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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는 인생의 태도에 관하여 - 103세 할머니 의사의 인생 수업
글래디스 맥게리 지음, 이주만 옮김 / 부키 / 2025년 6월
평점 :

“당신의 생기juice를 찾아서!”
글래디스 맥게리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있다.”
나이가 들어 예전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고, 마음은 쉽게 지친다.
한때는 분명 의미 있었던 일들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고,
하루하루를 채우는 일조차 버겁게 느껴질 때,
그녀는 오히려 그런 순간일수록 더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103세까지 의사로 활동하며 전인의학을 개척해온 맥게리 박사는,
90대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100세에 본격적인 집필을 시작해 102세에 이 책을 출간했다.
그녀의 삶은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말에 설득력을 더한다.
책의 중심에는 ‘생기(juice)’라는 개념이 있다.
생기는 단순히 몸이 건강하거나 활력이 넘친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에 에너지를 쏟으며 느끼는 몰입과 기쁨,
그 속에서 살아 있음의 감각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어릴 적, 아픈 코끼리에게 약을 건네며 기쁨을 느꼈던 순간을 통해,
그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확신을 처음 품었다고 말한다.
생기는 한 번 얻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인생의 여러 고비마다 새로운 생기를 만나고 어떤 이는 그것을 완전히 잃었다고 느낀다.
그럴 때 저자는 자신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라고 제안한다.
“지금, 나는 어디에 내 에너지를 쓰고 있는가?”
후회, 비교, 불안, 타인의 시선에 쏟는 에너지는 마음을 메마르게 한다.
그 대신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고 의미 있다고 느끼는 일에 에너지를 쓰라고 강조한다.
“사랑하는 일에는 언제나 에너지를 쓸 가치가 있다. 예외는 없다.”
이 말은 그녀의 인생을 관통하는 확신이기도 하다.
또한, 그녀는 몸과 마음의 연결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두통이나 소화불량, 만성 피로 같은 증상은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우리가 너무 오래 무시해 온 내면의 목소리일 수 있다.
그 신호를 외면하지 않고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삶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은 공동체와의 연결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이야기한다.
예전에는 이웃에게 설탕 한 컵을 빌리거나, 아픈 이웃의 문 앞에 국을 두고 가는 일이 자연스러웠다.
그러한 작고 소박한 교류는 단순한 편의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그것은 사람들 사이에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과,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따뜻한 감각을 일깨워주는 일이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점점 더 개인화되고 있다.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관계를 피하는 방식에 익숙해졌다. 저자는 이러한 흐름이 우리 삶에서 생기를 앗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외로움은 하루 15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를 인용하며,
인간관계의 단절이 단지 감정적 고립을 넘어 삶의 에너지 전체를 위협하는 요인임을 설명한다.
그녀는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삶이 어수선하고 관계 속에서 불편함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완벽한 관계만을 추구하면 오히려 진짜 연결은 멀어진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함께 부딪히고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그 과정 속에야말로 진짜 생명력이 흐른다고 말한다.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우리는 상황을 바꾸려 하거나 삶과 싸운다.
그때 “지금 삶이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생각하게 된다.
삶을 바꾸는 건 큰 사건이 아니라 작은 선택과 관점의 변화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책 말미로 갈수록 그녀는 더 큰 애정과 신뢰를 담아 말한다.
우리가 가진 에너지를 사랑하는 대상에 기꺼이 쏟을 때,
인생은 그 대가로 놀라운 생기를 되돌려준다고 말한다.
무언가를 움켜쥐려는 마음이 아니라,
베풀고 나누려는 태도 속에서 오히려 더 큰 에너지가 생긴다고 강조한다.
무엇에 에너지를 쓸 것인지는 오직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다.
그 질문을 매일 던지는 사람은 더 이상 불필요한 일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우리를 다시 살아가게 한다.
『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는 인생의 태도에 관하여』는 삶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느낄 때,
오히려 더 넓고 깊게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이다.
삶이 고단할수록 되새기게 되는 이 한마디를 남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당신 안의 생기는 여전히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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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키키 출판사'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인간은 사실상 모두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잊고 자신을 분리된 존재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나라는 사람은 나만의 육신에 둘러싸인 존재고, 당신은 당신만의 육신에 둘러싸인 존재인 것은 맞다. 그렇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서로 의존해야 생존한다. 아무리 자신을 남들과 분리하려고 해도 좋든 나쁘든 우리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우리는 가족의 일원이고, 나아가 문화와 국가, 대륙의 구성원이며, 인간이라는 종의 일원이다. 우리는 유전자를 공유하고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서로 연결된다. 우리는 말 그대로 같은 공기를 호흡한다. 우리는 별개의 존재일지 모르지만 하나의 공동체다. 공동체로서 생명력을 공유한다. 개인의 생명력을 보살피듯이 공동체의 생명력도 보살핌이 필요하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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