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첫째도 재미있게 보더니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 하네요!! 다음 이야기도 빨리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