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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은 인생의 날개다 - 포니 픽업 야채 장수에서 물류 기업 CEO까지
이강미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7월
평점 :

첫 장사를 시작한 그날,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서 있었다.
목련은 곧 몽우리를 터뜨리고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정작 나는 움츠린 채 한마디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다가와 말했다.
“뭐라고 말을 하든, 소리를 지르든 해야 사람들이 듣고 나오지 않겄어유?”
그 말에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외쳐보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없었다.
결국 그는 한쪽 구석에 쪼그려 앉아 옆에 있던 돌멩이를 집어 들고,
땅바닥을 노트 삼아 꾹꾹 눌러 글을 써본다.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할 수 있다!’
그 말은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구호가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에게 건네는 응원의 말이었다.
이 책이 다른 책과 다르다고 느낀 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단순히 저자의 경험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와 오랜 시간을 함께 걸어온
남편의 이야기가 동시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 부부가 함께 써 내려간 인생 이야기였고,
그 안에는 사랑과 믿음, 신뢰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었다.
저자가 20대 중반이었을 무렵,
일을 위해 방문했던 가락시장에서 커피가 제일로 맛있다는
손수레 카페에서 있었던 일은 참 인상 깊다.
커피를 2잔 주문했는데, 아주머니가 말했다.
“총각은 꼭 색시랑 올 때만 커피를 마시네?”
그제야 알았다. 남편은 혼자 있을 때는 작은 커피 한 잔도 아꼈지만,
아내와 함께일 때는 꼭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대접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 마음이야말로 사랑이 아니고 무엇인가?
예비 신랑이 직장 없는 ‘야채 장수’라는 주변의 시선에도,
저자는 그의 성실함과 따뜻한 심성을 믿었다.
‘부모 형제에게 잘하는 사람은 절대 나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은
그녀의 선택을 믿고 확고히 하는데 힘이 되었다.
다양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1999년에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게 된다.
회사를 두 갈래로 나누어 남편은 ‘(주)날개물류’를, 저자는 ‘황금날개’를 세워 운영하기로 한 점이다.
하나는 창고 관리, 하나는 배송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트럭 장사 시절의 절박함과 성실함이 더 큰 비상을 준비하게 했다.
책 중간쯤에는 지방으로 보내는 마지막 출고 차량을 출발시키던 새벽녘에,
현장 직원들이 한 줄로 서서 기사님께 90도로 인사하며 “조심히 가세요”라고 외쳤다.
차량이 출발하자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며 “또 한번 해냈다”고 외쳤다.
그 모습을 지켜본 관계자는 “이 회사가 잘 되는 이유가 있구나” 하고 느꼈다고 한다.
성공이란 결국 같은 목표와 마음가짐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한 방향을 바라볼 때야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 현장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저자가 이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처음과 같은 마음’이었다.
위치가 좋아지고 규모가 커져도 감사와 의리, 겸손을 잃으면,
고객은 하루 아침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는 이 정신을 ‘날개’의 뿌리로 삼아 100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이어가겠다고 다짐한다.
책 속에는 이 외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방송국 사연을 듣고 농산물을 기부하겠다는 전화,
빨간 스포츠카를 탄 대학생과의 접촉사고가 남편에게 준 다짐,
출판사 사장들이 한목소리로 칭찬한 성실함… 등등.
이 모든 순간들이 모여 두 사람의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 되었다.
『간절함은 인생의 날개다』는 회고록 같지만, 읽다 보면 자기계발서 같은 울림을 준다.
경쟁과 시기, 이익만을 좇는 세상 속에서 이 부부의 이야기는
여전히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고 진심과 성실이 통하는 길이 있음을 일깨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든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어려운 문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매달린다면
결국에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거라는 희망 말이다.
첫 장사 날, 바닥에 꾹꾹 눌러 썼던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말!
그 간절한 다짐을 마음속에 새기고 산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다.
간절함만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없다.
어려운 고비를 경험하는 사람도 힘을 내서 살아볼 수 있게 힘을 주는 책 같다.
그러한 이들 부부에게 남은 여정도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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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다 @ekida_library'님을 통해 '다산책방(다산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지원비를 지원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성자]
#하놀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gonolza84
#하놀 인스타 @hagonolza
‘세상 어느 관계든 정성을 다하면 서로가 행복해진단다!’ 엄마는 늘 그렇게 말씀해 주셨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예의를 갖추고 정성으로 대하라고….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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